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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도서관 활동(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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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6-07 14:29 조회 8,94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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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함께 만들어가는 가족 독서캠프
‘ 책 숲 랜드’

박소영 서울 신월중 사서
 
학교도서관에는 다양한 이용자들이 오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용자층은 학생들이다. 사서의 시선으로 가만히 학생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책을 ‘즐겨 읽는 학생’과 ‘즐겨 읽지 않는 학생’이 있다. 즐겨 읽지 않는 학생들은 ‘독서에 관심은 없지만 도서관에 놀러오는 학생들’과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1도 없는 무관심군 학생들’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학생들을 떠올리며 독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다 보면, 모두가 성장하며 도서관에서 즐겁게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독서 쪽에만 초점을 맞추면 도서관으로의 초대가 시급한 무관심군의 학생들의 참여가 떨어질 것 같고 재미와 놀이, 게임 쪽으로만 초점을 맞추면 독서의 중요성을 스스로 등한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사소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고민 끝에 최대한 다양한 학생들이 모두 주인공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족 독서캠프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일정 세우기
작년 7월에 진행된 가족 독서캠프 ‘책 숲 랜드’는 ‘공모사업 학교 선택제’ 예산을 받아 운영했다. 또한 복지부와 협력하여 조금 더 많은 학생과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했다. 인원 모집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이뤄졌으며, 가족 전원이 신청한 경우를 우선순위로 선발했다. ‘책 숲 랜드’는 크게 4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당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방탈출 카페’, 아이디어를 도서관에 적용시킨 ‘도서관탈출 게임’, ‘만화책 카페’를 견학하고 온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기획된 ‘책 숲 Book Cafe’, 그 외 가족의 돈독한 시간과 추억을 위해 기획된 ‘사랑이 자라나는 우리 가족 테라리움’과 ‘우리 가족 비빔독후화 그리기’이다. 다음은 실제 진행된 일정표이다.

가족 독서캠프 ‘책 숲 랜드’는 다양한 세부 독서활동들로 구성했다. 다수의 활동들은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대로 적용하거나, 우리 학교의 상황에 맞게 변용하여 운영했다. 지금부터 운영하면서 반응이 좋았던 활동 위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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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프로그램 운영: 도서관탈출 게임
도서관탈출 게임은 ‘도서관 추적놀이’와 ‘시끌시끌 도서관탈출’ 그리고 ‘방탈출 카페’의 아이디어가 만나 기획되었다. 먼저 도서관 밖에서 오리엔테이션 및 아이스 브레이크 시간을 갖는 것으로 시작했다. 참여 가족들끼리 서로 어색함이 조금 사라지면,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약간의 허구를 가미하며 분위기를 조성한다. 다음은 독서캠프 T/F팀 학생들과 함께 만든 사전 분위기 조성용 스토리텔링의 내용이다.
“신월중학교에는 대대로 교장선생님께 전해져 내려오는 도서관 프리패스 카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악의 세력이 나타나서 카드를 잘라 분해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을 도서실에 가둬 놓았어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카드 조각들을 모두 모아야 이 친구들이 나올 수 있답니다. 도와주실 수 있나요?”
-학생들과 만든 ‘독서캠프 스토리텔링’ 내용 중에서

이후, 모든 가족들의 동의를 이끌어 낸 후에 함께 도서관으로 입장한다. 도서관 내부에는 공간별로 주제별 코너를 구성했다. 코너는 로테이션으로 한 코너당 10분씩(활동 7분, 이동 3분) 돌아간다. 코너의 수는 참여 가족 수(팀)와 동일하게 맞추어 운영하는 게 좋다. 참여 가족이 각 코너 참여를 완료하면 특정 힌트를 쿠폰으로 만들어 하나씩 제공했다. 힌트의 의미는 ‘함께 하나가 되어 대화를 통해 조각을 맞추면 된다.’이다. 참여자가 어려워하면 진행자는 깜짝 미션을 통해 찬스 기회를 제공하거나, 힌트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지난 독서캠프에는 보상물로 힌트 대신 팥빙수 재료(팥, 젤리, 떡, 초코·딸기 시럽, 수저)를 쿠폰으로 제공하여 빙수 파티를 했다. 특히 무한리필을 전제로 조별 활동 점수를 통해 빙수 그릇 크기 뽑기(냉면 그릇, 국그릇, 밥그릇, 종이컵, 소주 컵)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운영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한다.
 
북 볼링
준비물
3가지 크기의 볼링 핀(1.5L 페트병 10개, 500ML 페트병 10개, 야쿠르트병 10개), 3가지 크기의 볼링 공(큰 탱탱볼 1개, 중간 크기 소프트볼 1개, 탱탱볼 1개), 볼링핀 뽑기 종이, 볼링공 뽑기 종이, ‘읽을게요(OR 좋아요)’ 판 1개
진행 방법
① 사전에 준비한 볼링핀의 표면에 KDC 대주제 번호를 붙인다.
② 참여 팀은 게임 팀과 검증 팀으로 나뉜다. 검증 팀은 뽑기를 통해 게임 팀의 볼링 핀 크기와 볼링 공 크기를 선정한다.
③ 게임 팀은 볼링 공 굴리는 기회를 2회 갖는다. 게임 팀은 쓰러트리지 못한 볼링 핀의 대주제를 확인한다. 그리고 그 주제의 서가에서 자신이 추천하고 싶은 책을 하나 선정하여 제한 시간 내에 열심히 소개를 한다. (스트라이크를 하면 패스! 1분당 보너스 점수 제공)
④ 게임 팀은 제한 시간 내 자신들이 소개한 책을 검증팀이 읽어 보겠다는 의미의 ‘읽을게요’ 판을 들을 때까지 계속 소개를 한다. 검증 팀이 판을 들면, 보상물을 수여하고 게임 팀과 검증 팀이 역할을 바꾸어 한 번 더 진행한다.
가족여행 기획하기
준비물
국내 여행 관련 도서, 종이, 펜
 
진행 방법
① 테이블을 마련한 후 한쪽에 국내 여행 관련 도서를 모아 진열한다.
② 참여 팀에게 종이(8절지 혹은 색지 등)와 필기구를 배부한다.
③ 자유롭게 책을 살펴보면서 여행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한다.
유의 사항
①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다양한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한다.
②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장소가 있다면 세부 계획을 세우도록 안내한다.
 
두 번째 프로그램 운영: 책 숲 Book Cafe
‘책 숲 Book Cafe’는 독서캠프 T/F팀 학생들이 ‘북카페’의 다락방 혹은 텐트에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기획되었다. 먼저 텐트를 설치할 공간이 필요해 강당을 활용했다. 이때 사용한 텐트는 설치가 용이한 원터치 텐트였으며, 학교에서 지원받았다. 강당에 체육 매트를 깔고, 그 위에 2∼3개의 텐트를 펼쳐 놓았다. 그리고 앞쪽에는 테이블을 마련하여 가족 관련 그림책을 활동 꾸러미와 함께 전시해 놓았다. 가운데 공간은 2개로 나눠 한쪽은 ‘북 도미노’를 또 다른 한쪽은 ‘대형 북 젠가’를 할 수 있게 구성했다. 가운데 뒤쪽은 간식 부스와 음료 부스로 구성하여 활동하고 받은 쿠폰으로 자유롭게 바꾸어 먹으면서 독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간식 부스는 본교 지역사회 봉사동아리 학생들과 연계하여 1대1 대응 음식 봉사 형태로 운영했다. 이는 교보문고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운영한 ‘시 한 편 밥 한 끼’ 캠페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캠페인의 내용은 시를 필사하면 케냐의 어린이들에게 밥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변용하여 독서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팀 수만큼 지역사회 소외 가정에 김치를 만들어 배달해 주었다. 물론 열심히 활동한 가족 독서캠프 참여자에게도 핫도그와 화채를 만들어서 음식 나눔을 해 주었다.
음료 부스는 도서관에 자주 놀러오는 학생 중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는 학생을 섭외하여 운영했다. 그 학생의 미니 카페를 만들어 준 셈이다. 학생 스스로 친구들과 부스 이름, 메뉴판, 필요한 재료 및 물품을 준비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학부모께 핸드드립 커피를 대접했다. 학생들에게는 아이스티를 만들어 제공했다.
우선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보드카페 형식처럼 자유롭게 희망하는 활동 꾸러미를 텐트로 가져가활동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은 크게 ‘가족 독서텐트 안에서 독서활동’과 ‘강당 중앙에서 책놀이’로 나눌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운영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족 독서 텐트 안에서 독서활동
준비물
텐트, 독서 꾸러미(책, 활동 안내판), 종이, 포스트잇, 필기류 등
진행 방법
① 가족별로 텐트를 1동씩 분양해 준다.
② 텐트 앞에 테이블을 마련하여 독서 꾸러미(가족과관련된 그림책과 간단한 활동 안내판 및 필요 재료)를 준비해 놓는다.
③ 각 텐트별로 앞 테이블로 나와서 원하는 활동 꾸러미를 자유롭게 선택한다.
④ 각 텐트로 가서 즐겁게 활동한다.
⑤ 미션 달성 후 책과 물품, 미션 결과를 반납한다.
⑥ 보상쿠폰을 받고 또 다른 활동을 선택해서 텐트로 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강당 중앙에서 책놀이: 북 도미노
준비물
하드커버로 된 두께감이 있는 폐기 대상 도서, 폴라로이드 사진기
진행 방법
① 북 도미노에 사용할 책을 모아 놓는다.
② 특정 주제(예를 들면, 우리 가족을 나타내는 모형)를 제시하여 만들도록 한다.
③ 인증 사진을 찍고, 도미노를 쓰러뜨린다.
④ 쓰려져 모양이 완성된 도미노를 배경삼아 가족사진을 촬영한다.
 
 
 
세 번째 프로그램 운영: 가족 원예·푸드 테라피
사랑이 자라나는 우리 가족 테라리움 만들기
준비물
그림책 『패딩턴의 정원 꾸미기』, 실용서 『나의 첫 테라리움』, 테라리움 키트, 일회용 숟가락(흙을 옮기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음)
진행 방법
① 『패딩턴의 정원 꾸미기』를 함께 읽는다.
② 테라리움 및 관련 도서 소개, 만드는 방법 및 유의사항을 안내한다.
③ 가족별 ‘우리 가족의 작은 정원’ 만들기 활동(원예 테라피)을 한다.
유의 사항
행사를 준비하면서 참고한 관련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보틀가든(www.bottlegarden.co.kr): 고급스럽고 예쁜 테라리움 키트가 많다. 단, 가격이 비싸니 가족 당 1개의 세트를 함께 만들게 하는 것이 좋다.
- 포레스(//smartstore.naver.com/fores): 작고 귀여운 피규어가 다채롭게 있다.
 
 
우리 가족 비빔 독후화 그리기
준비물
『근사한 우리가족』 그림책, 접시(흰 쌀밥을 담을 용기), 비빔밥 재료(가능한 한 색깔별로 준비: 당근, 호박, 고사리,
시금치, 콩나물, 계란 지단 등), 흰쌀밥, 참기름, 고추장, 비닐장갑, 수저
진행 방법
① 『근사한 우리가족』 그림책을 읽는다.
② 가족별로 서로의 캐릭터(식물 동물, 사물 가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각자 정한다.
③ 비빔밥 재료를 활용하여 서로의 캐릭터를 그려주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그린다.
④ 서로의 캐릭터를 소개하거나 우수작을 선정하여 인터뷰를 한다.
 
 
마무리하며
다 같이 도서관으로 돌아와 살짝 어둡고 정숙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 영상을 하나 보여 준다. ‘책 숲 랜드’에서 활용한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삼성인 공감영상·어버이날 편] 엄마, 난 어떤 딸이야?’라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을 감상한 후에는 포스트잇을 배부하고, ‘나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포스트잇에 쓰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익명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어떤 존재인지를 읽어 주면서 활동을 마무리했다.
가족 독서캠프 후 달라진 점은, 평소 도서관에 오지 않았던 학생들의 도서관에 놀러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한 가족 독서캠프에 참여했던 학부모님들이 학교도서관에 관심을 갖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다. 물론 학부모 독서동아리와 독서 서포터즈 활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하셨다. 더불어 ‘독서캠프 T/F 팀’으로 활동한 학생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추억이 생겼다. 이 학생들은 1학기 내내 함께 고민하고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아무 보상도 없이 점심시간을 반납할 때가 많았다. 대신 고생하는 T/F팀이 요청하는 것이 있으면, 최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시간 속에서 친구가 없던 학생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또 학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큰일을 이루어냈다는 자신감 붙은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감사한 행사였다.
학교마다 상황과 예산의 규모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학교의 상황에 맞게 개별 프로그램을 변용하여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중학교의 경우에는 가족 독서캠프 테마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중학생 특성상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혹은 학생은 참여하고 싶으나, 부모님의 사정으로 참가에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학생의 경우에는 참여 가족의 양해를 구하고 일일가족으로 구성하여 참여했다.
다양한 학생들의 참여와 도서관 이미지 제고, 독서 흥미 유발, 그 안에서의 소통과 배움, 사랑의 나눔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것 또한 학교도서관의 역할이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가고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독서프로그램들이 많이 운영되어 학교도서관이 성장과 배움이 있는 즐거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독서불금 캠페인
염광미
화성 효행초 사서교사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저녁이 되면 사람들은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자유롭게 밤을 지새우고 싶어 한다. 다음 날은 늦잠을 자도 용서되는 토요일이니까. 이런 생활 패턴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불금’이라는 말이 일상용어가 된 지 오래다.
초등학생들에게 ‘불금’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대부분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어서 금요일 저녁부터 뭘 하면서 보내는지도 물었다.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늦게까지 게임을 하거나 SNS에 접속한다고 답했다. 그 시간에 일주일 동안 학교와 학원에 다니느라 읽지 못하고 미뤄둔 책을 읽는 풍경은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금요일 밤, 아이들이 게임 대신 행복한 표정으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금요일 책 읽기 과제를 내주면 당장의 실적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독서를 멀리하는 결과를 낳을 것 같았다. 고심하던 끝에 올해부터 ‘독서불금’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독서불금’은 ‘책을 읽으면서 금요일 밤을 불태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독서불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대출카드를 가져오지 않아도 책을 빌려준다. 이것은 대출카드를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나, 잃어버려도 재발급 신청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또 교내 메신저로 독서불금 캠페인을 알리고 담임교사에게 아이들의 대출 지도를 요청한다. 덕분에 일주일 중 금요일에 도서 대출량이 가장 많고, 반 전체가 함께 와서 책을 빌리는 아름다운 장면도 종종 연출된다. 교직원들에게는 금요일마다 따로 책 한 권씩을 추천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누군가는 꼭 와서 좋은 책을 권해 주어서 고맙다며 빌려간다.
캠페인은 강제성이 없기에 책을 읽는 아이들이나 교직원들의 수가 급격히 늘지 않는다. 한 주에 학생 열 명, 교사 한 명만 독서의 세계로 이끌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냥 ‘불금’이라는 말보다 ‘독서불금’이라는 말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은근슬쩍 자리 잡고, 금요일이면 집중적으로 책 읽는 습관이 이슬비에 옷 젖듯 배어 들기를 바란다.
 
 
<독서불금 캠페인 진행법>
1. 이용지도 시‘ 독서불금’ 캠페인 알리기
2. 게시판에‘ 독서불금’ 포스터 붙이기
3. 도서실 소식지에‘ 독서불금’ 홍보하기
4. 매주 금요일에 대출증이 없어도 책 빌려 주기
5. 매주 금요일 교내 메신저로 독서불금 캠페인 안내하기
6. 추천도서 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준비해 놓기
7. 재미있는 책 골라 주고 찾아 주기
8. 오는 학생 칭찬해 주기
 
 
 
 
 
나도 서평가
박은하
서울사대부초 사서교사
우리 학교에서는 학년별, 주제별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 학생들이 학년에 맞는 권장도서 목록 중 정해진 권수의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에 정리하여 사서교사와 담임교사에게 확인을 받는 독서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편독하지 않고 6년 동안 꾸준히 독서 생활을 유지하게 하지만, 학생들이 권장도서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단점도 따른다. 그래서 학생들이 권장도서 목록의 책 이외에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이 활동을 시작했다.
이 활동은 항상 자발적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있는 책으로 서평카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사서교사가 확인하여 잘 쓴 것을 추려 도서관에 전시한다. 각 학생이 서평카드 3개를 전시하게 될 때마다, 그 학생에게 학교 마크가 찍힌 마그네틱 책갈피를 선물한다. 이 선물을 받고 싶은 학생들은 도서관에 와서 열심히 책을 읽고 서평카드를 작성하여 제출한다. 그 덕분인지 고학년 학생의 도서관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제출하는 서평카드는 첨삭 지도를 하여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수정하여 다시 써 오게 한다.자꾸 돌려주면 학생들이 포기할까 살짝 걱정됐지만, 학생들이 끝까지 다시 써서 제출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물론 저학년은 하기 힘든 활동이기는 하지만 독서를 즐겨하거나 잘하는 고학년 학생에게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뿐 아니라 교사가 추천하는 도서 코너도 만들어서 교사가 제출한 서평카드를 도서관에 전시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교사가 서평을 쓴 도서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곤 한다.
 
 
 
 
 
몸으로 읽는 독서, 문학기행 떠나기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을 함께 읽다
정현이 부산 동신초 사서교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초등학교 3, 4학년 교사와 학생은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목적은 학생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독서 태도를 함양하며 나아가 학생이 평생 독자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며,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나는 아이들이 ‘아미동 비석마을’이라는 한 페이지를 문학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읽기를 바랐다. 몸으로 읽고,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 다니며 하는 독서’이다. 문학기행은 책을 읽고, 책 내용의 배경이 되는 곳이나 등장인물과 관계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기행’을 ‘몸으로 읽는 독서’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문학기행’을 ‘하나의 독서’라고 본다면 ‘본것을 읽는 힘’을 기르기 위한 독서 준비, 독서 후 활동도 문학기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독서 활동이다. 그동안 진행했던 ‘몸으로 읽는 독서’ 문학기행 이야기를 국어 교과서의 독서 단원처럼 독서 준비, 독서 중, 독서 후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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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몸으로 읽는 독서 준비
계획 세우기
- 책 선정
- 문학기행 장소 선정(예: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 장소와 관련된 자료 수집(예: 비석마을을 소재로 한 책, 신문기사, 영상 자료 등)
- 문학기행 대상, 일시, 일정(코스), 소요 시간, 교통편, 준비물 등
- 함께 책 읽기1: 『아미동 아이들』(박현숙)
- 함께 책 읽기2: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이영아)
교사가 준비해야 할 것들
3년 전 『아미동 아이들』로 학부모와 독서토론을 하면서 아미동 비석마을 문학기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2016년 여름 부산 초등 사서교사들과 현장 답사를 했다. 그때 아미동 비석마을의 지역 해설사를 섭외하고 일정을 포함한 문학기행 코스를 정했다.
함께 읽을 책과 장소를 정한 뒤 나에게 남은 화두는 ‘아미동 비석마을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였다. 아는 만큼 보이고, 교육의 질은 교사의 자질과 능력에 달려있다고 했으니 그만큼 교사인 내가 알아야 할 것과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마침 몸으로 읽는 독서를 준비한 첫해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학교도서관분과에서 ‘작가와 슬로리딩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박현숙 작가를 만났다. 다음 해에는 김보영 선생님이 계신 전포초등학교에서 ‘작가와 함께하는 행복한 경험, 그림책 작가 이영아 선생님 만남 시간’라는 주제로 이영아 작가를 만났다. 두 분을 만나 『아미동 아이들』, 『할아버지 집에 귀신이 산다』의 탄생 과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학생이 준비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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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동 비석마을’ 문학기행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는 독서활동을 생각했다. 문학기행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독서교육 활동으로 ‘독서골든벨’, ‘독서퀴즈’, ‘작가와의 만남’이 학교 교육과정에 계획되어 있었다. 9월은 『아미동 아이들』을 읽은 6학년을 대상으로 ‘독서골든벨’을 하고, 10월에 는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서퀴즈’를 했다.

예전에는 고학년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5, 6학년에 2015 개정 교육과정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도입된다. 국어(독서 단원) 시간을 이용해서 한 권의 책을 천천히, 깊이 함께 읽고 문학기행 또는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준비 단계 tip!
‘몸’으로 읽는 독서’를 위한 준비 단계에서 교사가 작가를 직접 만날 것을 추천한다. 나는 작가에게 몸으로 읽는 독서의 목표가 무엇인지, 몸으로 읽는 독서 후 작가와의 만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몸으로 읽는 독서를 하면서 아이들과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작가에게 알렸다. 박현숙 작가는 아미동 비석마을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곳, 이야기 속 특정 장소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 주었다. 또한 몸으로 읽는 독서를 할 때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을 곳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9월 독서행사로 진행한‘ 독서골든벨’ 최후의 1인 문제를 메일로 보내주기도 했다.
 
 
둘째, 몸으로 읽는 독서 중 단계
지역 해설사에게 들은 아미동 비석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마을 자체가 1950년∼1960년대 우리 부산의 가슴 아픈 역사였다. 몸으로 읽는 독서를 하기 전에 아이들은 아미동 비석마을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아미동 비석마을이 일본식 무덤 위에 지어진 집으로 이루어진 마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으로 읽는 독서를 한 뒤 아이들은 그곳에 담긴 아픈 역사를 알게 되었고, 자기 조상들의 무덤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본인 후손들의 안타까운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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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동 비석마을에 가면 우리나라 최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갤러리에서는 그의 유품과 함께 『아미동 아이들』의 배경이 되었던 1950년∼1960년대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을 보면 동화 속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은 정말 그 시절 사람들이 저렇게 살았었냐고 물었다. 책 속 장면이 상상되는 곳에서 몸으로 읽는 독서를 제대로 만끽했다.
독서 중 단계의 tip!
몸으로 읽는 독서 중에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활동 거리를 주는 것도 좋다. 이동 중(특히 장거리 이동시 버스 안) 간단한 퀴즈 풀기를 해서 아이들이 몸으로 읽는 독서를 하기 전부터 지루해 하거나 힘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 작품 속에 나왔던 장소 찾기는 몸으로 읽는 독서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활동이다.
 
 
 
셋째, 몸으로 읽는 독서 후 단계
작가와의 대화하기
우리는 작품을 읽고 독서활동(독서골든벨, 독서퀴즈)을 했다. 그리고 아미동 비석마을을 다녀왔다. 몸으로 읽는 독서 준비 단계와 몸으로 읽는 독서 중 단계를 거치며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이런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기 위해 독서 후 활동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했다. 같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 동화와 그림책으로 글을 쓰신 두 분을 만났다. 작품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품의 배경이 된 아미동 비석마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작가와의 만남을 참가하는 아이들과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질문지로 작성했다. 작가를 만나 자신의 질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들을 때 아이들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작가와의 만남으로 계획했던 예정 시간은 2시간이었는데 부족했다. 작가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아이들은 자기 이름과 덕담이 담긴 사인을 받아 들고 사진을 찍으며 기뻐했다.
 
독서 후 단계의 tip!
문학기행을 다녀온 후, 다음 일정으로 반드시 작가와의 만남을 계획할 필요는 없다. 몸으로 읽는 독서 준비 단계나 독서 중 단계에서 진행해도 아이들은 독서를 위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을 언제하든 몸으로 읽는 독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독서 활동을 마무리하며
책을 읽고, 배경이 된 아미동 비석마을로 문학기행을 갈 예정이라는 것을 알렸을 때 아이들은 기대 가득한 설렘의 눈빛을 내게 보냈다.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아이들은 스스로 다시 책을 읽겠다고 했다. 문학기행을 또 가고 싶다는 아이들도 많았다. 다음 문학기행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권의 책’과 함께 ‘몸으로 읽는 독서’가 계획되고 운영된다면 더 좋은 수업, 더 감성적인 독서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몸으로 읽는 독서가 아이들이 평생 독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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