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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초등] 5~6학년군 개정 국어 교과에서 사라진 서평 관련 단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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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6-14 09:46 조회 15,94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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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서울월정초 사서교사
 
초등 5학년 도서관 활용수업 단골 메뉴였던 서평 수업은 특히 사서교사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하다. 아무래도 서평에대해서는 담임교사보다 사서교사가 더 관심이 많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업을 해 본 선생님이라면 뭔지 모를 찜찜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교육과정에 있던 서평 관련 단원의 학습 목표는 일차적으로 서평을 읽고 그 기능과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다. 그런데 학생들이 읽을 만한 서평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평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단원 학습 목표가 설정되어 있으니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이 “서평 찾아보러 왔어요.”라고 말할 때마다 느껴지던 곤혹스러움이란.
그래서 도서관에서는 소개할 만한 서평 하나를 분석하거나 심화 학습으로 서평 쓰기 수업을 한사례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자칫 재미없는 수업이 되어버리거나 도서관 활용수업이 지향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시도한 본교 수업을 통해 다시 한 번 문제점을 짚어 보고 2009 개정 국어 교과에서는 이를 어떻게 제시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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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평 수업 사례
본 수업은 5학년 학생들이 1학기에 서평 관련 단원을 다 배웠음에도 서평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확인하고 본교에서 추가로 진행한 것이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로테와 루이제』에 대한 3개의 서평을 읽어 보고 서평의 내용 구성요소를 살펴본 후, ‘도서 교환전’에 낼 도서에 대한 간략한 서평을 써 보는 학습을 한 이후이다. 2학기 수업(4.나눔의 기쁨, 5차시)에 해당하지만 1학기 단원 학습 목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1학기에 실시했다.
우선 도서관이기에 가능한, ‘서평을 활용하여 필요한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로 했다. 마침 2학기 국어–읽기 6단원에 전기문을 읽는 활동이 있고, 위인전의 경우 한 명의 위인에 관한 다양한 책이 소장되어 있으므로, 학생이 서평을 활용하여 스스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위인전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단, 서평 없이 책을 선택해서 살펴보는 활동을 앞에 두어 서평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직접 비교 체험해 보도록 했다.
 
1. 도입
•서평 읽고 내용 요소 찾아보기
전 차시에 한 학생이 쓴 글을 통해 서평의 구성 요소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각자 글에 나타나지 않은 내용 구성 요소를 포스트잇에 써서 모둠판에 붙이고 의논하여 발표한다.
•인쇄 매체에서 서평 찾아보기
전 차시에 온라인 서점의 서평을 소개하였으므로, 이번에는 미리 준비해 둔 인쇄 매체(도서, 신문, 잡지)에 있는 서평을 모둠별로 찾아보고 실제로 생활 속에서 서평을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실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잡지나 신문에는 책 홍보 글이 가장 많았고, 서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나마 책 소개에 해당하는 글이 가장 적합하여 서평의 개념을 좀 더 넓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
 
2. 전개 & 정리
◆<활동1> 서평 없이 책 찾아 읽기
◆<활동2> 서평을 활용하여 필요한 책 찾아 읽기
◆<활동3> 서평 활용에 대한 생각 정리하기
‘서평 없이 책 찾아 읽기’는 서평을 활용하여 책을 찾아 읽을 때와 비교하기 위해 설정한 학습 활동이다. 학생들이 늘 처하는 익숙한 상황이므로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넘어가기 위해 미리 모둠별 위인과 책을 준비해 둔다. 이때에도 학생이 선택한 위인에 대한 책이 2~3권씩은 있어서 그 안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다. 학생은 제공된 2~3권 중 한 권의 책을 선택하여 살펴보고 수준, 내용, 흥미, 신뢰 항목에 점수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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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서평을 활용하여 필요한 책 찾아 읽기’는 이 수업의 주요 학습 활동이다. 서평자료를 교사가 미리 구상하여 제공한다. 그 형태는 아래와 같다. 서평 내용은 생략한다.
◇ 아래 서평을 읽어 보고 가장 읽어 보고 싶은 책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봅시다. 오른쪽 빈칸에 번호로 표시합니다. 1 → 2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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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서평은 학습 자료용으로 인터넷 자료와 책 뒤표지 글 등을 적절히 편집하고 덧붙여 작성한 것입니다. 수업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온라인상에 올리거나 별도의 저작물로 이용하지 않습니다.
 
학생은 위 서평을 활용하여 책을 선택하고 서가에 가서 찾아온 후 살펴보고 첫 번째 활동과 똑같이 4가지 항목에 점수를 표시한다. 그런데 이때는 표 아래 ‘서평 자체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도록 한 가지 항목을 추가했다. ‘서평에 책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표현되어 있었습니까? ( ○, △, × ).’ 쓰는 사람에 따라 서평의 목적과 평가가 다를 수 있으므로 서평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기 위해서이다. 사실 교사용 지도서를 보면 서평의 특성에 따른 지도 시 유의점이 1~2학기에 걸쳐 곳곳에 많이 나와 있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왜 굳이 서평을 다루어야 했는가 하는 물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를 반영하여 정리 단계에서 다시 한 번 서평을 활용할 때 장점과 유의점을 학생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이 수업을 마무리했다.
 
3. 의문점
수업을 끝내고도 몇 가지 의문이 남았다. 2007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서평을 “대상 책에 대하여 평가적 견해를 밝힌 글로 대상 책에 대하여 해설하거나 쟁점을 도출하여 동의 또는 반박하거나, 책의 의의나 가치에 대하여 판단하거나, 책을 읽은 소감을 밝히는 등으로 대상 책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는 글”◆1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 정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서평은 쓰는 목적, 상황, 사람 등에 따라서 매우 다를 수 있고, 더군다나 평가를 담고 있는 글이다. 즉 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종류의 글이다. 그래서 교과서 지문은 글을 읽은 소감을 밝히는 내용과 같이 초보적인 수준이고, 나 혼자만의 감상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기 위해 타당성을 제시하는 글이라는 데 의의를 두고있다. 하지만 단원 학습 목표에 ‘서평’이란 단어가 들어간 순간 혼동이 일어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책을 선택할 때 많이 접하고 활용하는 것은 ‘서평’ 이라기보다는 ‘책 소개 글’이나 ‘홍보건’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실생활에서 학생들이 한 권의 책을 선택하기 위해 책 소개 글이나 서평을 찾아서 읽어 보는 경험은 드문 편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학습 상황을 연출하는 일이 매우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Ⅱ. 2009 개정 국어 교과에서는?
초등학교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올해, 6학년 국어 교과서에 작년 5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이미 다룬 지문들이 그대로 실리면서 잦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평 관련 단원 하나만 놓고 살펴보면 확실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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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통합적인 언어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듣기・말하기’, ‘쓰기’, ‘읽기’, ‘문학’, ‘문법’ 등의 단원 성취 기준을 하나의 목표로 통합시켜 제시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덕분에 ‘국어’ 교과가 하나의 과목이라기보다 국어생활을 구현하는 데 한발 다가선 듯하다.
새로 개정된 국어 5–1㉮의 ‘4. 작품에 대한 생각’ 단원에서는 ‘시’를 교과서 지문으로 싣고 ‘시’를 감상한다. 이전 교육과정 ‘4. 주고받는 마음’ 단원에서 서평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공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서평이 아니어도 학생들이 쉽게 읽고 느낄 수 있는 ‘시’를 통해 마음껏 자기 생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작품에 대한 해석이 사람마다 다름을 전제하여 이를 서로 비교해 본 후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쓰도록 한다. 굳이 다른 사람이 쓴 어려운 서평을 읽지않고도 그에 앞선 기본 학습을 할 수 있다.
또한 ‘11. 여러 가지 독서 방법’ 단원에서는 여러 가지 독서 방법을 익힌 후 책을 읽고 직접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책 포스터로 만들어 보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생 수준의 책 소개 글, 책 홍보 글에 해당한다. 실천 학습으로 국어활동에서 책에 대해 친구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활동까지 더해진다.
 
서평에는 작품에 대한 나름의 감상과 가치 판단이 들어 있고 다른 사람이 이를 공감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사실 정보나 타당한 근거가 들어 있다. 또한 서평을 쓰는 주요 목적은 다른 사람이 책을 선택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상당히 까다로운 글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서평’은 작품을 즐겨 읽고 충분히 감상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생겨난 하나의 결과인 셈이다. 이런 시각에서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 서평관련 단원이 사라진(학생 수준에 맞게 전체적으로 녹아들어 간)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진다. 다른 맥락이기는 하지만 6학년 교과서 지문이 반복된 것 또한 변화의 계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교과서’의 권위에서 좀 벗어나서 개정 교육과정 본연의 취지를 살려 도서관에 있는 무궁무진한 지문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마치며
작년에 이 수업을 준비하며 13명의 위인에 대한 총 39개의 서평을 다듬어야 했다. 학습조건을 충족시켜 주려다 보니 교사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수업설계에 문제가 있었구나 생각하며 뒤늦은 후회도 했다. 그러나 수업 당일, 오히려 학생들은 매우 편안하고 능숙해 보였는데 그래서 이 수업이 떠올랐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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