지난 10월, 요산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최성각 작가의 생태소설집 『쫓기는 새』를 2013년 제30회 요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선정 이유를 저자가 “높은 도덕적 감각으로 생명과 평화의 세계를 자신의 문학과 삶의 육체가 되게 한 작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생태문학의 첫 주자라고 일컫는 요산 김정한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는 요산문학상을 수상한 최성각 작가는 글에는 모름지기 “당대의 진실과 절박함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문학 판보다 생명운동 판에서 꾸준히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글을 써 왔다.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진실을 담되 저자 자신의 삶과 유리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달에 깊게 읽기로 고른 책 또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다. 동물행동학, 생태학, 고생물학, 곤충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2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은 대중에게 자신의 노트를 기꺼이 공개했다. 경상도 남해에 사는 고등학생 조류학자의 탐조 기록도 흥미진진하다. 이번 달 책들을 통해 자연 현장이 담긴 과학자의 생생한 관찰 기록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머무는 주변의 새와 나무와 꽃을 살펴보는 기쁨을 맛보았으면 한다.
김정숙 서울 전동중 국어교사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스티븐 호킹 지음｜전대호 옮김｜까치글방｜192쪽｜2013.09.10｜16,000원｜중・고등학생｜영국｜과학자
찬란한 스물한 살 생일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자신의 근육들이 점차 멈출 것이며 생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절망한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으며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TV에 나와 특수 장치가 달린 작은 휠체어에 앉아 광활한 우주의 시작과 끝에 관해 이야기하던 당대 최고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이야기다. 이 책에는 전 세계적으로 900만부 이상 팔린 『시간의 역사』를 집필하는 등 50년 넘게 시공간의 시작과 끝이라 불리는 빅뱅과 블랙홀의 비밀을 풀어내려 노력해 온 호킹의 삶과 연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물한 살에 맞닥뜨린 절망에 멈추지 않고 이론물리학을 연구해 온 세월이 영광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71세가 되었다.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일에 집중하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아쉬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호킹은 자신의 삶이 알차고 흡족하였음을 전하고 있다. “내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무언가를 보탰다면,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유효숙 대학강사. 과학교육

 

담수 생물’s 노트
박종현 지음｜책미래｜272쪽｜2013.09.14｜14,000원｜중・고등학생｜한국｜생태・과학
세상에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직 담수 안에서 이렇게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곤 책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스무 살 청년이 썼다고 하기엔 거의 전문 연구자 수준이라는 책의 표지에 실린 서평처럼 이 책에는 담수에 사는 무수히 많은 생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특히 이 책은 생물 하나하나에 대해 ‘어떤 생물은 어떻고요, 어떤 생물은 어떤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와 같이 설명하는 듯한 말투가 꽤 인상적이다. 또한, 내용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편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어렵고 외로운 상황 속에서 자연과 벗하면서 담수에 사는 생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을 찾아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책 속의 수많은 내용들을 혼자 탐구해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때로는 비슷한 생물끼리, 때로는 유명한 특징 생물 하나를 주제로 이야기를 책 속에서 꾸려나가고 있다. 다양한 생물의 특징을 알아가기에 좋은 책이다. 유희영 수원 명인중 과학교사

 

 

새와 함께 꿈을 꾸다
박진석 지음｜자연과사람｜318쪽｜2013.09.24｜17,000원｜중학생｜한국｜생태
‘새에 미친 남해 촌놈 고등학생 박진석이 펼치는 아름다운 새 이야기’에서는 아름다운 새뿐 아니라 자연과 교감하는 아름다운 소년을 만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 친구처럼 친근하게 여겨졌다는 소년은 인터넷에서 우연히 새를 보고는 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소년은 처음 잉꼬를 기르다가 부화기를 구입하여 잉꼬, 장미계, 토종닭, 오골계 등의 부화를 시도하고 부화에 성공한 새들을 주변에 분양하면서 많은 인연을 만난다. 소년은 새를 분양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야생의 새들에게까지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책이 소중한 이유는 새를 사랑하는 소년의 성장기라는 점이다. 소년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자신감에 찬 새 전문가가 되어가며 자연 앞에서 겸손한 사람으로 자란다. 조금 엉뚱하더라도 아이가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일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일만큼 좋은 교육이 있을까? 소년이 살고 있는 고장인 경남 남해에서 탐조한 새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점 또한 이 책을 아끼게 한다. 소년의 사진과 글에는 탐조하던 순간의 간절한 기다림과 복받치는 희열이 가득하다. 김정숙 서울 전동중 국어교사

 

수학의 창을 통해 보다
이규봉 지음｜경문사｜272쪽｜2013.09.01｜17,000원｜중・고등학생｜한국｜수학
우리 사회의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수학이란 창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학책은 객관적인 사실들만을 알려주지만, 이 책은 저자의 관점에서 살펴본 사회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저자의 관심사인 자전거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있어 좀 더 흥미롭다. 큰 수와 작은 수를 통해 노동조합의 당위성을 이야기하고, 최댓값과 최솟값을 통해 독점행위 근절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인구변화와 부정선거논란에 관한 내용을 로지스틱 함수를 통해 설명하며 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0과 공집합을 통해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설명하고 “만족=소유/원함”라는 간결한 수학식으로 우리의 행복은 비우는 데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외에도 적분을 통해 고통과 쾌감의 관계를, 델타함수를 통해 사형제도의 부당함을, ‘변환–풀이–역변환’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설명하며 이것이 국민을 통치하는 부당한 방편의 하나였음을 알려 준다. ‘좀 더 알아보기’에 나오는 문제들은 우리에게 생각해 볼 과제를 더 많이 제공해 주고, 수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이 설명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김희경 서울 상암중 수학교사

 

 

종의 기원을 읽다
양자오 지음｜류방승 옮김｜유유｜300쪽｜2013.09.14｜12,000원｜중・고등학생｜타이완｜과학
어쩐지 어려울 것만 같아서, 읽으려 해도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못 읽는 책 중 하나로 생각되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수많은 고전 중 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책은 다윈의 『종의 기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종의 기원』은 읽지 않아 내용을 모르더라도, 이 책이 당시대에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주었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편이다. 또한 책의 제목을 알고 있지만 쉽게 읽게 되지 않는 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종의 기원을 읽다』는 『종의 기원』에 대한 안내서이다. 다윈이 어떠한 과정으로 『종의 기원』을 집필하게 되었으며, 그가 이 책에서 논하고자 했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알려 준다. 『종의 기원을 읽다』는 『종의 기원』의 일부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다윈이 주장하고자 했던 바와 그의 연구의 의의를 당시 사회 상황, 과학적 의의, 현 시대 과학에 시사하는 측면에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참 쉽게 읽히기도 하고 『종의 기원』을 꼭 정독하여 읽어 보아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게 만든다. 유희영 수원 명인중 과학교사

 

컴퓨터공학 미리보기
고경희 지음｜조에스더 그림｜길벗스쿨｜136쪽｜2013.09.17｜11,000원｜중・고등학생｜한국｜공학
컴퓨터는 현대의 인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인 동시에, 세상을 움직이는 도구가 되었다. 컴퓨터공학은 이러한 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하고자 하는 분야이다. 『컴퓨터공학 미리보기』는 컴퓨터공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안내서이다. 반복적인 계산을 위해 도입되었던 초기 컴퓨터에서부터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억하고 연산하는 슈퍼컴퓨터, 학교와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과 같은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컴퓨터, 몸에 직접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컴퓨터의 발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 컴퓨터개론 및 논리회로, 응용수학, 알고리즘 등 컴퓨터공학과에서 공부하게 되는 과목들에 대한 안내와 컴퓨터공학에 맞는 적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배들의 조언이 담겨 있다. 졸업 후에 선택할 수 있는 직업으로 프로그래머, 웹개발자, 시스템 엔지니어, 컴퓨터 보안 전문가 등에 대한 소개도 포함하고 있어 컴퓨터공학과 관련된 전반적인 진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유효숙 대학강사. 과학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