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어린이] 그림자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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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cle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7-20 18:04 조회 14,432회 댓글 0건본문
제5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낯선 산골에서 그림자가 실종됐다!”
“수상하고 떠들썩한 도깨비 친구들과 함께 그림자를 되찾아라!”
따돌림, 경쟁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전통문화와 엮어 유쾌하게 풀어낸
신개념 판타지 동화!
▶ 책 소개
불안감에서 비롯된 예측 불가능한 사건의 연속!
전통적인 소재와 기막힌 상상력이 만나 스릴 넘치는 판타지 동화로 탄생하다
아이들은 삶의 경험이 많지 않아 작은 일에도 감정의 동요가 크다. 기복이 심한 만큼 스트레스에도 무르고 약할 수밖에 없다. 제5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대상작인 『그림자 실종 사건』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들의 버릇과, 손톱을 먹고 사람으로 둔갑하는 쥐 요괴 설화, 도깨비와 가신(집에 딸려 집을 지킨다는 귀신)이라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엮어 유쾌하고 스릴 넘치는 한판 대소동으로 그려 낸 신개념 판타지 동화다.
주인공 연우는 산골 마을로 이사를 와 낯선 환경에 놓인다. 그런데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상하기만 하다. 길고양이에게 돌멩이를 던지는 못된 친구 송미, 송미를 따르며 연우를 괴롭히는 선아, 인기는 많지만 잘난 체가 심한 민재, 오래된 책 냄새가 나며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새환이가 연우가 새로 만난 친구들이다. 동네 역시 수상하다.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아저씨가 돌아다니는가 하면 낡은 초록 기와집 주변에는 수상한 불빛이 맴돌고 우체통에서는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
연우는 손톱 물어뜯는 버릇으로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고, 길고양이를 친구 삼아 낯선 시간들을 견딘다. 그러나 몸이 약해지고 그림자가 희미해지는 등의 기묘한 일들이 계속되고, 마침내 몸이 아파 학교에 결석한 날, 연우 대신 또 다른 연우가 등교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또 다른 연우 때문에 집에서도 쫓겨난 연우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몸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데……. 또 다른 연우는 과연 누구일까? 연우는 자신의 그림자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의 고민에 우리 전통문화를 유쾌하고 능청스럽게 덧대다!
수상하고 떠들썩한 도깨비 친구들과 펼치는 그림자 되찾기 대모험
『그림자 실종 사건』은 전학을 가 새롭게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아이의 불안하고 초조한 내면을 보여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아이들 사이의 은근한 경쟁심까지 보태지니 평범한 성장 소설을 대하듯 편안히 이야기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야기는 상상 밖의 행로로 힘차게 나아간다.
『그림자 실종 사건』은 우리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도깨비와 집을 지키는 가신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동화다. 도깨비들이 벌이는 장난, 인간과 도깨비 사이에서 태어난 반도깨비의 집과 오래된 한옥의 괴기스러움, 한옥을 지키는 가신들의 에피소드가 얽히고설켜 시종일관 재미있게 읽힌다. 기발한 상상력과 더불어 엉뚱하고 독특한 캐릭터에서 얻어지는 묘미가 구석구석 포진해 있고 도깨비 세상의 일상들이 능청스럽게 묘사되어 읽는 내내 유쾌하다.
원유순 동화 작가의 심사평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림자 실종 사건』은 현실적인 아이들의 고민에 우리의 설화와 문화를 유쾌하고 능청스럽게 덧댄 작품이다. 현실의 문제가 위기로 다가올 때쯤 만나게 되는 반도깨비, 잠 도깨비, 참도깨비, 문 도깨비, 우표 도깨비, 불 도깨비와 같은 엉뚱하고 개성 넘치는 도깨비들은 일상에 머무르던 서사에 활기를 더하며 잔뜩 긴장한 아이들의 마음을 흥겹게 다독인다.
말하는 것을 뚝딱 불러내는 도깨비방망이, 모습을 감추어 주는 도깨비감투와 도깨비 등거리처럼 신기한 소재들이 즐비하고, 손톱을 먹고 사람으로 둔갑한 쥐 요괴와의 스펙터클한 대결까지 펼쳐지니 으스스하던 산골 마을은 한순간에 신나고 가슴 두근거리는 사건의 무대로 탈바꿈한다. 이쯤 되면 도깨비 세상이라는 상상 속 낡은 세계를 지금, 여기로 불러오는 일은 완벽히 성공한 셈이다.
따돌림과 경쟁, 보편적인 아이들의 문제에 넉넉한 웃음으로 답하다!
따돌림과 경쟁은 오늘날의 모든 아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다. 『그림자 실종 사건』은 아이들의 보편적인 고민을 기묘한 분위기로 한껏 끌어올린 다음, 도깨비와의 만남 그리고 쥐 요괴와의 대결이라는 흥미진진한 사건 속에서 시원스레 터뜨려 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인간과 도깨비 사이의 경계마저 허무는 진짜 우정이다.
물론 현실적인 고민 해결법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연우의 모험담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처음의 낯선 풍경과 생경한 얼굴들은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차츰 친숙하고 정다운 모습으로 변해 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현정 작가 역시 낯선 마을로 이사를 간 뒤 혼자 버려진 듯한 기분을 느껴 봤다고 한다. 하지만 동화 세상을 만나면서 사랑이 가득한 삶으로 바뀌었다고. 연우의 이야기가 판타지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림자 실종 사건』이 현실과 판타지를 자연스레 넘나들 수 있었던 데에는 그림의 역할 또한 크다. 『또 잘못 뽑은 반장』의 그림으로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신민재 그림 작가는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다양한 기법으로 꿰어 하나의 톤으로 오롯이 모아 준다.
손톱이라도 물어뜯어야 일상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아이들이 『그림자 실종 사건』이 안내하는 풍성한 전통문화와 스펙터클한 모험의 세계로 빠져 보길 바란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한결 넉넉하게 만들어 주고, 마음이 넉넉할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 줄거리
연우네 가족은 엄마의 우울증 때문에 시골로 이사를 간다. 연우는 새로운 동네와 학교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주변의 분위기와 친구들의 반응이 아무래도 이상하기만 하다. 스트레스가 커져 가던 중 연우는 자신의 그림자가 점점 희미해지고 몸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학교를 결석하게 된 연우는 그날, 또 다른 연우가 등교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또 다른 연우는 누구일까? 연우는 같은 반 친구이자 반(半)도깨비인 새환이와 여러 도깨비들의 도움으로 그림자를 되찾기 위한 한바탕 모험을 펼치는데…….
▶ 작가 소개
글 정현정
미지의 세계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서 매일 모험을 떠나고 있습니다. 2014년 부산아동문학상 신인상에 「강아지꽃이 피는 나무」가 당선되어 동화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림자 실종 사건』으로 제5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부산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과 아들과 장난꾸러기 비글과 함께 살며 이야기 바다를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림 신민재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그림책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눈 다래끼 팔아요』『처음 가진 열쇠』『어미 개』『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가을이네 장 담그기』『또 잘못 뽑은 반장』『월화수토토토일』『동작대교에 버려진 검둥개 럭키』 등이 있습니다.
▶ 차례
이상한 불빛
학교 가는 길
아기 고양이 친친이
생일 파티
밥 귀신 송이
이상한 일들
연우가 두 사람?
새환이의 비밀
잠 도깨비
솥단지 싸움
친친아, 고마워
진짜 송미를 찾아라
묵은세배
새해 아침
▶ 책 속으로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 전에 살던 동네와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내일은 새 학교로 등교하는 전학 첫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사 온 동네에서의 첫날 밤이자 여름 방학의 마지막 밤이었다.
책상 앞에 서서 책가방을 정리하던 연우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릿속 걱정들이 커다란 돌덩이가 되어 가슴을 짓눌렀다. 새 학교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차고 온몸에 땀이 나는 것만 같았다.
잘근잘근 푸푸.
연우는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10쪽)
공원 입구까지 오니 미루나무 세 그루가 보였다. 중간에 있는 키 작은 미루나무는 푸릇푸릇한 가지 사이에 까치집을 품고 있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나무였다. 그 오른쪽에는 키가 큰 미루나무가 있고, 왼쪽에는 튼튼해 보이는 미루나무가 서 있는 게 마치 사이좋은 세 친구처럼 보였다.
‘나도 저렇게 정다운 새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나송미, 정선아, 이민재. 연우는 오늘 학교에서 알게 된 친구들을 떠올려 보았다. 한숨이 푹푹 쏟아져 나왔다. 편하게 다가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깝게 지내지 않을 수도 없는 아이들이었다.
(39~40쪽)
“내가 가짜 연우에게 쫓기는 걸 어떻게 알았어? 너도 혹시 이 일과 연관이 있는 거야?”
새환이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늘 학교에서 본 네가 다른 때하고 달랐어. 네가 아닌 것 같았어. 난 그런 거 잘 알아보거든.”
“어떻게?”
“너 말이야, 우리 집도 그렇고, 평소에 내가 좀 특이해 보이지 않았어?”
(88~89쪽)
순간 연우는 눈을 의심했다.
‘저게 뭐지? 땅바닥이 움직이고 있어!’
자세히 보니 바닥을 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쥐 떼가 몰려오고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시궁쥐들이 나타났는지 마치 땅바닥이 굼실굼실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연우는 쥐 떼의 찍찍거리는 소리에 소름이 돋아서 귀를 막았다.
(1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