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치킨이 갑이다> - 도토리숲 동시조 모음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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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토리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2-12 13:38 조회 14,911회 댓글 1건본문
김윤정 동시조 / 이지연 그림
132쪽 / 148*208mm
2016년 2월 16일 / 값 10,000원
ISBN : 979-11-85934-19-8 74810
주 대상 : 초등 전학년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쉽고 재미나게 그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동시조
도토리숲 동시조 모음 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2007년에 등단해 시조와 동시조를 꾸준히 발표해 온 김윤정 시인의 첫 번째 동시조 모음 책입니다.
시인은 평소 어려운 시어보다는 쉽고 편한 시어로, 우리 주변 이야기를 시조와 동시조에 담아 왔습니다. 그래서 시조와 동시조를 잘 모르는 어린이나 어른들이 《치킨이 갑이다》를 읽으면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는데?’ 하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이는 김윤정 시인이 바라는 바이기도 합니다. 시인은 시란 남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동시조를 쓸 때는 어린이들 삶과 맞닿아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시인이 어린이를 무척 좋아할 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자주 만나고, 어린이 책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하고 편집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치킨이 갑이다》는 김윤정 시인의 바람처럼, 누구나 편하게 읽고, 즐겁게 동시조를 짓는 모습을 그리며 쓴 동시조 책입니다.
맨 처음에 나오는 동시조 <나랑 닮은 비는?>를 보면, 우리가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듯이 비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려줍니다. 동생, 언니, 그리고 나를 비에 빗대어, 각자 어떤 성격인지 재미나게 표현합니다.
장맛비는 내 동생 우당탕탕 시끄러워서 // 보슬비는 우리 언니 새초롬 말이 없어서 //
나는요 여우비래요 잠깐 울다 그치거든요 (‘나랑 닮은 비는?’ 전문)
<청개구리>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동시조입니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반대로 청개구리 짓을 했을 거예요. 장난 가득한 아이들 심리를 잘 드러낸 동시조입니다.
엄마는 나를 보고 청개구리 닮았대요 // “문 열어라” 꼭꼭 닫고 “이리 오렴” “흥!” 저리 가고 //
이히히 재미있어라 언제나 굴개굴개 (‘청개구리’ 전문)
<원더 보이> 동시조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부모의 바람 때문에 공부에 대한 부담감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의 심리를 보면, 저절로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하루에 여섯 시간 수업을 마치고 // 학원 수업 두 개에 숙제도 해야 하고 //
엄마가 바라는 나는 공부 중독 원더 보이 (‘원더 보이’ 전문)
이 밖에도 <엄마 점수는요>, <하얀 거짓말>, <치킨이 갑이다>, <아프리카에 사는 내 동생>, <성묘 가는 길> 등 책 속 동시조들은 요즘 어린이들의 마음과 가족, 친구, 우리 주변을 소재로 선택하여, 시인 특유의 개성과 배려 깊은 시선으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일상의 사소함에서 낯설음을 발견하는 동시조
김윤정 시인의 동시조를 보면, 시어들이 이미지가 되어 통통 튀어 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동시조에서 요즘 아이들의 감성과 감각을 두루 살핀 시인의 꾸밈없는 솔직함과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또한 익숙한 일상 속 사소함에서 낯설음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낯설음은 시와 시조(동시조)가 탄생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동시조 <고추잠자리>는 어느 날 마주 친 고추잠자리가 마치 나에게 ‘할 말이 있어.’라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 그 마음을 담아 쓴 동시조입니다. 시인의 눈에는 고추잠자리가 바삐 배달 가는 사람에게, 햇볕에 푹푹 익어가는 장을 머금은 장독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시선으로 주변 사물을 바라본 것입니다.
배달 가는 헬멧에게 바쁘냐고 톡톡톡 // 햇볕 쬐는 장독에게 졸립냐며 콕콕콕 //
수줍은 장난꾸러기 꼬리 말고 파르르 (‘고추잠자리’ 전문)
불이 모두 꺼진 밤에는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 개울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별이 쏟아지는 소리가 있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전에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것들을 보고 듣고 발견하게 됩니다. <시골 여름밤> 동시조가 그렇습니다.
파릇한 벼들은 풍년을 꿈꾸고 // 자다 깬 풀벌레 자장가를 불러요 //
달콤한 별빛 아래에서 스르르 잠이 듭니다 (‘시골 여름밤’ 전문)
이처럼《치킨이 갑이다》에 실린 동시조를 보고 나면, 아마 여러분들도 새로운 눈으로 주변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동시조 멋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차례
1장 자연에서 함께 놀아요
나랑 닮은 비는?·14 / 예쁜 손·16 / 무지개·18 / 꽃밭에서·20 / 노을·23 / 시골 여름밤·24 /
봄이 오는 날·27 / 공상은 재밌어!·28 /고추잠자리·31 / 한낮 호숫가에서·32 / 여름 가뭄·35 /
가을 풍경·36 / 첫눈 김장·38
2장 내 가족, 내 친구가 참 좋아요
청개구리·42 / 사실은 네 생각 중이야·44 / 부부 싸움·47 / 엄마 점수는요·48 / 삼총사는 힘들어·50 / 춤추는 빨래·52 / 안경·55 / 하얀 거짓말·56 / 누나의 사춘기·58 / 우리 오빠·60 /
아빠는 방귀쟁이·62 / 짝이 준 초콜릿·65 / 댕기 머리·66 / 원더 보이·69 / 엄마에겐 비밀이야·71
3장 날마다 즐거워요
치킨이 갑이다·74 / 앞머리 자른 날·77 / 똥파리·78 / 세대 차이·80 / 여름 감기·82 / 목욕탕에서·85 / 오늘이 네 생일이냐?·87 /
시험공부·88 / 내 거는?·90 / 순대와 떡볶이·92 /허수아비의 굴욕·95 / 너 지금 뭐 하니?·96
4장 우리는 혼자가 아니에요
자동차들의 대화법·100 / 어른 공경·102 / 공기놀이·104 / 아프리카에 사는 내 동생·106 /
마을버스·108 / 성묘 가는 길·111 / 앗, 잠시만요!·113 / 혼자서도 잘 논다·114 / 화분에 밥 주기·117 / 비눗방울 놀이·119 / 낮잠·121
해설글 122
본문 동시조에서
나랑 닮은 비는?
장맛비는 내 동생 우당탕탕 시끄러워서
보슬비는 우리 언니 새초롬 말이 없어서
나는요 여우비래요 잠깐 울다 그치거든요
- 14쪽
엄마 점수는요
엄마, 배고파!
피자 데워 먹어
엄마, 내 운동화는?
아직 못 빨았는데
엄마도 살림 점수는
빵점이다 뭐!
- 48쪽
자동차들의 대화법
‘아기가 타고 있어요.’ 조심조심 천천히
‘답답하시죠? 저도 그래요.’ 기웃기웃 먼저 가고
도로 위 자동차들도 대화를 주고 받는다
-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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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시인의 동시조를 읽다보면 참신하고 야무진 시어들이 이미지가 되어 통통 튀어 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의 감각을 두루 살핀 시인의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참신한 동시조의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일상 속 사소한 것들에서 낯설음을 발견하려는 열린 마음으로부터 좋은 동시조가 탄생합니다. 어린이들도 그 멋에 흠뻑 빠져보길 바랍니다.
- 유성규(시조시인, 세계전통시인협회 회장)
《치킨이 갑이다》에는 자연과 어울려 세상의 기쁨을 누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비가 되어 몸짓 언어로 말하고, 벌 나비와 춤도 추고, 자동차, 강아지의 수다도 귀 기울여 듣습니다. 시인은 나무와 바람은 물론이고, 똥파리, 치킨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쿵짝 쿵짝 운율에 맞춰서 동시조를 노래처럼 흥얼거려 보세요. 일상이 날마다 즐거워지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
- 안용덕(시조시인, 부천계남초등학교 선생님)
지은이 소개
동시조_ 김윤정
우주, 별, 동물, 인형, 어린이, 바다를 좋아하는 시인은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심리학을, 대학원에서는 국문학을 공부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독서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하였고, 출판사에서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편집을 했어요. 시조생활사 제정 제71회 신인문학상(2007년)을 받으며 시인이 되었지요. 동시조 전문 잡지 <우리동시조> 편집부와 ‘한국아동시조시인협회’에서 활동하며, 시조와 동시조를 발표하고 있어요. 이 《치킨이 갑이다》는 시인의 첫 번째 동시조 책입니다.
그림_ 이지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손으로 그리는 그림과 아이들이 좋아서 어린이책 그림 작가가 되었지요. 그린 책으로는 《딱 한 가지 소원만 들어주는 마법책》, 《꿈꾸는 바이올린》, 《입 안이 근질근질》, 《우정의 조건》, 《날아오른 발자국》, 《해리네 집》 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