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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영화 읽기 책 그리기] 내가 살아온 발자국, 내가 살아갈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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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11-06 14:38 조회 3,11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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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똑바로 바라보기
조지나는 하룻밤 사이에 아빠와 집을 잃었습니다. 아빠는 달랑 동전 꾸러미 세 개와 1달러짜리 지폐가 들어있는 마요네즈 통을 남기고 혼자 떠나버리고, 엄마와 조지나, 남동생 토비는 밀린 집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납니다. 조지나, 토비, 어머니 세 명은 낡은 차에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햄버거가게나 피자가게에서 간단하게 씻고는 학교로가는 조지나와 토비의 차림새는 더할 나위 없이 지저분합니다. 조지나는 구질구질한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창피하고 벗어나고 싶습니다. 책에서처럼 단짝친구인 루앤이 자신이 차에서 산다는 사실을 알까봐 전전긍긍하고, 영화에서처럼 곧 있을 자신의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할 일이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은 엄마를 향한 원망으로 쏟아집니다. 조지나는 엄마가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지만 집을 구하지 못하는 엄마를 향해 비난의 말들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지나는 전단지에서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면 사례금 500달러를 지급한다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그 돈이면 원하는 집에서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조지나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냅니다. 부잣집으로 보이는 집을 찾아가 개를 훔쳐서 숨겨 놓고, 주인이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면 개를 찾아주고 사례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조지나는 남동생 토비와 함께 이 작전에 돌입합니다(영화에서는 친구와 함께). 작전명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조지나는 보라색 노트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 대해 단계1부터 작성하면서 꼼꼼히 작전을 계획하고 실천합니다. 조지나의 작전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조지나는 플랜에 따라 동생 토비와 함께 개를 숨겨둘 장소도 마련해 두고, 카멜라 아주머니네 개 윌리를 유인해 훔치는 데 성공합니다, 조지나는 숲속 낡은 집 베란다에 윌리를 묶어놓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져다 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기다려보기도 합니다. 윌리의 주인인 카멜라 아줌마가 어떻게 윌리를 찾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천연덕스럽게“ 사례금을 적어 전단지를 붙여 보세요!”라며 조언을 해주기도 하죠. 그러나 단계가 거듭될수록 조지나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분명 조지나의 작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 걸까요?

휘저을수록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
조지아가 윌리를 숨겨둔 낡은 집에 어느 날 무키라는 아저씨가 등장합니다. 무키는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는 방랑자 아저씨입니다. 조지나는 누구의 개냐는 무키 아저씨의 말에 자신의 개라며 거짓말을 합니다. 무키 아저씨는 조지나의 말이 거짓임을 눈치챕니다. 조지나가 윌리를 훔쳤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주인에게 신고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말을 남기죠.

“때로는 말이야,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라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단계가 하나씩 거듭될수록 이 말은 조지나의 귓가에 자꾸 맴돕니다. 그러나 조지나에게는 사례금을 받겠다는 목표가 있고, 조지나는 이 목표를 저버릴 수가 없습니다. 카멜라 아줌마가 애타게 윌리를 찾으면서 울먹이는 것을 보면서도 조지나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러나 단계가 진행될수록 조지나는 마음을 조여 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8단계에 이르러 노트에 이렇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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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나는 자신이 세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단계가 진행될수록 무언가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이런 상황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거짓말을 덮으려다 점점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 말입니다.
여튼 8단계가 넘어서면서 조지나는 자신이 점점 더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조지나는 휘젓기를 멈출 수 있을까요?

뒤에 남겨놓은 자취
8단계의 계획이 끝난 후, 조지나는 토비와 함께 윌리를 묶어둔 낡은 집으로 갑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윌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지나와 토비는 윌리를 찾아 헤맵니다. 그때, 무키아저씨가 윌리와 함께 낡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함께 산책을 나갔던 것이죠. 철렁해진 가슴을 안고 조지나는 무키아저씨에게 화를 냅니다. 조지나는 털이 엉겨 붙어 엉망이 된 윌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부빕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내일 윌리를 집에 돌려주러 가야겠다고 말입니다. 다음날 조지나는 윌리를 카멜라 아줌마에게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아줌마에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윌리를 훔쳤노라고 말입니다.

“그 순간 나는 내 평생 가장 힘겨운 일을 해냈다. 아줌마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다. 세 개의 동전뭉치와 마요네즈 통을 채운 1달러 지폐들 이야기부터, 무키 아저씨가 통나무 위에 윌리의 초록색 스카프를 놓고 떠난 이야기까지 모조리 말해버렸다.
그런 다음에는 아줌마가 나를 미워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아줌마는 손을 뻗어 내 손을 가만히 잡아주었다.”(247쪽)

이 순간은 조지나에게 살면서 가장 떨리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가난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씻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학교에 가는 순간들보다도 더 창피하고 부끄러운 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조지나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았더라도 카멜라 아줌마는 몰랐을 것입니다. 윌리가 그냥 돌아왔다고 믿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조지나는 윌리가 돌아와 행복해하는 아줌마에게 자신의 지난 행동들을 자신의 입으로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죠. 8단계까지 자신의 계획을 이어오면서 자기 안의 고약한 것들이 소용돌이치듯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부정했건만, 조지나는 결국 그것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이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이 순간은 조지나가 자신의 삶을 똑바로 바라보고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찾는 순간입니다. 조지아의 이런 용기 있는 응시에 카멜라 아줌마도 손을 잡아 줍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삶이더라도 언젠가 무키 아저씨가 말했던 굳건한 신조가 있다면, 그것은 나의 삶을 고약한 냄새로부터 벗어나게 만들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나에게 그런 신조가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니까요. 열한 살 조지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카멜라 아줌마에게 용서를 구하고 집을 나오며 조지나는 무키 아저씨를 떠올립니다.

“나는 모퉁이를 돌아 고속도로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막 길을 벗어나기 직전, 자신도 모르게 내 발밑을 흘깃 내려다
보았다. 길가에 쌓인 모래 위로 자박자박 내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무키 아저씨와 아저씨의 신조가 떠올랐다. 살면서 뒤에 남겨놓은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말.”(250쪽)

내가 걸어온 내 삶의 발자취가 오늘날을 만들게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신조를 가지고 내 인생의 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나요? 열매의 결실을 맺는 가을, 내가 살면서 뒤에 남겨 놓은 것은 무엇인가 조용히 돌이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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