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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람책·사람도서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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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11-01 10:14 조회 7,53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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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사람 사는 이야기
 
서우림 횡성 현천고 2학년
 
사람책 리스트 쓰기
우리 학교에는 꿈너머꿈이라는 자신의 꿈을 찾는 시간이 있다. 수요일을 통째로 자신의 꿈을 찾는 시간으로 활용하는데 나는 죽기 전까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 주며 살고 싶은 꿈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나의 꿈을 잘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선생님께 사람들을 만나 보고 싶다고 했고 그
러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그것을 엮어 사람책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면서 대화도 하고 그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배우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에 쏙 드는 활동이었다.
먼저 만나고 싶은 사람 리스트를 적어 보았다. 경찰, 남고생, 아이가 있는 사람(부모), 유치원생, PC방 사장님, 공부하는 사람 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소하게 듣고 싶었다. 리스트를 적긴 적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직업 인터뷰를 하는 거라면 그 일을 하는 곳에 여쭤보고 인터뷰를 하면 되는데,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유명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도 아니니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계시는 우리 마을 부녀 회장님을 뵈러 가기로 했다.
첫 번째 사람책은 마을 부녀 회장님
학교 선생님께 부녀회장님의 번호를 여쭤 보고 그날 저녁 바로 전화를 드렸다. 이 활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인터뷰 허락은 해 주실지 걱정하며 전화를 드렸지만 예상 외로 설명 드리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부녀회장님께서는 정확히 무엇을 인터뷰하는 것인지 물어 보시더니 다음주 수요일 아침에 집으로 오라고 하셨다. 처음 하는 전화여서 조금 횡설수설하기도 했는데 부녀회장님께서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다행이었다. 부녀회장님을 만나러 가는 날 비가 왔다. 부녀회장님 댁에 갔더니 부녀회장님께서 먹을 것도 챙겨 주시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여쭤본 질문들은 많이 오글거리기도 하고 단답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으셨을 텐데, 정성껏 대답해 주셨
다. 부녀회장님께서는 자신이 평범하게 살아서 인터뷰하는 게 재미없을 거라고 하셨지만 나는 새로운 것들을 얻어 가서 좋았다. 오히려 이런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실감나고 재미있었다.
부녀회장님께서는 아직도 꿈을 갖고 살아가시고 남을 도와주는 일을 좋아하셨다. 나도 어른이 되어서도 꿈을 갖고 살며 열심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남을 도우면서 산다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부녀회장님께서는 남을 도와주었을 때가 행복하시고 뿌듯하다고 하셔서 멋있으셨다. 약 1시
간 반 동안 인터뷰를 하고 학교로 돌아와 정리를 했다. 인터뷰한 것을 노트에다가 다시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활동 일지에다가 적으며 다음에는 더 잘하려고 이번 인터뷰에서 반성할 점도 적고 보안해야 할 점도 적어 보았다. 이렇게 첫 번째 만남을 마무리했다. 처음이어서 아쉬운 것도 있고 실수한 것도 있지만 시작은 했으니 두 번째는 더 잘할 수 있
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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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람책 그리고…
두 번째는 원주에 청년들이 만드는 시장에서 카페를 하시는 분을 뵈러 가기로 했다. 카페에 전화를 걸었고, 번호를 전해 받기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사장님과 연결이 되었다. 바로 연결이 된 게 아니어서 많이 떨리고 걱정이 되었다. 두 번째 사람책을 만나는 장소를 정하고 시간을 정하는 것도 한 번에 되지 않아서 걱정되었지만 결국은 성공했다. 지금까지 인터뷰 요청을 하며 드린 전화 중에 제일 오래 전화를 해서, 전화를 끊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긴장이 많이 됐었다. 아직 약속한 날이 멀었지만 만남이 기다려지고 재미있을 것 같다. 비록 한 번뿐인 만남이었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사람들과전화도 잘 못하고 낯을 많이 가린다.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내가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앞으로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서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다양해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에 불편함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읽기의 변주
위즈돔@마이스쿨 그리고 사람책 프로젝트
 
임가희 부산 대천리중 사서교사
 
사람책을 읽어 보았다
지난 겨울, 교육청에서 주관한 독서교육 연수는 첫날부터 마음에 들었다. 책 쓰기에 대한 강의부터, 개인적으로 읽은 책의 저자이자 선배 선생님과의 수업까지, 현장 연수를 한 번쯤 듣는 게 좋다는 생각을 지지해 주었다. 특히 마지막 날 있을 사람책(휴먼라이브러리)과 현장체험연수를 가장 기대하고 있었다.
사람책으로 소개된 분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뿐이었다. 작가, 여행가, 위즈돔 부산 대표, 시인 등등. 어떻게 골라야 하나 막연하기도 했지만, 사실 책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표지나 목차 정도만 훑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끌리는 대로 선택해서 위즈돔 부산의 대표와 몽골여행가를 읽게 되었다. 다른 기사에서 사람책을 한 명이 대출해서 보는 방
법도 봤지만, 내가 경험했던 방법은 여섯 명이 한 명의 책을 ‘단체 대출(?)’해서 보는 방법이었다.
살아 있는 책을 읽는 방법은 간단했다. 여섯 명이 사람책과 함께 둘러앉아 테이블토크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간단한 목차와 함께 책의 소개를 듣고, 독자가 궁금한 내용들을 위주로 사람책을 읽을 수 있었다. 매우 친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독자는 작가가 쓴 책을 일방적으로 읽는 데 비해, 사람책은 독자와 소통하면서 책이 쓰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가와의 만남이라 할 수도 없었다.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는 게 아니라, 지금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런 게 사람책의 매력이구나, 생각이 들자 학교에서도 해 보고 싶었다! 다행히위즈돔에서는 학생들이 사람책을 경험할 수 있는 ‘위즈돔@마이스쿨’ 프로그램이 있었다.
아이들에게도 먹힐까? 연수는 받은 즉시 시행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된다. 연간 독서교육 운영계획을 세우면서 사람책을 넣을 곳을 찾기 시작했다. 저자와의 만남과는 별도로 독서의 계절인 가을 중에 사람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예산을 먼저 정하면서 본격적인 계획에 돌입했다. 하지만 내가 느꼈던 재밌고, 새로운 사람책의 경험이 아이들에게도 먹힐까? 하고 계속 고민했다. 아이들은 좀 더 재밌고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데, 나는 정적인 것도 좋아한다. 사람책은 처음 해 보는 시도인데다, 내가 좋았다고 아이들도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일단 해 보자는 심정으로 날짜를 정했다. 사실 사람책 프로그램의 결과를 아직 모른다. 이 책이 나오고 난 다음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처음 해 보는 일은 언제나 걱정이지만 나는 이것이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책 자체의 취지나 내용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면 충분히 좋을 거라고 믿으니, 횟수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조금 더 욕심내기
사람책의 매력으로 ‘실제로 책을 출판하지 않아도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아이들이 사람책이 되면 어떨까? 아이들도 나름 인생의 경험이 있고, 독자가 되는 아이들과 같은 연령층이니 어쩌면 더 공감하기 좋을지 모른다.
‘사람책(feat. 중학생)’으로 좀 더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내가 사람책이 되어 보라고 시도해 볼 수 있는 아이들은 당연히 도서부이다. 나름 3년째 함께하고 있는 3학년들을 사람책으로 키워봐야겠다는 욕심을 냈다.
도서부와 함께 매주 목요일 방과 후에 목요 독서모임을 가지고 있다. 모임에서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책을 한 권 선정해서 후배들 앞에서 사람책이 되어 보는 것이 처음 계획이었다. 3학년들에게 내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 딱히 반응이 좋진 않았다. 아마 사람책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걱정이 들지만, 직접 사람책을 만나
서 경험해 보고, 연습하고 훈련하면 가능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1학기가 지나면서, 3학년 아이들이 목요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도서부니까, 평소 자기가 읽던 책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넘겼다.
책 쓰기 프로젝트와 사람책
그러던 차에, 2학기에 도서관 활용수업을 어떻게 계획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작년 2학년과 올해의 2학년 분위기가 달라서,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좀 더 활동적인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독서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책의 내용을 재구성하는 뮤지컬을 준비해서 학교 축제 때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책을 읽는 독자가 아니라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저자가 되는 ‘책 쓰기’에 도전해 보려 한다.
그러다 문득, 이걸 사람책과 연결시키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쓰기 연수에서 학생 저자와의 만남을 하면 좋다고들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학교 도서부 3학년이 책을 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학년 때 책 쓰기 동아리를 하면서, 소소하지만 작은 책을 내봤다. 정식 출판은 아니지만 그 경험을 살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마음에 드는 책을 추천하는 형식의 사람책보다는 자신이 직접 쓴 내용으로 목차를 잡고 사람책을 진행한다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람책(feat.중학생)’은 3학년 기말고사가 끝난 뒤 진행할 계획이다. 변경된 계획을 3학년에게 말하니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다만 시험이 다 끝난 다음에 한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진 것도 같다. 어쨌거나 연습할 시간도 생기니, 나도 마음이 한결 편하다. 막상 10월 말이 되면 슬슬 또 마음이 급해지겠지만 말이다.

사람책과 사람책(feat.중학생)
우선 사람책의 경우, 위즈돔@마이스쿨 홈페이지(www.wisdo.me/myschool)에 들어가서 신청만 하면 된다. 위즈돔@마이스쿨에서는 주로 직업인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날짜와 프로그램 내용, 원하는 직업인 등을 적어서 신청하면 된다. 해당 지역에 초청 가능한 직업인 목록이 있어서 선정하기 한결 편리하다. 사람책 섭외를 위해 한 달 정도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위즈돔@마이스쿨에서 30명, 50명 정도 규모의 강의도 진행하지만 이것을 사람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직업 강연일 뿐이다. 사람책을 진행하려면 사람책 한 명에 독자 열 명 내외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나는 사람책 세 명을 초청하기로 했다. 강의료는 사람책 한 사람당 지급되는데, 적은 액수는 아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이 금액으로 더 많은 학생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하셔서 혹했지만, 사람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인원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세 명의 사람책에 대한 안내를 담아 전교생에게 신청서를 배부할 계획이다. 수업을 받는 1, 2학년에 게는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3학년의 경우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주고자 한다. 도서부는 두 번째 사람책을 위해 모두 참여한다. 신청서에 읽고 싶은 사람책을 고르고 질문을 3가지를 쓰게 한 다음 질문 내용을 바탕 삼아 사람책 한 명당 12명 정도
수업을 진행할 생각이다.
금요일 7교시, 시청각실에서 간이 의자를 둘러 테이블토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람책을 다 함께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책이 준비해 온 목차와 함께 신청서에 쓴 질문을 토대로 사람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리라 기대한다.
또한 2학년 독서수업 중에 3학년 도서부 6명을 초청하려고 한다. 도서부 6명과 함께 미리 준비해서 목차도 만들 예정이다. 목차를 안내해서 2학년 학생들을 잘 나눠 사람책을 진행할 것이다. 24명 내외가 한 반이므로 사람책 한 명에 네 명 정도로 구성되니,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사람책이 한 쪽에 몰리지 않도록 안내를 잘 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독서교육의 변주
사실 다양한 독서교육을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잘하고 있는 것이다. 사서교사가 없는 많은 학교에서 독서교육은 또 하나의 업무로 신경 써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을 추천하고, 읽도록 권유하고, 읽은 후에 다양한 활동들을 하도록 노력하는 모든 선생님들의 노력에 괜시리 감사하다.
함께 노력하는 입장에서 독서교육의 또다른 변주를 이야기해 보고 싶다. 책의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에 더해, 책을 직접 쓰는 책 쓰기,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람책 등이다. 거창하거나 완성되지 않더라도 소소하게나마 저자의 기분을 느껴 보고,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쓰기를 토대로 학생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 저자로서 독자들 앞에서 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사람책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꼭 책을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신의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책 프로그램은 충분히 가능하다. 자신이 읽어 왔던 책을 추천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 학생의 경험을 들려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여행, 친구와의 문제 해결, 가족과의 의사 소통법, 취미생활의 공유, 성적 향상의 비법, 반려동물과 지내는 법 등 학생들의 경험은 사람책의 내용으로 충분하다.
처음 사람책을 체험하고 난 뒤 나도 사람책이 되보고 싶고, 다른 사람책도 직접 가서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경험들을 먼저 했다면 이번에 사람책을 진행하는 데 좀 더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제자들을 사람책으로 먼저 출판시켜 봐야겠다.
 
 
 
여러분께 사람책을
빌려드립니다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 휴먼라이브러리
 
이영화 이진아기념도서관 차장
 
마음을 건네는 사람들
대부분의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에서는 한국십진분류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 역시 한국십진분류법을 적용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지만 총류부터 역사까지 10개의 주제 분야를 고루 이용하는 이용자는 많지 않다. 어린이,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편독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지만 각 분야의 책을 고루 읽기는 실제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책 도서관,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책을 만나 보기를 권한다.
2015년에 ‘마음을 건네는 사람들’을 주제로 학교도서관과 함께하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했다. 청소년에게 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고 주변에도 관심을 갖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단순히 직업군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에 그친다면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 고민했다. 그래서 사람책의 경험을 통해 사람책이 느낀 보람과 어려움을 공유함으로써 청소년에게 다양한 직업을 소개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주변에도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했다.
청소년이 가까이 할 수 있는 사람책
그래서 11명의 사람책은 각각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고, 자신의 직업군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로 선정했다. 커뮤니티 마을 만들기, 도시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정석 교수님, 『반쪽이』, 『가을을 만났어요』의 작가이며, 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동화작가 양성과정을 강의하고 있는 이미애 동화작가 등을 만났다.
사람책을 선정하고, 이들과 함께하는 휴먼라이브러리에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내 학교도서관에 공문을 발송하고, 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도 휴먼라이브러리에 참가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기존 강연회가 진행자와 청중의 관계였다면 이제 책과 독자의 관계가 되어 책의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되었다. 당초, 유명인이
아니어서, 연예인이 아니어서 청소년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대출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고 사람책과 대출자가 만나기 시작하면서 이런 우려가 사라졌다. 사람책이 가진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관심을 갖고 질
문하고 공유하면서 독자와 사람책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휴먼라이브러리를 마치고 나면 사람책을 빌린 독자들의 만족도가 높게나타난다. 좋은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독자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할까?
‘ 사람책 도서관’, 그리고
독자 한 명 한 명이 받은 감동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종이책이 주는 가치를 넘어 사람책을 만나는 감동은 분명 색다르고 의미있는 일이다. 이를 준비한 내게도 그 감동이 오기 때문이다.
2016년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의 휴먼라이브러리는 마을로 관심을 돌렸다. 영어로 된 휴먼라이브러리를 우리말인 ‘사람책 도서관’으로 바꿔 부르고, 도서관과 가까운 서대문구의 대표 재래시장인 영천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맛있기로 소문난 맛나팥죽 사장님의 이야기, 영천시장에서 처음 수족관을 연 영천수족관 사장님의
이야기, 떡집 사장님, 떡볶이집 사장님, 분식집 사장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의 경험을 함께 나눴다.
학교도서관과 함께하는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을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저자들과 함께하는 콘셉트, 자신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배와 함께하는 콘셉트 등 도서관과 선생님, 학생들이 모두 공감하는 방향으로의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을 고민 중이다. 당초 휴먼라이브러리의 운영 취지를 살려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공감과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종이책의 가치를 넘어 사람책이 주는 감동까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참고하세요,
노원휴먼라이브러리
프로그램들
 
정상훈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사서
 
노원휴먼라이브러리에는 휴먼북 열람과 이와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이 있다. 683명에 달하는 휴먼북을 만나는 방법은 일대일로 만나는 수시 열람, 일대 다수로 만나는 오늘의 휴먼북(찾아가는 휴먼라이브러리), 연 2회 관내 중·고등학생 500~600명이 참석하는 휴먼북과의 대화, 강연 방식을 가미한 휴먼북초대석, 사회적 편견 극복을 위한 인권휴먼라이
브러리, 상담 방식의 가족소통상담실, 노년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가는 세대공감인생이야기 학교, 마을휴먼북, 고수를 찾아라 등이 있다.
 
휴먼북 열람 방법
휴먼북 열람이란 사람을 책처럼 빌려서 주어진 시간의 대화(50분)를 통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열람자가 원할 때 신청하여 휴먼북을 만나는 것을 수시열람이라고 한다.
 
2016-11-01 10;09;43.PNG
 
학교에서 진행해 보세요
가족휴먼라이브러리
부모와 아이들은 서로를 잘 안
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는 경우가 많다. 휴
먼북과 독자 사이에는 경어를 쓰게 한다. 휴먼북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0분(어렸을 때,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된 이야기 등), 독자가 질문한 이야기 30분(엄마
와 아빠가 만나게 된 계기, 자녀를 낳게 되었을 때의 느
낌 등)을 이야기 나누면 된다. 날 때부터 부모가 아
니라, 삶의 여정을 통해 부모가 됨을 알려 주는 시
간이다.
청소년휴먼라이브러리
학생들이 모여서 휴먼북을 선
정하고, 섭외하고, 독자를 모집해 진행하는 휴먼라
이브러리. 노원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인근 지역 3
개 고교 학생 20여 명을 모집해 청소년휴먼라이브
러리학교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이
조를(4~5명) 구성했고, 각 조는 조원마다 휴먼북 섭
외, 홍보물 제작, 독자 모집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모집한 휴먼북 대부분은 학생들의 부모나 학교 선
생님이었지만, 일부는 학교 선배나 사촌 형제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휴먼라이브
러리 동아리를 만드는 것도 좋다.
마을휴먼북
이웃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미장원 할
머니, 제과점 할아버지, 구두수선공, 슈퍼마켓 주인
등의 삶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웃에 대한 인
터뷰와 기록을 통해 삶의 소중함, 경청의 태도 등
을 익힐 수 있다. 프로그램 진행 전 인터뷰 예절과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대상자 섭외 시에는
지도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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