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 <큰사람 장길손>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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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3-22 16:35 조회 14,813회 댓글 18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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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화에는 땅과 세상을 만드는 창세신화를 다룬 이야기로 여러 거인설화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창세신화를 다룬 옛이야기 책들을 보면, ‘소별왕 대별왕’, ‘제주 설문대할망’, ‘마고할미’ 같이 많이 알려져 있는 설화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습니다. 이 가운데 제주와 산, 섬, 성곽 등을 만든 ‘제주 설문대할망’과 ‘마고할미’가 거인설화에서도 ‘여자’ 거인설화입니다. 반대로 ‘남자’ 거인설화는 소개된 것이 거의 없습니다.
《큰사람 장길손》는 여자 거인설화와 짝을 이루는 보기 드문 남자 거인설화 그림책입니다. 그래서 좀 더 각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큰사람 장길손’ 이야기는 여느 창세신화에 나오는 창조신들처럼, 진지하거나 장중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익살과 해학이 가득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땅을 배설물로 만드는 것이 익살맞습니다, 배고파서 파먹은 흙과 나무들로 산을 만들고, 눈물로 강을 만드는 장면에서는 아주 해학이 넘칩니다. 하지만 ‘큰사람 장길손’의 이런 익살 말고도 ‘장길손’이라는 크나큰 사람이 작고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일반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지막에는 자기 몸을 내어주면 세상을 만들어가는 내용에서는 감동을 줍니다.
글을 쓴 작가는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여러 판본과 지역에서 흩어져 전해오는 이야기들의 줄기를 잘 살리면서도 가지를 다듬고 살을 붙여 멋진 이야기로 다시 만들어 냈습니다. 이야기 무대도 우리 땅에만 한정하지 않고, 일본과 저 멀리 드넓은 만주까지 넓힌 것도 눈에 뜁니다.
장길손은 몸집이 하도 커서 머리는 하늘에 닿고, 두 걸음에 몇 십리를 갑니다. 춤을 추면 해도 가가릴 정도입니다. 한숨을 쉬면 큰바람이 일지요. 장길손은 몸집이 크다보니 먹는 양도 엄청 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배가 고픕니다. 항상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니지요. 먹을 것을 찾다, 남쪽지방에서는 장길손이 실컷 밥을 먹게 됩니다. 배부른 장길손은 흥에 겨워 춤을 추다가, 큰 몸집이 해를 가려 그만 남쪽 지방에 흉년이 들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쫓겨나죠. 배고픈 장길손은 돌이며, 흙이며, 나무며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그러니 배탈이 날 수밖에요. 결국 먹었던 돌이며, 흙이며, 나무들을 모두 토해내고 똥오줌을 싸고 눈물을 흘립니다. 근데 이것이 거대한 백두산이 되고 태백산맥이 되고, 두만강 압록강이 되고, 멀리 제주도까지 만듭니다. 바로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바로 똥오줌, 눈물로 세상을 만든 겁니다. 나중에는 자기 몸까지 바칩니다.
줄거리를 보면 멋지게 세상을 창조하는 여느 창조신들과는 다르지만, 해학 익살이 가득 있는 이야기입니다. ‘큰사람 장길손’은 신화 속 존재인 장길손이 보통 사람들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마음이 담긴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맛깔스런 입말체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는《큰사람 장길손》을 읽으면, 분명 옛이야기의 재미에 흠뻑 빠질 것입니다. 또한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것입니다.
몸집이 어찌나 컸던지 머리는 하늘에 닿고
무릎 아래로는 구름이 흘러 다녔지.
몇 십리 길도 두어 발자국이면 거뜬했다니
얼마나 대단해. - 8쪽
장길손이 몸을 들썩일 때마다 해를 가렸고,
그림자가 백 리까지 뻗쳤지.
그늘이 지는 곳마다 모조리 흉년이 들고 말았어.
뿐만 아니야.
장길손이 팔다리를 휘저으니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째나 거셌는지 나무가 뽑히고
닭이며 돼지며 죄다 사방으로 날아갔지. -16쪽
이번에는 설사가 쏟아지네.
흘러 내려간 설사는 태백산맥을 이루었어.
이때 똥 한 덩이가 멀리 튀었는데,
바다를 건너가 제주도가 되었다고 해. - 33쪽
옛이야기를 재미지게 들려주는 어른이 계시는데, 서정오 라는 분이셔.
어느 날 그분이 마포에 자리를 잡고 제자를 모집했지. 팔도에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였고, 그중에 열 명을 가려 뽑아 옛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어. 듣고 보고 쓰고 말하고 익혔지. 이만하면 됐다 싶어 스승이 “이젠 너희 끼리 한번 해 보아라.” 하시거든. 그래 옹기종기 모여 옛이야기 한 자락씩을 펼쳐 보였어. 송아주가 깔깔 웃기고도 눈물 쏙 빠지게 감동적인 이야기가 하나 있다며 풀어 놓았지. 그게 바로 ‘장길손’이야. 동무들이 재미지다며 무릎을 치네. 으쓱해진 아주가 어찌어찌해서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되었어. 송아주가 이제껏 지은 책으로는 《회장이 되고 싶어》, 《반창고 우정》, 《스마트폰 말고 스케이트보드》, 《우리들의 숨겨진 여행》,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너는 꼭 나을 거야》 들이 있대.
선생님은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화책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미술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로 마음먹었대. 벌써 25년째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지. 선생님은 늘 새로운 기법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재치 있고 발랄한 그림에서 무게감 있고 강렬한 그림까지 '이형진표' 그림책으로 어린이들과 어른 독자들을 만나고 있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글 쓰는 데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 그 동안 그림을 그린 책으로 《착한 어린이 이도영》, 《고양이》, 《안녕 스퐁나무》, 《선생님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구만이는 알고 있다》 들이, 기획하고 그린 책으로 《코앞의 과학 시리즈》, 《알고 보니 시리즈》가 있어요. 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책으로는 《이솝 할아버지 왜 사자가 겁먹었어요?》, 《기다릴까? 말까?》, 《끝지》, 《명애와 다래》, 《비단치마》, 《하나가 길을 잃었어요》, 《작은 씨》, 《흥부네 똥개》 들이 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