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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마중물 독서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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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9-05 13:44 조회 5,08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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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은 학교에서 독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유일한 문화 공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도서관을 지루하게 여기곤 한다. 아이들이 매일 같은 공간에 배치된 책들 속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꾸준히 찾아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아이가 그 재미를 계속 찾지 못하면, 도서관은 책을 읽으러 오는 공간이 아니라 그저 수업을 마치고 엄마를 기다리거나방과 후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정류장이 되어 버린다.
 그러한 고민들을 엮다 보니, ‘책에 있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학교생활과 연결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후 나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한 뒤 실행해 보았고, 책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 책을 펼쳐보게끔 하는 연
결고리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우선 도서관에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책 읽는 방법들을 일러 준다. 그러면서 책이 아이에게 호기심을 유발하여 같이 무언가를 고민하는 친구 사이가 되기도 하고, 고민을 해결하는 슈퍼히어로가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이들 눈에 잘 보이지 않던 책이 비로소 친구나 슈퍼히어로가 되어 주기도 한다면, 아이들은 책이 가진 무한한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행복)’을 이끌어가는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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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 주는 입학식
 병아리인 새내기 1학년 학생들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모든 것이 호기심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학교 풍경에 당황해하는 아이들 모습을 학교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소 무거운 입학식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찾아낸 것이 바로 ‘그림책 읽어 주는 입학식’이다. 이는 선뜻 도전하기 쉽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차근차근 준비하면 할 수 있다.

첫째, 책 선정하기
 우선 학교 교장선생님께 ‘그림책 읽어 주는 입학식’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었다면 가장 먼저 책 선정 작업을 해야 한다. 이때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책들을 고르게 선정한다.

둘째, 학교 규모 고려하기
 학교 규모에 따라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 주는 방법도 다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소규모 학교 입학식이라면, 책 읽어 주는 선생님이 직접 책을 들고서 주변 학생들을 모이게 함으로서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요소를 제공하고 책 읽는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면 된다. 필자와 같이 대규모 학교일 경우에는 그림책을 스캔한 후 화면에 띄워서 보여 주면 좋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집중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셋째, 낭독 연습하기
 책을 읽어 줄 때는, 본래 자기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정서적으로 듣는 사람에게 안정을 준다. 인위적이거나 과장된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호응을 이끌거나 기억에 남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긴 여운이 남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편안한 목소리로 읽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선정한 책을 여러 번 읽어 보고 연습하면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낭독할 수 있다.

넷째, 눈 맞추며 읽기
 두근두근 입학식이 열리면 아이들 앞으로 나와 눈 맞춤을 시작한다. 그런 후에 책을 읽어 준다. 그림책을 읽어 줄 때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고 감탄사가 나오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책 낭독을 들은 아이들은 궁금한 점에 대해 엄마에게 질문을 하게 되고 책에 대한 관심을 싹 틔울 수 있게 된다.

다섯째, 사이 돈독히 갖기
나는 두 해에 걸쳐 ‘그림책 읽어 주는 입학식’을 시행했다. 첫 해에는 후쿠다 이와오의 『1학년이 나가신다』를 읽어 주었는데, 긴장을 많이 해서 목소리가 자주 떨렸고 다리도 후들거렸다. 하지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멋진 학교생활이 될 거 같아요!”,“ 학교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될 거 같아요!”, “학교 다닐 때 당당하게 다닐 거예요!” 등의 반응을 보여 주었다. 두 번째 해, 피터 브라운의 『선생님은 몬스터!』를 읽어 주고 난 뒤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해요.”, “선생님이랑 친구들 사이에 지켜야 할 것을 잘 지키면 학교생활이 재밌을 거 같아요!”라고 말해 주었다. 이후 이 행사를 통해 사서교사 및 책 읽어 주는 선생님과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종종 학교도서관에서 무슨 책을 빌려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나누게 되었다. 어려울 것 같은 첫 학교생활을 그림책 한 권으로 함께한다는 것은 학교생활에 또 다른 친구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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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접목한 예술 활동으로 책과 친해지기
 학교도서관에는 많은 분야의 책이 있는데, 대부분 책들이 문학 분야에 쏠려있다. 아이들의 편독을 막고 고르게 책을 읽게 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사용해 보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 않다. 아이들이 책에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며 찾은 방법이 바로 고전과 예술 활동을 접목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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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재료 선정과 사전 홍보하기
 우선 계절에 어울리는 친근한 소재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부채, 비가 잦은 계절에는 우산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상황에 맞춰 필통이나 에코백 등 다양한 소재들을 골라 독후 활동 준비를 한다. 그런 후 사전에 각 교실마다 홍보지를 전달해서 활동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 적극적인 홍보는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

둘째, 책 표지 그리기 & 고전 속 시조 옮겨 쓰기
 아이들이 잘 찾지 않는 고전을 활용하여 독서 활동을 진행한다. 낮은 학년의 경우 전래동화나 옛 민화 이미지를 선호하기에, 관련된 책을 살펴보고 책 표지 그리기를 진행한다. 높은 학년의 경우에는 고전 속 시조나 시구를 부채 면이나 우산 천에 옮겨 쓰는 활동을 진행한다. 낮은 학년 학생들의 경우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책 표지를 그려봄으로써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좋아했던 책을 그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거나 옮겨 쓰기 전에 책 내용을 알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수업시간을 활용해 미리 책을 읽어 주신 선생님들도 계셨다.

셋째, 지속적으로 독후 활동 알리기
 아이들과 책의 사이가 더욱 두터워지기 위한 여러 독서활동을 하려면 학교에서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낌없이 하는 학교라면 이런 활동들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사서·사서교사가 사전에 행사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앞으로의 행사를 알려야 아이들이 도서관에서도 다양한 예술 활동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고, 책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 책의 다채로운 즐거움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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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을 인정사정없이 홍보하라!
 누군가에게는 그저 종이 한 조각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지만, 학교도서관의 독서활동을 알리는 홍보물의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평소에 독서에 관심이 별로없던 학생들이 눈에 띄는 홍보물을 발견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분야의 책을 고르게 읽은 학생들에게 한하여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는 ‘돌아온 라이브러리 밸런스!’, 책을 대출할 때마다 선착순으로 상품을 증정하는 ‘사서선생님이 주는 Lucky box!’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홍보물을 읽고서,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고 난 후 평소 독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한 번이라도 더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곤 한다. 독서활동을 알리는 학교도서관의 홍보물의 효과는 어느덧 큰 파도만큼 커져 아이들의 이목을 사로잡게 되었다. 위의 포스터는 독서 마중물을 위해 만든 홍보물이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독서활동에 흥미를 가지고 책과 사이가 두터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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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아 걱정이에요.” 사람들은 이 말을 10년 전에도 했고, 지금도 종종 한다. 앞으론 어떨까? 여전히 바쁜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아 우려하고 있진 않을까? 이제 걱정은 그만하고 의심의 싹을 틔워 보자.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이 말을 말이다. 실은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는데, 어른들이 독서를 강요해서 책이 싫어진 건 아닐까? 아이들이 무슨 책을 재미있어 하는지 모르는 건 아닐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이 과연 도서관에 있을까? 나는 이런저런 고민 끝에 책으로 승부를 걸어 보았다. 아이들이 관심 보이는 책들을 잘 보이는 곳에 두어 시선을 사로잡아 봤다.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빠르게 찾아 아이들 손에 쥐여 주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표지와 책 속을 보여 주며 매번 다가갔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손길을 뻗어 기꺼이 독자가 되어 주었다. 재미있는 책에 관한 소문이 퍼지니 열 일 제쳐 놓고 와서 그 책을 찾는 아이들도 늘었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책들과 주제 분야를 소개한다.

숨은그림찾기 책으로 낮은 학년 사로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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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겐 인기 불변의 주제가 있다. 바로 공룡, 종이접기, 숨은그림찾기, 수수께끼, 똥, 방귀와 관련된 책이다. 공룡과 종이접기, 수수께끼에 관련된 책은 특정한 책만 선호하기보다 관련된 분야라면 모든 책이 두루 대출된다. 매번 수서할 때마다 새로운 책들을 넣어, 파손된 책들을 보완해 주면 인기가 계속 유지된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달리는 책은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이다. 이 책이 반납되는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매일 도서관을 방문하는 아이도 있다. 같은 작가의 책이 두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그림이 서로 비슷하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작은 판형의 책을 더 선호한다. 숨은그림찾기 책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좋아한다. 책을 읽어야 하는 부담감 없이 숨은 그림을 찾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을 때에 혼자 읽기보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읽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한다. 『어떤 목욕탕이 좋아?』, 『어떤 화장실이 좋아?』, 『어떤 이불이 좋아?』, 『도둑을 잡아라!』는 이야기와 범인 찾기가 결합된 책이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이 담긴 그림도 좋고, 범인이 꼭꼭 숨어 있어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니 아이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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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레고 등 운동 좋아하는 남자아이들 공략하기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에서 사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 중에는 남자아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도서관을 방문하는 남자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든다. 이 아이들을 붙잡고 싶었다. 높은 학년 남자아이들의 성향을 잘 몰라 수업시간에 조사를 해 봤다. 읽고 싶은 책 분야, 좋아하는 주제 분야를 수소문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알려 주었다. 축구, 야구, 피구, 레고, 마술, 자전거, 만화, 게임, 우주, 기계, 자동차, 미스터리, 추리소설 등이라고 말이다. 나는 이 분야와 관련된 어린이책들을 최대한 구비했다. 어린이용책으로는 잘 없는 자전거, 배드민턴과 같은 주제는 어른용 책들로 비치했다.
 아이들은 높은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축구, 야구로 관심이 쏠렸다. 그래서 운동선수를 비롯하여 운동 규칙 및 방법을 담은 기술서 등을 수서했다. 아이들이 헛걸음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책을 여러 종으로 넉넉하게 샀다. 축구와 야구가 쟁점이 될 땐 특정 공간에 책을 전시했다. 책은 또래 친구들의 입소문을 타고 교실로 퍼졌다. 그러곤 우르르 몰려와 축구와 야구 관련 책을 찾는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는 바뀔 수 있으니, 수시로 물어보고 관련 책들을 비치하면 책을 찾아 읽는 남자아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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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검증 받은 책으로 승부수 띄우기
 도서관의 그 많은 책을 두고도 아이들은 읽을 책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아이들이 웃고 신명 나야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수서를 할 때, 교과 관련 도서도 구입하지만 아이들이 책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지 않도록 이끄는 책들도 함께 준비한다. 재미있는 책을 찾으러 왔다가, 다른 책도 펼쳐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들 목록은 아이들에게 이미 검증받은 책이다. 다른 도서관 인기 리스트도 점검하여 내가 놓친 책은 없는지 검토하기도 한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인 일러스트, 애완동물, 요리 관련 책도 다양하게 준비하여 아이들을 맞이한다. 인기 있는 백희나,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책으로 승부수를 띄워도 좋다.
 아이들이 검증해 준 책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아이들을 책으로 공략하는 것을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매일 도서관을 방문하고 책을 즐겨 읽던 1학년이 높은 학년으로 갈수록 도서관에 발걸음도 안 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변해가는 아이들을 꾸준히 지켜보며 때에 맞게 적절한 책을 아이들에게 쥐어 주어야 한다. 오랫동안 책과 아이들의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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