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어디에나 "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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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5-20 09:39 조회 25,815회 댓글 2건본문
[주말을 여는 책|여기는 작은도서관입니다]
우리 동네 어디에나 '작은도서관'
# 서울시 구로구에는 흥부네작은도서관이 있다. 밀집한 주택가 골목을 지나 오르막길 한편에 작은 정원이 곱게 꾸며진 예쁜 컨테이너 두 채가 바로 그곳이다. 2016년에 생긴 작은도서관이지만 들어서는 순간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잘 꾸며진 서가와 마주하게 된다. 작은 공간을 어찌 이리도 알차게 꾸몄을까? 흥부네작은도서관은 그림책도서관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그림책에 흔들리다'(낮은산, 2016)의 작가 김미자씨가 구로구로부터 위탁을 받아 문을 연 구로구립 1호 작은도서관이다. 공립이지만 공간만 위탁받았고, 운영 전체는 자원활동가들이 책임지고 있다. 그림책 도서관답게 모든 서가에는 그림책들이 잘 소개되어 있고, 그림책 속 주인공들이 서가 곳곳에서 튀어나올 듯 캐릭터 인형과 그림 액자로 전시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보다 공간이 작은 편이다. 다양한 장서를 갖추기에는 부족한 곳이라 지역의 특성 및 이용자를 고려해서 장서를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흥부네작은도서관은 그림책으로만 특화하여 장서를 갖추고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그림책의 장점이다. 그림책이 주는 깊이와 즐거움을 알기에 그림책으로 작은도서관 운영의 특화를 잡은 부분이 흥부네작은도서관의 특징이다.
새로 나온 책 '여기는 작은도서관입니다' 중 일부다. 작은도서관 중 한 곳인 '흥부네작은도서관'에 대한 애정어린 소개다. 20여년 동안 작은도서관 활동가로 일하며 작은도서관의 시작에서부터 성장을 함께해 온 박소희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인천 늘푸른어린이도서관 관장)이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며 작은도서관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성찰했다.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33㎡, 장서 1000권, 열람석 6석이 작은도서관을 세우는 최소 기준이다. 2017년 기준 이런 작은도서관은 전국에 6058개에 이른다. 작은도서관은 1980년대 노동자들이 모여 근로기준법을 읽고 자신들의 권리를 알아갔던 노동도서원, 주민도서실, 문고 등의 역사를 토대로 세워졌다.
작은도서관에서는 마을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숙제를 하며 성장한다. 때론 마을 어르신들의 재교육 기관이 되고, 지역 주부들의 모임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작은도서관이 지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은 작은도서관 활동가들의 몫이다. 이 책에서는 작은도서관에 미술을 결합하는 김해 장유 팔판마을도서관의 신훈정 관장,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아이들을 위한 책문화놀이터를 만들고 싶어 한 고양시 책놀이터의 박미숙 관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외 강원도 인제 숲으로작은도서관, 청주 초롱이네작은도서관, 제주 설문대어린이도서관 등 지역에서 책임을 다하는 작은도서관들이 소개된다.
또 저자는 탐방을 바탕으로 해외 도서관과 도서관문화를 보여준다. 웅성거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이 붐비는 독일의 도서관, 책뿐 아니라 그림, 조각, 사진 등 예술작품을 대출하는 핀란드 도서관, 도서관이 생활의 중심인 스웨덴 등이 그 사례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작은도서관을 만나면서 정리한 '작은도서관 운영 방법론'도 담겼다.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