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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지은이・편집자가 독자에게]페이션트 제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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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9-22 16:12 조회 6,68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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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아 '도서출판 다른’ 편집자 
 
모든 전염병에는 최초 감염자가 있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대여섯 명의 사망자를 내고 조용히 사라진 전염병에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며 전 세계로 무섭게 번져 나간 전염병에도 병마다 원인과 증상이 달라도 모든 전염병 유행에는 처음 그 병에 걸린 첫 번째 감염자가 있기 마련이지요. 전염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들을 ‘페이션트 제로(Patient Zero)’라고 부릅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 개념은 사실 전염병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어떤 전염병이 유행할 때 ‘누가’ ‘어떻게’ 제일 먼저 감염됐는지를 알아내면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전염 경로, 대처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 웨이드 햄프턴 프로스트 박사가 처음으로 고안했으며, 이후에 과학자들이 전염병의 유행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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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게놈 시퀀싱 기술로 비교적 쉽게 페이션트 제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전염병학자들은 탐정처럼 직접 발로 뛰어 단서를 수집해야 했습니다. 전염병 유행의 한복판에 있었기에 감염의 위험에도 늘 노출되어 있었지요. 『탐정이 된 과학자들』은 바로 이 초기 전염병학자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책입니다. 60년간의 런던 시민 사망률을 분석해 페스트의 유행 양상을 알아 낸 존 그랜트, 전염병이 발생한 지역을 파악하고 지도로 그려 콜레라의 감염원을 찾아낸 존 스노, 황열병을 옮기는 매개체를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몸에 실험했다가 사망한 제시 러지어 등 초기 전염병학자들이 페이션트 제로를 추적해 전염병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펼쳐집니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전염병에 희생된 사람의 수는 전쟁이나 다른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각종 전염병으로 죽어 가고 있지요. 최근에는 2014년 2월 서아프리카에 유행한 에볼라가 순식간에 1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 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전염병과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해 온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 주는 『탐정이 된 과학자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묶여 전염병 범유행의 위험이 더욱 커진 오늘날, 인류를 지키는 학문으로서 전염병학의 역할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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