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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_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_ 봄볕_ 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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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12-09 11:41 조회 2,038회 댓글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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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과정 1-1 통합 여름 1. 우리는 가족입니다/1-2 국어 1. 소중한 책을 소개해요/1-2 국어 7. 무엇이 중요할까요
2-1 통합 1. 알쏭달쏭 나/2-1 국어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2-2 국어 1. 장면을 떠올리며
핵심어 #응원 #성장 #평범한일상 #세상에하나뿐인나 #자존감 #대단한존재 #소중한일상 #안데르센 #미운오리새끼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내는 다수의 오리들에게 박수를~

백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우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리니까요.


미운 오리 새끼에서 시작된 새로운 이야기
안데르센의 자전적인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상하게 생긴 큰 알에서 태어난 오리는 잿빛에 못생겨서 다른 오리들에게 따돌림을 받다가 결국 집을 나온다. 여기저기 떠돌다 이듬해가 되어서야 우연히 자신이 백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기 때는 못생겼다 하더라도 성장 후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주는 고전 동화이다. 곽민수 작가는 모두가 필독하는 《미운 오리 새끼》의 이야기를 작은 모티프 삼아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가 봐도 미운 오리 새끼는 절대 아닐 것만 같은 오리 삼 남매의 이야기이다. 평범하기 그지없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기 오리 삼 남매. 하지만 자신이 처지거나 못난 오리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오리라는 걸 깨닫게 되는 이 새로운 이야기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가끔씩 나는》, 《걱정 상자》 등을 쓰고 그려 부드러우면서 자유분방한 붓 터치로 유명한 조미자 작가가 아기 오리 삼 남매의 개성 강하면서 귀여운 모습을 아주 잘 그려 냈다.

백조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던 아기 오리들, 꿈이 깨지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아기 오리 세 마리가 보인다. 호기심 넘치고 명랑하게 생긴 오리들은 작은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는 것도 무척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장을 넘기면 문이 닫히면서 양육자로 짐작되는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다. “너희들끼리만 있어도 괜찮겠니?” 아마 하룻밤 외출을 하게 되어 아기 오리들에게 걱정 어린 당부를 하는 것 같다.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자신감 있게 대답한다. “그럼요. 꽉꽉!” 양육자가 없어도 스스로 양치도 할 만큼 씩씩한 오리들이다. 그런데 그날 밤 천둥 번개가 치면서 폭우가 쏟아진다. 우르르 쾅쾅 소리에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잠을 잘 수가 없다. 양육자에겐 큰소리 쳤는데 천둥이 치니 무서워진 것이다. 그래서 첫째 꽉꽉이는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기로 한다. 꽉꽉이가 고른 책은 《미운 오리 새끼》이다. 이야기에 푹 빠진 아기 오리들은 저마다 자기가 진짜 백조일지 모른다고 뽐을 내본다. 덩치가 커서, 목이 길어서, 눈이 작아서 등등 자기만의 이유를 대면서 자기가 진짜 백조일지 모른다고 상상하는 아기 오리들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책을 읽은 덕분인지 아기 오리들은 백조 꿈을 꾸면서 잘 잔다. 
아침이 되자 날이 개었고, 해가 쨍쨍했다. 오리 삼 남매는 큰 물가로 산책을 나갔다. 큰 물가에 가 보니 진짜 백조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우연히 만나 아기 백조에게 아기 오리들은 자기야말로 백조 새끼일지 모른다고 자랑을 했다. 그랬더니 아기 백조는 콧방귀를 뀌며 “너희들은 딱 봐도 오리인걸?” 하고 휙 가 버린다. 아기 오리들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 백조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냥 평범한 아기 오리였다는 팩트를 뼈아프게 깨닫게 된다. 

백조가 더 이상 부럽지 않은 아기 오리 삼 남매
그런데 실망할 새도 없다. 아까부터 오리들을 지켜보던 매서운 눈이 하나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오리들에게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 오리 삼 남매는 비명을 지르며 내달렸다. 풀숲에는 고양이 울음소리와 오리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백조들은 이미 날아서 도망가고 없다. 오리들은 열심히 달려 풀숲에 숨었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목이 긴 둘째 꽥꽥이가 고개를 슬며시 내밀어 보았다. 그런데 고양이 두 눈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으악!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때 첫째 꽉꽉이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도망쳐! 꽉꽉!” 그러고는 고양이를 부리로 쪼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동생들은 자기들만 도망갈 수는 없었다. 꽥꽥이와 꼭꼭이도 있는 힘껏 고양이에게 달려들었다. 아기 오리 세 마리의 공격에 놀란 고양이는 결국 내빼고 만다. 맹수의 폭격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은 아기 오리들은 풀숲에 털썩 주저앉았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때 도망갔던 백조들이 돌아왔다. 백조들이 한마디씩 했다. “고양이를 물리치다니, 오리 새끼들이 정말 대단해!” 그중에는 아까 만났던 아기 백조도 있었다.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니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아기 오리들은 좀 전에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기 오리’라는 소리를 들은 그 물가에서 갑자기 ‘대단한 오리’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가볍고 신이 난다. 아기 오리들은 안다. 오늘처럼 대단하다는 말을 듣지 않는 날이 많을 거라는 걸. 그래도 괜찮다. 모두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 오리니까.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내는 다수의 오리들에게 박수를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어쩌면 양육자 없이 처음으로 하룻밤을 자 보았고, 처음으로 자기들끼리만 물가에 놀러 나가 보았고, 처음으로 고양이의 공격에 맞서 본 것일지 모른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아기에서 어른이 될 때까지 나이테처럼 여러 형태의 성장점을 지나야 한다. 이 작품 속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우연히 여러 가지 고비를 잘 넘기며 성장점을 진하게 찍어 보았을 것이다. 어느 하루 짜잔 하고 대단해졌다고 해서 한순간 오리가 백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안데르센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거나 놀림을 받을 때마다 곤욕을 치렀고 자기가 귀족 집안의 아이일지 모른다는 상상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미운 오리 새끼》를 썼다고 전해진다. 곽민수 작가가 그린 아기 오리 삼 남매 이야기는 세상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소수보다는 ‘매일매일이 평범한 일상인 줄 잘 아는’ 다수의 아기 오리들에게 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내다가 어느 한순간 대단한 존재가 될 때도 있지만, 다시 돌아와 일상을 소중하게 지켜내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스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를 21세기에 걸맞게 버전 업시킨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 오리니까
그림책 첫 장에서 오리들이 만난 개구리를 책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다시 만나게 된다.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어 우쭐해지기는 했지만 호기심 많고 개구쟁이 같은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언제 고양이를 만나 식겁하며 도망쳤나 싶게 룰루랄라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개구리에 빠져든다. 후드득 비가 내려도 우산 들고 신난 아이들처럼 웃으면서 빗속을 뛰어간다. 마지막 면지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다양한 오리들을 보여 준다. 안경 쓴 오리, 유난히 털이 노란 오리, 다리를 다친 오리, 털이 곱슬거리는 오리 등등. 책을 덮으면 독자들은 사랑스러운 오리들에게 반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독자 역시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림 묘사가 생동감 있고 자연스러운 것은 그림 작가 조미자의 유연한 붓 터치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오리들의 눈동자는 작은 점밖에 없는데도, 상황에 맞게 놀랄 때, 즐거울 때, 화가 나서 씩씩거릴 때 등 모든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아기 오리 삼 남매는 《미운 오리 새끼》 책을 읽는 걸 여전히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더 이상 자신들이 백조일지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의 존재 의미를 위대하거나 대단한 데서 찾지 않는 이들의 평범한 일상은 계속될 것이다. 


::: 곽민수 지음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에서 서양사를 전공했습니다. 환경, 역사, 인권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여러 어린이 책을 썼습니다. 그림책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 《무엇이 반짝일까?》를 쓰고 그렸으며, 《냠냠냠 뿡뿡뿡》에 글을 썼습니다. 어린이 교양서 《통통세계사 1,3》, 인권 동화 《서로 달라서 더 아름다운 세상 (공저)》 등을 썼습니다. 

::: 조미자 그림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강원도 춘천에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창작 그림책으로 《어느 공원의 하루》,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바람이 살랑》, 《보글보글 퐁퐁》, 《내 방에서 잘 거야》, 《두 발을 담그고》, 《걱정 상자》, 《불안》, 《가끔씩 나는》, 《타이어 월드》, 《언제나 하늘》 등이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림책에 글을 쓰고, 《마음이 퐁퐁퐁》, 《웃음이 퐁퐁퐁》, 《꼴뚜기》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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