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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3-18 22:27 조회 7,53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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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다락방 
아이린 와츠 지음|허정화 옮김|단비|220쪽|2014.10.25|11,000원|중학생|소설
한여름 호박 덩굴 같은 케이티와 릴리 이야기는 시·공간을 넘어 케이티네 집안의 역사를 들려준다. 자그마치 5대를아우르는 이야기는 기적에 가까운 인연을 통해 이어지는데 억지스럽진 않다. 둘의 공통점은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었고 열세 살이라는 점. 케이티는 2000년대에 토론토에 살며 새엄마와 여행 간 아빠에게 서운하고 외톨이가 되어 외롭다. 1900년대 런던의 고아원에서 살고 있는 릴리는 좋은 가정과 행복한 삶을 약속한 캐나다로 온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할아버지 댁 꼭대기 층에 있는 방에서 이루어진다. 케이티는 꽃을 들고 서 있는 소녀의 그림자를 보았고, 꿈속에서 릴리를 만난다. 케이티는 다락방에서 발견된 릴리의 사진과 편지, 릴리를 기억하는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희망을 믿는 법’을 배운다. 둘의 이야기는 번갈아 진행되고 『비밀의 화원』을 포함한 등장인물도 많지만,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책이 술술 읽힌다. 읽다 보면 1900년대 영국의 고아 수출에 대한 진실도 알게 된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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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꽃 이야기꽃
김미경 지음|찰리북|232쪽|2014.10.15|12,000원|중・고등학생|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시를 어렵게 여긴다. 시를 시험으로 접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험과 관계 없이 시를 읽으면 어떻게 될까? 음식을 알기 위해서 먹기보다는 맛있어서 먹는 것과 같을 것이다. 어떻게 맛있게 먹을까? 이 책은 시가 마음을 살찌우는 양식이 라고 소개한다. ‘십대들의 마음 근육을 키워 주는 시 읽기’는 나부터 시작해서 너에게로 그리고 생의 아픔으로 연결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회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들은 대부분 교과서에 실린 익숙한 것들이다. 저자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36편의 시 감상을 통해, 시 읽기의 또 다른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의 독자와 공감하려는 시도는 잘 전달되어 저자와 함께 글을 읽는 듯한 착각을 할 수도 있다. 12개의 주제가 끝날 때마다 ‘더 읽어 볼 시집’을 소개한다. 혹시 그 시집 중 한 권이라도 접하게 된다면 시의 맛에 빠진 것이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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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히로시와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야기
아베 히로시 지음|엄혜숙 옮김|돌베개|160쪽|2014.10.20|9,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일 년 전 한 드라마 속에 등장해 화제가 된 그림책 『폭풍우 치는 밤에』의 삽화를 그린 작가 아베 히로시의 성장기로서 25년간 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며 느낀 것을 회상하는 책이다.
작가는 어릴 적부터 가족 같은 마을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야구, 합창부, 카드놀이 등 여러 차례 흥미의 대상을 바꾸며 온 힘을 다해 열중했다. 이러한 성정은 변하지 않는데 외삼촌이 운영하는 철공소에서도 아르바이트하는 기분이 아니라 기술자처럼 엄격한 자세로 일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도서관을 드나들며 독학으로 연습한다. 그러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해 잠시 그림 그리기를 미루고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한 끝에 어릴 적 자연을 좋아하던 기억을 떠올리고 동물에 관한 책을 만나 사육사의 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이 일에 매료돼 그림도 잊어버리고 100% 동물과 동물원에 몸과 마음을 헌신한다. 다행히 철공소에서 기른 체력과 도서관에 머문 경험이 어엿한 직업인으로서 책임감 있게 일하고 몰두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육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삼 알게 되는 사실이 많다. 작가는 코끼리 상아에 찔려죽은 선배를 보며 직업에 대한 공포를 처음으로 실감하고 그래도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각오를 다진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실수와 게으름은 다르며 실수하면 곧바로 동물의 죽음으로 이어지기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 이렇게 동물의 생명을 다루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동물원은 왜 존재해야 하나 고민하며 자연스럽게 생명의 순환에 대해 깨닫고 동료와 합심해 지역에 일조하는 훌륭한 동물원을 만든다.
사육사 출신으로서 생명이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작가는 이후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으로 줄곧 작품을 발표했는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늑대와 염소가 특별한 친구가 되는 『폭풍우 치는 밤에』도 그러한 경우다.
이 책은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작가의 젊은 시절을 따라가면 자신이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탐색하고 얼마든지 흥미의 대상을 바꾸어도 된다는 것, 다만 무언가 발견하면 열심히 하라는 것, 살아가는 데 독서가 대단한 도움이 된다는 것 등이 설득력 있는 증거로 제시된다. 구체적으론 사육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 더 나아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물음을 끌어내 진중한 대답을 들려주는 얇지만 범상치 않은 책이다.
이찬미 인천 부개어린이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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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매튜 퀵 지음|박산호 옮김|박하|380쪽|2014.08.29|14,000원|고등학생|소설
다른 책보다 미세하게 두터운 재질의 종이로 페이지가 구성된 책들이 있다. 이 미묘한 차이는 부지불식간에 다른 종이 한 장이 겹쳐진 것은 아닐지 페이지 옆면을 재차 더듬어 확인하게 한다. 이 책의 몸은 이런 종이로 채워져 있다.
주인공인 ‘레너드 피콕’의 서술은 책의 몸을 닮아 있다. 가쁘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자꾸만 옆면을 더듬어 빠진 내용을 찾게 만든다. 그 간극을 찾기 위해 페이지를 바쁘게 넘기게 하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상처받은 소년 애셔와 그런 애셔에게 또 다시 상처를 받는 레너드. 주인공 레너드는 자신의 열여덟 살 생일날 단짝 친구였던 애셔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할 계획을 세운다. 이야기는 자살을 결심하고 하루를 정리해 가는 피콕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외로웠던 삶이지만 자신에게 친구였거나 따뜻하게 대해 줬던 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한다. 그 와중에도 “생일 축하해”라는 한마디를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는 레너드의 외로움과 상처가 읽는 내내 안타깝다.
레너드가 가족에 대한 묘사로 자신을 설명하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가족을 버리고 떠난 왕년의 락스타 아버지, 커리어를 위해 아들을 내팽개치고 떠난 디자이너 어머니. 어린 소년들에게 벌어진 엄청난 일에 무관심한 어른들이다. 결국 지금 그가 흔들리고 있는 이유와 아픔의 실체는 모두 그의 가족에게서 기인한다. 레너드는 어른들의 바쁜 출근길을 따라가는 놀이를 하며 단 한 명이라도 어른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갖게 해 주기를 기대해 보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레너드는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는 그들처럼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지 않아 한다. 실버맨 선생님과 같이 다름을 인정해 주고 관심을 기울여 주는 어른도 있지만, 결국 레너드를 다시 내팽개쳐 버리는 레너드의 엄마의 모습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되뇌게 한다.
우울한 사건들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어둡게 진행되지 않는다. 레너드의 기발한 생각과 주변인들과 나누는 재치 넘치는 대화들은 매력적이다. 한 소년의 상처와 치유를 그린 성장소설이지만 오히려 우리 시대의 부모와 교사들에게 건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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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
이시카와 이쓰코 지음|손지연 옮김|삼천리|248쪽|2014.09.19|15,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역사
20년 전에 『종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을 출간한 후 새로운 사건과 증언들을 추가로 보완한 개정판이다. 평화사상가이자 시인인 저자는 가해국의 그 시대를 살았던 소녀로서 책임을 지고 이 시대의 소녀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가공의 인물인 유미와 아키라는 십대 소녀가 주고받는 편지에 가와세 마키코의 르포를 삽입해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였다. 구판의 제목에서 ‘종군’이라는 단어는 자발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로 제목도 바꾸었다.
“일본군 ‘위안부’는 천황이 자신의 ‘적자’인 황군 장병에게 내린 ‘하사품’이고, 민족 말살이라는 정책에 따라 식민지인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는…”(146쪽)
일본군의 성노예였던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였다. 남북한은 물론 오키나와,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타이완,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증언은 역사적 사실임을 명백히 입증한다. 하나하나의 증언은 누가 더 처참했는지 경쟁하는 것 같다.
태평양 전쟁 종료 후 46년이 지난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20년이 넘도록 일본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정각에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수요시위’가 열린다. 1992년 1월 8일에 시작해 20년 넘도록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가 계속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많아 안타까움이 크다. 하지만 명백한 국제 범죄를 일본 정부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아베 정권은 자위대를 양성하고 집단적 자위권까지 행사하기로 결정하였으니, 동북아 정세를 위협하는 일본은 ‘불순한 욕망’을 접을 줄 모른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독일의 전후 처리 과정과 대조적으로 ‘과거를 제대로 사유하지 않는’ 일본은 여전히 위험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요 시위에서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사항이 있다.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모두 7가지다.이 책이 위안부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분노하고 연대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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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담
이금이 지음|사계절출판사|188쪽|2014.10.24|10,000원|중・고등학생|소설
단편소설이 갖는 매력은 긴장감과 여운이라고 할 수 있다. 치고 들어와 휘리릭 끝을 맺으니 긴장해서 읽게 되고, 읽고 난 뒤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있어 좋다. 청소년 소설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단편들이 묶여져 나왔다. 그것도 이금이 작가의 작품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 편 한 편 읽어 나가며 몇 번을 쉬었다 읽어야 했다. 생각거리가 너무 많아서, 가슴이 답답해서, 뻐근하게 저려 오는 아픔 때문에….
7편의 이야기를 읽으면 왜 ‘청춘기담’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으로 묶였는지 알게 된다. 「1705호」는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지는 아이들이 뉴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아이들일 수도 있음을 알게 해 오싹하게 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슬프다. 「나이에 관한 고찰」은 열네 살,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큰 열망이 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다. 늙어 가는 아이들이 있을 자리는 결국「천국의 아이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허공일까?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냐고 쉽게 말하지 말자. 불안은 바른 선택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린 모두 공범이다. 꽃 같은 아이들이 피기도 전에 꺾이고 떨어지고 버려져 시들어 가도록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이야기 속에 있는 주인공들이 사라지는 세계에 대하여, 그리고 사라지는 이유에 대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술술 표현해 낼 것 같다. 하지만 어른인 나는 함께 이야기하기가 겁이 난다. 그래도 함께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무조건 견디고 참아야 한다고 말해야 하나? 어른이 되면 지금 생각한 절망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사교육에서 자유로운 사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사회, 배려가 있는 사회, 함께 나아가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를 만들자고 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읽히기 전에 어른들부터 함께 모여 읽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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