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품 검색

장바구니0

탐방 [학부모 도서관통신] 아이들의 눈높이로 학교도서관은 운영되어야 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19 15:08 조회 9,397회 댓글 0건

본문

이원경 어린이도서연구회 전주지회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학부모명예사서 활동에 지원하였다. 4년의 활동기간 동안 학교도서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도서관을 드나드는 학생은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니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도서관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지금부터 학교도서관 학부모사서(도서도우미)로 만난 도서관과 그냥 학부모로 지내는 요즘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에서 되레 예전보다 못하게 운영되어 안타까움 점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1. 학교도서관의 시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해 나가다


① 대출‧반납대
디지털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면서 들여온 대출반납 책상이다.(사진1) 그러나 대출반납을 하려면 키 작은 저학년 학생들은 칸막이보다 책을 높이 올려서 반납해야 하고 반납하는 도중에 책이 떨어져 훼손되는 일도 빈번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가 없었다. 학부모사서들은 칸막이를 완전히 제거하고 책상만 놔주기를 건의하였고 담당교사는 의견에 따라주었다.(사진2)

② 학생용 컴퓨터 모니터
대출‧반납대가 건의 후 바뀌자 학부모사서들은 계속해서 이용자인 어린이들 입장에서 시설을 바라보게 되었다. 대출시 담당교사나 학부모 쪽에서만 볼 수 있도록 되어있던 컴퓨터 모니터를 학생 쪽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설치하였다.(사진3) 그 후 생각지도 못한 알파의 효과도 있었다. 학부모사서의 대출 반납업무 미숙으로 발생하는 이중처리가 학생들의 확인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자신이 반납하지 않은 책에 대해서 학부모사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③ 정보검색대
각자 필요한 자료를 직접 검색하고 활용하자는 취지로 설치한 정보검색대인데, 학생들은 이곳에서 학부모사서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하였다. 이 상황을 담당교사와 이야기 나눈 후 찾고자 하는 책은 학부모사서들이 검색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직접 서가로 가서 함께 책을 찾아주는 학부모사서가 늘었다. 자연히 학부모사서의 눈에 서가의 책들이 보이고 서가 정리의 중요성도 스스로 알아가게 되어 서가도 담당구역제로 정리하게 되었다.

④ 일괄 제작된 분류표
아크릴판으로 일괄 제작한 분류표가 책꽂이 맨 꼭대기에 놓여있었다.(사진4) 서가 또한 초등 저학년이 사용하기에 높은 서가였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책꽂이 벽면에 분류표를 예쁘게 달아주고(사진5) 그림책 겉장으로 도서관의 벽면도 꾸미게 되었다.

⑤ 학생 안전
각도서관은 신관 건물 2층 끝에 있다. 신관은 5학년 전체가 사용하는 건물로 복도가 굉장히 넓다. 그러다 보니 넓은 복도에서 신나게 뛰어오는 아이와 도서관에서 나가는 아이가 출입문에 끼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항상 한쪽 문을 고정식으로 해두지만 무리하게 이 문을 여는 고학년 아이들에 의해 고장이 잦았다. 요즘은 고정문쪽으로 복사기, 책 소독기, 반납용 컴퓨터를 배치하여 한쪽 문만을 사용하도록 하니 출입구가 좁아지긴 했지만 한결 안전해 보였다.(사진6)





2. 학교도서관의 책은 어느 곳에 누구를 위해 배치해야 하나

① 창가의 서가에서 빛 바래는 책들
책은 햇빛에 쉽게 바랜다. 그림책을 제외한 서가들이 모두 창가에 있다 보니 책이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오전 학부모사서는 버티칼을 올렸다가 햇볕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버티칼을 내리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지켰다. 그런데 요즘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에서는 이 일이 소홀해져서 변색되는 책들을 보았다. 특히 겉장이 코팅 처리된 역사책의 변색이 심했다.(사진7)

② 그림책방은 더 이상 아이들의 쉼터가 아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도서관의 그림책방은 하루의 피곤을 날려주는 공간이다. 그러기에 학부모사서들은 그림책방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대리석의 찬기가 고스란히 올라오는 얇은 피크닉 매트를 걷어내고 저학년이 좋아할 산뜻한 무늬의 두꺼운 매트를 넉넉히 구입하여 넓게 깔았다.
그런데 요즘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의 그림책방은 뒹굴 수 있었던 두꺼운 매트 대신 소파 4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사진8) 저학년 5~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소파로 저학년들이 앉아서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이는 종일 의자에만 앉아 있던 아이들이 매트에 다리를 쭉 뻗고 여유롭게 그림책도 보고 친구끼리 그림도 그리고 그림책 사이사이를 다니며 읽어대던 행복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바꾼 까닭은 도서관 면적은 좁고 교사용 서가와 낱권 역사 서가를 따로 만들기 위해 통로가 필요해서였다고 한다.
예전엔 매트를 깐 그림책방 서가를 정리하기 위해 학부모사서들은 수시로 신발을 벗고 들어갔지만 아이들이 매트에서 책을 편안히 보는 모습에 불편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수했었다.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운영을 생각해야 한다.




③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위치의 일본그림책 코너
요즘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 그림책방은 전과 다르게 책이 배치되어 있었다. 책은 우리 그림책, 외국 그림책, 일본 그림책으로 나눠져 있고 대부분의 그림책은 아이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정리되어 있지만 서가가 부족해서인지 일본 그림책만은 그렇지 않은 곳에 있었다. 또 열람실 의자와 일본 그림책꽂이 간격이 거의 없어 열람의자를 책상으로 다 집어넣어야만 그림책을 고를 수 있다. 만약 누군가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면 그곳의 그림책을 빼 볼 수 없게 배치되어 있다. (사진9)

④ 서가의 간격
일반 서가도 살펴봤다. 800번 문학 서가는 책꽂이 4개를 두고도 간격이 굉장히 넓었다. 신간코너로 갈수록 간격이 너무 좁아졌다.(사진10) 여학생들은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 와서 같이 책을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의 신간서가는 아이들이 여유롭게 책을 살필 공간도 안 되고 한 아이가 책을 고르기 위해 서가로 들어가면 막힌 공간이라 다른 사람은 그 학생이 나와야만 들어가서 책을 고를 수 있다. 서가의 간격과 공간은 이용자인 학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3. 아이들을 더 잘 알게 된 기회, ‘학부모사서로 그림책 모임’

단순히 대출 반납만 하는 학부모사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교도서관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이 자긍심을 주었다.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도서관을 만들어가다 보니 제일 중요한 것이 빠졌음을 알게 되었다. 담당교사는 시기적절하게 학부모사서들의 그림책 읽는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을 통해 그림책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아이들이 왜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그림책은 어떻게 읽어야 행복한지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어린이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도서관에서 수서하는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① 그림책을 위한 바코드 작업과 책꽂이 주문제작
그림책의 경우 바코드가 책 표지 정중앙 하단에 일률적으로 부착되어 있었다. 아마 대출반납의 용이함을 위해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그림책 모임을 통해 바코드가 그림책 표지 읽기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학부모사서들이 책을 살펴 바코드 위치를 별도 수작업으로 진행하였다.

또 그림책은 판형이 다르다보니 일괄적인 책꽂이로 인해 그림책이 망가지는 점이 보였다. 결국 그림책의 크기, 무게 등을 감안한 책꽂이를 특별 주문 제작하였다.

② 그림책 모임을 하는 학부모사서가 있을 때의 만화책 위치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만화책을 마련한다. 또 만화책을 보러 왔다가 다른 책도 보게 되는 아이들이 생기니 만화책을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당시 우리 학교도서관은 만화책을 전혀 신청하지 않았다. 만화책이 없어도 분기별로 양질의 신간이 들어오고, 단행본의 좋은 그림책이 들어오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책을 권하는 학부모사서가 있기에 도서관 이용자는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 최고의 자리에는 만화책들과 전집류들이 책꽂이에 가득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다시 찾은 학교도서관의 모습을 견주어 보면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담당교사, 사서, 사서교사가 어린이의 시각으로 어린이책을 제대로 알고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내가 학부모사서로 있을 때 담당교사가 아이들 위주의 도서관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이 큰 교사 동화공부모임을 하였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담당교사가 어린이책을 공부하고 그것을 학부모사서에게도 권했고 우리도 어린이책을 함께 보면서 아이들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아이들과 도서관의 책을 더 잘 알게 되었다. 이후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 배치되었지만 운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나는 이것을 사서교사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학교도서관에 배치되는 사서, 사서교사는 주변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도서관의 사례를 적극 공유하고 활용하면 좋겠고 특히, 초등학교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와 사서교사는 어린이 책을 전문적인 수준으로 알 수 있는 지속적인 기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의 교장, 교감선생님들도 사서와 사서교사의 연수의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부모사서가 힘을 조금 보태는 정도면 좋겠다. 가끔은 학부모사서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더 큰 이유는 학교도서관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모색은 누가 뭐라 해도 사서와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서와 사서교사의 전문적인 안목 속에서 말이다.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개인정보 이용약관 광고 및 제휴문의 instagram
Copyright © 2021 (주)학교도서관저널.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