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_ <초콜릿어 할 줄 알아?>(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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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11-07 17:15 조회 10,474회 댓글 49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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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어 할 줄 알아? Do You Speak Chocolate?
캐스 캐스터 글|장혜진 옮김|봄볕 펴냄|값 14,000원|2019년 10월 1일 발행|중학생 이상 청소년
#난민 #언어 #소통 #난독증 #친구 #서로를이해하는방식 #공감 #시리아난민 #학교생활 #청소년문학
“그냥 다 같이 친하게 지내는 일이 왜 이렇게 복잡할까?”
서로의 말을 모르는 두 소녀를 소통하게 한 우정의 언어 초콜릿!
구글 번역기도 거부하는 난독증 영국 소녀와
평범하지만 삶은 평범하지 않은 시리아 난민 소녀의
달콤쌉싸름한 우정 이야기!
시리아 내전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놀라운 서사로 만들어 냈다.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은 난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_Carousel Magazine
난민, 난독증, 공감 등 청소년 독자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다. _Norfolk Education Library Service
캐스 레스터는 시리아 난민 나디마가 경험한 끔찍한 공포를 강력하고도 감동적이게 소설로 잘 그려 냈다. _Book Lover Jo
학교, 도서관 등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토론할 가치가 있는 문제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_School Librarian Magazine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_재클린 윌슨(어린이책 작가)
“초콜릿어 할 줄 알아?”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두 소녀를 소통하게 한 우정의 언어 초콜릿!
《초콜릿어 할 줄 알아?》는 영어를 하는 재즈와 쿠르드어를 하는 시리아 난민 나디마가 좌충우돌 우정을 쌓고 지켜가는 이야기를 통해 난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포함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다. 서로의 언어를 모르는 두 소녀가 소통하며 우정을 쌓는 과정을 유쾌하고 기발하게 그려 냈다. 이 이야기는 난민이 겪은 아픈 상황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여러 고비를 넘기고 낯선 곳에 정착하여 이웃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세상에 정착해나가는 평범한 삶의 과정에 집중한다.
의사소통 도구인 언어는 정보나 감정을 전하는 데 무척 중요하다. 언어 장벽으로 소통에 어려움이 생기자 친구들은 금세 포기하고 나디마와 가까워지려 하지 않는다. 시리아 난민 나디마는 영어를 모르고, 영국 소녀 재즈는 쿠르드어를 모를 뿐 아니라 난독증이 있어 모국어인 영어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초콜릿’은 이 두 소녀를 연결해준 새로운 ‘말’이다.
‘우정의 언어는 단어가 아니라 의미이다.’라는 미국 시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처럼 재즈는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나디마에게 다가간다. 초콜릿과 터키 사탕 로쿰을 함께 나눠 먹으며, 텍스트 대신 이모티콘을 주고받으며,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언어는 친구 사이에 있어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천천히 깨달아간다.
난민, 동정과 적선의 대상이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바라보기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수백만 명이 사랑하는 가족과 일자리,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난민이 됐다. 2018년 우리나라도 예멘인 난민 수용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었었다. 돌아갈 곳이 없는 난민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 주자는 찬성 의견과, 범죄율 증가와 자국민의 세금과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건 물론 가짜 난민이 대다수라며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시리아 난민은 정말 우리 이웃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초콜릿어 할 줄 알아?》의 질문이 여기에 닿아 있다.
초콜릿처럼 부드럽고 터키 사탕처럼 달콤한 우정 이야기
중학교 1학년 재즈는 한여름에도 긴 바지 교복을 입게 하는 학교에 항의하는 의미로 오빠들에게 짧은 치마를 입혀 등교하게 하고 반바지 입기 탄원서를 돌리기도 하는 당찬 소녀다. 어느 날 수업 시간, 교장 선생님이 전학생을 데리고 교실로 들어온다. 머리에 파란 두건을 쓴 여자아이 나디마는 환한 미소와 당당한 태도로 아이들 앞에 선다. 교장 선생님은 나디마가 영국에 온 지 얼마 안 됐고 영어를 거의 못 한다고 말한다. 재즈는 보는 순간 나디마가 마음에 든다. 점심 시간, 아이들은 나디마 곁에 몰려들어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 붓고 구글 번역기까지 동원해 대화를 시도하지만 나디마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무슨 언어를 쓰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한다. 아이들이 다 돌아가고 어색하게 둘만 남은 상황에서 재즈는 나디마에게 초콜릿 한 조각을 건네고 나디마도 터키식 사탕 로쿰을 건넨다.
나는 가방을 뒤져 초콜릿을 꺼낸 다음 한 조각 잘라서 나디마에게 내밀었다.
“그럼 초콜릿어는 할 줄 알아?”
나디마가 온 얼굴이 햇살처럼 환해지는 그 표정을 다시 지었다. 눈에도 반짝반짝 생기가 돌았다. 나디마는 초콜릿을 받아 들더니 입에 넣지 않고 책가방을 마구 뒤져 은박지로 싼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은박지를 벗기자 터키 사탕 로쿰이 나왔다
우리는 서로가 건넨 사탕과 초콜릿을 우물거렸다. 그 순간 난 그냥 알았다. 나디마와 내가 서로 말은 안 통하지만 친구가 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마시길. 설명 못 하니까. _26~27쪽
둘은 초콜릿과 로쿰을 나누며 말은 통하지 않지만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을 갖는다.
그 후 재즈와 나디마는 도시락도 나누어 먹고 아이들과도 어울리며 점점 가까워진다. 어느 날 재즈의 엄마는 나디마를 집으로 초대하라고 한다. 재즈는 이 말을 나디마에게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다 이모티콘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로 한다. 재즈와 나디마는 이모티콘만으로도 서로의 말을 알아듣고 재미있는 대화를 한다. 재즈는 말이 안 통해도 이렇게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재즈의 오빠가 노트북을 열고 지도를 펼치며 나디마에게 어디에서 왔는지 묻자 나디마는 망설이며 시리아에서 왔음을 알려준다. 재즈는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시리아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나디마에게 차마 묻지는 못한다. 얼마 뒤 나디마도 재즈를 집에 초대한다. 재즈는 디즈니 만화에서 본 것처럼 페르시아 카펫이 깔린 바닥에 방석이 놓여있고 알록달록한 램프가 있을 거라 막연한 상상을 하며 나디마네 집에 가지만 나디마의 집은 식탁과 소파와 텔레비전이 있는 그냥 평범한 모습이었다.
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며 다른 집들을 바라보니 나디마네 집에 대해 이상한 상상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디마네 가족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거리의 평범한 집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똑같지는 않았다. 나디마의 이야기는 평범하지 않았다. _120쪽
역사 시간, 선생님은 가족의 역사를 알아보자며 가계도를 그려오라고 한다. 재즈는 나디마네 집에 가서 나디마를 도와준다. 재즈는 먼저 자신의 가계도를 그려 보이며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름 아래 ‘D’라고 쓰고 ‘D’는 ‘사망’이란 뜻이라고 알려준다. 이모, 고모, 삼촌 그리고 사촌들까지 등장하는 대가족 가계도를 그리던 나디마는 그들의 이름 아래 계속 ‘D’를 써넣다가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한다.
나디마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매우 단정하게 몇몇 이모, 고모, 삼촌들 이름 아래 조그맣게 ‘D’를 표시했다.
나는 난처한 얼굴로 다시 일러 주었다.
“나디마, ‘D’는 사망이란 뜻이야. 이분들 다…… 돌아가셨어?”
나디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안간 무언가가 종이 위로 툭 떨어지더니 잉크가 번졌다. 눈물이 나디마의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나디마는 계속 썼다. _190쪽
한편, 학교에는 ‘자선기금 모금 대회’가 열린다. 재즈는 며칠간 나디마네 집에 가서 나디마와 함께 초콜릿 로쿰을 만든다. 나디마와 재즈의 초콜릿 로쿰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재즈네 팀은 학교 전체에서 1등을 한다. 재즈가 수익금을 기부할 단체로 ‘나디마 가족!’을 꼽자, 아이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몇몇은 쿡쿡 웃음을 터뜨린다. 당황한 재즈는 큰 소리로 나디마네 가족은 시리아에서 온 난민이라서 가난하다고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나디마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우리는 가난하지 않다고, 자존심이 있다고, 재즈가 자신과 가족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소리치며 뛰쳐나가고 마는데…. 상처 받은 나디마와 재즈는 둘의 사이는 틀어지는데……. 둘은 다시 우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나디마는 집이 가난한 것을 조금도 창피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가족을 자랑스러워했다.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 라샤와 사미도, 요리를 무척 잘하는 엄마도, 성공한 사업가였던 아빠도, 가족의 사탕 가게도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나는 얼간이처럼 전교생 앞에 나가서 나디마네 가족은 너무 가난하니 적선이 필요하다고 말해 버린 것이다. 노숙자나 길거리 거지처럼. 그렇게 난 나디마를 망신 주고 말았다. 너무 부끄러워서 죽고 싶었다. _240쪽
글 캐스 레스터 Cas Lester
영국 CBBC(BBC 어린이 방송)에서 오랜 시간 즐겁게 어린이 텔레비전 드라마를 제작했으며, 현재는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 또 지역 초등학교 책 읽기 프로그램 홍보 대사로 도서관을 지으며 운영을 돕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무척 좋아하고 특히 학교 방문을 즐긴다. 네 명의 아이와 브램블이란 이름의 엉뚱한 개 한 마리와 함께 영국 옥스퍼드셔에 살고 있다.
옮김 장혜진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겨레 어린이·청소년책 번역가 그룹에서 공부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좋은 책을 찾아 기획하고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는 《나, 여기 있어요!》, 《스스로 학교:아젤리아의 비밀 과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