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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도서관을]아이들에게 먼저 묻기 청소년이 원하는 독서교육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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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11-01 13:53 조회 7,32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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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은 어떤 독자일까요?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종이책 독서율, 즉 1년에 종이책을 한 번 이상 읽은 독자의 비율은 94.9%이고, 평균 29.8권을 읽는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스스로
읽고 싶어서’(29.3%), ‘학교 숙제나 독후감을 쓰기 위해’(27.5%)이며,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31.8%)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24.1%), ‘컴퓨터·인터넷·휴대전화·게임’(14.4%)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독서실태조사는 아이들의 독서습관에 대해 일반적인 정보를 줍니다. 그러나 평균을 넘어서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간에는 독서습관의 차이가 있는지? 책을 자주 읽는 아이들과 읽지 않는 아이들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독서습관에 따라 원하는 독서지도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이러한 집단 간의 차이에 대해서는 대답을 얻기 어려웠지요.
경기도교육청의 의뢰로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이병곤 전문연구원과 저는 아이들의 독서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서교육정책의 틀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1) 설문은 경기도 재학생 3000명(4학년 초등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16년 6월 7일부터 14일까지 수행되었습니다. 경기도교육청과 연구자들의 문제의식은, 그동안 독서교육 정책이 정작 교육 대상자인 학생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거나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기존의 독서정책 및 교육방식을 뒤흔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독서교육 정책이나 활동이 대다수의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과 반대라는 점, 대다수의 아이들을 오히려 독서로부터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독서 빈도를 묻는 ‘얼마나 자주 읽는가?’에 대해 아이들에게 ‘①거의 매일, ②며칠에 한 번, ③1달에 몇 번, ④2~3달에 한 번, ⑤전혀 안함’ 중에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①거의 매일, ②며칠에 한 번’ 읽는 독자를 ‘습관적 독자’로, ‘③1달에 몇 번 ④2~3달에 한 번’ 읽는 독자를 ‘간헐적 독자’로, ‘⑤전혀 안함’을 선택한 독자를 ‘비독자’로 조작적 정의했지요. 설문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초등학생은 습관적 독자의 수가 비율이 높으나,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간헐적 독자와 비독자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1달에 몇 번 혹은 2~3달에 한 번 읽거나 아예 읽지 않는 독자가 전체 학생의 2/3를 차지합니다. 학교의 독서정책 및 교육의 대상은 간헐적 독자와 비독자라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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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청소년의 읽기에서 웹툰, 웹소설 등 전자매체 읽기는 예상보다 더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6학년을 기점으로 전자매체 읽기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종이책보다 전자매체 읽기 빈도가 훨씬 더 높습니다. 종이책 읽기 빈도가 높은 학생들은 전자매체 읽기도 빈번한 경향을 나타냅니다. 읽기 자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종이책과 전자매체 읽기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자매체 읽기를 자주 하는 아이들이 종이책을 자주 읽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나는 대다수의 중·고등학생 독자가 종이책보다 전자매체의 습관적 독자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즉, 짧은 글 읽기, 스크롤 하는 읽기, 구어 읽기, 시각 의존도가 높은 읽기, 멀티태스킹이 수월한 읽기, 또래의 현재적 관심사를 담은 읽기에 더 습관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주 설명)
1) 이 연구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실천 중심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로 2016년 9월말에 공개되었습니다. 보고서는 교사의 설문도 포함하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연재의 주요 관심사인 중·고등학생의 설문 결과만
을 논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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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 공공도서관, 서점 등 독서 문화 공간의 방문 빈도와 종이책 읽기 빈도는 서로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독서 문화 공간에 거의 매일 가는 아이들은 거의 매일 읽는 비율이 높은 반면, 전혀 가지 않는 아이들은 전혀 읽지 않는 비율이 높습니다. 학교의 일상에서 독서 공간에 대한 잦은 노출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의 책 읽기가 빈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공도서관 및 서점 방문 수업이나 학교도서관에
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그런 기회를 높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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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활동 빈도를 성별로 분석하면, 평균적으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자주 종이책과 전자매체를 읽으며, 도서관을 더 자주 방문합니다.
■ 어릴 때 가정에서 책 읽어 주기를 자주 했을수록, 종이책을 자주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의 책 읽어 주기는 전자매체 읽기 빈도에는 차이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전자매체 읽기보다 종이책 읽기에 가정의 요인이 더 큽니다. 따라서 청소년이 되기 이전에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책 읽어 주기의 중요성과 방법을 알려주는 연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독서지도 방법은‘ 자기 수준과 관심에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이고, 가장 선호하지 않는 방식은‘ 독서기록 쓰기’와‘ 독서 관련 대회’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가장 많은 지도를 받은 방법은 정반대입니다. 가장 선호하지 않는‘ 독서 기록 쓰기’와‘ 독서 관련 대회’는 많이 경험하고, 가장 선호하는‘ 자기 수준과 관심에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은 가장 배우지 못했다고 답합니다. 싫어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좋아하게 만들기는 정말 어렵지요.
■ 자주 읽는 아이들과 전혀 읽지 않는 아이들은 문학 읽기와 만화 읽기에서 선호도의 차이가 납니다. 문학 읽기를 가장 선호 하는 그룹은 자주 읽는 그룹이나, 만화 읽기를 가장 선호하는 그룹은 자주 읽지 않는 그룹입니다. 글줄 읽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종이책으로부터 이탈하여 비슷한 만화 장르인 웹툰으로 옮겨 가기 쉽습니다.
■ 책을 읽는 이유를 살펴보면, 거의 매일 읽는 그룹은 1위 즐거워서, 2위 지적·도덕적·정서적 성장을 위해, 3위 진학과 진로를 위해, 4위 읽으라고 해서 읽는다고 합니다. 반면, 전혀 읽지 않는 그룹은 1위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2위 진학과 진로를 위해, 3위 즐거워서, 4위 원하는 보상을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읽기의 즐거움’이 독서습관에 핵심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비독자의 경우‘ 독서가 새로운 지식을 얻게 해 준다’는 측면에 끌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독자는 독서의 여러 가지 측면 중에‘ 정보를 얻는 읽기’를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비독자가 종이책 읽기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이들의 내적 동기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야구를 좋아하는 비독자에게 야구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이를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해 주든가, 요리사를 꿈꾸는 아이에게 다양한 요리책을 소개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정보를 찾는 읽기’는 인터넷 등 전자매체 읽기를 통해서도 성취할 수 있기에 이들은 종이책으로부터 이탈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넘어선 독서 경험(감동, 상상, 생각, 비판, 공감 등)의 즐거움을 느끼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 청소년이 선호하는 독서지도 방법을 읽기 빈도별로 분석하면, 매일 읽는 아이들은 긍정적인 응답률이 가장 높습니다. 즉, 모든 독서지도 방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며칠에 한 번 읽는 아이들은 부정적인 응답률이 가장 낮습니다. 즉 어떤 독서지도 방법이든 거부감이 가장 적다는 뜻이지요. 반면, 비독자는 대부분의 독서지도 방법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약간 더 우세합니다. 이들이 유일하게 매우 환영하고 거부감을 덜 드러내는 방식은‘ 내 수준과 관심에 맞는 책을 소개받는다면,‘’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소개 받는다면’입니다.

■ 비독자는‘ 독서관련대회’와‘ 학업성적 반영‘,’ 가정의 관심,‘’ 독후활동 제공’ 분야에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비독자의 경우, 책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을 받고 싶어 하나, 독서 후 활동이나 평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지요. 비독자의 독해력이나 작문능력은 낮을 가능성이 높기에 독서 관련 대회와 학업성적 반영은 이들에게 끊임없는 실패만 가져옵니다. 또한 비독자의 가정에서는 책에 대한 상호작용(책 추천, 도서관이나 서점 방문, 독서 모델 등)보다는‘ 책을 읽으라고만 한다’는 비율이 높기에, 이들은 가정의 관심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낍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와 사회의 독서 프로그램이 ‘독후감 대회’, ‘독서퀴즈대회’, ‘백일장’ 등 대회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조사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이는 습관적 독자에게는 환영받을 수 있으나, 대다수인 비독자와 간헐적 독자를 더욱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독서대회가 오히려 독서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거지요. 이상의 분석 결과는 청소년을 위한 독서교육에 다음과 같은 함의를 보여줍니다.
■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면, 자주 읽는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애라고 답합니다. 반면 읽기 빈도가 낮아질수록‘ 이제까지 독서가 지겹고 싫었기 때문에’라는 응답 비율이 높아집니다. 자주 읽는 아이들에게는 책 읽기 시간만 확보해 주어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간헐적 독자나 비독자에게는 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급선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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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활동이 실은 그 ‘누구’에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비싼 코스 음식점에서 회식을 시켜 주면 사원들이 좋아하겠거니 생각하는 사장은, 칼 퇴근을 원하는 사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식사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퇴근 시간만 늦어질 뿐이지요. ‘누구를 위한’ 활동을 위해서는 ‘그 누구에게 묻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무언가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마음에서 우러난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면, 대상에게 먼저 물어야 합니다. 교육자의 관심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기에 시간만 주면 읽을 수 있는 아이들보다, 읽기의 즐거움을 모르는 아이들, 읽기의 수준이 낮아 제 학년의 교과서를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더 주어져야 합니다. 도움이 없다면, 그들은 학교를 벗어나 비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각주 설명)
2) 조달청이 제공하는 물품 중에는 청소년 친화적인 디자인이 거의 없습니다. 건축가나 가구 디자이너가 새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행정적 불편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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