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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시인의 문학 길라잡이 장석주의 ‘한국 근현대문학사’, ‘은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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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8-24 09:28 조회 37,07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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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대추 한 알' 시인의 문학 길라잡이
 
                           장석주의 '한국 근현대문학사', '은유의 힘'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의 시 '대추 한 알' 부분)
 
기가 막힌다. 전통혼례에 폐백이란 절차가 있다. 신부가 시부모에게 큰절을 올리면 시부모는 대추나 밤을 한아름 신부의 치마폭에 던져준다. 자식이 재산이던 농경사회에서 아들, 딸 많이 낳으라는 뜻이었다.
 
대추나 밤이 나무 하나에 수없이 주렁주렁 열리기 때문인데 보통 사람이라면 "아이고, 대추가 많이도 열렸네"라며 그 수량을 볼 테지만 시인은 한 알의 대추가 완성될 때까지의 본질(우주의 섭리)을 꿰뚫었다. 물방울에 우주가 들었고, 벼룩도 오장육부가 있다는 그것,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는 그것 말이다.
 
때문에 나는 장석주 시인의 다른 시들을 애써 찾아가며 감상하려 하지 않았다. 혹시나 ‘대추 한 알’로 받은 시인에 대한 감탄이 빛이 바랠까 싶었던 것이다. 그 시인의 저작물 두 권이 한 달 간격으로 나왔다.
 
다행히도 시집이 아니라 한 권은 ‘한국 근현대문학사’이고, 다른 한 권은 ‘시인의 길과 시란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은유의 힘’이다. ‘인생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신념으로 뚜벅뚜벅 제 길을 걷도록 확실한 통찰과 여유를 안겨줬던 ‘대추 한 알’에 보답하는 것으로도 이 두 권의 책을 외면할 수가 없다.
 
‘이광수에서 한강까지 한국문학 100년의 탐험’이란 표지의 광고문구가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의 내용을 극히 함축한다. 제 1장 근대문학의 첫 장(1894~1926년)은 ‘한국문학의 선구자 이광수’로부터 ‘서정시의 원류, 민족시의 발원지 김소월’을 거쳐 ‘지배계층의 모순에 맞선 임꺽정 홍명희’에 이른다.
 
2장은 한국 근대문학의 르네상스(1927~1939년)로 이상에서 김광균까지다. 3장은 해방 무렵과 문학의 암흑기(1940~1949년), 4장은 전쟁과 폐허에서 꽃핀 전후 문학(1950~1959년), 7장은 반독재 투쟁에서 고도소비사회에로(1981~1990년), 마지막 8장은 고도소비사회 속 탈모더니즘 문학(1991~2000년)인데 그 마지막 작가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의 한강이다.
 
이렇게 모두 154명 작가들의 주된 활동과 작품세계가 간추려졌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문학독자라도 여기에 없는 2000년 이전 작가를 아쉬워할 것 같지는 않다. 2000년 이후가 못내 아쉬워 에필로그 격으로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서사들’을 주제로 편혜영, 백가흠 등 한강 이후의 작가들을 뭉뚱그렸다. 작가에 대한 저자 개인의 호불호는 최대한 배제하면서 객관적 사가의 입장에서 작가와 작품의 의미와 해석은 아주 쉽게, 한국 근현대문학의 흐름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두 번째 책 ‘은유의 힘’은 길게 소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대추 한 알’에 감동했던 문학인, 독자라면 시와 문학의 이해, 문학적 글쓰기 전반의 향상을 위해 소장해야 할 책 목록이 한 권 더 늘었다고 보면 되겠다. 나 역시 ‘은유의 힘’을 두고두고 시와 문학을 공부할 교재로 소장 목록에 올렸다.
 
◇한국 근현대문학사/ 장석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3만5000원
◇은유의 힘/ 장석주 지음/ 다산책방/ 1만3800원
 
‘뉴스1’ 기사로 바로가기 http://news1.kr/articles/?308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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