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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리왕의 책글말] 독후활동의 씨앗, 발췌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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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5-17 18:51 조회 11,41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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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숭례문학당 학사

제 방엔 많은 책이 꽂혀 있습니다. 책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한쪽은 모임이나 기록을 한 책이고, 다른 책은 읽고 꽂아두기만 한 책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기억나는 책과, 잊힌 책입니다. 독후활동을 한 책은 남고, 하지 않은 책은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잊어 버려도 좋다. 책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안에 남아 있다.”라고 말하는데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은 일단 추상적인 형태로 남게 됩니다. 이것을 글이나 말로 생각을 구체화하기 전엔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 잘 모릅니다. 좋은 책, 영화를 보고도 “좋았다.” “재미있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읽거나 보고 난 후 드는 생각과 느낌을 말과 글로 표현합니다. 그러한 구체화를 통해 읽은 것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오래도록 곱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학교에서나 책모임에서 독후활동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독후활동으로는 독후감 쓰기, 서평쓰기, 체험활동, 책 만들기, 독후감, 독서토론 등 다양한 활동이 있는데요, 이번 연재에서는 독후감 쓰기, 독서토론, 서평쓰기에 다루고자 합니다. 초·중·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즐겁게 참여하고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에는 독후활동의 바탕이 되는 ‘발췌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독후감 스트레스를 줄이는 발췌법
아이들에게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라고 하면 대부분 진저리를 칩니다. 안 내거나, 미루거나, 다른 글을 베끼기도 합니다. 어떤 초등학생은 “선생님 이 책 읽으면 독후감 써야 되죠? 그럼 안 읽을래요.”라며 줄행랑을 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재미있게 독후감을 쓸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깨끗이 보거나, 접거나, 밑줄을 치거나, 메모하거나, 인덱스를 붙일 것입니다. ‘발췌’는 그 다음에 오는 글쓰기 연습입니다. 자신이 표시한 부분을 그대로 페이지까지 옮겨 적는 것이죠. 이렇게 발췌를 쌓아가다 보면 그것이 독후감이나 서평의 자료가 됩니다. 때론, 독후감 스트레스를 50% 이상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발췌를 해야 읽은 내용도 잘 기억하고, 독후활동 할 때도 활용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발췌하는 것(주관적 발췌)과 작가가 말하고 싶은 부분을 발췌하는 것(객관적 발췌)입니다.
주관적 발췌와 객관적 발췌를 간단히 구분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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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 따라 주관적 발췌와 객관적 발췌가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강의 현장에서 만난 상당수의 독자는 ‘주관적 발췌’를 즐겼습니다. 대부분 좋아하는 부분, 기억하고 싶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옮겨 적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발췌에만 머물면 자칫 자의적 독서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때론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책의 주제, 핵심 메시지 등을 발췌하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객관적 발췌 위주로 하게 되면 정답 찾기 강박증에 빠질 수도 있으니, 주관적 발췌와 객관적 발췌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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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발췌는 떠드는 마당, 객관적 발췌는 협력 활동
발췌에 관해 수업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총 8차시로 구성된 수업입니다. 상황에 따라 6차시까지만 진행해도 좋습니다. 일단 독후활동 습관을 기르는 게 목표니까요. 이 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사도 학생과 같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직접 발췌 연습도 해야 합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는 수업입니다.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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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하는 방법은, 성인이라면 손으로 직접 쓰기와 워드프로세서 작업
중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컴퓨터로 쓰며, 대충하게 된다면 소리 내 읽으며 발췌하면 됩니다. 학생들은 손 발췌를 권합니다. 또박 또박 정자체로, 작가의 목소리를 곱씹으며 발췌하면 좋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발췌 노트>를 준비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상단에 책 제목과 읽을 날짜를 쓰고, 주관적 발췌와 객관적 발췌를 만들어 기록하게 합니다. 발췌를 하다 독후감으로 갈 수 있으면 좋지만, 혹 가지 못한다 해도 아이들은 책을 더 잘 기억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2~3강은 아주 가볍게 놀이처럼 접근해 주세요. 그저 어느 부분이 좋았
는지 마음껏 ‘떠들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준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그룹인 경우 아이들이 어디에 밑줄을 쳤는지 기록해 놓아도 좋습니다. 학생개인별로 인덱스 색을 다르게 하여 구별해 두면 아이의 변화와 성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수업에선 검증된 자료를 제공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객관적 발췌에
도착하게 도와주세요. 작가의 다른 작품 소개, 작가와의 인터뷰(서면이나 영상),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기사 등이 있습니다. 가르치지 말고, 함께 찾아가는 협력 활동으로 만들어 주세요. 이때 잊지 말아야 할 표현은 바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생각도 있을 수 있어요.”라는 열린 피드백입니다. 자칫 정답 찾기에 얽매여 책 읽는 재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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