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정기구독


[부모] 얘들아! 약 먹을 시간이다
<학교도서관저널 , 2012년 04월호> 12-07-07 20:24
조회 : 5,074  


자녀를 낳는 순간 모든 부모는 결심한다. 자녀에게 최고의 엄마가 되리라, 친구 같은 엄마가 되리라. 그 결심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쫓아다녔다. 자녀교육 관련 강좌나 자기주도학습, 아직은 이른 입학사정관제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며 열심히 쫓아다녔고,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아끌며 박물관을 쇼핑하듯 다녔다. 여기저기 다니다가 찾은 길은 오직 하나, 책이다. 그리고 발견하게 된 사실은 부모의 능력은 유한하나 책은 무한하다는 것이며, 책이야말로 이 아이의 노년까지 책임질 수 있는 멋진 취미이지 않은가!

그렇게 결심을 하니 이젠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힐 것인지가 또 하나의 숙제가 되었다. 국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독서논술을 공부하지도 않은 비전문가인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가까이에 있는 동화모임을 찾아 나섰다. 혼자 갈 길은 멀고 험하지만 함께하기에 더없이 즐겁고 즐거운 동행이 되기 때문이다. 그 길을 찾은 이후 줄곧 나는 ‘00동화모임’의 회원이다. 이사를 가서도 가장 먼저 인근의 모임을 꼭 찾게 된다. 책을 통해 삶을 나누며 자녀교육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었고, 책을 통해 내 아픔이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이제 내게 있어서 책은 그냥 책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꼭 책을 찾는 습관이 생겼다.

큰아이가 4살일 때 둘째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리며, 『피터의 의자』, 『엄마 꼬꼬가 알을 낳았어요』 등의 책을 읽히며 동생을 함께 기다렸다. 그래서 그런지 동생을 시샘하지도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는 학교생활에 관한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 『나 혼자 기다렸어요』, 『틀려도 괜찮아』 등의 책을 읽혔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3년 전 공개입양을 어렵게 결정하고 입양 신청 후 아이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또다시 본격적인 정신교육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슴도치 아이』, 『까망머리 주디』, 『너는 특별해』 등 책을 읽으며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에 대해 함께 읽고 고민했을 때,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우리 부부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셋째를 손꼽아 기다리고 마음껏 안아 주고 어린 동생을 축복해 줄 수 있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책을 읽히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정신 건강을 책임지는 일이다. 우리에게 있어 책은 마치 약과도 같다. 때론 피 흘리는데 바르는 빨간약이 되기도 하고, 때론 비상시를 준비하는 비상약이 되기도 하고, 건강한 체질을 만들기 위한 보약이 되기도 하다가, 때론 시간에 맞춰서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가 되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약 지어주러 도서관에 간다.
“얘들아 약 먹을 시간이다!!”











양진희 안산 석호초 학부모

<저작권자 (주)학교도서관저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Total 481 [ 날짜순 / 조회순 ]
[생각 나누기] 삶 속의 놀이 들여다보기 (2013년 05월호) 5098 hits.
유자살롱(yoojasalon.net)은 음악 커뮤니티인 유유자적 살롱의 줄임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은 탈학교 청소년들이 모여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보다 자유롭게 제대로 놀 것 같은 유자살롱 세 친구들에게 ‘논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정 리 홍주리 기자자기 삶에서 ‘놀이’가 차지하는 부…
[학부모 명예사서]아이들을 품고, 함께 성장하다 ― 신대림초 학… (2013년 01+02월호) 5095 hits.
책으로 나누는 마음, 변하는 아이들똑똑… 도서실 문을 열며 들어오는 작은 아이. 얼굴도 제대로 들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으며 그 자리에 서 있던 아이. 그렇게 그 아이와 만났다. 멘토와 멘티로. 억지로 손을 이끌었더니 책상 밑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는다. 의자에 앉은 나는 허리를 구부려 머리를 책상 밑으로 내리고 …
얘들아! 약 먹을 시간이다 (2012년 04월호) 5075 hits.
자녀를 낳는 순간 모든 부모는 결심한다. 자녀에게 최고의 엄마가 되리라, 친구 같은 엄마가 되리라. 그 결심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쫓아다녔다. 자녀교육 관련 강좌나 자기주도학습, 아직은 이른 입학사정관제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며 열심히 쫓아다녔고,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아끌며 박물관을 쇼핑하듯 다녔다. …
[도서관 마중]마음속 아이를 들추고 세상의 진심을 마주하다 ― … (2012년 07+08월호) 5074 hits.
교감을 통해 ‘개 같은 날’ 대신 ‘개 나는 날’로학생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이옥수 그래. 만나서 정말 반가워. 다들 예쁘네.윤혜린 작가님 책도 많이 읽고 준비 많이 해왔는데 좀 떨리네요.윤혜린 최근 나온 『개 같은 날은 없다』의 제목은 어떻게 지으셨나요?이옥수 제목이 좀 세지? 만약에 형한테 매일 두…
[글 읽기 사람 읽기]돌이켜 보면 학교도서관 사서는…_ 박영옥 … (2015년 07+08월호) 5066 hits.
만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둔다면, 훗날 그 일을 어떻게 여기게 될까? 온전히 학교도서관 수많은 책 사이에서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하던 시간들을 뒤로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더 뚜렷해지는 것들, 그 대상을 학교도서관 사서로 정하고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10년 남짓 서울 연지초등학교…
[책모임 레시피] 평범한 아줌마에서 목요일의 여자들로 (2015년 04월호) 5061 hits.
  “우리에게 독서모임은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만 불려왔던 평범한 아줌마들이 자신의 삶,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너를 읽어주마’는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 글쓰기를 실천하는 목요일의 여자들의 모임입니다.”   구성원 수11명 회비월 2만 원: 생…
모여서 읽는다면 이 선생님들처럼 (2011년 11월호) 5056 hits.
꿈너머꿈(꿈+꿈)전남 서부권 사서교사 독서토론 및 글쓰기 공부 모임처음부터 독서모임을 하자고 모인 건 아니다. 워낙 많지 않은 사서교사가 작은 도시 목포에 6명이나 모여 있어서 이 일 저 일을 핑계로 자주 만났다.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학교 업무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었고, 시기별로 하는 행사도 비슷해 서…
[교사의 시]상처에 대하여 (2012년 07+08월호) 5053 hits.
오래 전 입은 누이의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누이의 눈매에선꽃향기가 난다요즈음 보니모든 상처는 꽃을꽃의 빛깔을 닮았다하다못해 상처라면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오래 피가 멎지 않던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향기가 배어나는 …
[내 아이의 책터]자장가 대신 책 읽어 주는 엄마 (2012년 07+08월호) 5051 hits.
어린 아들과 잠자리 책읽기어릴 적 책 한 권을 처음으로 선물 받고 기쁜 마음에 잠도 이루지 못하며 품에 껴안고 자던 때가 내가 책을 읽고 좋아하게 된 첫 출발점이다. 내 아이도 나처럼 책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거부감 없이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5개월 때부터 책을 읽어 주기 시작했다. 엄마의 바람을 알기라도 …
청소년책 저자 인터뷰 :: 소설가 안학수 (2011년 07+08월호) 5047 hits.
아파본 사람은 안다. 온전히 평범한 나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라는 걸. 그저 고통이 비껴가는 순간을 바라고 바라면서 포기와 치열함 사이를 오가게 된다는 것을. 세상 곳곳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이 있기 마련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꼽추가 된 유년이 유독 힘겨워 보인다. 팍팍한 현실을 반전시킨 것은 75센…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