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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받은 제자가 사랑을 드리며...

<괜찮아, 나도 그래> 여는 글
 
                                        마음의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황왕용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수현입니다.
저는 선생님을 만나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저는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말을 듣지 않는다고 같은 반 남자아이들에게 맞고,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던 저는 그 이후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내에 숨겨 놓았습니다. 친구를 사귀어도 어느 순간 말 잘 듣는 친구가 되어버린 저는 이용당하기만 해서 점점 더 말을 잃어갔습니다. 어느새 주변에 친구들은 없고, 저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그즈음 어머니는 항상 날카로우셔서 저는 길 잃은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갈 곳은 없는데 따뜻한 말이 그리워서 방 안에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 체념이란 걸 알았습니다. 아무도 내 방문을 두드리지 않을 거란, 아무도 내 슬픔을 알아주지 않을 거란 체념이요.
 
선생님은 솔직한 분이셨습니다. 저는 그런 선생님이 못내 미웠습니다. 저에게 솔직함은 항상 힘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솔직함은 날카로운 아픔이 되었고, 아이들의 솔직한 속내는 제 귓구멍에 진득하게 눌어붙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솔직함 또한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에게 아픔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도 그래 평면.jpg
 
 
그런데 선생님은 항상 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셨고, 친구처럼 대화해 주셨습니다. 선생님과 도서관에서 함께 나눴던 대화가 정말 행복해서 저는 용기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제 진심을 한번 써보기로요. 선생님이 준비하신 글쓰기 대회에서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썼습니다. 선생님은 제 글을 보고 웃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그런 선생님의 반응에 위로받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어딘가 망가져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제 이야기를 쓴 글로 학교에서 상을 받았던 날, 어머니는 제가 쓴 글을 더듬더듬 읽으시며 참 많이 우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외로워해도, 혼자 힘들어하고 있어도 어머니는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표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냥 혼자 상처를 바라만 보고 있었던 바보였습니다. 솔직함은 처음으로 제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후로도 선생님은 제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시며 스스로 해낼 수 있게 격려해 주셨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라디오와 인터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동안 전 점점 더 밝아졌습니다. 제가 쓴 대본을 완성하는 순간 저는 처음으로 다채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때 이후로 제 꿈은 쭉 사서입니다. 저는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은 자신을 싫어하던 아이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은혜를 받은 제자가 사랑을 드리며,
김수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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