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품 검색

장바구니0

행사 [열두 달 더불어 도서관] 사제가 함께하는 2022 전주 독서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11-01 14:04 조회 1,548회 댓글 0건

본문



사제가 함께하는

2022 전주 독서대전



높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 먹거리까지 풍부한 가을은 책 읽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독서의 계절답게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독서 축제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민의 삶에 책을 스며들게 하는 지역 독서 축제는 매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전라북도 역시 ‘책 읽는 도시 글 쓰는 전주’라는 슬로건 아래 ‘2022 전주 독서대전’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을 평생 독자로 살도록 조력하고 싶은 욕심 있는 사서교사라면 책을 매개로 한 지역 축제는 참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호에선 아이들과 함께한 ‘전주 독서대전’의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허민영 전주 우림중 사서교사  




'책 도시' 전주 그리고 독서대전의 효능


조선시대, 전주는 출판문화도시로 전국에서 유명했다고 합니다. 남문을 중심으로 서점이 모여 있고 전주 천변을 따라 책을 들고 왕래했다고 하니, 전주를 ‘책의 도시’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책은 오래전부터 전주 사람들의 삶에 깊숙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옛 전주의 이야기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역사를 알면 뿌리를 찾아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뿌리를 느낄 수 있는 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2022 전주 독서대전’ 참여는 선조를 만나는 경험과 더불어 배움의 경계를 학교에서 우리 마을로 넓히는 교육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독서대전 현장 모습을 구석구석 살펴볼까요? 



첫째, 함께 책 읽기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독서대전은 공연, 전시, 시민 토론, 체험 등 다양한 경험 거리로 가득했습니다. 이 중 제가 주목한 것은 강연입니다. 독서 행사답게 강사는 주로 작가로 구성되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그냥 들어도 좋지만, 작가가 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몇 배로 몰입해 들을 수 있습니다. 몰입하여 들었던 이야기는 오랜 기간 청자의 마음에 머물며 긴 여운을 줍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물 하기 위해 저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그 책을 쓴 작가와 만날 계획을 세웠습니다. 

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7847_3081.png

 
둘째, 간단한 퀴즈 풀기

정보라 작가를 만나기 전 『저주토끼』를 주제로 한 퀴즈를 풀었습니다. 글을 쓴 의도를 추측해 보거나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을 파악하고 나의 삶과 연결해 보는 깊이 있는 독서 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독서대전 부스를 체험하고 싶은 아이들의 바람에 서둘러 한옥마을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저는 책 내용을 빠르게 살피기 위해 독서 퀴즈를 준비했습니다.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오른 부커상(Booker Prize)이 어떤 상인지, 부커상을 받은 또 다른 한국 작품이 있는지 퀴즈를 통해 알아보고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알아맞히는 퀴즈를 통해 『저주토끼』 속 10가지 이야기를 톺아보았습니다. 


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8001_4267.png

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8159_263.jpg
작가와 만나기 전 『저주토끼』 퀴즈 풀기 



셋째, 독서대전 부스 체험 BEST 3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독서 퀴즈로 줄거리를 정리한 후 독서대전 현장으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독서대전의 즐길 거리는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우리는 완판 본문화관 마당에 있는 체험 공간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다양한 체험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365일이 소중한 생일서가’입니다. 이 서가에 진열된 모든 책에는 날짜가 적힌 종이가 꽂혀 있었는데 종이 뒷면에는 그 날짜에 태어난 문학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태어난 11월 11일이 적힌 종이 뒷면에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죄와 벌』을 쓴 도스토옙스키에 관한 소개글이 실려 있습니다. 자신의 생일을 안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나와 같은 날에 태어난 문학가가 친근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전주의 아름다운 특성화 도서관을 알리는‘색으로 채우는 특성화 도서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전주를 대표하는 특성화 도서관 스케치가 그려진 현수막을 널찍하고 두꺼운 펜으로 칠하는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한 작품을 완성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불어 비슷한 활동을 학교도서관 행사로 추진해도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 이렇게 학교도서관 행사로 가져올 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8805_2463.png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8805_4902.png


3. 아이들이 가장 적극 참여한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래 예술(Sand Art) 활동입니다. 모래 위에 그림과 글자를 쉽게 그리는 전문가의 모습을 보며 우리 역시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반짝이는 판 위에 균등하게 모래를 펼치는 것부터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거나 서로를 향한 진심을 모래 위에 표현하며 많이 웃었습니다. 



넷째, 정보라 작가와의 만남

정보라 작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은 설렘과 호기심으로 가득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상상을 하는 작가는 과연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이 무대에 오르고 객석을 향해 인사하며 수줍게 웃을 때 아이들도 덩달아 수줍게 웃으며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배꼽까지 숙였습니다. 작가님께선 신화적 상상력과 SF(Science Fiction)의 역사를 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셨고, 한국 작가의 SF를 많이 사랑해 달라는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하셨습니다. 


c98312cb13c5798c8f7b0ecd50ae95f0_1667278518_2332.png
 

강연 끄트머리, 누군가 ‘데모하는 작가’란 별명에 대해 작가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느꼈고 그것을 계기로 세월호 추모 및 진상 조사 요구, 성 소수자 인권 보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시위 등 목소리가 필요한 현장에 나타나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강단에서 러시아 문학의 작품성을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아픈 이야기를 진실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표정에서 세상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웃음과 박수와 탄식과 감탄을 연달아 보이며 강연에 집중했습니다.



다섯째, 황선우·김하나 작가와의 만남

몇몇 아이들은 9월 30일에 약속이 있다며 독서대전에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다음날에도 독서대전에 참여하기를 결정했죠. 토요일은 평소 즐겨 듣는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인 황선우, 김하나의 강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황선우, 김하나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는 똑똑하고 다정한 동네 언니의 조언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빛나는 부분과 나의 초라한 부분을 비교하지 말라며 누구나 초라한 모습이 있다는 말에 아이들은 고개를 열정적으로 끄덕였습니다. 글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돈을 벌고 지금은 팟캐스트 진행자와 편집자란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동자는 보석처럼 반짝였습니다. 작가님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전기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휘감은 호주의 브리즈번 강변을 둘러보겠다는 꿈을 품었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황선우 작가와 김하나 작가가 좋아하는 ‘베테랑 칼국수’ 식당에 들러 강연의 진한 여운을 나누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만남이란?


독자 여러분에게 어린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의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학교를 보내고 싶나요? 전 자식이 없지만, 이 질문을 받고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집과 가장 가까운 학교,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 학교도서관이 활성화된 학교 등 많은 생각이 떠올랐고 아주 명쾌하게 하나의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전 ‘멋있는 어른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학교’로 보내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멋있는 어른을 많이 만날 기회입니다. 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이 진짜 멋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고 듣고 느낄 기회입니다. 지역 독서 축제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 보면 어떨까요? 학교 밖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경험은 커다란 에너지를 줄 것입니다.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개인정보 이용약관 광고 및 제휴문의 instagram
Copyright © 2021 (주)학교도서관저널.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