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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그냥 재밌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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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1-28 17:38 조회 5,6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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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괴한 요리 미스터리
 
혹시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미스터리 작가인 엘러리 퀸이 1941년에 창간했으며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매거진”이라는 스티븐 킹의 상찬이 무색하지 않을 기라성 같은 소설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는 잡지다. 한국의 거의 모든 채널을 석권한 먹방 열풍에 발맞춰 보자는 부화뇌동적 차원에서, 이 잡지에 투고되어 “가장 기괴한 요리 미스터리”라는 평을 받은 『특별요리』를 소개해 볼까 한다. 어느 날 코스틴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 대표의 소개로 알게 된 레스토랑(의 이름은 ‘스빌로즈’이다.)에서 잊을 수 없는 요리를 맛본다. 그는 매일같이 레스토랑을 방문하여 요리를 탐닉하던 중 몇 가지 기이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게 뭔고 하니 (1)레스토랑 스빌로즈는 여자 손님을 받지 않으며 (2)하루에 한 가지 요리만 하기 때문에 손님이 요리를 골라 먹을 수가 없을 뿐더러 (3)이 가게의 손님들은 절대로 밖에 나가서 스빌로즈와 스빌로즈에서 나온 요리에 대해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 가게를 소개해 준 회사 대표로부터, 이 가게 메뉴의 최고봉은 ‘특별요리’라 불리는 음식인데 “만약 내가 자신을 전혀 억제하지 않고 그 특별요리에 대해 느끼는 대로 말한다면 자네는 나를 아마 미치광이라고 생각할 걸세. 사실 나는 그 특별요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칠 것만 같네.”라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면 대관절 이 ‘특별요리’는 무엇인가. 그 정체를 밝히는 일은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 두도록 하자. 다만 결말에 이르면 그 기괴함에 누구라도 등골이 오싹해질 게 틀림없다는 얘기 정도는 할 수 있을 듯하다. 이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전언이니 믿어도 좋다. 이 책과 함께,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요리 속에 숨겨 놓은 미야베 미유키의 본격 식재료 미스터리 『맏물 이야기』와, 보면 볼수록 출출함을 자극하는 뒷골목 맥주바 가나리야의 마스터가 전해 주는 미스터리 『꽃 아래 봄에 죽기를』을 읽으신다면 매우 센스 있는 당신이겠다. 김홍민 북스피어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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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요리』 스탠리 엘린 지음|황종호 옮김|엘릭시르|2015
『맏물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지음|김소연 옮김|북스피어|2015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기타모리 고 지음|박정임 옮김|피니스아프리카에|2012
 
 
 
우주로부터 사랑을 담아
7월 중순. 명왕성으로부터 흥미로운 메시지를 발견했다.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가 장장 9년에 걸쳐 날아가서 전한 ‘하트’ 모양의 사랑의 메시지. 저 멀리 명왕성으로부터 날아온 ‘하트’를 보며 사랑이 시공을 초월한다는 말을 떠올렸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오오바 와쿠가 쓴 소설 『별의 목소리』는 이처럼 떨어진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의 어려움을 잘 느끼게 해 준다. 외계인과 싸우고자 우주로 나간 소녀와 지구에서 기다리는 소년. 그 마음은 문자 메시지로 전해지지만,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목소리는 수년, 수십 년 뒤에나 전해질 과거의 유물이 되어 간다. 목소리가 도착했을 때 상대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도 시공 저편의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에 ‘별의 목소리’는 시공을 넘어 애절한 느낌을 준다.
별의 목소리가 우정에 가까운 소년소녀의 마음의 이야기라면,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 팬의 부탁을 받아 프러포즈를 위해 썼다는 이 작품은 명왕성보다 훨씬 먼, 빛의 속도로도 4년 넘게 걸리는 곳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신부를 기다리며, 우주로 날아오른 신랑의 편지들이 모여 완성되었다. 4년 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 하지만 그 예정은 크고 작은 착오로 인해 점차 틀어지고, 둘의 거리는 점차 멀어져 간다. 지구가 공황과 분쟁으로 엉망이 되고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교회도 폐허가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어쩌면 먼 옛날 아내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라는 생각으로 편지를 쓰는 신랑의 의지가 전해지기에 이 작품은 감동적이다.
『별의 목소리』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우주라는 머나먼 시공을 넘어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불안감은 더하고, 내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때로는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늘어나지만, 간절한 마음은 결국 시공을 넘어 도달한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여러분의 가슴 속에 사랑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전해 보자. 사랑의 힘은 강하지만, 전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바로 눈앞의 사람에게조차 발휘되지 못하는 법이니까.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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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오오바 와쿠 지음|민용식 옮김|대원씨아이|2007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김보영 지음|기적의책|2015
 
 
그림이 동행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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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로드』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여행 관련 팟캐스트에서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그녀의 이름은 김물길. 본명인 ‘수로’ 대신 ‘물길’이라는 이름을 썼는데 그 어감이 참 좋았다. 몸과 마음이 따르는 대로 자유롭게 흘러가며 살 것만 같은
그녀는 아니나 다를까 무려 673일 동안 세계를 여행했다. 그리고 여행의 기쁨과 외로움, 희열에 찬 순간을 4백여 장의 그림으로 남겼다. 재밌게도 그녀는 그림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한다. 어떤 날은 도화지 대신 함께 트럭 투어를 했던 멤버들의 손등과 종아리, 무릎, 얼굴을 종이 삼아 그림을 그렸다. 이 얼마나 똘망똘망한 여행자란 말인가.

『그림 여행을 권함』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다. 거리낌 없이 길바닥에 턱, 앉아서는 눈앞의 풍경을 기록하던 여행자의 눈매는 어찌나 다부져 보였는지. 그러다 우연히 김한민 작가의 책을 발견했다. “그림 여행을 권하는 건 좋은데 대체 어떻게 시작하란 말이야!”라고 외치는 찡얼거림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그는 몇 가지 조언을 던진다. 이를테면, ‘시간 때울 때 그리면 좋은 것(뒷모습, 쓰레기통 등)’, ‘안 그려질 때(형상이 아니라 움직임을 볼 것)’, ‘그림 여행에서 저지를 수 있는 5대 바보짓(노트 잔뜩 챙기기)’ 같은 것들. 무심한 듯하지만 의외로 쓸모 있는 그의 명료한 조언을 따르다 보면, 아마 우리는 뭐라도 그리고 있지 않을까. 송은정 여행책방 일단멈춤
 
『아트로드』김물길 지음|RHK|2014
『그림 여행을 권함』김한민 지음|민음사|2013
 
 
생각을 정리하는 한 방법, 인터뷰
인터뷰 관련 독립출판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나는 수시로 불행하고, 좌절하고, 내 자신을 의심하고 비하한다. ‘난 왜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걸까. 내가 현재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걸까.’ 요즘 SNS에서 ‘히스토리 투데이’라는 기능이 생겨서 1년 전, 2년 전, 10년 전 오늘 내가 올린 게시물들을 보여 주는데, 한 해도 빠짐없이 열등감과 자기비하가 가득하다. 이런 나약하고 소심한 모습은 비단 나에게만 있는 모습은 아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해답 없는 고민과 알 수 없는 우울함을 하나씩 안고 있을 것이다.
예전엔 감정을 배설하듯 일기를 쓰고 친구에게 푸념과 하소연을 늘어놓는 게 해소 방법의 전부였는데 최근에 독립출판물과 동네책방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책방지기로서 인터뷰이가 되어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인터뷰도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는 머릿속의 복잡한 고민들을 입 밖으로 지면 위로 끄집어내면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올해 나온 인터뷰 관련 독립출판물 중 취지가 마음에 드는 두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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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
꿈이 없다고 말하는 자신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꿈을 찾아가는 프로젝트로 1호에는 8명의 20대 친구들 이야기가 실려 있다. 친구들에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듣고 현재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이유 들을 물어본다.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질문이 인터뷰 후 소감인데 모든 친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막연한 꿈들이 구체화되었다, 삶의 모토를 찾았다,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목표와 의지가 생겼다 등등 그들의 삶에 대한 활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꿈이 없다고 말하는 자신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꿈을 찾아가는 프로젝트로 1호에는 8명의 20대 친구들 이야기가 실려 있다. 친구들에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듣고 현재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이유 들을 물어본다.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질문이 인터뷰 후 소감인데 모든 친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막연한 꿈들이 구체화되었다, 삶의 모토를 찾았다,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목표와 의지가 생겼다 등등 그들의 삶에 대한 활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AMAZING MAGAZINE>
1호에는 50여 명의 인터뷰가 사진 한 장과 함께 짤막한 인터뷰 한 토막씩이 실려 있다. 에디터들이 평소에 인터뷰하고 싶었던 사람들과 길에서 만난 누군가를 섭외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직종과 나이대의 인터뷰이들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춤을 추는 여고생, 탈북 힙합뮤지션, 비인기 종목의 운동선수, 한국현실이 안타까운 예술가… <AMAZING MAGAZINE> 은 독자에게 사람은 모두가 어메이징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자신이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빠져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보자. 흐릿해 보였던 내 자신이 어메이징하게 바뀌는 마법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보람 헬로인디북스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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