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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영화 읽기 책 그리기]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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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10-01 13:49 조회 2,98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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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재팬‘’,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일본 아베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연일 뜨겁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 기업에게 배상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후, 아베 정권은 화이트국가에서 대한민국을 배제하며 경제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아베 정부의 이러한 조처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일본 여행 안가기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양국의 반일, 반한 감정이 점점 짙어져 걱정입니다. 두 나라 간의 청산되지 못한 역사 문제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깁니다.
과거사를 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보고 있자면 독일이 떠오릅니다. 두 국가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요 국가로서 당시 다른 국가와 민족을 지배하고자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했듯, 독일은 수많은 유태인들을 차별하고 학살했습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그 당시 유태인 학살의 대표적인 장소였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여 9살 두 소년의 우정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의 비극을 이야기합니다.
 
홀로코스트- 가슴 아픈 비극의 역사
9살 브루노는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뜻하지 않는 이사를 가게 됩니다. 군인인 아버지가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을 맡게 되어, 온 가족이 함께 아버지 부임지로 이사를 가게 된 것입니다. 브루노는 이 모든 상황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갑작스레 이별한데다 이사 간 집은 베를린에 있는 집보다 훨씬 초라했습니다. 동네도 황량한 허허벌판만 있을 뿐, 베를린에 있던 동네의 각종 가게와 카페, 이웃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학교도, 친구도 없습니다. 외로워하던 브루노는 자신의 집 창문 너머 먼 농장을 바라봅니다. 철망 너머로 지어진 그곳에는 오두막도 있고 사람들도 있고, 자기 또래의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다 똑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었던 것이죠.
브루노는 어머니에게 농장에서 사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머니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혼자 놀기에 지친 브루노는 어느 날 어머니 몰래 뒤뜰을 빠져나가 숲을 탐험해 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철망 너머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자기 또래의 한 소년을 발견합니다. 아이의 이름은 쉬미엘. 소년 역시 농장 사람들과 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브루노는 쉬미엘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같은 날 태어난 동갑내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가 됩니다. 두 소년은 매일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만납니다. 쉬미엘은 자신이 폴란드에 살았으며 어느 날 갑자기 군인들에 의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쉬미엘은 군인들을 싫어합니다. 군인 이야기만 나와도 바르르 치를 떨죠. 브루노는 군인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기에 도무지 쉬미엘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농장에서 또래 친구들과 행복해야 할 쉬미엘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야채를 다듬는 파벨 아저씨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의사였다는데 지금은 왜 야채 다듬는 일을 하는지, 어린 브루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브루노가 농장이라고 여기는 곳은 사실 아우슈비츠 수용소입니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유태인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강제노역을 시킨 후 샤워실을 가장한 곳에 독가스를 풀어 대량학살을 했죠. 역사는 이를 홀로코스트라고 부릅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독일은 재건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독일 민족을 하나로 뭉치게 한 강력한 힘이 바로 독일 민족은 다른 그 어떠한 민족보다 우수하다는 신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힘을 가장 잘 이용한 사람이 바로 아돌프 히틀러였습니다. 그는 저서『 나의 투쟁』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민족의 피가 더럽혀져 가는 이 시대에 자국의 가장 우월한 인종 보존에 최선을 다한 국가는 언젠가 분명 세상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우월 인종 보존을 두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를 당이 요구하는 희생과 비교하며 불안해지는 일이 있더라도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독일 민족은 그 어느 민족보다도 우월한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을 공고히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유태인을 그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유태인이라는 인종 자체가 문화파괴적이며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 것입니다. 히틀러의 믿음은 인종 또한 각각의 종 특성이 있어 어느 인종은 다른 인종보다 훨씬 우월하며 어느 인종은 훨씬 열등하다는 것입니다. 평등을 인류 최고의 가치고 여기는 지금 시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말도 안 될 것 같은 이 논리는 독일 사람들 대부분의 신념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유태인을 모두 말살하려는 끔찍한 학살이 발생한 것이죠.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만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유태인이 살해되었으니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사 청산, 어디까지 왔나
인류사의 이 참혹한 비극과 슬픔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패전 이후, 독일은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고 부정하기보다 반성하고 사죄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독일의 총리가 폴란드의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이야기는 과거사 반성이란 어떤 것인지 아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1970년, 서독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국립묘지를 찾아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서 묵념을 하다 돌연 털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당시 기자들은 당황해서 브란트 총리가 건강상의 문제로 쓰러진 것은 아닌가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합니다. 무릎을 꿇은 브란트는 사죄의 뜻을 담아 두 손 모아 오래도록 묵념했습니다. 브란트 총리의 모습은 많은 외신 기자들을 통해 화제가 되었고, 유럽 사회는 독일의 반성을 받아들였습니다.
메르켈 총리 또한 한 기념식에서“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고 이어가야 한다.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독일은 기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베를린에는 홀로코스트로 인해 희생된 많은 유태인들을 기리기 위한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들은 역사 속의 과오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약 93조가량의 배상을 통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배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도 모자라 얼마 전에는 생존자들에게 추가 배상을 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독일과 일본은 전범국가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과거를 대하는 모습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쪽은 지속적인 반성과 사과를, 한쪽은 은폐와 부인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과거를 또렷이 들여다보고 마주할 때, 그 과오를 올바르게 청산했을 때야만 비로소 우리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존재하는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고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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