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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만화 엄마 친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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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5 21:56 조회 9,2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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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딸은
학원 한 번 간적 없이
교과서만 보고도 전교 일등이요
설거지면 설거지 청소면 청소 빨래면 빨래,
자기네 엄마가 손에 물 묻히는 꼴을 못 본단다

거기에다, 엄마 친구 딸은
얼굴도 예쁘고 몸도 날씬하고 키도 크고
착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고
운동은 또 얼마나 잘하는지 모른단다

듣기만 수백 번 듣고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 친구 딸은
학교에서 주는 상이라는 상은 다 받아 온단다
전국수학경시대회든 전국영어경시대회든,
각종 전국대회에 나가서도
장관상이나 교육감상 아니면 받아 오지도 않는단다

엄마 친구 딸 중에는 그런 애들이 쌔고 쌨단다

엄마 주변에는 그렇게도 많은 그 잘난 딸들이
왜, 내 주변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걸까

어휴, 그 잘난 엄마 친구 딸 딸 딸
넌 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시인의 말
나는야 엄마 친구 딸. 학원 한 번 간 적 없이 교과서만 보고도 전교 일등이라고 소문 자자한, 나는야 엄마 친구 딸. 과목별로 과외를 받으니까 학원 따위는 갈 필요가 없는, 나는야 그 유명한 엄마 친구 딸.

이미 일등이라고 소문이 깔렸으니 공부 같은 것은 안 하고 그냥 펑펑 노는, 나는야 엄마 친구 딸.
설거지면 설거지, 청소면 청소, 빨래면 빨래, 용돈이 죽어라 필요할 때만 얌체같이 하는, 나는야 집안일도 척척 돕는 엄마 친구 딸. 얼굴도 그저 그렇고 몸매도 그저 그런, 나는야 엄마 친구 딸.

말 안 듣기로 둘째가라면 서럽지만, 예쁘고 착하고 운동 잘하기로 유명한 나는야 엄마 친구 딸.
그대들이 듣기만 수백 번 듣고 단 한 번도 본 적 없어서 그렇게 궁금해 하던 나는야 엄마 친구 딸.

상이란 상은 싹쓸이해 온다고 입에 침이 마른다지만 아침상이나 과일상 같은 거 말고는 받아 본적 없는 엄마 친구 딸. 학교 빼먹는 재미로 별별 경시대회에 빠짐없이 나가는 나는야 상장소녀 엄마 친구 딸. 이래저래 학교 빼먹기 대회가 열린다면 단연, 장관상 깜이나 교육감상 깜인 나는야, 그 유명한 엄마 친구 딸.

박성우 ◉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동시집으로 『불량 꽃게』, 청소년시집으로 『난 빨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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