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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독자가 만난 저자] 참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는 꿈꾸다-윤구병 도서출판 보리 대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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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29 18:10 조회 7,68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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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정영화 동네책방 개똥이네책놀이터 대표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사진・정리 김주희 기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어린이가 읽는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와 부모와 어른을 위 한 월간지 <개똥이네 집>이 100호를 맞았다. 부모가 권하는 것 보다 아이들이 먼저 읽고 싶어 하는 <개똥이네 놀이터>는 현재 출간되는 어린이 잡지 중 가장 오래됐다.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개똥이네>를 펴내는 도서출판 보리에 대해 한 번 쯤 들어보거나 책을 사봤을 것이다. 그리고 ‘변산공동체학교’까 지. 이들의 중심에는 윤구병 대표가 있다. 대표가 지향하는 우 리 교육의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자리를 가졌다.
*<개똥이네 놀이터>와 <개똥이네 집>은 <개똥이네>로 줄임.

 
어린이를 위한 <개똥이네 놀이터> 100번째 탄생
염광미 <개똥이네> 100호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개똥이네>를 창간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 니다.
윤구병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920년대 방정환 선생님께서 <어린이>라는 잡지를 발행 해서 당시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요. 그때 <어린이>를 읽은 아이들이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 하게 자랐기 때문에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차츰 방정환 선생님이 지향 했던 뜻을 이어가는 어린이 잡지는 없어졌습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했던 고(故) 이오덕 선생님은 아이는 덜 자란 인간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주체로서 또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어린이가 내면의 힘 을 모두 드러나게 해서 나중에 참사람으로 자 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 서 어린이 문화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책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2005년 12월에 <개똥이네 놀이터>와 <개똥이 네 집> 창간호가 출간됐습니다.
염광미 이오덕 선생님은 교사이면서 교육운동 과 우리말 연구에 힘쓰며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살아오신 분으로 알고 있어요.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나요?
윤구병 이오덕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국글쓰기 교육연구회’라는 모임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아 이들을 가르치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공유하고 글로 쓰는 모임이었는데요, 회원들 중에 학교 선 생님이 아닌 사람은 저 뿐이었어요. 그때 선생님 들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들의 실천하는 삶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죠. 가 장 큰 충격은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일하는 아 이들』이라는 책이었어요. 그 후로 아이들을 정 직하고, 참된 삶을 가꾸는 사람으로 길러야 한 다는 그분의 사상을 기본 정신으로 삼아 활동 하고 있습니다.
염광미 <개똥이네 놀이터>는 다른 잡지에 비해 아이들이 참여하는 코너가 많아요. 아이들과 함께 잡지를 만든다고 할 수 있는데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100호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윤구병 어른들은 보통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 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의견이 없다 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잡지는 어린이들 의 모니터링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 어보면 그 눈이 보통 밝은 게 아니란 걸 알게 됩 니다. 글과 그림에 문제가 있으면 판단을 내리지 않아요. 재미없다고 안 봐요.(웃음) 이게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반성 을 하게 되죠.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한 호를 낼 때마다 아이들의 놀이마당을 늘렸어 요. 반응도 좋았습니다. 아이들과의 작업이 어 려웠다기보다는 오히려 우리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개똥이네>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이들 덕분이죠.
정영화 <개똥이네>에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윤구병 아직은 정기구독료만으로 <개똥이네>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는 살림꾼 대표이 다 보니 재정적인 부분을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부모들이 책방에 가서 직접 책을 훑어보고 샀지만, 요즘은 동네 책방도 많이 없어졌고, 하루에도 몇 권씩 신간이 쏟아져 나오 다 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좋은 책을 고르기 더욱 어려워졌어요. 물론 <학교도 서관저널>이나 ‘어린이도서연구회’ 그리고 ‘도 서관 친구들’ 등에서 열심히 애쓰고 있지만 한 계가 있습니다.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많잖아요. 올해는 강연을 다니면서 저희 잡지를 알리고 정기구독을 늘리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권하지 않아도 서로 보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뒷받침되어야겠죠. 더 나아가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골 아이 그리 고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하는 가난한 아이들 까지 지역 곳곳의 소외된 아이들이 우리 잡지를 볼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나무 베어낼 가치가 충분한 책 만들기
염광미 도서출판 보리는 설립된 지 25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300종 정도의 책을 출 간하셨더라고요. 이름이 알려진 출판사치고는 적은 것 같아요. 책을 만드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윤구병 ‘도서출판 보리’는 1988년에 기획회사 형태로 시작해서 1991년 교육출판사 형태로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는 한 해에만 300종, 500종의 책을 냅니다. 하지만 저는 도서출판 보리를 시작할 때 초창기 멤버들과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책을 내자는 겁니 다. 나무와 우리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깊은 관계가 있어요. 나무가 내쉬는 숨에 섞여 있는 산소를 우리가 받아들여서 숨을 쉬고, 우리가 내쉬는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서 나무가 숨을 쉽니다. 숨이 목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고 해서 ‘목숨’이라고 합니다. 즉 나무와 우리는 목숨을 주고받는 사이인 거죠. 목숨은 한자로 생명입니다. 다 시 말하자면 나무 한 그루의 생명을 희생해 만든 책을 아이들이 읽고 나무 열 그루를 심을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자는 것이죠. 또 하나는 다른 출판사와 경쟁하지 않는 겁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여러 가지 이유 로 출판하기 꺼려하는 책들이 있어요. 하지만 여러모로 따져 봐도 꼭 필요한 책이라 면 도서출판 보리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비용이 들지라도 출간하려고 합니다. 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는 책을 내는 거죠.
염광미 도서출판 보리는 정년퇴직이 없고,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하루 6시간 주 3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결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윤구병 기성세대가 장시간 근무하게 되면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어져버리죠. 게다 가 장시간 근무는 몸에도 무리가 가고 가족 관계에도 부정적이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6시간이나 그보다 적게 일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업무량 은 그대로이니 부족한 노동력은 인력 채 용을 통해 보충합니다. 근무시간이 짧아지면서 늘어난 개인 시간은 지역 사회로 돌아가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 있으니 공동체적인 삶을 위한 선순환인 거죠. 혼자만 잘살자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잘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최선옥 대학 졸업 후에 한국 브리태니커 사에 입사해서 <뿌리 깊은 나무>의 초대 편집장을 역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 금기를 20가지 이상 깨면서 잡지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들었는데요.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평소 어떤 마음가짐으로 책을 만드시나 요?
윤구병 출판인이라면 자기가 내는 책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까 봐 책의 기획이나 편집이 잘못됐는데도 지적해 주지 않고 눈감고 넘어가면 독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 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은 여지없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회사 내에 우리끼리 호 호거리면서 웃느라고 독자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출판인으로서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염광미 이런 마음가짐이 뒷받침되어선지 도서출판 보리에서 나오는 책은 믿음이 가요. 특히 학교에서 『보리 국어사전』의 인기는 압도적이에요. 최근에는 개정판 도 나왔더라고요. 사전도 반갑지만 『세 밀화로 그린 어린이 도감』 시리즈의 개 정판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 개정판 이 나올까요?
윤구병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식물도감』 의 그림을 그리신 이태수 선생님은 우리 나라에서 세밀화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분입니다. 한 번은 선생님이 강아지풀 그리 는 것을 봤어요. 살아있는 대상을 직접 보고 그 림을 그립니다. 눈으로 봐야만 털 하나, 실뿌리 하나에 초점을 맞춰 자세히 그릴 수 있기 때문 이죠. 바람이 불면 대상이 흔들려서 야외스케 치는 할 수 없어요. 그래서 강아지풀을 실뿌리 하나 안 다치게 캐서 화분에 담고 물을 줍니다. 그런데 강아지풀이 사흘도 안가서 시들해집니 다. 강아지풀을 다 그릴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 해요. 강아지풀 하나 그리는데 꼬박 3주 이상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화가들은 그림만 그려서 는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워요. 그래서 도서출판 보리에서 식구로 받아들이고 작품이 완성될 때 까지 지원을 해드렸어요. 결과적으로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식물도감』 한 권 나오는데 5년 이상 의 세월이 걸렸고 수억 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러니 개정판을 쉽게 낼 수가 없지요. 많은 시 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 작업을 거름 삼아 나무, 곤충, 바닷물고기, 동물 등 시리즈로 만들 수 있었어요.

새로운 교육의 희망을 일구는 변산공동체학교
최선옥 식구라는 말이 듣기 좋아요.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것을 꿈꾸시는 것 같은데요. ‘변산공동체학교’도 그 일환일 까요?
윤구병 변산공동체학교는 산과 들과 갯벌, 이 삼 박자가 어우러진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생산 공동체이면서 대안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 공동체입니다.
최선옥 그곳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윤구병 공동 명의의 땅에 유기농 방식으로 농사지은 생산물로 자급자족하고 판매 수익금은 필요한 만큼 나눠 쓰고 있습니다. 1995년에 시작 했는데 지금은 논과 밭을 일구며 약 100여 가구 가 한솥밥을 먹고 있습니다. 변산공동체학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수 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이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수업이 재미가 없어도 종이 울릴 때까지 교실에서 못나가고, 즐거워서 더 하고 싶어도 종이 울리면 그만해야합니다. 하지만 변산공동체학교에는 수업종이 없습니다. 학과 공부도 3 시간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 외의 시간은 목공, 도예, 풍물, 바닷가에서 갯벌체험, 농사 등 몸을 쓰며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공부예요. 2주에 한 번씩 외부강사를 초청합니다. 지금 까지는 동요를 작사, 작곡하고 노래도 하는 백 창우 시인, 서울 시장이 되기 전의 박원순 변호 사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변산에 와서 강의를 했습니다. 동네의 아이, 어른 구분 없이 모두 자유롭게 다녀갑니다. 그런데 강의하는 사람들 마다 놀라서 을 빛내며 숨소리도 안 들릴 만큼 집중해서 듣 는다고요. 초등학생도 무슨 말인지 모르면서 굉 장히 집중해서 듣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 는 강요하지 않고 자기 의지로 행동하기 때문이 라고 봐요. 강아지풀에게 옆에서 싹틔워, 꽃피워 하면서 잔소리한다고 싹틔우고 꽃피우지 않 듯이요. 모든 생명력은 자율성에서 옵니다.
염광미 변산공동체학교에 있는 도서관도 궁금 합니다. 어떻게 운영되나요?
윤구병 저희 변산공동체학교 아이들은 평소에 자율적으로 책을 읽습니다. 그중에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가 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도서관에서 700쪽 가까운 백제사 관련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어렵지 않 냐고 물으니 어렵대요. 그런데 왜 보냐고 했더니, 재밌대요. 모르는 게 나와도 읽다 보면 자연 히 알게 된다고요. 우리 변산공동체학교 도서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좋은 책을 많이 갖춰놨어요. 모두 좋은 책이니 아무거나 읽어도 됩니다. 아이들은 읽다 가 자기와 맞지 않으면 덮고, 자연스럽게 자기와 맞는 책을 골라 읽어요. 자기가 스스로 결정해 서 하는 공부는 오래도록 자기 것이 됩니다. 그래서 토론을 하게 되면 저마다 알고 있는 것과 관심 분야가 다르니 활기찬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교과서와 참고서를 뒷받침해서 토론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반에서 가장 빨리 정답을 맞힌 아이들이 정답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면 나머지 애들은 꼼짝도 못합니다. 이건 토론이라고 할 수도 없죠. 서로 다른 책을 읽어서 토론에 임해야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고 양 질의 토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 에서 도서관에서 맡아야 하는 역할이 크죠.


아이들에게 참세상을 열어주자
염광미 교과서는 개정될 때마다 두껍고 화려해 집니다. 게다가 과목당 교과서가 3~4권씩 늘어 난 걸 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들 각자 개성 있는 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에요. 독서교육은 그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윤구병 교과서가 아무리 다양해진다고 해도 아 이들이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정답을 찾아야 성적이 좋아지고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직장을 얻기 때문이죠. 그래서 교과서 토씨 하나하나가 성경 구절보다 소중합니다. 창조적으로 읽거나 비판적으로 읽으면 정답 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렇게 교과서에만 집중하게 되면 아이들은 획일화됩니다. 의식이 없는 아이로 길들여지죠. 아이들이 공부할 것은 하나의 정답이 아닙니다. 살면서 겪는 문제에 는 무수히 많은 정답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도서관 중심의 교육을 통해 이룰 수 있지요. 거산초등학교나 장성초등학교에 가본 적 있나요? 이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텃밭을 가꾸고 학부모와 선생님이 아주 가깝게 지냅니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스스럼없이 술도 마시면서 회의를 합니다. 도서관도 확실히 다릅니다. 한 권, 한 권 세심하게 고민해서 책을 고른 흔적이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 봐야할 책은 여러 권 꽂아놓습니다. 물론 우리 ‘도서출판 보리’ 책도 있죠.(웃음)
최선옥 선생님이 지향하는 교육은 어떤 건가요?
윤구병 교육의 공공 목표는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고 기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도와서 사는 힘을 얻고 기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만 해결되면 교육의 목표는 완성된다고 봐요.
정영화 그렇다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개똥이 네 놀이터>와 도서출판 보리, 변산공동체학교를 운영하는 것으로 봐도 될까요? 선생님의 활동 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는지요?
윤구병 있을 것을 있다고 하면 참말이고 없는 것 을 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벌거벗은 임금님』 을 읽으면 이 세상은 참말을 하기 힘든 세상이 라는 것을 알아요. 그렇다면 거짓말은 왜 할까 요? 거짓말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어요. 입 밖으로 내뱉고도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으면 나쁜 거짓말입니다. “호랑이가 담배 피워요 안 피 워요?, 토끼가 용궁에 갈 수 있어요, 없어요? 이웃 마을에 혹부리영감이 있는데 그 안에 신기 한 얘기가 있어서 도깨비가 혹을 떼어갔대요.” 이런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창조력으로 이어지게 하는 좋은 거짓말입니다. 그 안에는 우리가 대대로 물려온 조상의 슬기가 담 뿍 담겨 있기 때문이죠. 우리 아이들이 맞이하는 세상을 좋은 세상으로 만들려면 먼저 좋고 나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있을 것이 있 고, 없을 것이 없으면’ 좋은 것이고, ‘있을 것이 없고, 없을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죠. 우리 몸의 병은 어때요? 없어야 하는데 있으니까 나쁘죠. <개똥이네>, ‘도서출판 보리’, ‘변산공동체학교’ 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이기심, 억압, 탐욕, 전 쟁, 증오심’처럼 없어야 할 것들이 없고, ‘자유, 우애, 평화, 협동, 사랑’처럼 있어야 할 것이 있는 참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거라고 믿어요.
 

 
윤구병
전라도 변산에서 공동체를 이끌며 동시대인에게 언제나 ‘게으른 상상력’을 강조해 온 철학자이자 농부다. 1981년부터 충북대학 교 교수로 15년 동안 일하면서 어린이 책 기획자로도 활동하다 ‘도서출판 보리’를 설립했다. 1996년 농부가 되고 싶어 철학 교 수를 그만두고 전북 부안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한편, 대안 교 육을 하는 ‘변산교육공동체’를 설립했다. 쓴 책으로는 『잡초는 없 다』,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철학을 다시 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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