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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_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_ 바람의아이들_ 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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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9-28 09:29 조회 11,730회 댓글 2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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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 #환경보호 #기후위기 #시위 #사회운동 #여자아이 #여성서사



우리 미래가 위험해요!
지구가 망가지는 걸 그냥 두고 볼 수 있나요?

기후 위기가 심상치 않다. 폭염과 폭우 같은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현대 문명 전반에 대한 반성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는 단지 편리한 삶을 위해 너무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탄소를 배출하며 사는 게 아닐까. 환경 문제에 관한 한 좀더 어린 세대들은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만들어놓는 세계에 오류가 있다면, 앞으로 더 오래 살아가야 할 어린 세대들은 당사자로서 그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가 환경운동가로서 주목을 받게 된 맥락이기도 하다. 하지만 별다른 사회적 힘이 없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프랑스 청소년소설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은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시위에 나선 십대 여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범한 고등학생 바르바라는 단순히 시위에 호응하고 참여하는 정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문제 제기를 하고 청소년 시위를 조직한다. “정부가 기후 환경 존중과 회복, 새로운 기후 정책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문자메시지, SNS, 이메일을 통해 바르바라가 시위 계획을 알리자 뜻밖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고, 바르바라는 일약 ‘시위대의 소녀’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바르바라의 얼굴은 버스 광고판에 내걸리고 언론과 정치가들의 주목도 받는다. 심지어 선거를 앞둔 대통령이 오찬을 함께하자는 연락까지 해 오니 이쯤되면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하지만 이상하다. 대통령의 오찬 제의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는데 그 소식이 언론에 뿌려지는가 싶더니, 대통령의 후원자 명단에는 수상쩍은 부동산 개발업자가 올라 있지 않은가. 바르바라는 기자들 앞에서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일갈한다. “대통령님은 기후 재앙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주장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죠?”

이야기는 바르바라가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이후 받게 되는 다양한 사회적 압력과 공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보수적인 사회인사들은 라디오 인터뷰,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바르바라가 예의 없고 앞뒤 분간할 줄 모르는 어린애라며 헐뜯고, 바르바라의 부모님과 학교 측에도 익명의 항의 메시지가 수없이 전달된다. 바르바라를 향해 쏟아지는 인종차별적, 여성혐오적 사이버 불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바르바라는 요리사를 꿈꾸며 준비해왔던 식당 일이나 인턴 업무에서 배제되는가 하면, 포르노 합성 사진이 유포되고 린치 경고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이어가기도 어려울 지경에 이른다. 바르바라가 대통령의 오찬 제의를 거절한 것이 그 정도로 큰 잘못이었을까? ‘고작 열일곱 살’인 여성 청소년인 바르바라는 이 모든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끝없는 희망,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은 바르바라가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편지의 수신인 할머니는 이미 세상에 안 계신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바르바라는 예쁜 공책에 일기를 대신하여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으며, 여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있던 할머니가 사실은 엄청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으며, 가해자였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까지 받은 전적이 있다는 것. 바르바라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진실을 알게 되는데 이 일은 바르바라가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에 눈뜨는 계기가 된다. 할머니는 남자가 아내나 자식을 함부로 휘둘러도 괜찮다는 가부장제의 희생자였고, 이러한 폭력과 위계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환경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더 많은 고기를 먹고 더 편하게 살기 위해 지구를 함부로 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바르바라는 할머니에게 자기 고민과 불안, 두려움 등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쉽게 굴복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바르바라를 ‘검은 인형’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나 성적 수치심을 의도한 사이버 불링 등은 바르바라를 주저앉히려고 했겠지만 바르바라는 굴복하지 않는다. 시위는 계속되어야 한다. 비열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바르바라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나서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테러의 위협까지 무릅쓰는 바르바라는 아주 위대하고 특별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존재는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 곤충, 어린이, 물고기, 노동자, 가난한 사람, 외국인 장애인, 고슴도치 모두 말이다. 그리고 가난, 전쟁, 인종차별, 탄압, 착취 같은 온갖 불의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 이 모두를 포괄하는 한 가지를 선택했을 뿐이다.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은 청소년들도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다루는 문제의식은 보편적이다. 가정 폭력이나 인종차별, 여성 혐오 같은 사회 문제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폭력이 결국 기후 위기로까지 이어진다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언제나 학업에 목매는 존재로 간주되곤 하지만, 오늘날 청소년들만큼 기후 문제에 관심이 있는 세대도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청소년들은 어른들보다 더 오래 지구에 머무르며 살아가야 하니까. 어른들과 사회는 어린이 청소년들은 한발 물러나 있기를 바라지만 지구를 사랑한다면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당장 무언가 해야 한다. 이렇듯 『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는 시위를 통해 연대와 협력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 지은이_이자벨 콜롱바
프랑스 릴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라디오 리포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뒤 수년간 언론사에서 일했다. 2000년부터 독일의 외국어 교육 전문 출판사 클레트와 함께 소설, 영상, 연극, 만화 등을 활용해 청소년 프랑스어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2006년 첫 청소년 소설을 출간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파리에 살며 소설, 시나리오, 다큐멘터리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 번역_윤예니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다음, 프랑스에 가서 문화 프로젝트 기획을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우리 문학을 프랑스어로, 프랑스 문학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며, 이 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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