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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부모 명예사서와 함께 학교도서관 한 뼘 더 풍성해지기]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의 또 다른 이름, 학교도서관 명예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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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1-06 18:36 조회 7,20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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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시설물 중 운동장이나 체육관만큼이나 역동적인 곳이 도서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신체 에너지를 발산하고 축적한다면, 도서실은 마음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충전하는 충전소이며 마음의 키를 키우고 생각의 틀을 넓히는 곳이다. 빌 게이츠의 성공적인 삶의 밑거름이 되어준 마을공공도서관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새삼스럽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에 위치한 백봉초등학교 도서실은 백봉산의 맑고 정갈한 바람이 드나들고 볕이 따사로운 훈훈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온누리 생각터(세상의 한가운데 생각하는 곳)’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예쁜 이름만큼이나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곳에 아이들과 더불어 40여 명 안팎의 명예사서회 어머니들이 있다. 명예사서회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틈나는 대로 학교 도서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주고 도서실에서 여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도서실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즐거운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서 선생님을 돕고 있다. 명예사서 어머니들이 크고 작은 프로그램들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한다.

다양한 도서관 활동을 뒷받침하는 어머니들
명예사서회원들 중 자원자들로 꾸려진 ‘이야기보따리 어머니’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학기 중 화요일마다 1교시 수업 시작 전 15분에서 20분가량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엄마들의 친근한 목소리로 때론 배꼽 잡게 웃기고, 때론 눈물 찔끔 나게 감동스러운 이야기와 그림책을 만나는 시간은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바쁜 오전 시간을 쪼개어 할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날 아침 읽어준 이야기책에 대한 아이들의 문의가 도서실로 쇄도(?)했다는 사서 선생님의 문자를 받을 때, 학교나 동네를 오가다 만나게 되는 이야기보따리 담당학급 아이들의 반가운 인사를 받게 될 때면 이런 책임을 스스로 강제할 만큼 충분히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다음은 방학 중 열리는 독서캠프인데 지난 여름방학 독서캠프는 “우리는 엄마랑 아빠랑 도서관 간다~ 리딩맨하러”라는 제목으로 가족 독서캠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아버지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고, 사서 선생님을 도와 봉사를 자원한 명예사서회 어머니들이 각 코너의 진행을 맡고 독서퍼즐, 책 도미노놀이, 동화 캐릭터 그리기, 책 이름 대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60여 명의 참여 가족에게 한여름밤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 가족도 세 식구가 참여하여 웃고 떠들며 각 코너의 미션을 통과했고, 시원한 수박으로 더위를 식히며, 특별히 초빙한 선생님이 보여 주는 신기한 마술쇼도 보고 배웠던 즐거운 시간들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늦은 6시 30분부터 시작되어 10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된 캠프는 준비한 분들의 정성만큼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외에도 연중행사인 도서바자회, 도서원화 전시회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명예사서회라는 인적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재미있고 알찬 백봉 가온누리생각터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모든 학교에 사서 선생님이 배치되길
학교도서관이 운영되는 모습은 각 학교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그리고 주 업무 책임자인 사서 선생님의 있고 없음과, 있다면 그 선생님의 개인적인 열정과 마인드에 따라 각기 다른 향기 다른 색깔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사서 선생님이 없는 초등학교에서 1, 2학년을 보내다 2학년 말에 이곳 백봉초등학교로 전학을 와서 지금 5학년이다 보니, 사서 선생님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도서실의 특성상 ‘장소’에 부여되는 의미보다는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포괄적 의미의(독서를 포함한) 문화 활동에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지 싶다. 사서 선생님은 마치 연극을 올리는 데 있어, 그것을 기획하고 감독하는 연출자의 역할을 한다고 해야 할까? 연극이 올라가기 위해서 연출자의 몫은 필수조건일 텐데 학교도서관에서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사서 선생님이 없다면, 도서관 운영에 좋은 향과 예쁜 색을 더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이다.
 
그래서 모든 학교에 사서 선생님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행정이나 절차에 깜깜한 학부모인 입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사서교사 배치가 결정되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초등학교만이라도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아직까지 도서관 전담인력인 사서교사가 없는 학교가 있음을 생각할 때, 백봉초등학교에 사서 선생님이 있는 것이, 그것도 향과 색을 더하는데 열정적인 선생님이 계신 게 행운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정선정 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아이들의 독서모임
명예사서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몇몇 엄마들이 의기투합하여 출발한 아이들의 독서모임이 ‘백봉 북카페’이다. 이 모임의 활동은 처음에 평내도서관에서 시작했지만 동아리실 대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부터 학교도서관으로 그 터를 옮겼고, 토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편입되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모임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다 지난 5월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에서 개최한 ‘함께 읽는 즐거움’ 책모임 사례공모에서 나눔상을 받게 되었으며 그것이 모임을 꾸려 가는 아이와 엄마들에게 큰 응원이 되었다.

아이들의 학업 관련 다양한 활동들이 이미 학원이나 학습지 등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요즘의 세태에서 더디고 손이 많이 가며 그 효과에 대한 결과를 확신하기 힘든 이런 품앗이 독서모임을 하는 이유는 다니엘 페나크가 그의 책 『소설처럼』에서 말했듯 “책 읽는 즐거움을 아이 스스로가 의무로 삼고자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부모가 되고 싶기 때문이고, 이미 제도권 교육에서 틀에 박히고 그 결과치를 맹신하며 전 과목 올백의 신화를 꿈꾸게 하는 지식교육평가 방식에 저항하기 위함이다. 물론 아이들의 평가 방식도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그 아이의 향기와 색깔에 걸맞은 이름을 불러 주기 위해 쏟는 노력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과 점점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은 굳이 도서관 이용 실태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책모임은 ‘그토록 책과 친숙했던 시절’을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추억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엄마들의 노력이다. 평생 책과 친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엄마들의 정성이다.

동네의 백봉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이 가을은 안으로 안으로 자꾸 들여다보라 한다. 한 달 평균 독서량 0.8권의 통계치가 초라하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희망하셨던 문화민족의 여망을 우리는 이어 가고 있는지, 그래서 아이들에게 뿌리 깊은 우리문화의 유산을 대물림해 줄 수 있는지 한번 되짚어 볼 일이다.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권하기에 앞서 먼저 책을 손에 드는 부모가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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