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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교도서관 사서의 당당함을 세우다 - 이지향 안산 진흥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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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8-04 16:17 조회 9,51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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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사서의 입지를 다지려면
김미진 안녕하세요.
이지향 예,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김미진 선생님께서는 지금 근무하신지가 얼마나 되셨나요?
이지향 저는 2005년 3월 1일에 임용됐으니까 지금 한 7년 정도 됐네요.
김미진 그때하고 지금하고 비교해 봤을 때, 학교도서관에 대한 학교의 관심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이지향 대체로 많이 좋아졌죠. 그런데 사서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내실이 조금 떨어져요. 교육지원청에서 3월에 요청하는 행정 업무가 너무 많아서 힘들기도 하고, 사서가 업무 처리를 할 때, 업무라인이 있어서 도서관 담당 교사를 거쳐서 진행해야 하는 비합리적인 절차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서가 도서관 업무를 독립적으로 하기보다는 학교의 교과 교사 중에 한 명이 도서관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거예요.

김미진 업무 분장이나 행정 절차와 관련된 어떤 일을 겪으셨거나 문제가 있었나요?
이지향 저희 학교에서 한 가지 사건이 있었어요. 2006년에 제가 저희 학교에 온 다음에 도서관 운영 사례와 관련된 자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제가 어렵게 자료를 준비해서 냈어요. 그런데 그게 경기도교육감상을 받게 되었고, 그 자료가 도서관 담당 선생님의 교사 수상 사례로 나가게 되었죠. 절차상의 과정 없이 제 자료에서 몇 가지 사진을 보완해서 사례로 낸 거더라고요. 이렇게 사서들이 속상한 경우가 있어요. 저는 관리자에게 이 부분에 대해 항의를 좀 했었어요. 관리자가 문제 인식을 하고 저한테 독립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조정했어요. 저는 비정규직 사서가 겪을 업무의 중복성, 반복성 등이 분명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진행했어요. 저에게 권한이 생기는 만큼 책임이 커졌지만, 잘 해야겠다는 의지도 더 생기고 도서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그 이후에 교육지원청에서 내려오는 사서의 업무 분장 내용이 갈수록 늘어나더라고요. 일의 증감의 문제가 아니라 사서의 처우 문제와 같이 맞물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안타까웠죠.

저의 행동들이 지혜로운 선택이었나 하고 생각도 많이 했어요. 지금은 사실, 교원 업무 경감으로 주요 업무들이 담당 선생님에게서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실제 일은 사서들이 하고 일의 결과에 따른 보상이나 성과는 담당 선생님에게 돌아가는 구조는 여전해서 분명히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아직도 처우 개선은 현저히 좋아진 것은 아니에요. 사서의 업무가 늘어날지라도 독자적인 영역을 가져오는 데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도서관 운영에 대한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몇 년간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도서부원의 운영도 상황에 맞게 운영했고 관리자들과의 소통도 잘 되었어요.
김미진 아마 그런 생각 때문에 사서의 입지가 많이 넓어지게 된 것 같네요.
이지향 교직원들 사이에서 도서관 일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신뢰가 있죠.

김미진 그렇군요.
이지향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제게 독서교육 업무가 주어질 때 주저하는 부분이 있어요. 사실 학교 교육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 최고겠죠. 독서교육은 학급 단위로 실시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서에게 독서교육까지 담당하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도 들고요.
김미진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반면에 업무가 너무 과하게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지향 좀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도서관 안에 있는 제 한계 속에 가두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그래요. 거기에 업무가 늘어나다보니 너무 바쁘게 되었어요.
김미진 맞아요. 공문도 참 많이 오더라고요.
이지향 제가 바라는 것은 독서교육 업무는 협의 창구가 마련돼서 합리적으로 분장되는 것이에요. 저희 학교는 독서교육 업무가 연구부에 분장되어 있는데요, 이것을 좀 더 세분화된 업무 분장을 하거나 아니면 각 교과과정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 토요일에 학교도서관은?
김미진 학교도서관을 토요 휴업일에 개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지향 지금 시행하고 있는 주 5일제 휴업일에 학교도서관을 개방하라는 요구는 좀 어렵다고 생각해요. 주 5일제 안에서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 생활하는 시간에 충실히 독서교육을 해야 하는 거지 요식적인 행위로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토요일에 학교도서관 이용자는 3~4명 정도밖에 안 돼요. 아이들은 학교가 휴업일일 때는 학교에 안 나오거든요. 제가 학교 휴업일에 근무해 봐도 학생들은 등교를 안 한다고 보면 돼요. 학교도서관의 개방이 뭔가 지적인 개방인 것처럼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봐요. 자료 개방이라는 단순 개방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실제적이고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방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미진 주 5일제 전면 시행이 아직 초기 단계라서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라고 봐요. 선생님 학교는 토요일에 학교도서관을 개방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학교는 지금 개방을 하지 않아요. 지난해까지는 격주로 휴업일이었잖아요. 그때 휴업일에 학교도서관 개방을 할 때, 학교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논리로 학교도서관을 열었고 토요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참여하는 학생은 정말 극소수더라고요. 토요일에 개방할 경우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떤가 싶어요. 토요 도서관 프로그램 같은 거요. 토요일에 도서관에 나와야 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방향으로 토요 휴업일 도서관 운영을 해야 한다면요.

이지향 저희 학교의 경우 토요일에 아이들이 한 100여 명 정도 학교에 나와요. 방과 후 특기적성이라는 틀 속에서요. 주로 스포츠 분야에요. 아이들은 많이 뛰어놀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것이죠. 그런데 독서가 또 다른 학습의 창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토요 휴업일은 전체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아이들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휴무 때 학교에 오는 것이 또 다른 학습의 연장으로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서관을 자연스럽게 자유 열람으로 개방했을 때, 어떤 책을 만나고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와야 하는 거지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부분은 성과주의라고 생각해요. 권장 도서 목록을 작성해서 학교 단위로 내린다든가 하는 것은 자유로운 독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요.
김미진 아, 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지향 그래서 저는 제 나름대로 권장 도서를 정할 때 책을 읽지 않는 학생들이 최소한 이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정해요. 권장 도서 목록을 잡으면 아이들을 그 틀 속에 가두어 두는 거예요.
김미진 맞아요. 그런 면이 있어요.
이지향 도서 목록을 정하면서도 이 목록에 혹여 내 주관이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요. 이 목록이 사서가 정할 부분인가 하는 두려운 생각도 있어요.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죠. 부모님들이 이 목록에 있는 것은 꼭 읽어라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독서가 또 하나의 잘못된 틀 속에 갇히는 것이 안타까워요. 저는 그래서 학기, 수업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접목이 되는 것은 옳다고 보는데 아이들이 자유로워야 할 시간까지 주제별로 뭔가를 또 하게 만드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또 하나의 방과후학교인거지요.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학교도서관 만들기
김미진 선생님 학교에서도 아침 독서 운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 학교는 아침 독서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요. 하나의 행사나 일정으로 잡혀 있으면 그야말로 형식적인 것으로 되잖아요. 그런데 아침 독서 운동이 학교 차원에서 진행이 되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된다면 담임선생님들도 부담이 없으실 것 같고, 그러면 쉽게 동참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지향 저희 학교는 아침 독서 운동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요. 저도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참 바라고 있었는데요, 지금까지는 관리자들이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교장 선생님은 독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작년까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했다면 지금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껴요. 아이들이 책 고르는 수준이 달라졌고 책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어요. 선생님들께서도 교과 도입이 굉장히 수월하게 잘 된다는 거예요. 날마다 10분밖에 안 되지만 전체 아이들의 하루가 굉장히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아주 좋아요. 독서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편하게 다가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 요즘 굉장히 흐뭇한 게, 그 동안 도서관은 굉장히 적극적인 아이들만 왔는데 요즘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이 오는 거예요. 그렇게 독서층이 확대되는 것이 아주 좋아요. 특별한 독서 행사나 프로그램들로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좋지만 늘 연례행사처럼 하는 프로그램이나 요식 행위 등으로 독서 교육을 묶지 않는 게 좋다고 봐요.
김미진 특정한 날에 독서 시간을 만들어 놓으면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아무 책이나 골라서 가는 거예요. 그런데 그 책이 유아용 그림책인 거예요. 무조건 책을 빌려와야 하니까 그냥 아무 책이나 빌려다가 책상 위에 올려놓기만 하는 거죠.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학부모 도서관 후원회라고 해서 학부모 명예사서나 어린이 도서부를 운영하기도 하잖아요. 그랬을 때, 사서가 중점이 되어서 운영하기는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학부모 명예사서, 어린이 도서부 활동이 되어야 하고, 또 어떤 프로그램이 좋을까요?

이지향 도서관은 아이들이 주인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봐요. 책 한 권 한 권은 사서 선생님이 관리해 주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학교 도서부 아이들이 도서부 이름을 ‘책나눔이’라고 만들었어요. 학교도서관에 책이 들어오면 아이들이 홍보하고 추천하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학교도서관은 도서부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서 선생님은 단지 지킴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주도적인 틀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도서부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중・고등학생들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서들 사이에서도요. 하지만 분명히 아이들은 해낼 수 있어요. 학교 문화를 건강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중・고등학생들과 수준이 다를 뿐이지 초등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5학년 학생들을 매해 뽑고 그 이후에 6학년이 되면 후배들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도해요. 아이들이 중심이 돼서 도서부원도 모집하고 도서 추천이나 홍보 같은 것들을 주도적으로 해요. 그러면 3, 4학년 아이들이 구름떼같이 달려들어요. 그럼 또 아이들이 부원을 뽑아요. 그래서 저희 도서부원들은 도서관에서 중심 역할을 잘 하고 있어요. 저는 도서부원들이 활동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서부 활동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도서관 도우미 어머니들이 계시지만 도서부 아이들이 주체가 돼서 활동을 한다면 저는 어머니들의 역할을 최소화하려고 해요. 어머니들의 도움을 크게 받는 것은 제가 자리를 비울 때예요.
김미진 저도 도서부 아이들이 주체가 된다면 도서관 도우미 어머니들의 도움을 크게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학교도서관 사서가 나아갈 길
김미진 학교도서관 사서의 처우 개선이나 업무 과중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지향 저는 항상 후배들을 생각해요. 제 자리에 누가 온다면 사서의 처우 개선이나 업무 개선들을 얼마나 향상시켰는가 하는 것이요. 학교마다 관리자에 따라 굉장히 많이 달라요. 정책으로 개선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사서에 대한 정책이 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정말 난감한 문제지요. 하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서들이 너무 소극적인데다가, 업무가 폭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업무 폭주는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교육청에서 이런 부분을 개선해 주었으면 해요. 그리고 사서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업무가 폭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거예요. 사서끼리의 소통과 정책 담당자들과의 소통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안산 지역의 사서들은 끊임없이 노력은 해 오고 있지만 이제 더 큰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봐요. 좀 더 많은 사서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교육청의 다양한 창구도 활용해야 해요. 가야 할 방향을 모두 공유해야 하는 것이죠. 사서교사 채용 문제도 그렇고, 처우 문제도 그렇고요. 사서들이 스스로 나서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봐요. 소수가 주고받는 정보 정도를 벗어나서 좀 더 체계화된 방법이 꼭 필요해요. 물론, 우리들도 스스로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의회라는 장을 충분히 활용해서 우리 스스로 클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죠.



김미진 저도 다른 사서들과 그런 프로그램 개발을 이야기하기도 해요.
이지향 사서 교사들이 부단히 노력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사서의 처우 개선에 많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봐요. 특히 발전지원단을 바탕으로 힘을 합해서 큰 노력을 해야 해요.
김미진 저부터도 일단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지향 그렇죠. 본인의 노력 없이 무엇인가를 받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노력이 이어진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이 되리라 생각해요.
김미진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지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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