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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와글와글 들썩들썩 신나는 책 축제 - 안산 석호초등학교 샘골도서관 책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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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6:10 조회 9,8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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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뭔가 기대할 때만 나타나는 독특한 표정이 있다.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눈동자는 동그래지며 약간 눈꼬리가 올라가 있는 생기 있는 모습 말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 어른들은 참 행복하다. 어머니들은 책 축제를 준비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날 행복했다. 운동장 가득 아이들이 모여 깔깔 웃으며 체험하는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 축제에 대한 관심은 2주 전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는지 책을 읽어 주러 들어가면 몇몇 아이들이 “책 축제 언제 해요?”“책 축제 때 할 수 있는 놀이가 뭐예요.”라며 궁금증을 쏟아냈다. 나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책 읽으러 들어가면 아이들이 책 축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기대하고 바라보는 표정이 정말 예쁘다고 했다. 바로 이거다! 아이들이 그날만큼은 누구하나 빠짐없이 즐겁게 놀고, 책이 꼭 따분한 것만 아니라 책을 통해 함께 놀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책 축제를 여는 목적이 충분히 채워진 것이다.

석호초등학교 샘골도서관에서 책 축제를 여는 것은 이번이 5회째다. 책 축제는 매년 가을에 열리는데, 지난해만 ‘환경’을 주제로 진행했고, 그동안에는 전래 놀이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장을 열었다. 이번 책 축제 주제는 책 속에서 놀이 찾기였다. 그래서 축제 제목도 ‘와! 책 속 놀이터다’로 정해졌다.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는 것, 독서 골든벨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뭔가를 확인하고 정리하지 않아도 책은 나에게 즐거움과 궁금한 것을 해결해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바람이 축제에 담겨있다.

회원들의 재주와 노력이 한껏 빛나다
책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권리는 아이들에게 주어지지만 준비는 도서관 회원들의 몫이었다. 책 축제 날짜가 10월 1일로 정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추석 연휴가 중간에 끼어 있어서 우선 책 축제 기획안이 준비되어야 했다. ‘책 속에서 놀이 찾기’라는 주제가 정해지고, 전시, 체험 코너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임원회의에서 결정하고, 회원 전체 모임을 열었다. 각자 하고 싶은 체험 코너를 정하고, 준비일정을 확인 했는데, 여러 회원들이 십시일반 역할을 나누고 진행하기 시작하니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도서관 전체 회원은 40여 명인데, 책을 읽어주는 회원이 24명, 동화모임을 하는 엄마들이 17명 정도 되다보니, 행사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만약 회원들이 일상적인 활동을 함께 하지 않았다면 책 축제와 같은 큰 행사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특히 동화모임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함께 나누다 보니 친밀감이 쌓여 힘든 일은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책 축제를 거뜬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책 축제처럼 큰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매력과 재주를 발견할 수 있어 웃게 되고, 감동받게 된다. 몇 년을 함께 하면서 조용히 책을 읽어주고, 여러 가지 일정을 빠짐없이 참석했던 회원이 뛰어난 그림 솜씨를 발휘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일은 잊을 수 없다. 처음 책 축제에 참석하는 신입회원이 종이접기 체험 코너를 맡아 필요한 준비물부터 사전 연습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 명절 때 내려가서도 책 축제에 필요한 공깃돌을 한 가득 주워오거나, 공원과 산을 돌아다니며 봉숭아꽃, 아카시아나뭇잎을 따오는 일, 밤잠 설쳐가며 전시코너를 준비했던 회원, 다소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줄이기 위해 준비작업을 거의 완벽하게 해낸 퀼트 팀, 정말 놀랍고, 감동적인 재주를 갖고 있는 회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회원들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체험하고 뛰노는 축제 마당
드디어 책 축제 당일, 이른 아침 7시에 모여 축제에 필요한 집기를 나르고, 아이들이 그린 독서화와 앤서니 브라운,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이 멋지게 전시되었다. 각 코너별로 분주하게 준비를 마치자 책 축제 시작을 알리기 위한 교장 선생님 말씀과 한양대 한우리의 풍물공연이 신명나게 펼쳐졌다. 풍물 장단에 맞춰 고개를 까딱하고, 손장단을 맞추는 아이들 모습이 귀여웠다.

이번 책 축제는 1~2교시가 교과 과정에 들어가, 홀수, 짝수 반으로 나눠 1・2교시는 짝수반, 3・4교시는 홀수반 아이들이 나와 축제에 참가했다. 아이들에게 참여 쿠폰을 나눠 줘도 한꺼번에 우르르 나오면 정신없고 분주해진다. 가장 먼저 아이들의 눈길을 끈 것은 무엇일까? 역시 먹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일찌감치 뻥튀기 아저씨가 오셔서 쌀을 튀겨 놓으셨기 때문에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서도 뻥튀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찾아왔다. 처음에는 인심이 넉넉해서 아이들에게 제법 많은 양의 뻥튀기를 나눠 줬다가 쌀 40kg이 금방 동이 나버려 양 조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운동장에서는 우유 곽으로 딱지접어치기, 널뛰기, 사방치기, 고무줄놀이, 제기차기가 아버지교실, 학부모단체 봉사단의 도움으로 신나게 펼쳐졌다.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이었다. 돗자리 한 가득 아이들이 모여 앉아 걱정인형을 만들거나, 아카시아 파마를 하고 봉숭아물을 들이는 동안 엄마들의 손길은 바쁘기만 했다.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리지만 풍선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고, 윙윙 실팽이 쭉쭉 요요를 꾸미고, 움직이며 신나하는 아이들, 말린 꽃으로 책갈피를 만들며 가을을 느끼고, 마음먹은 대로 안 되지만 퀼트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며 흐믓함을 느끼는 아이들 표정, 이것저것을 요구하며 아이들에게 예쁜 그림을 얼굴에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 이런 걸 만들어야 하나? 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강아지 똥을 연상하며 찰흙으로 똥 만들기를 했던 아이들, 나중에는 운동장 한 귀퉁이에 아이들이 만든 똥이 굴러다녀 진짜 똥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다림질이 잘 돼야 한다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종이접기 코너, 정말 한 곳도 쉴 틈 없이 엄마들의 바쁜 손길을 필요로 했다. 축제가 끝나고 평가를 하는데 코너를 진행하느라 책 축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몰라 아쉽다는 회원들도 있었다.

운동장 조회대에 꾸며져 있는 앤서니 브라운, 권정생 선생님 작품 전시회 공간에서는 그분들의 책도 읽어볼 수 있고, 각각 양쪽 계단으로 내려오면 겁쟁이 빌리를 연상해서 만든 겁쟁이 인형 만들기 코너, 강아지 똥을 생각해서 만든 공간 똥 만들기를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어서 책과 놀이가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책 축제가 진행되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들썩들썩 와글와글 생기 넘치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번에는 처음으로 사서 선생님께서 어린이 사서들과 야심차게 준비한 북 카페가 열렸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북 카페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습을 했다. 아이들이 사회를 보고 풍선 마술, 인형극을 진행하고 초대한 아이들에게 맛난 음료와 과자를 대접했다. 책만 보는 곳인줄 알았는데 도서관에서 음료수도 마시고 공연도 관람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색다른 경험을 했다.



“책 축제 또 언제 해요?”
지난해에는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 코너와 지역 시민단체도 함께 참여하는 규모가 크고 풍성한 책 축제를 준비했다면, 이번 책 축제는 소박하지만 많은 회원들이 행사의 주체가 되어 정겹게 꾸며지는 것을 책 축제의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준비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소박함을 잃은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책 축제가 끝나고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아이가 졸업을 앞두고 있는 회원들의 심정은 남달랐을 것이다. 뒤늦게 발견되는 여러 가지 실수들과 챙기지 못했던 것으로 후회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책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기까지 회원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과 내 일처럼 도와줬던 학부모 단체들, 책 축제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도와주신 선생님들, 일상적인 업무도 바쁜데 늘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함께해 주신 사서선생님이 있기에 멋진 책 축제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책 축제 재미있었니?”
아이들은 대답한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또 언제해요?”
아이들 대답을 들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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