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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책 읽는 부모] 지금 다짐하자,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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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30 16:21 조회 8,07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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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석 북칼럼니스트 9744944@hanmail.net

아이들이 제법 큰 요즘은 밤잠 설칠 일이 없지만, 왕년에는 아이들로 인해 쉬이 잠 못 이루는 밤이 제법 많았다. 울며 보채는 아이를 안고 방안을 서성이며 어르고 달래보기도 했지만, 괜한 심술을 아이에게 퍼부을 때도 많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아빠구나, 갈 길이 멀어도 한참 멀었다’ 하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이야기다.


준비된 부모는 허상이다
한때 ‘준비된’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자신만이 준비된 사람이라고 했지만 막상 준비된 인사들은 하나도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부모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갖기 전부터 태교를 하고, 살림살이를 장만하면서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지만 정작 준비된 부모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부모는 부모가 되어서야 성장하고, 그제서야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준비된 부모’라는 말에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한다.

“준비된 부모는 허상이에요. 부모는 부모가 되어서야 성장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아이와 함께하세요. 창피해하지도 말고, 미리 겁먹지도 말고 아이와 함께 커 가는 자신에게 기뻐하세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어서 아이와 함께 커 가는 자신을 기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은 어른, 즉 완전한 한 인간이고 자녀는 아이, 즉 미숙한 상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개의 부모는 강압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의 행동을 그냥 놔두지 못하고 자주 개입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성향의 부모일수록 아이와 함께 교감하는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은이는 “육아는 잘 조절된 상태, 문제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라고 분명히 말한다.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자라도록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육아이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엉망인 모습이나 아이에게 벌어진 문제를 두려워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육아가 필요한 ‘골든 타임’이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시간은 부모의 편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아이와 오래 만나는 사람이 바로 부모다. 천천히, 꾸준히 교육하는 일은 부모만이 할 수 있다. “지켜보는 것은 길게, 조언은 가끔만” 할 수만 있다면 육아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결국 아이를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아이도 그런 부모를 닮게 마련이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세상은 물론 심지어 내 아이에게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만큼은 조금 더 욕심낼 수 있습니다. 나의 삶은 나만의 완성품으로 꾸준히 가꾸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꾸준한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보며 아이도 닮아 갑니다.”


아이들을 기대를 먹고 자란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전적으로 아내 몫이라고 생각하는 간 큰 남편이 여전히 많다. 그런가 하면 육아를 두고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 부부 또한 적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때론 아내가 때론 남편이,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가시 돋친 말을 날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부부들에게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서는 부부 간의 대화가 우선”이라며, 그러나 되도록 아이 앞에서는 의견 차이를 노출하지 말 것을 권한다. 다른 의견을 “다양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인데, 이것이 아이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의 기초가 된다. 하여 남편에게는 “아내가 뭔가 부탁하면 가능한 들어주고 싶다는 태도를 보이세요”라고 권한다. 아내에게는 “가급적이면 푸념 식의 요구보다는 도와줄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서 시키세요”라고 부드럽게 말해준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답게 지은이는 청소년기 자녀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지은이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싫어하는 부모의 말은 두 가지다. “캐묻는 말과 이래라저래라 시키는 말”이다. 사춘기 아이를 여전히 어린아이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아이가 어린아이같이 굴면 싫어하며 어른답게 굴기를 바란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청소년들을 알지 못한다.

“어른스러워 어른 대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른처럼 되라고 어른 대접하는 때가 사춘기입니다. 아이를 믿어 주고, 아이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책임이 주어져야 결국 아이가 어른이 됩니다.”

저자는 조기 교육 열풍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많은 부모들이 조기 교육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저것, 아니 남이 한다면 가리지 않고 따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인간 발달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는 조기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적잖이 발표되고 있지만 욕망에 기반을 둔 우리네 습성은, 즉 자신이 못 이룬 성취를 자식을 통해 이루려는 욕망은 꺼질 줄 모르는 불이 되어 타오른다.
물론 조기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 정상적인 발달이 어려운 장애아들의 경우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가만 놔두면 발달 속도가 더 떨어지기 때문에 개입해서 자극을 주어야 한다. 정상적인 속도로 발달하는 아이는 굳이 촉진할 이유가 없건만, 부모들은 조기 교육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아이에게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으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는 기대를 먹고 자란다. 하지만 그 기대는 아이에 대한 기여여야 하지 내 욕심이어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부족한 그 모습대로 괜찮다
“있는 그대로, 부족한 그 모습대로 괜찮습니다. 아이를 지켜 줄 유일한 존재가 당신이고, 마지막까지 당신이 놓지 못할 존재가 아이입니다. 당신이 가진 그대로, 당신이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주세요. 주저앉지만 않는다면 아이도 당신도 계속 자랄 테니까요.”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는 현대를 사는 부모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위로와 격려는 결코 말랑말랑하지 않다. 마음에 새기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진정한 위로와 격려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호흡 한 번 하고 아이를 바라보자. 그리고 다짐하자.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자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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