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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만화 눈 좀 보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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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6 23:07 조회 5,6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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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지, 눈 좀 보래이 눈 좀 보래이
누렁개는 눈보라를 몰고 오고
할부지는 외양간 구유에 여물을 준다

암소는 끔뻑끔뻑 여물을 먹고
할부지는 외양간 바람막이를 당겨 맨다

할부지, 눈 좀 보래이 눈 좀 보래이
누렁개는 눈보라를 따라 나가고
할부지는 마루 위로 올라 탈탈, 눈을 턴다

시인의 말
새해 첫날, 맨 처음 하는 생각은 무얼까. 맨 처음 듣는 말은 무얼까. 맨 처음 비는 소원은 무얼까. 맨처음 보는 것은 무얼까. 맨 처음 먹는 음식은 무얼까. 맨 처음 만나는 사람은 누굴까. 맨 처음 나서는 곳은 어딜까. 맨 처음 듣는 음악은 무얼까. 맨 처음 결심은 무얼까. 맨 처음 집어 드는 책은 무얼까. 맨 처음 만나는 풍경은 무얼까. 맨 처음……. 그러니까. 새해 첫날, 맨 처음.

미루나무도 싸리나무도 대나무도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눈을 쓸어내고 있었지만 눈발은 속수무책으로 내려 아무런 대책도 없이 푹푹 쌓이고만 있는 폭설의 십이월 삼십일을 지나, 온통 하얗게 오는 새해 첫날을 맞은 적이 있어요. 아랫녘 외딴 강마을에 머물 때였지요. 눈 좀 보래이 눈 좀 보래이, 2008년도를 맞을 때 그랬어요. 그러니까 그 새해 첫날, 제가 맨 처음 대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눈과 이어져 있었다고나 할까요. 심지어는 암소의 ‘눈’과도 이어져 있었으니까요.
학교도서관저널 식구들 모두모두, 참말로 좋은 2012년 새해 여시길 바랍니다!

박성우 ◉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동시집으로 『불량 꽃게』, 청소년시집으로 『난 빨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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