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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활동(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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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3-27 17:54 조회 5,41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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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 책쓰기 활동
김숙영
부천 상미초 사서교사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한 방법이 모두에게 반드시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다만, 나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1학기: 쓰고 싶은 걸 찾기
1학기에는 일단 쓰고 싶은 이야기를 찾기 위해 원래 독서동아리에서 했던 방식대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림책도 읽고, 동화도 읽고, 시도 읽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운동장 벤치에 나가 책 이야기를 나눴고 주말에는 지역도서관에서 하는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가들은 어떻게 책 쓸 소재를 찾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이름을 떠올리며 사건을 전개시키는지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궁금하거나 걱정되는 것들을 직접 물어보며 글쓰기 팁을 얻었다.
1학기 동안 동아리 활동의 말미에 무엇을 쓰고 싶은지 그동안 찾은 소재에 대해 아이들이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다른 친구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게 목적이 아니므로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방학 전: 결정의 시간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에는 2학기에 진행할 책쓰기 활동의 준비 시간을 가졌다. 1학기 동안 자신이 고민했던 것을 바탕으로 읽을 대상, 이야기 주제, 장르 등을 정하며 어떻게 이야기를 써 나갈지 기본적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처음 하는 활동이고 실제로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어서 너무 꼼꼼하게 작성하기보다 마인드맵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내고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수준으로 진행했다. 작성한 마인드맵은 여러 색깔의 펜으로 중요한 것들을 구분 지으며 7월 한 달간 내용을 계속 수정하고 추가하기를 반복했다. 각자가 만든 마인드맵을 친구들에게 돌아가며 소개하고, 그 내용을 듣고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서로 질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인드맵의 내용이 달라졌다. 각자의 글에 넣으면 좋을소재나 아이디어가 오갔다.
시작이 반이기에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2학기에 쓸 이야기의 첫 부분을 써오도록 과제를 내주었다. 부감 갖지 않도록 많이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해 주었다. 대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내가 쓰려고 하는 이야기와 관련된 책을 찾아 다양하게 읽어 오도록 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은 잘 메모해서 글쓰기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각자 이야기 수첩(혹은 노트)을 만들어 사용했다. 저작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참고문헌 작성 방법도 안내해 주었다.
 
2학기: 본격적으로 글쓰기 시작!
2학기의 동아리 시간에는 1주일 동안 각자 써 온 글을 돌려서 읽고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메모해서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글쓰기는 자신을 위한 것이므로 조금이라도 괴롭다면 당장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원해서 하는 활동임을 인식하게 했다.
글을 쓸 때는 손글씨든 컴퓨터든 각자 편한 방식을 택하도록 했다. 다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이 글쓰기 중간 중간 백업해 두도록 했다.
글쓰기가 시작되면 담당교사는 스케줄표를 만들어 현재 작업한 양과 앞으로 진행될 분량을 점검하는 게 좋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사실 확인 방법이나 최신 자료, 또는 공공도서관 상호대차 안내와 같은 도움을 줘야 한다.
특히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현재 잘한 것들을 충분히 격려하고, 글과 관련하여 가진 고민들을 나눌 수 있도록 하여 서로에게 의지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얻도록 했다.
TIP 처음부터 긴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면 학기 초부터 매주 또는 매달 시를 한 편씩 써서 시집으로 묶어도 좋다. 이렇게 할 경우, 학년별로 국어 교과에서 시 감상 및 시 짓기를 하고 각자 가장 좋은 시를 하나씩 골라 학년별 또는 학년군별로 시집을 만들 수도 있다. 대량으로 출간하기 때문에 업체에 전화로 문의하면 예산도 3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8부 능선을 넘어서: 퇴고!
아이들 글이 1차로 완성되면 처음 보는 글인 것처럼 다시 서로의 글을 점검해 주도록 했다. 글이 책으로 완성되면 고치고 싶어도 고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을 자극했다. 동아리 안에서의 고쳐쓰기가 끝나면 또래 친구와 가족이나 선생님과 같은 어른들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하도록 했다. 확실한 도움을 받기 위해 읽은 사람에게 이야기의 전체적인 평과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그 과정에서 틈틈이 다시 각자의 글을 소리 내어 천천히 읽으며 고쳤다. 마지막은 담당교사가 확인한다.
퇴고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삽화 그리기도 시작했다. 삽화는 한 컷씩 A4 종이에 큼직하게 그리고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도록 했다. 색연필로 칠하고 테두리는 검정 네임펜으로 한 번 더 칠해 또렷해 보이도록 했다. 그림은 스캔해 어디에 넣을지 위치를 고민해 보고 컬러 프린트로 글과 잘 어울리는지 최종 확인했다. 삽화를 그리는 데 생각 이상으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서 삽화를 줄이거나 아예 넣지 않기로 계획을 변경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또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막상 글과 같이 배치했더니 오히려 군더더기 같아서 아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과감하게 빼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쓴 글에는 직접 그린 그림이 들어갔을 때 글이 더 환하게 살아서 그림 실력에 상관없이 삽화 그리기에도 도전하길 권하고 싶다. 글쓰기를 시작하며 저작권 문제를 거의 매주 언급하며 가급적 인터넷에 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그대로 퍼오는 것은 하지 않도록 안내했기에 무작정 남의 글을 베끼거나 예쁜 그림을 퍼오는 일은 없었다. 퇴고는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동아리 시간 외에 방과 후, 토요일까지 이어져 실제로는 한 달 이상이 걸렸다. 나도 아이들도 가장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었지만 퇴고라는 고비를 잘 넘겨야 더 멋진 책이 완성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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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계: 출판!
출판은 주문형 출판서비스(부크크)를 이용했다. 해당 출판사의 양식에 맞춰 글과 그림을 배치하고 아이들과 의논하여 제목과 부서명을 정했다. 지은이는 동아리 단체명으로 표기됐기에 삽화를 그린 친구들은 그린 이에 별도로 이름을 넣어 주었다. 표지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직접 찍은 사진을 활용할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책날개가 있는 책을 원해 표지 디자인을 따로 구입했다. 무료 표지도 여러 가지 제공되므로 예산이 부족하다면 그중 하나를 골라 이용해도 좋다.
서문은 담당교사가 직접 적어도 좋고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분에게 부탁해서 넣어도 좋다. 책날개와 뒤표지에 실을 책과 저자 소개 문구를 함께 고민해 쓰면 책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실감을 느끼게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저자 후기를 짧게나마 적어 싣기도 했다.
글을 싣는 순서는 아이들에게 맡겼다. 아이들은 공정을 위해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고 글의 내용과 형식을 고려하여나름의 순서를 정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공지사항이나 책 만들기 팁을 참고하면 폰트나 자간, 그림 배치 등을 통해 좀 더 책다운 책을 완성할 수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ISBN을 부여해 진짜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으로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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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하고 아쉬운 마음을 담아, 출판기념회
출판사에 책을 의뢰하고 나면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출판기념회 활동을 준비한다.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누구를 초대할지를 아이들 스스로 정하게 했다. 출판기념회 프로그램 또한 온전히 아이들에게 맡겼다. 담당교사가 직접 하면 더 빠르고 쉽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얻는 것이 적다. 조금 더디더라도 물러서서 아이들끼리 의견을 조율하며 진행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출판기념회를 알리는 포스터를 만들어 각 층마다 붙이고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을 위한 대본을 쓰고 필요한 소품들을 만들었다. 행사 당일에 아이들은 서로 돌아가며 수줍게 자기소개를 하고 자기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낭독하고 글쓰기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며 작가로서의 시간을 누렸다.
예산이 허락한다면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소장할 책 한 권과 누군가에게 선물할 책 한두 권쯤 나눠주면 좋겠다. 물론 도서관에도 2∼3권 비치하고 교무실이나 교장실에도 한 권씩 선물로 드려 아이들의 활동이 홍보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참고로 우리 교장선생님께서는 책을 펴낸 아이들의 가정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축하인사를 해 주셨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전화를 받은 부모님들이 무척 좋아하셨다고 했다. 적어도 아이가 책을 펴냈다는 사실은 담임선생님께라도 꼭 알렸으면 싶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청소년 책쓰기
책쓰기 동아리 ‘중딩 작가들’ 좌충우돌 활동기
박소영 서울 신월중 사서
 
 
책쓰기 활동을 시작하게 된 세 가지 이유
“네 인생을 주도하라. 네 인생의 열매는 네가 맺은 것이라야 그 맛이 황홀하다.” 배유안 작가의 『스프링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이러한 모습을 확인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청소년 인문 책쓰기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먼저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자신을 살펴보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색깔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것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 말이다. 이러한 시간이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맺은 열매의 황홀한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책쓰기 활동은 개인적으로나 팀 전체적으로 다양한 문제 상황들과 마주하게 만들어 주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제 선정부터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까지 작가는 많은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하고, 과정 속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 그리고 마침내 출판된 책을 보면서 스스로 맺은 열매의 황홀한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공모사업(양천구 청소년 인문 책쓰기)에서 지
원하는 내용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책쓰기 활동 지원, 더 나아가 출판 후 연합 출판기념회 지원, 5개 지역 공공도서관 자료등록 및 대출 서비스 지원은 거부할 수 없는 큰 매력이었다. 특히 학교도서관에서 작가를 꿈꾸며 관련 도서를 빌려가는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말이다.
 
 
계획 세우기: 책쓰기 활동 준비 태세 갖추기
누구에게나 첫 시작은 두렵고 어렵다. 이를 조금이나마 완화하는 방법은 지난 사례를 통한 배움이 아닐까? 책쓰기 활동 시작을 앞두고 참고하여 도움이 되었던 도서 목록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와 학생 특성에 맞게 책쓰기 활동을 기획하면 분명 한결 가볍고 즐겁게 학생들과 책쓰기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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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중 책쓰기 동아리인 ‘중딩 작가들’ 활동의 큰 방향은 학생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고유색을 찾는 것이었다.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손잡고 극복하여,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온전히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학생들의 현재 색깔을 찾아 담아낼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경험에서 비롯되는 작은 성공과 실패는, 결과에 상관없이 배움을 얻는 좋은 원천’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전제로 최대한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경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활동을 계획했다.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노력이 더 필요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책쓰기 활동 10단계
1단계 책쓰기 동아리 회원 모집과 선발
7월 초부터 홍보물 부착과 국어 선생님의 추천을 통해 동아리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특히 1학년 담당 국어 선생님께 학생들 중 글쓰기에 관심과 흥미가 있거나, 작가를 꿈꾸는 학생에게 책쓰기 활동 권유를 해주십사 요청 드렸다. 그 후에는 신청 학생들과 학교도서관에서 개별로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내용은 한 가지였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들이 발생하더라도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서로 도우며 책을 출판할 수 있는지 말이다. 그렇게 해보겠노라고 강한 의지를 표현한 학생 15명과 책쓰기 활동을 시작했다.

2단계 주제 선정부터 미니 출판 계획 발표회까지
2단계는 여름방학 방과 후 수업을 활용하여 진행했다. 이때 다룬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오리엔테이션
첫 만남에서는 ‘앞으로의 활동 소개’를 간략하게 하고, 서로 소개하며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OHP필름을 이용해 짝꿍 얼굴 그리며 인터뷰하기’를 진행했다. 모든 학생의 소개가 끝난 후에는 활동에 필요한 역할들을 안내했다. 그 후, 학생들이 희망하는 역할(출판·기획팀, 편집·디자인팀)을 각자 선택하여 팀을 구성하고, 동아리 이름을 만들었다.
② 책쓰기의 방향을 찾아서
‘중딩 작가들’은 여러 명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완성된 출판물의 통일성을 위해서 일관된 방향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과 ‘인문학’이란 ‘자신을 살피는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각 작품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을 주제로 선정하기로 방향을 결정했다. 또한 ‘책 출판’의 일련의 과정을 소개하고, 동아리 활동과 연계하여 더 추가하거나 수정했으면 좋을 활동을 함께 논의하여 결정했다.
③ 무엇을 쓸까?(글쓰기 연습과 주제 선정)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부담이 안 되는 선에서 흥미 있는 소재로 진행하면 효과적이다. 방법은 1분, 3분, 5분 동안 한 단어에 대해 쉬지 않고 글쓰기, 주어진 단어를 넣어서 글쓰기 활동을 활용했다. 학생들이 방법을 익힌 후에는 요일별로 단어를 하나 카페에 올려 댓글로 올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동시에 ‘자신 들여다보기’를 통한 주제 탐색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나의 뇌구조그리기’, ‘아리랑 인생 곡선 그리기’, ‘나만의 알깨기’ 활동을 활용했다.
 
④ 책쓰기도 롤 모델이 필요해!(길잡이 책 찾기 - 학생 저자 책 읽기 및 책방 탐방)
학생들이 책쓰기 활동의 감을 잡도록 돕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학생들이 펴낸 책을 함께 읽어 보는 것이다. 다음은 ‘중딩 작가들’이 함께 읽은 학생 저자 책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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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및 연남동 일대 책방 탐방도 했다.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한 출판물을 접하면서, 좀 더 말랑말랑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도였다. 애초에는 사슴책방(그림책), 사이에(여행서적), 라이너노트(음악서적), 헬로인디북스(독립출판물), 짐프리(독립출판물) 등의 책방을 탐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날씨와 활동 일정상 짐프리와 대형 서점, 마포평생학습관을 방문하여 활동을 했다. 혹시 방문 계획이 있다면 책방별로 문 여는 시간을 꼭 확인하여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네서점지도(www.bookshopmap.com)’를 참고하여 활동을 계획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⑤ 스토리보드 작성 및 미니 출판 계획 발표회
주제 탐색과 길잡이 책을 통한 작품의 구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주제와 글의 종류 선정, 팀 집필과 개인 집필 선택을 하여 전체적인 구성을 확인했다. 그 후에는 글의 종류별로 다른 양식을 활용하여 스토리보드 작성을 진행했다. 스토리보드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미니 출판 계획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서로의 작품 계획을 듣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3단계 초고 쓰기
출판 계획 발표회가 끝난 후 자료를 탐색하며 초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또한 2학기부터는 학생 자율 동아리로 등록하여 활동하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도서관에서 자율적으로 활동을 진행했다. 활동 중 심화된 글쓰기 지도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요청이 있었다. 이는 국어 선생님의 협력을 통해 방과 후 개설해 듣도록 연계해 주었다. 초고를 쓸 때는 너무 두꺼운 책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분량으로 배분했다. 또한 작성 전 샘플 북 분석을 통해 자간, 장평, 글자 크기, 여백, 쪽수 위치, 판형등을 논의하여 초고 작성 양식을 공유했다. ‘북셀프(www.bookself.co.kr)’의 ‘공지사항’을 살펴보면 판형별 표지/내지 레이아웃, 디자인된 무료 표지 등을 제공하니 이를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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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고쳐쓰기 - 수정지옥
초고가 완성된 후에는 학생들이 ‘수정지옥’이라고 표현한 고쳐쓰기를 시작했다. 먼저 동아리 회원들끼리 카페를 통한 1차 피드백, 출력본을 통한 2차 피드백, 국어 선생님들께 요청을 드려 받은 3차 피드백을 진행하여 초고를 수정했다. 어느 정도 고쳐쓰기가 완성된 후에는 저자의 이름을 삭제하여 출력한 후, 각자 자신의 작품이 아닌 것을 맡았다. 그리고 주변 어른 2명, 친구 3명에게 피드백 받아 저자에게 전해 주는 피드백도 진행했다. 또한 자유학기제 직업 체험과 연계하여 희망자에 한하여 출판사 ‘후마니타스’ 편집장님께 직접 피드백을 받은 학생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인 학생의 취향과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했다. 이는 작가의 절대적 권한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완성도가 떨어질지언정 피드백 내용 중에서 학생들이 수용할 수 있는 내용만 반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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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 출판 협의 회의,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
초고 완성 후, 고쳐쓰기를 진행하면서 ‘출판 협의 회의’도 이루어졌다. 이때는 표지 디자인, 본문 인쇄시 컬러 여부 결정, 분량(총 페이지) 확인 등의 활동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1권당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견적을 내어 부수를 결정했다.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확인하고 싶다면, 오른쪽의 사이트에서 자동 견적 서비스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예산이 부족하여 이에 대한 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자신의 통장을 기증하겠다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그 과정에서 “독립출판할 때도 이런 문제가 있는데, 보통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 받기도 한다더라.”라는 한마디에 아이들의 ‘크라우드 펀딩’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었다. 정말 ‘무서운 중딩’이라는 말을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 학생이 펀딩 담당을 맡으면서, 펀딩T/F팀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텀블벅(https://tumblbug.com/)’을 통해서 크라우드 펀딩 활동이 시작되었다. 학생들 스스로 펀드 홍보글을 쓰고, 서로 피드백하여 수정하고, 후원자 선물도 정하고, 사이트에서 거듭되는 몇 번의 수정 요청을 처리하며 펀딩이 시작되었다. 물론 나의 불손한 의도는 ‘실패하면, 양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였고, ‘새로운 도전과 시도는 좋으니, 일단 지켜보자!’였다. 그리고 마감을 하루 남기고 모금액이 모이지 않아 설득의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 없는 천사’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프로젝트는 성공했고, 아이들은 황홀한 열매의 맛을 보게 되었다.
 
6단계 제목과 표지 디자인, 목차 및 저자 소개와 서문 쓰기
제목과 표지 디자인 회의는 학생들의 놀라운 재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각자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좁히고 보태어 수정하는 방법으로 회의는 진행되었다. 이 책이 ‘열네 살 학생들이 신월중학교에서 책쓰기를 한 결과물’이므로 제목은 ‘신중한 열네 살’로 채택되었다. 표지 디자인은 “우리 학교 남녀 교복을 앞뒤 표지로 하자!”라는 의견으로 수렴되었다. 그리고 포토샵에 재능이 있는 한 학생이 자원하여 뚝딱 만들었고, 그 학생이 작업하기 어려운 교복 무늬는 또 다른 학생이 작업을 보태 완성시켰다. 단지 학생들이 무언가를 할 장만 마련했을 뿐인데, 나의 능력보다 더 훌륭한 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후 순차적으로 출판 기획팀은 목차 배치, 저자 소개, 서문 쓰기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7단계 인디자인 수업을 통한 편집
학생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의 장을 마련해 주고자 편집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을 배워볼 의향이 있는지 물어 봤다. 그리고 학생들도 배우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를 위해 텀블벅 대표님께 부탁을 드렸다. 대표님께서 흔쾌히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셨고, 학교에서 방과 후 3시간씩 2회에 걸쳐 기초적인 인디자인 강좌가 진행되었다. 시간 제약으로 표지와 날개 디자인하는 방법, 글과 그림을 배치할 수 있는 정도로 이론과 실기 수업을 병행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능숙하고 훌륭하게 다뤄냈다. 잘 모르는 학생들은 편집팀 친구들에게 배우며, 각자의 원고를 디자인해서 카페에 올렸다.
 
8단계 편집팀의 최종 작업
모든 원고가 올라온 후에, 편집팀은 인터넷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교정교열을 진행했다. 또한 ‘카피킬러’ 사이트를 이용하여 ‘표절 검사’도 진행했다. 문제가 있는 원고는 작가와 개별 면담을 통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종 수정된 파일을 하나의 파일로 합치고, 글씨체와 양식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했다. 최종적으로 이미지 넣는 작업을 진행하여 인쇄 원고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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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단계 출판기념회 준비
원고를 인쇄소에 맡긴 이후에는 학생들이 자진하여 방과 후 학원을 보충으로 돌리면서까지 출판기념회 준비에 집중했다. 학생들은 각자의 흥미에 따라 활동 및 작품 소개판을 제작하고, 크라우드 펀딩 후원자 선물도 손수 만들었다. 출판기념회 초대장도 직접 제작하여 연락을 드리는 등 분주하게 활동했다.
 
 
10단계 출판기념회
출판기념회는 ‘양천 청소년 인문 책쓰기’ 사업에 공모한 4개 학교가 연합으로 양천 갈산도서관 강당에서 6시에 진행했다. 학생들은 전시물 게시, 크라우드 펀딩 후원자 선물과 소소한 이벤트 준비, 최종 리허설을 진행했고, 동선도 정했다. 출판기념회는 학생 저자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들을 모시고 그동안 정성들여 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라 서로에게 만족감이 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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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활동을 마치며
학교도서관이 1인 도서관이기에 사서가 책쓰기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 활동을 고민하게 되는 것은 마약 같은 책쓰기 활동의 매력인 것 같다. 올해 책쓰기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다며, ‘출판 편집장’의 꿈을 품게 된 학생이 생겼다. 또한 “책이 막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작가들의 엄청난 고생 끝의 결실임을 알게 되었다.”라며 책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학생들도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 웹툰을 그렸는데, 다음에는 꼭 깊이 있는 글을 써보고 싶어요.”라며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뜬 학생도 나타났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지도하지 않아도 편집시 유의점, 효율적인 운영 방법 등을 스스로 터득하여 내년을 계획하는 성장한 학생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학생들의 출판 발표를 들으면서 “우리 애가 언제 이렇게 자랐대요?”라는 감격 어린 아버지의 목소리에 깊은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되었다.
나는 초기에 방향을 잡아준 것 이외에 기획자와 조력자의 역할만 담당했다. 학생들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단지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경험의 장을 마련해 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잡고 같은 위치에서 같이 고민해 주는 것으로 우리의 역할은 충분하다. 나머지는 오롯이 성장할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둔 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잊지 못할 소중한 감동의 순간들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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