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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10대들의 도서관]『율리시스 무어』 작가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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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2-29 23:23 조회 8,57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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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길고 발음도 어려운 이름을 대면 대부분 뚱한 표정을 짓겠지만, 『율리시스 무어』의 작가라고 하면 제법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세계 2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80만 어린이 독자를 사로잡은 판타지 소설 『율리시스 무어』의 작가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가 지난 8월에 ‘2014세계아동문학대회’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책의 인기만큼이나 아이들이 작가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을 텐데, 열렬한 몇몇 독자에게 질문을 받아서 작가에게 전달한 후 답변을 받았다. 과연 상상하던 그 작가의 느낌일까?
 

질문자 김기정 서울 치현초 4학년
문성원 서울 월정초 6학년
오찬영 서울 정곡초 2학년
유가온 서울 삼정초 5학년
정소율 경기 부천북여중 2학년
진가희 서울 송화초 3학년
추연아 용인 포곡고 1학년
 
작가의 길 위에는 호기심과 상상력이 그득
 
작가가 된 계기가 있었나요?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첫 소설을 썼습니다. 수학 시간이 너무 지겨웠거든요. 수업 시간에 쓴 소설을 친구들에게 읽어줬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에도 친구들이 소설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첫 소설책이 나온 건 23살 때였습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공모전이 있었는데, 한번 내볼까 생각했죠. 마감이 17일 남은 때, 뭘 쓸까 고민하면서 하루를 보냈어요. 그리고 나머지 16일 동안 열심히 쓴 후 아버지에게 보여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책을 많이 읽는 분이셨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제 소설을 읽어보시고는 별로라고 하셨어요. (웃음) 전 그래도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공모전에 보냈지요.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이웃집 아저씨 이름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소설이 1등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공모전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심사위원들이 제 이야기를 읽고는 이걸 쓴 작가는 나이가 많거나, 소설을 여러 편 쓴 작가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당시 23살이었고, 한 번도 소설책을 낸 적이 없는 신인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당황했겠지요. 심지어 본명도 아니었고요.
 
상상력의 원천이 무엇인가요?
저는 어디서든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호기심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매번 노트에 메모합니다. 무수히 많은 메모 중에서 일부는 소설이 되기도 해요. 가령, 한국에 와서 하루는 경주를 여행했는데 거기서도 영감을 받았고, 서울로 오는 열차 안에서도 간단하게 메모해 둔 것이 있어요. 한국에서도 이미 두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한 셈이죠. 이게 소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에요.
 
작가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전 누구에게나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제 아이디어와 상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는 있습니다. 여러분처럼 어렸을 때에는 『보물섬』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보물섬』을 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작가? 읽고, 떠나고, 생각하라
 
어렸을 적에 책을 많이 읽었는지, 지금 이탈리아 어린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지 궁금해요.
저는 어렸을 때 책을 무척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에는 책보다 재미있는 게 많기 때문이지요. 그건 이탈리아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판타지 작가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전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어렸을 때 정말 많은 책을 읽었거든요. 저희 부모님은 무척 큰 집을 갖고 계셨고 거기에 1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계셨어요. 어려서 할 일이 없었던 저는 그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굳이 책이 아니어도 TV나 컴퓨터 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 기계에 둘러싸여서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데요, 전 아이들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지루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게 없고 남는 지루한 시간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될 거예요. (웃음)
작가가 되기 위한 단계를 3가지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많이 읽을 것. 읽은 걸 베껴서라도 많이 써 볼 것. 그리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창작할 것.
 
‘작가 소개’에서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고 하셨는데, 세계여행이 작품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지요?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인지요?
저는 여행을 무척 좋아합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중남미에도 가보고 싶어요.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한 곳은 피하는 편입니다. 여행은 글쓰기에 도움이 됩니다. 가령 제 작품 중 『Il Principe della Citta di Sabbia』는 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와 말리에 오랜 시간 체류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워낙 여러 곳을 다녔고 모두 제게 영감을 준 곳이기 때문에 가장 좋았던 곳을 꼽기는 무척 힘드네요. 한국을 방문한 지금도 저는 무척 즐거워요. 한국의 경치나 한국인들로부터 다양한 영감을 받기 때문이지요.
 
추리하는 부분을 쓸 때는 문제와 해법 중에 어떤 것을 우선시해서 쓰시나요?
저는 문제의 끝에서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생각하죠. 어떻게 주인공들이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그런 다음 거꾸로 한 단계씩 짚어봅니다. 전체 구성이 완결될 때까지 연결 고리들을 넣어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서들이 완성되면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율리시스 무어』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
 
『율리시스 무어』를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기에는 다양한 버전의 탄생기가 있는데요. 진실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미디어 인터뷰용 답변을 원하시나요? (웃음) 독자들의 질문이니까 솔직한 답을 드릴게요.
어느 날 친한 편집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로 한 작가의 작품이 펑크가 났다고 하면서 혹시 출간할 수 있는 원고가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전 있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없었죠. (웃음) 그래서 그때 마구 아이디어를 짜내서 쓴 게 바로 『율리시스 무어』입니다.
생각해 보았어요.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나와 내 주변을 이야기해 보자고 생각했고 제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을 배경으로 빌라아르고를 만들고, 주변 사촌들 이미지를 떠올려서 제이슨과 줄리아, 릭을 만들었습니다. 그중 제이슨이 바로 제 모습이에요.
1권은 일주일 만에 완성했습니다. 완성 후 아까 말한 편집자에게 보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고 특히 ‘시간의 문’이 뭔지 무척 궁금해했어요. 그 비밀을 알고 있냐고 뒷이야기가 있냐고 물었죠. 그래서 전 물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다음 이야기를 썼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악어열쇠, 딱따구리열쇠, 고슴도치열쇠, 개구리열쇠는 이해가 가지만 왜 다른 열쇠들은 고양이와 사자로 정하셨나요?
그건 각 열쇠가 상징하는 동물과 그 열쇠의 역할에 주목해 잡은 것입니다. 고양이는 상상의 이집트를 위한 열쇠입니다. 고양이는 이집트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이었거든요. 그리고 사자는 18세기 베네치아로 가는 열쇠였지요. 사자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 베네치아 공화국의 상징물이 날개 달린 사자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책 속의 상형문자나 그림은 본인이 직접 만드시고 그리신 건가요?
아닙니다. 그건 『사라진 언어들의 어휘 Vocabulary of Lost Languages』라는 이름의 책◆1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매우 오래된 책인데 아버지가 갖고 계시던 책입니다.
 
『센추리 게임』(전8권) 웅진주니어_2008
『율리시스 무어』(1부 전12권, 2부 전2권–미완결) 웅진주니어_2006
 
이집트 여행에 대한 부분만 봐도 자료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보통 자료는 어떻게 얼마나 찾아보고 쓰시나요?
전 학교 다닐 때 성실한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역사 공부는 좋아했습니다. 인류학과 오래된 지역들, 마법 연구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수집해서 읽었어요. 특히 사라진 도시와 제국들에 대한 책은 어마어마하게 읽었어요. 그때의 열정이 지금 제 책들에 들어가 있습니다.
『율리시스 무어』 1권의 한 원본 문장을 보면, 제이슨과 줄리아, 릭이 시간의 문을 열었을 때 라틴어로 “IN GIRUM IMUS NOCTE ET CONSUMIMURIGNI”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문장은 왼쪽으로도 읽을 수 있고 오른쪽으로도 읽을 수 있어요. 어느쪽으로 읽어도 뜻은 같습니다. 이 문장을 번역하면 이런 뜻입니다. “우리는 밤을 배회했고 불에 의해 파괴되었다.” 하지만 출간 전에 편집자가 그 문장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악마숭배자(Satanist)들이 주로 사용하던 문장(Devil Motto)이라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출판사에서 그 문장을 지금 여러분이 읽는 문장◆2으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저는 악마숭배자는 아니에요. 다만 그만큼 고대 미스터리들을 깊이 사랑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어떤 책을 쓰실 계획인가요?
최근에는 좀 더 어린 친구들을 위한 동화를 썼는데 그건 영어로 썼습니다. 그리고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위해 논의 중입니다. 현재는 아이들이 느끼는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이탈리아어로 쓰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출간될지는 모르겠네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한다면, 전 앞으로도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쓸 생각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은, 쓰고 난 후에 전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끌어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지금 한국 어린이들의 질문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책을 읽고 난 후 별로 반응이 없어요. (웃음) 그런 이유로 앞으로도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이야기를 계속해서 쓸 생각입니다.
 

◆1 책에서는 ‘사라진 언어 사전’이라고 번역.
◆2 책에는 “ES PET OMEMOR SUIBA ABIUS ROMEMOTEPSE”라고 나옵니다. 뜻은 ‘밤이 되면 우리는 뜨거운 불이 무서워 빨리 움직인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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