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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글 읽기 사람 읽기]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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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2-25 18:13 조회 7,64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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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결같음에 주목할 수는 없겠지만, 30년 가까이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 나눔을 실천하며 한길만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면 그 삶의 이야기를 들어볼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1987년부터 사재를 털어 전국 산간벽지에 작은도서관을 조성하며 독서운동을 전개해 온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대표, 김수연 목사를 만나 그러한 삶을 가능하게 한 신념과 독서와 도서관의 가치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서정원 기자
 

슬픔이 거름 되어 남을 위하는 삶으로
 
도서관, 독서 관련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1984년에 당시 여섯 살이던 제 둘째 아이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아이가 책을 참 좋아했는데 제대로 읽지 못하고 떠나가게 된 게 너무 안타까워서, 다른 아이들에게라도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고 전에도 주변의 가까운 가족이 많이 돌아가셔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요. 계속 그런 일을 겪으니 누구나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확실한 현실 앞에서 남은 인생을 소중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어요. 그래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남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좋겠다고 여겼고, 사재를 털어 ‘책 나누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펼칠 정도라면 독서에 대한 남다른 가치를 품고 있었을 것 같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국민이 행복한 삶을 사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에 언론사에서 일할 때 해외 취재를 많이 가게 되서, 선진국 사람들의 인터뷰도 많이했어요. 그들에게 어떻게 잘살게 되었냐고 물어봤더니 모든 나라 사람들의 답은 다 똑같이 책, 독서였어요. 그들은 책 속에는 무궁무진한 지식과 정보가 있고 다양한 삶의 흔적들이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삶에 응용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선진국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책을 읽으면 행복해질 수가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거예요.
 
주로 도서관 시설을 갖추는 형태로 지원해 온 걸로 알고 있는데,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저는 책을 읽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고 있어서 이를 위해 전 재산, 전 인생을 사회에 내놓은 지가 이제 30년 가까이 되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우선 문화적으로 취약한 산간벽지, 오지 섬마을에 있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했어요. 농어촌의 경우 오래전부터 학교는 마을의 중심이어서 운동회는 물론이고 이런 저런 마을잔치도 모두 열렸잖아요. 그래서 학교에 도서관을 만들면 많은 사람이 책을 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학교는 시설이나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니 도서관으로서 적합했죠. 그래서 학교의 도서관을 개방하여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마을도서관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어요. 그렇게 1991년부터 만들어진 학교마을도서관이 현재 250개가 되었어요.
그리고 문화혜택이 취약한 지역에 작은도서관을 조성해 주는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사업도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노후한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도서관을 새로 짓는 형태로 지원하기도 해요. 그렇게 39개관이 운영되고
있어요.
 
독서, 도서관에 대한 인식 변화의 중심에 서다
 
시작할 당시에는 독서에 대한 가치나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인식이 많이 부족했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도서관의 가치를 이해시키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학교를 찾아가서 취지를설명해도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고, 책 대신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꽤 있었어요. 심지어 책장수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니까요. 교사들은 도서관 때문에 일거리가 늘까봐 부담스러워했고, 마을 주민들은 도서관이 꼭 필요하냐고 반문했죠. 꾸준히 노력하는 것에 비해 성과가 더뎌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한때 운동을 접어야 하는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는데 천천히 뚜벅뚜벅 한 길을 달려오다 보니 사랑의열매, 네이버, KB국민은행, 대한항공 등 여러 단체나 기업에서 운동에 동참하고 ,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후원 단체나 기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하나요?
공익적인 목적보다 자사 홍보에 치중하는 기업들도 있었어요. 그런 경우는 책을 통한 문화의 평준화라는 저희의 취지에 적합하지 않아서 배제하려고 해요. 되도록 독서의 가치를 인식하고 사회공헌의 의지가 다분한 곳을 후원사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나요?
많이 바뀌었어요. 최근 선출직 공직자들의 주요 공약을 보면 도서관을 만들어 활성화시키겠다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물론 전시효과로 보여 주기식 공약에 머무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괄목할 만한 변화죠. 그리고 책에 대한 TV 프로그램도 생기는 등 언론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고, 여러 기업들도 지원에 동참하고 있는 점을 볼때, 분명 독서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저도 앞으로도 계속 책에 대한 절대적 가치를 널리 알려서 의식 혁명이 일어나도록 더 노력하려고 해요.
 
최근 작은도서관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도서관이 생기는 건 쉽습니다. 그런데 하드웨어만 구축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소프트웨어도 잘 갖춰야 하죠. 즉, 운영의 묘를 잘 발휘해야 된다는 거예요. 운영이 잘 안 되는 도서관이 많아요. 아무래도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돈이 많이 드니까요. 그래서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운영을 뒷받침해야 해요. 그리고 지자체장이나 도서관 운영 주체가 확실한 신념을 가져야 해요. 도서관이 우리 삶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해야 해요.
 
책으로 가능한 변화, 더 나은 삶을 위한 나눔
 
‘작은도서관을만드는사람들’의 다른 지원 활동도 궁금합니다.
농어촌 산간벽지의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해 글쓰기 대회, 독서특강, 작가와의 만남, 동화구연 등 독서문화 프로그램 지원 활동도 하고요, 책을 필요로 하는 국내외 시설 및 기관 단체에 책을 보내는 활동도 하고, 언론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독서캠페인도 꾸준히 펼치고 있습니다. 문화 소외지역 주민에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강연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주로 어떤 내용에 대해 하시나요?
예.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주로 의식을 바꾸려는 강연을 해요. 요새 독서교육이나 독서지도 관련해서 많은 책과 강연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것들이 오히려 독서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책 읽기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책에 대한 접근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거죠. 저는 책이 있으면 책을 읽게 된다고 생각해요. 부모들이 책을 읽으면 자녀들은 그 모습을 보고 따라 책을 읽으면서 자라게 되니까 독서지도법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강연을 할 때 늘 부모부터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해요.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독서는 습관이에요. 훈련이 필요하죠. 의식도 바뀌지 않은 채 무슨 비법, 비결을 가르치려고 하면 더더욱 어렵게만 만드는 거예요. 책이라고 하는 절대적 가치를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책, 독서의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미리 배운다는 것입니다. 책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앞으로의 삶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해요. 인생의 등대, 이정표 같은 것이죠. 한 번뿐인 삶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이를 알고 매순간 여유 있게 산다는 것이 바로 행복이죠. 모르는 길을 가면 두렵고 긴장의 연속이니까요. 결국 책을 읽으면 인생이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책을 통한 행복이 늘어나려면 도서관이 많아지고 늘 열려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도서관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운영 주체의 역할도 중요하겠네요?
도서관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책의 가치를 알리는 여러 가지 유인책을 써야 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다가오도록 만들어야죠. 그리고 누구나 책을 편하게 볼 수 있고,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해요. 이렇게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어야 사람들의 의식이 변할 것입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죽는 날까지 하던 일을 이어가야죠. 책 전도사가 이제 책 할아버지가 됐는데, 아이들이 책을 더 쉽게 접하고 한 권이라도 더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 가야죠. 그리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하려고 합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도서관을 통해 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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