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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작가]김상훈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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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6-27 16:22 조회 3,39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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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역사책 만들기
처음에는 의료와 자기계발 분야의 책들을 쓰셨는데,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의학 담당 기자로 일했는데, 매일 의사들을 만나거나 명사들과 만나 인터뷰를 했어요. 그렇게 그들의 건강 비결들을 기사로 쓰다가 그걸 모아 책으로 냈었어요. 그렇게 책쓰기를 시작하다 보니 흥미가 생겨 다이어트 책도 쓰게 되었고 자기계발서도 써 보고 싶어서 라이프코칭 과정을 공부한 후 30대 직장인들을 위한 책도 냈지요. 그러다가 새로운 분야에 대해 쓰고 싶어졌는데, 여러 역사책을 읽다 보니 제가 원하는 책이 없어서 제가 직접 역사책을 쓰게 됐어요. 그리스 로마사, 중국사 관련 책을 차례대로 읽었는데 혼동되더라고요. 그리스 로마의 역사는 5세기 중반에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사실상 끝나는데, 중국의 역사는 이후에도 이어지잖아요. 예를 들면, 서양사의 100페이지와 중국사의 100페이지의 시대가 서로 달라요. 같은 시기에 각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싶은데, 그런 책이 별로 없더라고요. 책마다 시차가 발생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역사책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고 2년 동안 작업해서 만든 역사책이 『외우지 않고 통째로 이해하는 통세계사』예요.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는 작가님의 전작들에 비해 어떤 차별점을 가지나요?
이 책은 철저히 중학생을 위해 썼어요. 제게는 중3 아들이 있는데, 그 아이는 역사 공부를 꽤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역사를 ‘극혐’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아빠가 역사책 쓰는 사람인데, 역사를 ‘극혐’한다고 이야기하면 어떡해?”라고 하니까 아들이 교과서를 직접 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역사 교과서를 살펴보니 그 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요약하고 정리해서 만들려면 대단한 능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걸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면 어렵게 느껴질 법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무척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운 용어가 많고 역사 전체 흐름을 지나치게 압축했기에 그런 것 같아요.
실제로 제 아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역사 전개의 흐름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시험을 볼 때가 제가 이 책을 쓸 즈음이었는데, 저한테 역사에 대해서 많이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 설명해 줬지요. 그리고 당시 제 원고를 아들에게 보여 줬더니 이해가 잘 간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이런 의미였어?”, “그렇구나!”라고 하길래 ‘아, 이런 게 필요하겠구나.’ 싶어서 책을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역사 교과서의 내용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의 전체 흐름과 원리를 찬찬히 짚으며 썼어요. 책에서 우리나라 탑이나 불상 이름 읽는 법을 하나하나 알려준 것처럼 말예요.
집필에 앞서 9종의 국내 역사 교과서를 두루 읽고 분석하시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출판사마다 경향이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지만, 전반적인 흐름과 과정은 대부분 비슷해요. 진보적인 관점이 들어간 출판사의 교과서는 사용하는 용어가 좀 다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대단원은 모두 같아요. 소단원의 경우 교과서에 따라 특정 내용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해요. 또한 교과서도 세계사와 한국사가 섞여 있어요. 제가 의도적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접목해서 책을 쓴 게 아니라, 교과서가 그렇게 구성돼 있지요. 교과서 맨 앞부분를 펼쳐보면 세계사 이야기부터 나오거든요. 아이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이 책의 대단원도 교과서와 똑같이 구성했어요. 일부 교과서에만 수록돼 있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가급적 책에 포함시켰고, 어려운 용어는 풀어서 담았어요.
교과서 외에 참고하신 자료들도 궁금해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역사책을 많이 참고했어요. 그중에서도 대중적이고 흔한 내용을 다룬 책들이 더 도움이 되었어요. 이미 교과서에 어려운 내용들이 많이 담겼기에, 다시 더 어렵고 세세한 지점들을 다룬 책들을 반복해서 참고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스토리 중심으로 책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여러 역사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은 후 팩트가 무엇인지도 재확인하면서 작업해 나갔어요.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한 시도
책에 실린 소단원 제목들을 대부분 질문형으로 구성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제목을 보고 궁금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아이들이 읽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낚시성’ 질문도 넣어 보고, 핵심이 될 만한 키워드를 넣어 질문을 만들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책 속에 ‘진산 선비가 조상의 신주를 태운 까닭은?’이라는 소단원이 나오는데, 실제 교과서를 살펴보면 ‘천주교의 학살과 박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요. 2권에 나오는 ‘강화도 나무꾼은 어떻게 왕이 되었나?’라는 소단원 제목도 교과서에서는 ‘세도 정치의 성립과 전개’라고 나와 있어요. 제목이 너무 밋밋하지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교과서에 있는 내용과 헷갈릴 수 있으니, 교과서의 소단원 제목을 제 책의 소단원 제목 하단에 배치했어요.
여타 역사책들과 다르게 동아시아 역사를 자세히 언급하신 의도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역사에 얽혀 있으니까요. 사실 고대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중국과 많이 연결되어 있거든요. 이 또한 제 아들과 얘기하면서 느낀 건데, 고구다시 생겨나요. 중국의 ‘연’에는 ‘전연’이 있고 ‘후연’이 있는데, 그걸 일일이 설명하려다 보면 중국사를 설명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고구려사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또한 고려 시기에 중국에서는 송나라가 들어서는데, 그 나라가 들어서기 전에는 약간의 혼란기가 있었어요. 그 혼란기 때 우리나라는 고려 초기였거든요. 그 당시 광종은 ‘황제’로 칭하기도 했었어요. 그때는 중국이 따로 없었고 오랑캐민족이었지요. 이렇게 중국과 우리나라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동아시아의 역사를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어요.
3권에선 현대사를 다루셨는데 논쟁이 끊이지 않는 부분이 많기에 집필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쓰면서 제 관점을 넣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 고향이 제주도인데, 4·3사건에 대해 무척이나 잘 알고, 4·3사건이 어떻게 기억되어야 하는지도 잘 알지만 제 생각과는 무관하게 책을 썼어요. 제 판단을 넣지 않으려고 여러 번 상기하면서 작업했어요. 교과서에 최대한 충실하려고 했던 것도 있고요. 제 생각을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그 사건을 알게 된 후 스스로 그다음에 자기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보게 될 테고, 그러면 자기 관점이 생길 테니까요. 많은 어른들이 지금도 이념 투쟁을 하잖아요. 저는 거기서 한발 떨어져서 말하고 싶었어요. 최대한 중립적으로 쓰려고 했고, 문제가 되는 사안을 다룰 때에는 양쪽의 평가를 고르게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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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가운데서 아이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국면이 있다면요?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특히 어려워하지만, 일제 감정기가 되어가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알았으면 좋겠어요. 강화도 조약을 맺은 과정부터 경술국치(경술년에 일어난 치욕스런 일-우리나라가 일제에게 주권을 빼앗긴 합일합병 사건을 일컫는 말)가 일어난 그 사이사이의 역사들을 촘촘히 알았으면 해요.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서 멸망해 갔는지 아이들이 배우고 느껴서 우리 역사를 돌아볼 수 있길 바라요.

책 편집 과정에서 은혜중학교 ‘역사토달기’, 서울 YMCA 청소년 ‘역사친구들’ 동아리의 의견도 반영했던데,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나요?
이 책의 원고를 아이들에게 전부 보여 줬어요. ‘이런 건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이 부분은 이렇더라.’ 식으로 아이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책에 반영했어요. YMCA‘역사친구들’과는 직접 만나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책을 읽고 난 후 작성한 소감문도 읽어 봤는데,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독후감처럼 A4 용지 두세 장에 걸쳐 책을 읽고 글을 쓴 아이들도 있었는데 참 고마웠지요.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그림을 많이 싣거나 편집을 예쁘게 해달라는 이야기였어요. 책에는 장마다 공부했던 내용들을 되짚는 ‘히스토리 마인드 맵’이 있는데, 아이들도 그런 대목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과의 소통은 저와 출판사가 미리 염두에 두었던 점들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잘 다져 나가길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존경하게 된 인물이 있나요?
상투적인 대답일 수도 있지만 세종대왕을 손꼽고 싶어요. 저는 『세종실록』을 많이 읽었는데 거기에는 훈민정음에 대한 언급이 없어요. 대개 ‘실록’이라고 하면 모든 것들을 상세히 기록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실록에 처음 기록된 문장이 “세종이 새로 글자를 만들었다.”예요. 추리해 보면, 한글을 만드는 작업을 비밀리에 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유학자들 반대가 심했을 테니까요. 우리만의 글자를 만들기 전에 주변에 지시를 내렸다면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 나올 법도 한데, 실록에 그런 내용이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만들었다.”라는 문장만 나와요.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세종이 주도적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해져요. 그 외에 세종은 최초로 노비와 남자 들에게도 출산 휴가를 준 사람이기도 해요. 노비를 양성했다는 비판도 따르지만, 당시 사회 구조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흠을 감안하고서라도 세종대왕의 업적이 무척 많아요.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짚어 주세요.
우리에게는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지요. 과거는 아무리 뼈저리게 후회해도 고칠 수 없어요. 이때 과거를 후회의 대상으로 보자는 게 아니에요. 후회한들 과거는 바뀔 수 있는 게 아니고, 미래는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지요. 그럼 현재밖에 없잖아요. 현재에는 과거의 일로 후회할 것이 아니라, 그걸 반면교사 삼아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하지요. 후회할 것이 아니라 길을 만드는 것이 결국 역사 교육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실제로 과거는 현재를 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돼요. ‘이랬기 때문에 우리가 이랬어.’라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봐요. 그걸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게 옳아요.
역사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들이 흥미롭게 역사를 접하려면 함께 있는 어른이 먼저 공부해야 해요. 부모가 아이에게 “이 책 읽어봐.”라고 말을 하기보다는 자신도 그 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 줘야 해요. 책을 읽은 아이가 부모님에게 자연스레 책에 대해 질문하고 서로 이야기가 오갈 수 있게 말예요. 선생님이라면, 우선 아이들에게 해당 시기에 일어난 재미있는 사건부터 알려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아이들이 그 사건들로 하여금 선생님에게 몰입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런 다음 해당 시기의 전체 맥락을 일러주면 아이들은 역사를 저절로 귀담아 듣고 기억하게 돼요. 사실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육 방법은 참 많아요. 가령 예를 들어 세조 정치를 공부한다면, 팀별로 나눠서 대략 여섯 가지의 주제를 나눠주고 스토리를 짜서 재미있게 발표하도록 이끌어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전하고픈 바람이 있다면요?
아이들이 제 책을 읽고 편하게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역사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히스토리’는 결국 ‘스토리’인 셈인데, 지금의 역사 교육은 스토리가 부족하잖아요. 청소년들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온 흐름을 쉽게 읽어내고 재미있게 공부를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사책을 곧 출간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사책을 써 보고 싶은데, 어린 독자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역사를 배우게끔 이미지를 강화하여 완성하고픈 생각도 하고 있어요. 실은 아내가 제 책의 삽화들을 그려 줬거든요. 예전에 같이 작업한 만화책도 있고요.
앞으로도 함께 책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예. 머지않아 또 새로이 작업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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