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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 사서·사서교사의 고유업무?!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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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9-26 16:31 조회 14,76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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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결코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필요합니다


오덕성 서울영상고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에서 사서 또한 사서교사로 근무한 지 벌써 8년이 되어 간다. 사서교사로 근무하면서 사서교사의 직무를 분석해 보았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진흥법과 동법시행령에 따라 ①학교도서관 운영의 계획과 수립 ②자료의 수집, 정리, 이용 및 예산 편성 등 학교도서관 운영에 관한 업무 ③독서지도 및 학교도서관 이용방법 등에 관한 교육과 안내 ④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교사의 교수학습지원 업무와 독서문화진흥법과 동법시행령에 따라 ①독서교육과 ②독서문화진흥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영재교육법과 동법시행령에 따라 영재와 영재학교 등에서 ①영재교육기관에서 활용하는 교수·학습자료 수집 및 관리 ②영재교육 담당교원에 관한 자료의 수집 및 관리 ③영재교육 관련 연구·지식·정보 공유체제 구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다. 추가적으로, 평생교육법과 동법시행령에 따른 지역사회 봉사를 수행함은 물론 초중등교육법과 동법시행령에 따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는 물론 특수학교에서도 다양한 사서교사만의 특수화된 업무를 수행한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사서교사는 법에 명시된 업무 이외에도 인성 함양과 정서 조절 교육, 토요 프로그램, 방학 중 프로그램, 학생동아리 운영, 교과서 업무, 창의적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교육 전문가로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독서행사 및 독서대회, 동아리 운영, 장서활용교육, 매체교육, 정보활용교육과 정보리터러시교육 등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특화되고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이제는 단순한 독서교육 업무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개방, 학부모 독서회, 교사 독서회 및 학생 독서회 운영과 지역사회에 대한 참고정보 봉사와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도협에서 정리한 2015년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직무를 도표화하여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사서교사직무.JPG
 


사서교사의 직무는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기대가 커져감에 따라 더욱 구조화되고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사서교사와 함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교육 주체는 아직도 변화된 학교도서관의 업무에 대한 사서교사의 주장과 소리에 깊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실례로, 사서교사의 행정업무 수행 중에서 ‘교과서계’의 경우는 아직도 많은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경우 교과서가 책이니까 사서교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형적인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상황으로 보인다. 교과서는 외형적으로 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도서관에 필수적으로 소장할 장서는 아니다. 만약 교과서가 학교도서관에서 장서로서 필요하다면 제공할 코너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제 누구나 교과서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학교도서관에 교과서를 보관해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필요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사서교사의 논리와 입장일 뿐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학생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별 학교의 교육 주체들은 학교도서관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은 경험이 적거나 없다. 그래서 여전히 도서를 대출하고 반납하는 업무만을 사서교사의 중요한 업무로 인식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학교도서관의 대출·반납 건수가 학교도서관 업무평가의 중요한 지표이기도 했다. 현재 사서교사의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모습은 아마도 물 위의 한가로이 헤엄을 치고 있는 오리들일 것이다. 누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오리가 편안하게 물 위에 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사서교사는 그저 학교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리가 물 위에 뜨기 위해 치열하게 발을 구르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서교사들이 감당해야 할 일들은 늘어났지만, 한 번 오리로 보면 계속 오리처럼 볼 뿐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그렇기 때문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21세기 정보화, 평생학습 사회로 발전해 나갈수록 사서교사의 업무는 지속적으로 늘고,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때 사서교사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그렇기 때문에’ 사서교사 본연의 업무 이외에는 더 이상 업무를 추가할 수 없다고 당연히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와 지속적으로 함께해야 하는 다른 교육 주체들의 인식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시각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립학교에서 계속 근무를 같이 해야 하는 경우, 미련해 보이는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 교과서 업무가 기피 업무라면, 투쟁하여 쟁취하는 투사의 모습도 필요하겠지만, 희생하고 배려하고 나누는 자세를 갖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지난 7년간 교과서계를 담당해온 경험을 근거로 판단해 보건대 쉬운 길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우리 사서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다른 교육 주체들의 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배려와 용기를 가질 때 더 큰 기회와 선물을 기대할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나의 고유 업무


이현애  횡성 현천고 사서교사


교사의 고유 업무란 무엇일까? 각자 자기 교과에 맞는 수업을 하는 것―국어 교사는 국어 수업을, 수학 교사는 수학 수업을 하는 것처럼―을 빼고 고유 업무라는 것이 있을까? 어차피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업무 분장을 통해 가지게 되는 업무는 그 교사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 말 그대로 학교 업무를 나누어 가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를 갖는 업무일 뿐이다. 그런데 사서교사가 고유 업무라는 이름으로 업무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아마도 비교과 교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업을 하는 사서교사도 있지만 그 수업이라는 것이 학교 별로 굉장히 큰 편차를 보이고 있어서 교과 교사의 수업처럼 ‘난 수업을 하는 교사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교과 교사와 비슷한 수업 시수를 부여 받아 지도안을 짜 가면서 몇 차시 수업을 나눠 가며 수업을 하는 교사도 있다. 수업이라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서 그 어떤 표준안도 갖기 어려워 보인다.


“학교도서관의 기능과 운영 유형에 대해 말해 보시오”
이번 글을 쓰려고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임용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과 예상 문제를 만들고 그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었다. 그 예상 문제 중 하나였던 “학교도서관의 기능과 학교도서관의 운영 유형에 대해 말해 보시오.” 이 질문에서 사서교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답을 풀어 가보려고 한다. “학교도서관의 본질적인 기능은 학교 교육과정 실현에 기여함으로써 학교 교육 목표 달성을 완성하는 것이므로 학교도서관이 학교 교육과정에 어느 정도 참여하는가에 따라 독자적 운영, 협조적 운영, 연합 운영 등의 3가지 형태로 크게 운영
형태를 나눌 수 있다.”(송기호, 『학교도서관 운영의 실제』, 한국도서관협회, pp.37~40)
여기서 말했던 운영 형태를 자세히 알아보면 사서교사의 고유 업무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자신은 어떤 사서교사로 어떻게 학교도서관의 기능과 목적에 부합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적 유형은 학교도서관이 학교 교육 목표나 교육과정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형태이다. 학교도서관이 교사나 학생에게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교육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함으로써 학교도서관의 존재 의의나 필요성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라고 하면서 단순하고 즉흥적으로 대출 반납이 이루어지는 형태를 그 예로 들어 설명한다. “협조적 운영은 학교도서관이 학교 교육 과정과 일치되는 자료나 교사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비치하고 제공함으로써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하고, 이용자의 요청과 상관없이 능동적인 봉사가 이루어지는 형태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교육과정에 부합되는 자료의 수집과 제공, 적극적인 봉사이다. “연합 유형은 학교도서관과 교육과정 운영이 일치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교육과정의 전 과정을 함께하며 장기적으로 교육과정이 발전 계획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금 대부분 학교도서관의 자료 구성은 학교 교육과정에 맞추어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분류법은 십진분류법을 많이 따르고 있지만 각자 학교의 교육과정에 맞추어 자유학기제 혹은 자유학년제에 필요한 도서, 진로 진학에 필요한 도서, 각 교과의 수행평가 시에 많이 활용되는 도서 등으로 별치 서가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용자가 그냥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서비스도 다양하게 구상하고 활용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일명 ‘책 바구니’를 많이 활용하여 이용자에게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교과 교사와 수업을 함께 기획하기도 하고 참여하기도 하고 때로는 독자적으로 적극적 수업을 만들어 가기도 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서관

정말 운이 좋게도 지금 근무하는 학교가 신설학교라서 책 한 권도 없는 도서관에 책을 한 권 한 권 꽂아 넣는 일부터 교육과정 설계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게 되었다. 이미 학교 설계가 끝나서 공간 구성은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사서교사라서 할 수 있는, 하고 싶던 많은 부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학교의 교육 과정을 모든 교사가 참여하여 만들고 있기에 교육 과정 설계 때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수업을 개설할 수 있다. 그래서 작년에 맡게 된 수업이 ‘인문학’이라는 수업이었고, 1학기에는 ‘인문학’과 ‘생활과 인성’이라는 수업을 맡아 아이들과 함께 ‘명상 걷기’도 주당 2시간씩 했다. 그리고 이번 2학기에는 두 가지 수업을 다 폐강하고 ‘삶과 독서’, ‘흙 공예’를 특성화 교과로 개설하려고 한다. 이외에 창체 동아리와 ‘꿈 너머 꿈: 진로탐색인턴십’ 수업을 맡고 있다. 수업 이외의 업무는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을 맡고 있으며, 문예, 교과서, 학교 신문 발간 업무를 맡고 있다. 학교가 작고 교사 수가 적다 보니 이전 큰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차례가 오지도 않던 업무들까지 맡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부장 보직은 떠넘겨 받았지만, 업무들은 모두 내가 하고자 해서 맡은 것이지, 떠넘겨져서 맡은 것은 없다. 예전 큰 학교에서 오히려 교육과정 업무를 맡아서 많이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30학급이 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하필이면 교육과정 개정을 하고자 하는 교감 선생님이 부임하시고, 교직 생활도 초보 시절이었을 때 그 업무를 맡게 되어 혼자 속 끓이며, 때로는 눈물도 흘리며 힘들게 했던 어두운 기억이 있다.

기본적인 학교도서관 업무 외의 업무들을 고를 때 가장 1순위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인지,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부분은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문예와 학교 신문 만들기가 쓰기와 읽기를 좋아하는 나의 성향과 맞아 떨어지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업무지만 업무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자율동아리 활동처럼 할 수 있어서 좋다. 교과서 업무는 학교 교육과정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다. 교과서 업무 중 일부가 행정실로 이관되어 선정 작업만 하면 되는데 이 선정 과정을 통해 교과서별 주요 내용과 서술 방법, 각 교과의 전개 과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업무를 통해 ‘학교 교육과정 실현에 기여함으로써 학교 교육 목표 달성’을 하는데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

사서교사로서의 고유 업무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것만을 해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고유 업무를 누가 침범한다면 당당히 내 권리를 주장해야 하지만 그 업무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나의 교육 철학과는 맞지 않는다.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 나의 업무가 되어야 나의 삶이 행복해진다. 그렇기에 내가 가장 잘하는 읽기를 바탕으로 되도록 서평이라도 꼭 읽은 책으로 도서관 자료 구성을 하고자 하고 있으며,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상황에 맞는 책을 권해 주고 눈높이를 맞춰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읽기와 쓰기를 들숨과 날숨에 비유하며, 행복한 읽기와 치유의 글쓰기를 함께하고 있다. 수업을 통해 책을 만나고, 책을 통해 수업을 함께한다.

사서교사의 고유 업무가 정확히 정해져 있고, 그것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글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서교사, 교사로서의 삶을 어떻게 살면서 행복한 삶을 꾸리는지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길 기대한다.                                    



사서교사가 학생들과 당당히 만날 수 있도록


서영빈  서울 해성여고 사서교사


사서교사이기에 책을 볼 수 없는 아이러니

“어! 선생님 학교에서 책 읽으시는 거 처음 봐요.” 작년에 졸업한 도서부 학생이 내게 한 말이다. 신규 반입된 도서를 검수하다가 마침 자율 독서 모임을 하는 한 팀의 활동에 딱 맞는 자료를 찾아 쉬는 시간이 된 줄 모르고 읽고 있었던 것이다. 거의 매일 도서관을 찾던 단골 아이에게 이런 말을 듣자니, 선생님은 대단한 속독가라서 1시간에 10권도 읽는다고 웃음으로 넘겼지만 왠지 돌아서며 코끝이 찡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숨어서 책을 보고 있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교과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며 교과서를 연구하듯, 사서교사는 책과 각종 정보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하지만 바삐 돌아가는 학교도서관의 운영 시간에 진득하니 책을 살필 시간을 내긴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서를 하는 사서교사의 모습을 보고, 한가해서 좋을 거다 여기는 일부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매주 쏟아지는 책 관련 팟캐스트를 출·퇴근길에 챙겨 듣고, 책 관련 TV 프로그램들을 다시보기로 챙겨본다. 연속간행물은 아침 일찍 출근해 표제 위주로 훑어보며 최근의 이슈에 대해 감을 잡는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집으로 챙겨 들고 가 훑어보듯 빠르게 내용을 파악한다. 셔터가 내려간 뒤 더 바빠지는 은행처럼 책과 자료를 향한 사서교사의 정보 수집은 도서관 운영 시간이 끝난 후 도서관 안팎에서 이뤄진다. 책을 읽는 것은 사서교사에겐 교과교사의 교재 연구와 같다. 이용자가 자주 찾는 책, 이슈가 된 책, 스테디셀러, 학교도서관이니만큼 교과 연계가 가능한 책 등을 살핀다. 살핀 책들은 이용자의 요구 수준과 목적에 맞춰 적절히 연결한다. 이러한 자료 연구는 업무 시간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일과 가운데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독서를 사서교사의 업무로 바라봐 주는 구성원의 이해가 필요하다.

요즘 학생들은 수행평가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오군란, 젠트리피케이션, 미생물 연료전지’와 같은 구체적 주제어로 자료에 접근한다. 그러나 DLS를 활용해 자료를 검색하면 원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 자료를 살필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우선은 DLS에 교과 관련 주제어가 검색될 수 있도록 검색어 입력에 공을 들이고 싶다. 또한 교과 주제어 색인표를 만들어 신규 도서를 면밀히 검수하며 각 도서에 숨은 교과 주제어를 부여하고 싶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교과 연계 도서 목록을 만들어 신규 도서가 반입될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교과 연계에 힘을 쏟고자 하는 까닭은,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며 교육과정에 입각한 학생의 정보 요구를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사서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엔 외부의 시각도 많이 변했고 사서교사 스스로 당당히 업무의 한 축으로서 자료 검토를 실천하는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일과 중 이뤄지는 사서교사의 독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서교사도 학교도서관과 가끔은 이별해야 한다

학교에서 1인 이하로 이루어진 보직은 소수 과목 교사, 혹은 비교과 교사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서교사 또한 학교당 1명이 근무한다. 그런데 다른 보직에 비해 유달리 사서교사의 근무 행태는 학교마다 천태만상이다. 우리 지역만 해도 학교에서 버스로 서너 정거장 정도 떨어진 가까운 이웃 학교들의 사서교사들과 이야기 해 보면 주력 독서 프로그램, 근무 시간, 행정 업무의 추가 유무, 방학 중 근무 유무, 정규 수업 시수 유무, 교원 평가 기준 등을 시시콜콜 따져 보면 대부분이 다르다. 물론 여기엔 두 가지 맹점이 있다. 첫째, 학교 교육과정의 특성과 구성원의 요구사항 등 환경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서교사의 근무 형태를 구축해야 함이 옳다. 둘째, 사서교사가 특별히 전문성을 확보한 분야가 있음으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을 투영한 학교도서관 운영과 독서 프로그램 조성, 정보 서비스의 제공에 따른 차이는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지역 사회 특수성을 끌어안기 위한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의 근무 형태의 차이로, 후자의 경우는 동일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주제 전문 사서 간 업무의 차이 정도의 간극이길 희망한다. 하지만 사서교사의 경우, 100개의 학교가 있다면 100가지 환경에서 100명의 사서교사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방학 중 근무 행태의 경우를 나열해 보면 방학 중에도 정상 근무를 하는 사서교사, 학생들 보충수업 기간에만 근무하는 사서교사, 보충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출근하는 사서교사, 오전 시간에만 단축 근무를 하는 사서교사, 특정 요일에만 근무를 하는 사서교사, 독서 프로그램 운영일에만 출근하는 사서교사, 대체 인력을 활용한 후 총체적 관리를 위해 간헐적으로 출근하는 사서교사, 방학을 온전히 자기 연찬 및 연수로 활용하는 사서교사 등이 있다. 주로 사서교사에게는 방학 중 근무 형태에 대한 결정권이 없고, 학교 사정에 의해 갑자기 주어지거나 변경되는 경우가 빈번해 많은 사서교사들이 힘들어 한다. 하지만 사서교사의 방학 중 근무 형태를 일반화할 수 없기에 문제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한편 최근에는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함께 근무하는 타 교사들과의 다른 출·퇴근 시간을 사서교사에게 적용하는 학교도 있다. 주로 정규 수업 시간 이후의 도서관 운영 시간 확보를 위함이다. 학교도서관의 시계는 학생들의 정규 수업 시간에 맞춰 있어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다른 하루의 시작과 끝도 구성원 간 협력과 소통의 수월성 측면에서 의문이 든다. 또한 다른 시간을 적용하는 근무 형태의 불똥은 때론 엉뚱한 곳으로 튀기도 하는데, 교원 평가가 그러하다. 업무 형태의 차이점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 기준은 다른 항목에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특히 사서교사의 다른 근무 시간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교문 지도, 중식 지도, 자율학습 감독 등의 횟수를 평가에 반영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사서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협력과 상생을 지양해야 할 구성원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한다. 슬픈 일이다.

거대한 학교도서관을 사서교사 혼자 머리에 이고, 좌우로 발을 놀리며 어렵게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 만화처럼 떠오른다. 학교에서 구성원 간 합의에 의해 목표로 삼은 학교도서관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방학 중에도 늘 열려 있어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학교도서관’이거나 ‘정규 수업 시간 종료 후에도 늦게까지 개관하는 학교도서관’이라는 지금 상황에서는 다소 이루어지기 힘든 이상적인 모습라면,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서교사 1인의 근무 형태를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 이루는 것이라면, 이는 학교공동체의 노력보다는 개인의 희생에 의한 반쪽짜리 목표 달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The quality of educa-tion cannot go beyond the quality of teacher.)”라고 했다. 학생들과 만나기 위해서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이란 시간적·공간적 한계가 존재하는 곳에 묶여 있을 수 없다. 세상엔 지식과 정보로 변해야 할 데이터가 산재해 있고, 학생들의 요구와 관심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모든 교사가 그러하듯 사서교사 또한 학생들과 학교 밖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방학을 앞두면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래도 조금은 여유가 생기는 방학 동안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유의미한 장소를 답사하고, 다양한 자료를 접하고, 경험의 폭을 확충하여 한 학기 동안 학생들에게 쏟아내어 비어 버린 머리와 가슴에 쓸어 담아야 한다. 이는 학교도서관에서 만나는 학생들과의 참고정보 서비스 시 예상 주제에 대한 포석이 되며, 정보 요구 구체화의 단초가 된다고 믿고 있다. 사서교사가 학생들과 당당히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학기 중이든 방학 중이든 간에 그에 대한 정당성을 함께 인정하고 수긍하는 학교 문화를 꿈꾼다.




사서교사! 잘 지내고 계신가요?

교사, 학생들과 책으로 동고동락하는 아름다운 삶을 누리고 싶다


이명은  송곡관광고 사서교사


  “선생님! 학교 오기가 싫어요. 친구들하고 사이가 벌어져서요.”
  “선생님! 집 형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공부할 마음이 안 생기네요.”
  “선생님! 얘들이 시험 보는 과목 아니라고 수업에 집중하질 않네요.”
  “선생님! 아이들이 이기적이에요. 담임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학부생 시절, 전공 교수님께 사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듣고, 관계 지향적이고 남을 돕고자 하는 성향이 높은 나야말로 사서로서 제격이라 자부했다. 학교 현장에 와서도 이용자와 높은 친밀도를 적극적으로 유지하며 지금까지 왔다. 그런데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15년차인 나는 때로 상담교사인지, 사서교사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때가 있다. 이용자와의 만남에서 항상 책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책을 권유해 주고 싶을 때가 많지만, 그때그때 처리해야 할 공문이나 문서 처리, 즉시적 참고봉사에 대한 답변, 도서관 활용수업, 협력수업, 수행평가 지원, 도서관 행사 등으로 이용자와 책을 매개로 한 꾸준한 관계를 이어가고 성장을 돕는 것을 뒤로 미룰 때가 다반사다. 그럼 도서관의 일상적인 일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간소화하면 당장 일반 교사 및 학생들과 책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사서교사가 책을 통해 이용자를 면밀히 돕는 일을 뒤로 미루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업적 소명을 가지고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책을 많이 접할 수 있고 책이 모이는 공간에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서교사는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여건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책을 정리하는 데 애를 쓰다 보니 정작 사서교사 자신이 책을 읽는 데 힘쓰기는 어렵다. 또 교과교사들은 수업이 없는 시간 동안 공적 업무뿐만 아니라 교과 연구를 하는 것이 조직 내외적으로 당연히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사서교사의 근무 중 책 읽기를 사서교사 자신부터 당연한 업무로 여기고 있는지 짚어 볼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눅 들고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소수자로서 사서교사가 조직 내에서 당당하게 다수 앞에 서기가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의 특성과 이용자의 상황에 맞는 책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경로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도서관에 오는 각종 출판사 서평지, 신간도서 안내지, 각 도서 연구 단체들에서 발행하는 도서 정보지들을 통해 이용자를 위한 책들을 탐색할 수는 있으나 출판사들이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들을 대상으로 주제별 도서 소개, 출판 의도, 이용자층에 대한 안내 등 정기적인 자리를 마련하진 않는다. 종종 나는 개인적으로 출판사에 전화해 책을 출판한 의도나 이용자층 등에 대해 물어볼 때도 많다. 사서교사를 대상으로 한 출판사와 도서 연구 단체들과의 긴밀한 소통이 현재 부재한 상태라고 여겨진다.

사서교사가 일반교사와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며 돕는 자로 역할을 하려면 이들에 대한 끝임 없는 관심과 애정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 사서교사로서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함께하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정보만큼이나 이용자들이 처한 고민이 무엇인지 분석한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신입교사, 중년교사, 퇴직준비 교사, 평교사, 부장교사, 관리자, 담임교사, 비담임교사, 과목별 교사의 고민, 도서관에서 도와주었던 사례 등을 선배 사서교사들에게 듣고 배우고 현장에서 이용자 경험을 서로 나누는 정기적인 공부 모임이 좋은 자리가 될 듯하다.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 교사들의 모임을 통해 일반 교사들과 소통하는 노력도 사서교사만의 틀을 벗어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생들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위해 심리, 발육 단계에 대한 공부도 절실하다. 똑같은 아이라 할지라도 교실에서 수업 중 아이들의 모습과 특별실에서 개인 성향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사서교사에 대한 공격이나 무례함으로 받아들일 때가 많았다. 또래 아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 관심사 등에 대해 면밀히 공부할 필요성을 이제야 느낀다.

나는 학교도서관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사서교사이고 싶다.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사서교사가 교사로서 책을 통해 학생들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일반 교사들과 책으로 동고동락하며 교직생활의 보람과 성취를 누리는 삶을 산다면, 분명 30년 교직생활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필요할 때 도서관으로 달려가려면


변춘희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배움의 시작과 지속, 도서관이 일상이 되는 것부터 미셀 파이퍼가 나온 영화 <위험한 아이들>은 학교도서관에 관한 특별한 인상을 남긴 영화다. 교사들마다 혀를 내두르고 일찌감치 포기한 특수반 담임을 맡은 루엔은 사회와 교육 모두에 마음이 닫혀 있는, 학교생활에 아예 관심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친다. 물론 학생들은 시에 관심이 없다. 루엔은 해병대에서 익힌 격투기 솜씨까지 발휘하여 학생들을 달래고 딜런 토마스의 시를 소개하며 ‘딜런-딜런 콘테스트’를 제안한다. 우승팀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제안하자 그제야 학생들이 관심을 보인다. 학생들은 콘테스트를 준비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 바로 학교도서관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딜런 토마스의 시집을 찾아 읽으며 투덜투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아예 공부와 담을 쌓은 것 같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아가는 장면은 아주 강렬했다. 무언가 필요할 때 도서관을 찾아가면 된다는 걸 나름 모범적으로 학교를 다닌 나는 모르고, 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서 나는 학교도서관을 뻔질나게 다니면서도 학교도서관을 그저 읽고 싶은 책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 정도로 이해했다. 공공도서관은 차를 타고 가야 하니 멀었고, 학교도서관은 집 앞에 있으니 가까웠던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잠시 미국계 국제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이곳은 교과서가 없었다. 교과서 없이 수업을 하려니 모든 책이 교과서일 수밖에 없고 아이들은 자주 도서관에서 수업을 했다. 이런 학교를 다닌 학생이라면 그가 지금 공부에 관심이 있건 없건 딜런에 관한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으로 달려가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사서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우리처럼 도서관을 찾아 가는 일이 ‘공부하러 도서관을 좀 다녀본 사람’들이나 ‘책 좀 읽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배움에 있어 도서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은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게 하는 것이다. 교과서 속 지식을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필요한 새로운 지식을 구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배움이 필요한 시대에 스스로 배움을 계속할 수 있는 도서관은 중요하다. 마을마다 도서관이 있어도 학교라는 교육기관에 도서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도서관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도서관이 집과 가까이 있어도 안 가게 마련이어서 학교에서 도서관 이용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책 읽기가 취미인 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이 배움의 과정에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학교도서관 사서·사서교사의 고유 업무는 여기에서 출발하면 좋겠다.


‘학교’에 있는 도서관으로서 충실한 역할을 위해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자료를 모아서 보관하고, 자료에 대한 상담을 하고 지식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사서가 하기에 사서를 전문가라고 한다. 그런데 학교도서관은 처음부터 전문가를 두고서 운영을 시작하지 못했다. 교과교사들이 도서관 담당이라는 역할을 맡아서 시작했고, 학부모 자원 활동가들이 도서 대출·반납을 맡는 경우도 많았다. 도서관 담당자는 단지 대출을 기록하고 책을 반납 받는 역할이면 충분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도서관의 기본인 자료를 모으는 일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학교도서관의 경우는, 수집 자료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도서관에는 교과서를 대신하고 보충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은 학교도서관만의 특성을 간과하고 공공도서관처럼 책에 관한 전문성에 집중해 왔다.
학교도서관 담당자의 업무는 도서관에 이미 있는 수천수만 권의 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도서관 자료를 이해해야 교육과정에 필요한 자료를 보충하고 추천할 수 있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책과 자료에 대한 전문성을 갖기 위해 책과 자료를 살피는 데 시간을 충분히 보내야 한다. 그런데 학교도서관 사서·사서교사들은 이런 기본 업무를 할 시간이 없다. 우선 대출·반납과 도서 정리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대출·반납을 위해서는 상시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교도서관 인력은 한 명이라서 자리를 비우기가 어렵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점심시간에 도서관 문을 열려면 점심시간을 피해서 식사를 해야 한다. 심지어 연수를 받으려고 해도 도서관 문을 닫아야 하거나 다른 교사 혹은 학부모 자원활동가에게 어렵게 부탁을 해야 겨우 도서관을 비울 수 있다. 월차를 내는 건 비정규직 사서의 경우 엄두도 내기 어렵다고들 한다.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와 사서, 적어도 둘 이상의 사람이 필요하다. 당장 인력 마련이 어렵다면 도서관 담당교사가 사서와 협력하여 일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제안해 볼 만하다. 물론 이미 협력 관계가 잘 이뤄지는 학교도 있지만, 비정규직 사서인 경우가 많고 이럴 경우 다른 교직원들과 업무를 협력하기가 어렵다. 학교 안에서 사서·사서교사의 업무가 전문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책, 좋은 책을 비치하기 위해 갖춰야 할 전문성

수서의 전문성을 갖는 것도 도서관 사서·사서교사의 고유 업무다. 대부분 수서를 하기 위해 도서관의 책을 살펴보거나 직접 서점을 방문하는 일은 업무시간 외의 일이라고 여긴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서관 일을 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푸념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꾸준히 책을 읽어야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다. 사서·사서교사 혼자서 책을 관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도서관 운영위원회 등 수서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는 모임 운영이 꼭 필요하다. 또한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임도 있어야겠다. 도서관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혼자서 다양해지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모임 운영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도 필요하다.현재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보다 사서가 많다. 사서들이 교육과정을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연수도 필요하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연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그나마도 교사 중심으로 연수가 이루어져 사서들에게 꼭 맞는 내용이 담긴 연수가 절실하다. 학교도서관과 교과를 연계하여 수업하는 교사들이 적은데 사서 스스로 이런 필요성을 갖기란 쉽지 않다. 사서들은 오히려 도서관 특별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고민을 훨씬 많이 한다.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재미있고 유익한 독서 활동의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중에 도서관을 이용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지금은 교육과정에 학교도서관 이용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질 않아서 특별히 독서 활동만을 위해 도서관을 찾거나 방과 후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교과 외 혹은 방과 후 활동보다 교과 활동 중에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도서관의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이다.


대책 없이 강요되는 잡무들

지금 학교도서관에는 비정규직사서들이 많다. 학교도서관의 필요성이 교과 교육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요구되기보다 독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과 외 독서를 위해 도서관을 마련해 가다 보니 교직원들의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따라서 교직원들의 개별적 인식 차이에 따라 사서들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매우 다양하다. 학교 행사 때 책상 등 물건 나르기, 도서관 청소는 물론 도서관을 이용하는 교직원 연수 준비 등 다양한 업무를 요구한다. 학교의 다양한 업무를 나누어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정규직 사서들이 불안한 신분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을 내거나 거부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학교는 지금 행정 업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보조사까지 두고 있지만 교사들은 행정 업무를 하느라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행정 업무는 사서와 사서교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이런 행정 업무를 다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활동이 쌓이질 않고 허공에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학교도서관이 학교교육에서 고립되지 않고 전문성을 쌓고 본연의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해 의견을 내고 반영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학교도서관은 사서의 열정과 헌신, 자부심에 기대어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학교도서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보다 정책과 행정적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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