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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참여로 함께하는 독서공동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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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과 참여로 함께하는 독서공동체 이야기



 이달의 책

『여기는 작은도서관입니다』 박소희 지음/288쪽/14,000원/학교도서관저널




작은도서관은 이십여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아주 친근하게 회자되는 말이다. 요즘은 이 개념의 참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긴 하나, 아직도 일반인들은 그 본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현실이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용어는 ‘작은’ 도서관이라는 규모 중심의 말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책을 통해 함께 호흡하려는 활동가들 중심의 ‘독서공동체’ 운동을 뜻하는데, 외국 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표현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여기는 작은도서관입니다』는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박소희 이사장이 1990년대 후반 인천 자택 근처에 ‘늘푸른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하고 활동가 일을 시작한 후 후배 양성 및 정책 참여 경험을 살려 전국의 작은도서관을 탐방하고, 현지 활동가와 작은도서관의 가치를 공유하며 운영상의 과제를 논의, 격려했던 여러 사연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관심사는 작은도서관에서 책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다. 저자는 도서관 운영의 첫 단계가 좋은 책을 중심에 두고 활동가와 함께 토론하며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장서 개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맡은 협회가 수년 전 도서 선정 참고 도구로 적합한 ‘작은도서관 어린이책 기본장서 연구’ 작업을 수행했던 과정도 소개한다.


저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을 나누는 활동은 도서관의 일상이어야 하는데” 현장에서 진행되는 적지 않은 프로그램 활동은 그러하지 못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은 많지만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독서동아리보다는 강사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현상은 작은도서관뿐 아니라 정규 공공도서관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운영하는 사람에 대한 저자의 따듯한 시선은 더욱 절절하다.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하고 참여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은도서관답게, 활동가들의 신념이나 기여 정도에 따라 다양한 특색을 띠며 운영되는 여러 모습을 잘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 사립 작은도서관은 자연히 자원 활동가들의 봉사와 희생에 많이 의존하는 구조이다. 통나무집 안에 도서관을 차리고 이십여 년 간 갖은 고초를 겪으며 가꿔온 후에, 낡고 기울어진 도서관의 기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의 초롱이네도서관장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하다. 규모가 꽤 큰 책마루어린이도서관을 십년 동안 무급 관장으로 이끌어온 활동가의 모습을 보고는 “어찌 보면 가장 좋은 사람이 가장 안 좋은 제도(무급 명예직 관장)의 사례”라며 씁쓰름한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개인의 희생이 클 수밖에 없는 활동가들이 앞으로의 시대에 얼마나 더 늘어날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곳곳에서 묵묵히 공동체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활동가들의 모습에 저자는 용기를 얻는다. “작은도서관을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이란 사실을 확인하며 스스로 내공을 쌓아 다른 활동가들을 격려하는 듯하다.


저자가 직접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작은도서관 운영자들과 만나면서 정리한 구체적인 장서 관리, 예산 확보, 독서 동아리 운영, 공공도서관 및 지역의 작은도서관과 연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2부는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연계성 문제는 도서관 정책의 큰 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는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 범주에 속하지만, 대부분 민간 운동 성격을 지닌 사립 작은도서관과 공립 기관으로서의 공공도서관 간에는 제도적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작은도서관 운동의 성과는 공공도서관의 성장으로 모여야 하며 그것이 작은도서관의 역할이자 사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우선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협력 구축을 위해서 공공도서관 내에 작은도서관 지원 전담 인력 및 팀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매우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며 관련 정부 부처와 도서관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지점이다.


3부에서 저자는 독일과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해외 도서관을 탐방하며 작은도서관 문제는 아니지만 그들의 독서 문화, 도서관 소개와 견문 소감을 곁들였다.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선진국 공공도서관의 모습은 우리 도서관인은 물론 시민들의 도서관 인식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리라 생각한다.


“지역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돌봄이 있는 곳, 지역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담는 그릇 같은 곳이 바로 작은도서관”이라는 저자의 간절한 꿈이 실현되려면, 지방정부의 인력과 예산 부담을 줄이는 편법으로 작은도서관을 바라보지 않는 정책적 보완이 절실하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 이용남_ 한성대 명예교수 (<동네책방 동네도서관> 2019년 7월호)



<동네책방 동네도서관> 원문보기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9/07/01/2019070109110016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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