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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름 방학 그곳 이 책_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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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10-22 17:02 조회 5,74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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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Dream, Design, Play
설흔 작가,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저자
 
DDP를 설계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친절한 사람이라 감상법까지 알려 준다. “건축은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귀가 얇은 나는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며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화두는 필요하다. 내가 고른 화두는 ‘조명 탑’이다. 하나 남은 조명 탑을 보며 동대문 운동장을 떠올린다. 아니 서울 운동장, 아니 서울 운동장 야구장을 떠올린다. 그렇다. DDP는 내 어린 시절 유일했던 서울의 야구장이있던 곳이다. 나는 조명탑을 보며 DDP 주변을 걷는다. 알루미늄 배트의 경쾌한 음이 들린다. 관중의 함성 혹은 탄식이 들린다. 그리고 조명 탑에 불이 들어오는 소리. 실제론 들리지 않았으나 내 머릿속에서는 불꽃놀이하듯 요란하게 켜진다. 햇빛도 빼놓아서는 안 되리라. 여름 방학,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나는 하루 온종일을 야구장에서 보냈다. 아침 열 시부터 열리는 고등학교 야구 경기를 적게는 두 경기, 많게는 세 경기까지 보았다. 같이 온 아이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으나 나는 항상 끝까지 머물렀다. 야구를 보다 일어선다는 것은 내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에야 야구장을 빠져나오면 머리가 어질어질했으나 내 가슴은 뿌듯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기는 연장전이었다. 나는 가외의 소득이라도 얻은 것처럼 늘 연장전을 즐겼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는 게 내게는 삶의 비의로 다가왔다.
이제 경기는 끝났다. DDP에선 더 이상 야구 경기를 볼 수가 없다. 남은 건 조명 탑과 기념관뿐이다. 기념관을 보는 것도 좋으리라. DDP 주변을 걷다가 안으로 쑥 들어가 보는 것도 좋으리라. 근미래 같은 내부를 걸으며 DDP 건물 위를 날아다녔을 옛날의 야구공들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어쩌면 그런 상상이 자하 하디드가 제안한 감상법에 가장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홈런을 한 번도 쳐 보지 못한 너에게』
하세가와 슈헤이 지음|양억관 옮김|내인생의책|2010
모두가 이승엽일 수는 없다. 그래도 야구는 계속 된다.
 
『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문학사상사|1996
무라카미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비로소 작가가 되었다.
 
『사진으로 본 한국야구 100년(1)』
구본능, 하 일 엮음|새로운사람들|2005
제목 그대로 1권이다. 십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2권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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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SF&판타지도서관
조재홍
한국판타지컨벤션협의회 대표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도서관을 다루는 이유는 도서관이 일상적이면서도 때로 비일상적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SF&판타지도서관이란 명칭은 적어도 한국에선 비일상적이다. 한국은 상상력의 상징인 SF와 판타지가 홀대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게다가 SF팬들의 헌신과 열정만으로 운영되는 전문도서관이라는 소식을 듣고 SF&판타지도서관에 처음 찾아갔다. 일단 외관은 아쉽게도 판타지적이지 않았다. 평범한 건물의 3층, 일상적이고 소박한 공간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환상 속으로 들어선다. 이곳에는 SF와 판타지 장르의 소설, 게임북, 아트북, 그래픽노블, 만화, 라이트노벨, 관련 전공서적 등 장서 16,000권이 있다.
필자가 영화를 공부하던 시대에도 판타지는 소수 마니아의 취미였다. 2000년대 들어서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작품이 나왔지만, 그 당시에는 동화 분야조차도 판타지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타지를 공부하려고 마음먹었을 당시에는 바보 같은 짓인가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디에나 삶의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SF&판타지도서관의 손때 묻은 책들은 판타지의 꿈을 꾸는 사람이 너 혼자가 아니라고, 겁먹지 말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라고 격려해 준다.
세상이 다양해지면서 전문도서관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SF&판타지도서관은 판타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 자체만으로 참 소중하다. SF&판타지도서관(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는 한번 가보기를 강추한다.
 
 
『앰버 연대기』
『앰버 연대기』
로저 젤라즈니 지음|최용준 옮김|사람과책|2010
장르소설답게 재미있고 순수문학보다 독창적이다. 코윈이 현실계와 환상계를 오가며 절대왕국의 왕자들과 벌이는 하드보일드 모험담이다.
 
『All You Need is Kill』
사쿠라자카 히로시, 오바타 타케시 지음|학산문화사|2014
라이트노벨이 애들이나 읽는 책이라고?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원작으로 훈련소 초년병 키리야가 160번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며 기계군단과 싸우는 타임 루프물이다. 영화만큼 재미있고, 영화보다 독창적이다.
 
『드래곤랜스』
마가렛 와이스 외 지음|정성호 옮김|열린길|1994
1994년에 번역된 이 책은 하이판타지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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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만들어가는 곳,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서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사직공원이 있다. 조선 태조가 한양에 수도를 정하고 토지신과 오곡신을 모시고자 만든 사직단이 있는 곳. 과거에는 농사의 성공을 바라며 일 년에 세 번 제사를 지내던 곳이지만, 현재는 근처 사람들이 한가로이 여가를 보내는 이곳에 ‘어린이책의 천국’,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일명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이 있다.
1979년 “세계 어린이 해”를 기념하여 세워진 이곳은 총 3층 규모, 2개 층의 열람실에 소장한 도서 27만 권 중 어린이, 청소년 도서가 26만 권에 이르는 곳이다. 좋은 책은 애, 어른을 가리지 않는 법. 어린이들이 편히 보는 책은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게 많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들른 어린이도서관엔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꽤 많이 보였다.
어린이도서관은 내 어린 시절 추억 속의 장소이다. 일찍부터 책을 좋아하며, 책과 벗해 놀던 내게 ‘도서관’과의 만남은 충격이었다. 광장처럼 넓은 방에 책장이 끝없이 늘어서 있고 거기에 꽂혀 있는 산더미 같은 책, 그리고 자리에 앉아 책에 집중하는 사람들…. 조그만 서점이나 만화방에서 쪼그려 앉아 책에 몰두했던 아이에겐 천국이었기에, 내가 거의 매주 도서관을 찾은 것은 당연했다.
버스를 타고 왕복 한 시간 이상. 초등학생이 혼자 다니기에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책과 함께할 마음에 들뜬 아이에겐 소풍길이나 다를 바 없었다. 가끔 반납을 깜빡해서 사서 분께 혼나는 것조차 신선했으니까. 나는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모험물을 즐겨 보았다. 지금은 SF라는 걸 알고 있지만, 당시 과학자를 꿈꾸던 내겐 과학 이야기였고, 먼 훗날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근거렸다.
나이가 들고, 책을 사 모으면서 자연스레 발길이 끊어지긴 했지만,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은 도서관에 대한 즐거운 추억을 심어 주고 지금의 나를 만든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최근에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했다. 장소도 옮기고 건물도 분위기도 확연하게 달라졌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환영하는 느낌은 변함없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추억의 장소가 있으며, 그곳을 찾을 때마다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은 그런 행복한 추억에 정말로 어울리는 장소다. 이제는 장년에 이른 내가 아이들과 어울려 책을 펼쳐 보고 있을 정도로.
 
『인간』
로버트 윈스턴 지음|김동광 옮김|사이언스북스|2006
과학 코너에서 가장 먼저 꽂힌 책. 커다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다소 당황했지만, 우리 자신에 대한 다채롭고 충실한 이야기가 시간을 앗아간다.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지식과 지혜가 쌓여 간다.
 
『우주에 남은 마지막 책』
로드먼 필브릭 지음|김희정 옮김|우리같이|2011
어린이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물. 글을 읽지 않는 미래를 무대로 아무도 보지 않는 ‘책’과 만나게 된 이야기. 정보에만 탐닉하고 책의 향기를 멀리하게 된 현대인에게 책과의 만남이 주는 감상을 전해 준다.
 
『레인저스』
존 플래너건 지음|박중서 옮김|서울교육|2008
존 플래너건의 판타지 모험물. 모험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충실한 이야기.
 
『내 다리는 휠체어』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베레나 발하우스 그림|김경연 옮김|주니어김영사|2004
“우리는 걸어서 산책하지 않고 타고 산책한다.” 휠체어를 타는 소년을 주역으로 한 짧은 동화. 어린이도서관에선 매달 장애인 관련 동화를 소개하는데, 장애인의 시선에서 세상을 보는 깊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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