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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글 읽기 사람 읽기] 명연파 ‘평화를 품은 집’ 집장, 황수경 평화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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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6-14 15:48 조회 7,5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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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평화의 가치는 평화를 잃은 순간을 통해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 그런 몇 번의 마주침에서 시작된 평화에 대한 앎은 점점 번져 평화를 온몸 가득품게 했고, 평화의 실천을 위한 노력들로 퍼졌다. 결국 ‘평화를 품은 집’이라는 형상에 이르게 됐다. 무심코 ‘평화’ 하면 떠올리게 되는 막연함만큼이나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그들은 왜? 어떻게? 서정원 기자
 
‘평화를 품은 집’을 열게 된 동기가 있나요?
명연파 2009년에 제주에 가게 됐는데, 제주 4·3 평화 기념관에도 들렀어요. 그곳 한쪽 구석에서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관련 자료를 보고 충격을 받았죠. 근대 100년 동안 지구의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데,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제노사이드를 통해 평화를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고, 평화도서관과 제노사이드 자료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제주도에 열까 하다가, 남북 분단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에서 가까운 곳인 파주에서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는데, 기회가 되서 이쪽에서 열게 되었죠. 구호가 아닌 내용으로 평화를 공부하고 토론하는 공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평화에 대해 관심 갖고 이해를 돕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평화를 품은 집’을 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평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건가요?
황수경 어느 정도 있긴 했지만, 제주 4.3평화공원에 여러 번 가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거죠. 근데 그곳에 계속 가게 되면서 부족함이 보이더라고요. 자료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고, 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니까, 사람들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보였어요.
황수경 어느 정도 있긴 했지만, 제주 4.3평화공원에 여러 번 가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거죠. 근데 그곳에 계속 가게 되면서 부족함이 보이더라고요. 자료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고, 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니까, 사람들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보였어요.
 
자료를 비롯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을 했을 것 같아요. 주로 어떤 노력을 했나요?
명연파 1차적으로는 제노사이드가 발생했던 지역들, 현지에 직접 갔어요. 아르메니아, 난징, 폴란드의 홀로코스트 지역, 캄보디아, 르완다, 오키나와, 베트남의 한국인 학살 현장 등 대량 학살이 일어났던 지역을 직접 찾아가서 현지에서 자료를 구했어요. 우리가 가진 자료만으로 보고, 제3자적 입장에서만 보면 제대로 볼 수 없을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현지인의 시각에서 쓰인 책, 사진집, 그림책, 동영상 등 자료를 구했어요. 또한 향후에도 현지에서 교류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서 현지 종사자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부탁할 일이 있으면 부탁도 하면서 현지인과 교류를 이어갔죠. 그리고 현장에서 관련된 자료나 기록들 등을 직접 사진으로 찍었어요. 저희 나름대로 현지의 원천자료를 확보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큰 건, 현지에서의 그 느낌을 체험하는 것이죠. 학살 체험은 못하지만 그 현장에서 당시의 느낌을 좀 받았죠. 구석구석 시골의 비포장도로를 지나 학살 터를 찾아다니면서 현지 생존자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지역을 둘러보는 등 온몸으로 그 지역을 느끼고 다녔어요.
 
여러 학살 지역을 다니면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었나요?
명연파 학살이 있었던 지역에는 대부분 기념관이 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제성을 갖고 있지 못하더라고요. 각자의 얘기만 하고 있는 셈이죠.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지구촌 전체의 평화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는 평화학교 커리큘럼도 필요하고, 세계적인 평화연대를 통해 제노사이드로부터 평화를 얘기할 수 있는 서로의 교류 채널을 갖추고, 제노사이드 협약과 연결된 각국의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공성을 갖고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부족할 수 있고 또 비용도 부담이 될 텐데,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지요?
명연파 1차적으로는 저희가 가진 것으로 충당하고, 빚을 내서 보태기도 했어요. 그리고 여러 후원회원들이 도와줬어요. 어린이도서관 ‘꿈꾸는 교실’의 후원회원들도 도와줬고, 새로운 후원회원들이 등록을 해서 도왔고, 또 기부금이나 재능기부 등을 통해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아요. 그렇게 회원 분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그 외에 입장료도 있고, 워크숍을 오거나 단체 프로그램의 경우 비용을 조금 받기도 해요.
황수경 이런 공간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개인적으로 출현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정말 내 생애 꼭 해야겠다’라는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신기한 건 먼 거리고, 관심을 갖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온다는 거예요. 사람들도 이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오시는 분들이 격려와 지지를 해 주니까 힘이 더 생겨서, 더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우리 뜻을 펼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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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도서관’의 자료들은 어떤 자료들 위주로 어떻게 갖춰져 있나요?
황수경 평화 전문 도서관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주로 평화 관련 책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제노사이드 관련 책, 영상 등의 자료들을 키워드로 나눠서 정리해 놓았고, 그 외에 인권, 환경 등에 대한 책들을 구분해 놓았어요. 각 분야에서 오래된 책, 절판된 책, 논문, 워크숍 자료 등도 갖추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왜 책장이 비어 있냐고 묻기도 해요. 저희는 평화에 관련된 책이나 자료들이 많이 없다는 것을 책장을 비어 놓음으로써 보여 주려고 했어요.
이곳에 있는 책들은, 제가 파주 출판단지 쪽에서 14년 정도 운영하던 어린이도서관 ‘꿈꾸는 교실’에서 몇 년 전부터 모아왔던 거예요.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으로서 어떤 변화가 필요했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가 잘 맞물려 이곳으로 옮기면서 이름도 ‘평화도서관’으로 바꾼 거예요. 이곳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들도 볼 수 있는 평화 관련 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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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관련 책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평화를 품은 집’과 뜻을 같이 하는 꿈교출판사에서 메우기도 하는 거죠?
황수경 『오키나와의 목소리』나 『르완다에 평화의 씨앗을』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는 해외의 평화 관련 책을 직접 가서 봐요.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들인데 다른 출판사에서 안 낸다면 우리라도 내야 되겠다 생각하고 꿈교출판사와 만드는 거죠. 앞으로 ‘평화징검돌’ 시리즈로 이런 책이 계속 나올 예정이에요. 올해에는 제주 4.3 이야기나 광주 5.18 관련 책이 나올 거예요. 책들이 많이 나가진 않겠지만, 어찌됐건 필요한 책이니까 계속 작업을 해야죠.
황수경 『오키나와의 목소리』나 『르완다에 평화의 씨앗을』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는 해외의 평화 관련 책을 직접 가서 봐요.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들인데 다른 출판사에서 안 낸다면 우리라도 내야 되겠다 생각하고 꿈교출판사와 만드는 거죠. 앞으로 ‘평화징검돌’ 시리즈로 이런 책이 계속 나올 예정이에요. 올해에는 제주 4.3 이야기나 광주 5.18 관련 책이 나올 거예요. 책들이 많이 나가진 않겠지만, 어찌됐건 필요한 책이니까 계속 작업을 해야죠.

4월에는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지요?
명연파 4월은 세계 여러 곳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많이 일어난 달이에요. 그래서 제주 4.3, 르완다 대학살(4월 7일), 카틴숲 학살(4월 10일), 캄보디아 킬링필드(4월 17일) 등의 사건을 추념하는 의미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초중고 교과서와 문학작품에서 해당 사건을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조사·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는 포럼을 가지려고 해요. 특히 2015년 4월 24일은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가 일어난 지 100주년 되는 해예요. 그래서 이날 제노사이드 역사자료관에서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년을 추념하는 의미로 학술 강연과 사진전, 영상을 상영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에 의해 희생된 150만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에요.
 
‘평화를 품은 집’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품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펼칠지 궁금합니다.
명연파 ‘평화를 품은 집’은 평화도서관이 있으니 도서관의 기능이 있고, 제노사이드 역사 자료관 기능이 있고, 다락 갤러리를 통해서 인권 관련 전시 및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어요. 저희는 평화 활동을 위한 커리큘럼도 준비하고 있어요. 평화 연구자, 현장 교육자, 교육 행정 관련자와 함께 2년~3년 계획으로 ‘평화 교과서’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한 3세~4세 어린이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단계별 평화 커리큘럼을 제작하여 평화 캠프, 평화 학교 등을 통하여 해당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사실 ‘평화’라는 과목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평화의 밑바탕에 있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는 의식을 키워가야 해요. 평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연령의 수준에 맞춰서 교육해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평화 교과서와 교육안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고, 실제로 이곳에서 아이들과 워크숍이나 수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영상, 공연, 전시 등 다양한 교육 방법을 적용하면서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나가야죠. 그렇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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