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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16년 5월호> 여는 글 "학생이 행복해야 교사가 행복하다"- 박은하 서울사대부초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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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6-14 14:30 조회 5,24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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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행복해야 교사가 행복하다
 
박은하 서울사대부초 사서교사
 
 
고리타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직업을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봉급을 털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 자신이 싸 온 도시락을 점심을 먹지 못하는 학생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봉급이 적어서 사람들이 교사를 하려고 하지는 않았어도, 예전에는 교사라면 존경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 시절에, 교사는 모든 학생에게 아버지이고 어머니였던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주하는 교사 중에는 자신을 고객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사랑을 주는 것도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기보다 조건적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정에 굶주려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의 행동은 관심을 가져 주기 바라는 작은 몸짓일 수도 있다. 선생님에게 학생을 향한 애정 어린 관심이 더 요구된다.
 
귀하게 자란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각 가정에서 금이나 옥이야 키운 학생들이 모인 학교는 가관이다. 배려나 양보가 부족한 아이들이 많다. 모두들 왕자님이고 공주님이다. 그런 가운데 교권은 땅에 떨어져 교사는 마음대로 학생들을 훈육할 수도 없다. 훈육의 방법이 학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신고 당하는 시대이다 보니, 교사는 학생들을 훈육하지 않는다. 훈육하려다 부모에게 호되게 당한 교사들은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훈육이 지나칠 정도로 과한 교사는 분명 문제다. 하지만 자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훈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모들이 알아주고, 더불어 요즘 같은 시대에 훈육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뜻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봐 주었으면 한다.
 
교사들은 사회나 가정에서 거는 기대에도 부응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충분히 인정할 만큼 해당 교과를 충실히 잘 가르쳐야 한다. 요즘은 초등학교 낮은 학년도 교사의 능력을 평가한다.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 혼자서는 많은 정보를 주체하기 어려우니 동료 교사와 협력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에게는 친교가 가능한 인성이 필요하다. 독불장군처럼 다른 교사와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은 교사로서 자질이 없다. 교사에게는 따뜻한 마음도 필요하다.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인정받지 못해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풍족한 세대가 오히려 사랑을 받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교사는 그 아이들의 상처를 잘 싸매고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 때가 꼬질꼬질한 아이의 손을 잡을 자신이 없는 사람은 교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잘못한 것을 가르쳐 줘야 한다. 다 자란 학생들은 학생 시절 자신의 잘못을 말해 주던 선생님을 더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사랑이고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시대의 교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참으로 많고, 그것을 잘 이루기는 어렵다.
 
나는 올해로 교편을 잡은 지 27년째다. 예전에는 교사와 학생들, 학부모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오가는 정이 있었다. 그래서 오래도록 안부를 전하면서 수다를 떨곤 했다. 지금은 교사를 평가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소통은 점점 어려워지고 때때로 서로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한다. 입시와 경쟁에 갇힌 아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려는 교사의 자세도 중요하겠지만, 교사의 고뇌를 이해하고 상처받은 교사의 마음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지원들도 절실하다. 결국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건강한 교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사도 치유하면서 학생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치고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서운 얼굴과 미소를 함께 내보이며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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