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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책 도서관 이야기] 동화 나라에 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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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11-06 14:01 조회 3,9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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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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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책 도서관에서 만난 중학생들은 대체로 단편소설로 접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문장에 ‘중학생’이라는 말 대신 ‘사람’ 이라는 말을 넣으면 어떨까? 사람은 대체로 ‘이야기’를 좋아한다. 누구나 머리를 끄덕일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설을 통해서든 드라마를 통해서든 우리는 이야기에 빠지고 즐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중학생들이 일상에서는 왜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을까? 스마트폰의 생활화, 학원과 과외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는 어떨까? 중학생들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상황(시간과 공간)’이 현실에 많지 않다는 것, 아직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추상화된 것보다 구체적인 활동 그리고 친구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중학생들의 특성을 대폭 반영한 독서 프로그램이 적다는 것 말이다. 이것은 읽느냐 안 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즐기느냐 즐기지 못하느냐의 문제다.
 

숨겨진 카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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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책 파티 시즌 3은 「스마일맨」(김동식), 「안녕, 베타」(최영희)에 이어, 일곱 편의 단편을 모은 『호기심』에 수록된 「남친 만들기」(김리리)로 새롭게 시작했다. 시즌 1과 2가 인간의 본성, 국가권력의 역할, 미래 사회의 인공지능과 인간 등 진지한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중학생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희영과 문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아하는 이성 친구와 가까워 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사랑 이야기다. 어른들도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이야기에 격하게 공감하듯이 아이들은 중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친구 관계, 중학생들의 사랑 이야기에 “꺄악∼” 비명을 지르고 공감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시즌 3 파티의 목표는 아이들이 친구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에 푸욱 빠지기, 소설 읽기도 제법 재미있는 놀이라는 것을 경험하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활동하기이다.
파티를 아우르는 원칙은 함께 읽기, 도서관 위·아래층 전체를 이용해서 몸을 많이 움직이기, 함께 활동의 순서와 내용을 계획하고 활동하기, 시각·촉각·미각 등의 구체적인 감각을 활용하기이다. 이번에는 ‘함께할 활동(미션)’을 위해서 8개의 카드를 주문 제작했다. 파티 전에 도서관 여기저기에 카드를 숨겨 놓는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아이들은 도서관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8개의 카드를 찾은 후, 모둠별로 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8개의 ‘함께할 일’의 순서를 정한다.
 
 
여덟 가지 함께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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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카드 1
카드를 다 찾은 아이들은 모둠 친구들과 작품을 찾아서 소리를 내서 읽는다. 대체로 20분 정도 걸린다. 친구와 함께 소설에 푹 빠지거나 도서관 바닥에 엎드려서 뒹굴면서 읽는 모습, 모두 귀엽고 사랑스럽다.

미션 카드 2
아이들은 이 활동을 가장 먼저 한다. ‘떡볶이’라는 정답을 맞히면, 떡볶이 맛 과자를 준다. 활동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방법은 떡볶이 맛 과자를 먹으며 한바탕 수다를 떠는 것!

미션 카드 3
학생들이 대체로 두 번째로 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서로 마음의 소원을 말하고, 마음에 드는 타투 스티커를 골라서 친구와 서로 붙여 주고 “예쁘다”, “매력적이다”와 같은 칭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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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카드 4
마음에 누구나 한 명쯤 있을 것이다. 첫눈 오는 날에 떠오르는 사람… 아이들은 강아지, 전학 오기 전 학교 친구, 엄마와 같이 다양한 사람을 떠올리고 메시지를 쓰는데, “안녕? 첫눈 온다. 잘 지내니?”와 같이 매우 짧다. 대부분 아이들은 쑥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래도 ‘첫눈 오는 날에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라는 애틋한 마음이 행간마다 숨은 듯하다. 그리운 존재를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

미션 카드 5
이 소설에는 제법 많은 인물과 이리저리 꼬인 관계가 나온다. 친구와 함께 복잡한 관계 한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해 보기!

미션 카드 6
학생들이 읽은 소설에는 마지막 장면이 빠져 있다. 희영의 옛 남자친구가 다른 여학생과 가는 모습을 봤을 때, 아이들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발표해 보니,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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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카드 7
작품을 읽고 책 대화 주제를 만들어 보는 활동인데, “문순이처럼 이성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한 경험이 있는가?”, “청소년의 이성교제는 필요할까?”, “김훈과 김반디는 무슨 사이일까?”와 같은 주제들이 자주 나온다. 어찌 보면 지극히 아이다운 질문인데, 찬찬히 보면 놀랍다.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말고 인물의 성격 분석을 하게 되고, 사회 문제와 관련지어 이야기 나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김훈과 김반디의 관계에 대해 자유분방한 상상을 펼치게 될 것이다.

미션 카드 8
가장 인기 좋은 장면은 상욱이와 문순이 교실에서 넘어지는 장면, 문순이가 상욱이의 고백을 기다리다가 실망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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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여행에 온 기분
사실 몇 개의 활동은 국어책 학습 활동에서 봄 직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국어시간의 독서 활동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패키지 여행에 온 기분’, ‘동화 나라에 떨어진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고 즐겁게 접근하기, 혼자 읽지 않고 함께 읽기, 몸을 많이 움직여서 활동하기, 친구와 함께 활동하기, 구체적 감각을 활용하는 활동하기 등이 그 이유이다.

매번 다른 아이들과 일회성의 꿈책 파티를 하는 것이 늘 성공하지는 않는다. 잘 되지 않을 때, ‘이건 이벤트야. 독서교육은 매일 보는 학생들과 해야 하는 거야. 나의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와 같은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며 회의에 빠진다. 그럴 즈음엔 거짓말처럼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학생들이 와서 다시 나를 일으켜 준다. 오늘의 파티가 언젠가 다른 국면으로 확산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격려한다. 첫눈이 올 때쯤, 꿈책 파티 시즌 4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겨울에는 이 도서관에 어떤 아이들의 어떤 이야기를 담아 볼까. 그리고 나는 이 도서관에서 어떤 서사를 만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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