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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아빠랑 세상 책 읽기] 아주 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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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11-02 10:20 조회 4,42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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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 갔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이번이 3번째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에 바다 속에 가라앉았다. 우리나라에 사고는 많았지만 내가 본 사고 중에서 이 사고가 가장 끔찍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는 단원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이 많이 타고 있던 배였다. 이 사고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길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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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은 단식을 하고 있었다. 광장 안내판을 보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한 지 19일째였다. 세월호 참사 873일째이기도 했다. 내가 수첩에 아빠가 설명해 주는 것을 받아 적고 있을 때 어떤 아저씨가 나한테 약과를 주고 갔다. 아빠는 내가 세월호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주고 간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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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광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모인 것처럼 사람들이 많았던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 사진이 있는 분향소에 갔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국화꽃을 앞에 두고 아빠랑 같이 묵념을 했다. 예전에도 2번 이렇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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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슬퍼할 줄 아는 것도 공부라고 했다. 슬픔을 나누고 같이 아파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공부라고 했다. 그리고 힘이라는 것은 뭘 들거나 옮기거나 할 때 쓰는 힘만 힘이 아니라고 했다. 힘들어하는 사람 옆에 있어 주는 것도 아주 센 힘이라고 했다. 나는 아빠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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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세월호 속에 있는 미수습자는 9명이다. 단원고 언니 2명 오빠 2명, 단원고 선생님 2명, 일반인 아빠와 아들 1명씩, 일반 여자 어른 1명이다. 작년에도 9명이었는데 지금도 9명이었다. ‘기억하라 0416 전시관’ 앞에는 돗자리를 깔고 릴레이 단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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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앉아서 노란 리본을 만들고 있던 아줌마가 “너도 한 번 만들어 봐.” 하셔서 나는 리본 만드는 강의를 들었다. 방법은 리본을 열쇠고리에 한 칸 걸고 툭, 땡기는 거다. 나는 곧바로 해 봤다. 다 쉬웠는데 툭, 땡기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5번 정도까지는 아줌마가 도와주고 그다음부터는 내가 했다. 리본을 만들면서 아줌마랑 얘기도 하면서 시간이 많이 지났다. 리본을 몇 십 개는 만든 것 같았다.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아빠 휴대폰을 보니 한 시간이 지났다. 한 시간이나 지난 게 신기했다. 그런데 아까 아줌마가 노란 리본을 맨 처음에 만들 때에는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인다고 하셨었는데, 그 말이 진짜인 것 같았다. 엄지손가락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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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단식하고 있는 세월호 가족한테 “잊지 않을게요. 힘내세요.”라고 말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부끄러웠기 때문에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 아줌마가 안아주셨다. 그때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아줌마가‘Remember 0416' 이라고 적혀있는 팔찌를 주셨다. “고맙습니다.”라고 크게 말하려고 했는데 우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과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세월호 진실을 빨리 밝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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