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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모여서 읽는다면 이 선생님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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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4:55 조회 7,46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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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너머꿈(꿈+꿈)
전남 서부권 사서교사 독서토론 및 글쓰기 공부 모임
처음부터 독서모임을 하자고 모인 건 아니다. 워낙 많지 않은 사서교사가 작은 도시 목포에 6명이나 모여 있어서 이 일 저 일을 핑계로 자주 만났다.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학교 업무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었고, 시기별로 하는 행사도 비슷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작년에는 시낭송축제 예산을 지원받아 행사를 진행하는데, 시인을 모실 예산이 부족해 서로 고민하다가 그럼 시인 초청을 같이 할까 했던 것이 목포고와 목포여고가 함께 시낭송축제를 했다. 각자 학교에서 행사를 하고 강연만 함께한 것이다. 처음 함께 진행한 것이니 예상치 못한 교장, 교감 선생님의 걱정과 여학생과 남학생 사이의 미묘한 감정 교류로 진행이 미숙했지만 하고 보니 뭐 이런 방법도 괜찮겠다 싶었다.

올해는 목포 연합으로 10월말 해남에서 시낭송캠프를 할 계획이다. 물론 예산은 없다. 모두 외부에서 지원받는다. 이미 교내 대회를 성대하게 마친 해남고 선생님의 옆구리를 계속 찔러 해남고등학교도 함께 하기로 했다. 작년에 목포고, 목포여고, 문태고, 항도여중, 정명여중생들을 데리고 목포연합으로 군산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오면서 늘 혼자서 해왔던 일을 나누어서 하니 힘도 덜 들고, 재미는 더하다는 얄팍한 계산에서 나온 답이다.

각자 학교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독서모임 한두 개쯤은 진행하거나 참여하는 사서교사들 입장에서 독서토론과 글쓰기는 늘 잘 해야 하지만, 자신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전남 독서토론 선도교사란 거창한 이름으로 열심히 활동인 항도여중 양향숙 샘의 소개로 우리를 가르쳐 주실 문답 토론을 공부하신 선생님을 소개 받아 토론과 글쓰기 연수를 1학기부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만나 독서토론과 글쓰기 연습을 했다. 토론 수업을 계획해보기도 하고 논술 작성, 첨삭까지 진행해보니 학생들보다 더 부족한 내 자신을 만나게 되더라. 만나서 회의도 하고 공부모임도 진행하니 일석이조다.

2학기에는 2주에 한 번씩 모여 공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공부하자는 선생님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지만, 독서모임 6개를 하며 질이 아닌 양으로 승부하는 나의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가볍게 거절 멘트를 날렸다. 주머니를 털어 강사님께 강사비를 드렸는데(요즘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좀 예민하다) 나의 주머니 사정을 교과부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교사 독서교육 연구회 경비를 지원해 준다고 해서 날름 신청했다. 7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해서 영암초의 예쁜 나영미 샘에게 감언이설로 함께하길 권했다. 2학기 첫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타로 카드로 공부모임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점쳤는데, 내게 날카로운 이성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잘못 짚으셨다.

공부모임 자체도 워낙 많은 도움이 되지만, 내겐 그밖에 많은 부수입이 따르기도 한다. 행사 정보도 나누고, 거리가 멀어 모시기 힘든 작가님을 모실 때면 정보를 공유한다. 거리 때문에 오시길 꺼려하는 작가 분이 많아 시간만 맞으면 같은 날 진행해보고 싶은 욕심에서이다. 그뿐 아니라 좋은 선생님들을 공부를 통해 자주 만나니 이 얼마나 좋은가.



책을 사랑하는 교사들의 모임, ‘책사모’
전남 해남고 교원독서모임
독서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설령 좋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권해주더라도 서로 다른 취향에 무안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장르가 다르고 때론 호불호도 분명하다 보니, 독서를 사적인 취미 활동으로 여기며 홀로 읽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와 같았으나 이런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3년전 이 모임을 만나면서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해남고 교원독서모임 ‘책사모’는 전 사서선생님이 만든 독서모임이다. ‘책사모(책을 사랑하는 교사들의 모임)’라는 명칭처럼 초창기에는 책을많이 읽었고, 대단한 독서력을 가진 선생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초기 멤버였던 선생님은 그 분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활동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립학교의 특성상 모임을 만들었던 선생님이 전근을 가게 되고, 주축 멤버가 빠지면서 모임은 2년 만에 중단된다. 그러나 아쉬움을 느낀 선생님이 내게 이 모임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원했고, 모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3년 전 이 모임을 다시 결성하고 이끌어나갈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전 모임을 함께했던 분이 몇 분 없는데다, 이런 모임 자체가 생소하고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욕심내지 않고 이 모임을 통해 책 한 권이라도 읽어보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전과 같이 대단한 독서력을 가졌거나 무한한 내공으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분이 없다보니, 모임 때마다 대화는 자주 끊겼고 만족도도 낮았다. 그러다보니 다음해가 되어 빠지는 분이 생기고 숫자도 줄어 모임을 구성하는 것조차 힘겨웠다. 비록 그 덕분에 기존 멤버에서 범위를 넓혀 신규교사를 회원으로 영입하기도 했지만, 모임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4년째 이어지는 모임에 학교의 예산 지원을 받게 되고, 도서관 행사(작가 초청강연)와 연계하여 진행하는 등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지금은 3개 모임에 회원 수만 17명이다.

현재의 독서모임은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 세 차례에 걸쳐 격주로 이루어진다. 각 모임 당 회원 수는 적게는 다섯 명에서 많게는 여덟 명이며, 시간이 되는 분은 중복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각 모임은 별개 모임으로 독자적으로 운영되나, 모두 동일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한다는 취지(방식)는 동일하다. 대신 모임에 따라 도서 선정 방식(한 분씩 돌아가며 책을 추천하거나 아니면 책을 많이 읽는 분의 추천도서 중 도서를 선택)과 운영하는 방법(한 책을 한 번에 또는 두 번에 걸쳐 토의하거나, 각 장별로 분담하여 발제문을 만드는 등)은 약간 차이가 있다.

모임을 4년째 이어오면서 좋은 점은 한 권의 책에 대해 여러 사람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 바쁜 학교생활과 그 속 고민들을 책과 함께 또는 책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책 한 권으로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책 한 권으로 소통하고 하나 되는 만남. 더불어 책 읽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모범이 된다는 것은 곁가지일 뿐이다. 이러한 모임이 다음 학교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더욱 많아진다면 빡빡한 학교생활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교사 독서모임 ‘옹달샘’
목포 항도여중에서 근무하면서 2년 동안 독서모임을 만들어 함께 했던 사람들끼리 발령이 나 헤어지자니 아쉬워 2010년에 우리끼리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학교에서 처음 독서모임을 만든 것은 『교사 역할 훈련』을 함께 읽고 공부하면 어떻겠느냐는 박계선 선생님의 진지하고 질긴 설득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책이 어려워 1학기 내내 나눠 읽었고, 마침 학교에 교사역할훈련 연수를 받으신 샘이 계셔 도움을 받았다. 책을 읽고 보니 전교조 분회 참실 대회 때 교사역할훈련을 주제로 전체 선생님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고, 뜻밖에 학교에서 연수비를 지원해 주어서 전체 선생님이 짧게나마 교사 역할 훈련이 무엇인지 맛보기라도 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대한 인연은 교사 역할 훈련에 대한 연수로까지 이어졌다.

학교 내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을 추천한 사람이 발제하는 식으로 모임을 진행했고, 책을 매개로 주로 근무 중 고충을 토로하고 서로에게 숨통이 트이는 시간을 보냈다. 당시 내 머리 속에 가장 큰 화두는 ‘소통’이었다. 학교 내에서 ‘소통’ 때문에 고통을 겪었고, 어쩌면 그 시간은 내게 가장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2010년 학교가 달라 한 달에 한 번 소심한 사람들의 ‘스몰에이 모임’을 만들었다. 역시 우리의 교주이신 박계선 선생님께서 밥 먹고 이야기하는 모임은 오래가지 못하니 독서모임을 하는 건 어떻겠느냐 말씀하셔서 스몰에이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언제나 퐁퐁퐁 물이 올라오는 옹달샘 같은 모임이 되자고 이름을 옹달샘으로 짓고 학기 중에는 한 달에 한번, 방학 중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눴다. 책은 주로 우리가 읽고 싶은 책 한권과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 한권을 읽었다.

과목이 모두 달라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책은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교사독서모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송 전형필』을 읽고 5월 전시회에 1박2일로 간송미술관에 다녀왔는데 미술 선생님의 설명으로 모임이 한껏 풍성해졌다. 길상사, 최순우 옛집, 수연산방도 함께 다녀왔다. 역사과 혹은 사회과 선생님이 한 분 계시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선생님 한 분을 더 모셨다.

워낙 서로 친하다보니 굳이 책이 아니어도 좋은 음악회, 좋은 강연, 연수가 있으면 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자주 만난다. 오연호, 조국의 북콘서트를 다녀와서 『진보집권플랜』을 읽기도 했고 그녀들은 조국 교수에 환호했다. 배움의 공동체 집합연수를 몇 번 받고서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를 읽고 수업의 방식을 바꾼 사람도 있다. 관심사에 따라 ‘학벌없는사회’에서 주체하는 좋은 강연 정보나 연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학교 내 독서 교육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물론, 좋은 연수는 늘 함께 한다.

2011년 2월 그 중 담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끼리 신학기 준비를 함께 해보자고 모이면서 1월 전교조 전국 참실대회에서 얻은 추천도서 목록과 우리가 학생들에게 권장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아 학급도서 목록을 정했다. 담임의 뜻을 알리는 학부모통신은 국어선생님이 만들어서 공유하니 힘 안 들이고 쉽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근무하는 학교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 1년이 지난 후 소중한 정보가 되리라 기대한다.

어떤 책을 읽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우리 아이들이 있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걸 먹으며 관심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소규모 학교에서 함께 근무해보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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