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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중등] 전통회화와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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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3-16 08:21 조회 15,4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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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양주백석고 사서교사
지도교사 김현 미술교사, 박민주 사서교사
 
노력하기 전까지 누구도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도서관 협력수업을 경험한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친한 아이들끼리 혹은 혼자 도서관을 찾아와 본인이 읽지 못했던 다른 그림책들을 읽는다. 그리고 저희들끼리, 때로는 나와 함께 그림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이제는 아이들에게 책 읽기가 제법 자연스럽고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는 생각에 미술선생님과 나란히 느낀 뿌듯함은 교사로서의 보람보다 더 큰 무엇이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는 미술선생님이 먼저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협력수업을 제안해 왔다. 문득 “노력하기 전까지 누구도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는 말처럼 사서교사로서 그렇게도 바랐던 도서관 협력수업을 하기까지 가졌던 두려움들은 노력을 하지 않았던 나의 게으름의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미술 교과와의 두 번째 즐거운 협력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 이번 수행평가 활동은 어떤 거예요?
미술선생님은 2학년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전통미술에서 ‘상징’을 주제로 하여 닭, 잉어, 까치, 모란, 포도를 이용한 전통회화 작품을 수행평가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계획서를 토대로 전통회화와 독서의 연계 방법에 대해 미술선생님과 의논하며 190(도덕철학)번대, 814(한국수필)번대, 818(르포르타주)번대의 책들을 협력수업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상징물들이 의미하는 바와 책 속의 내용들 중 상징물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문구들을 찾아내고, 그 글을 바탕으로 글짓기 활동까지 연결시켜 미술과 독서의 통합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수업자료로 활용한 책들은 발췌독이 가능한 책들로 글 읽기에 대한 부담이 적고 내용도 교훈적이어서 재미있는 수업이 가능했고,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여겼다. 또한 아이들은 글 속에서 본인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고, 좋은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독서+언어+글쓰기+미술…
한 번의 협력수업 경험으로 수업자료와 방법에 대한 협의는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책 읽기를 바탕으로 독서와 언어, 글쓰기 그리고 미술을 통합한 도서관 협력수업은 밀접형 협력수업 형태로 설계하여 상징과 의미 이론, 독서전략에 따른 읽기 전략 및 글쓰기 수업은 사서교사가, 전통회화 기법 수업은 미술선생님이 담당하기로 하였다. 글 읽고 발췌하기, 아
이디어 스케치 및 종합평가는 두 교사가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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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이 담긴 전통회화를 그려 봅시다~
우리 선조들은 상징성을 부여하는 매개로 동물이나 식물을 사용하며 상대방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곤 했고, 지금까지도 그 전통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아이들은 상징성을 표현하는 전통회화 작품을 만들며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해석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스스로에게도 응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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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속담, 수필 그리고 르포르타주
많은 상징물 중 미술선생님이 선정한 다섯 가지 소재(닭, 잉어, 까치, 모란, 포도)가 담고 있는 벽사, 등용문, 기쁜 소식, 부귀, 다산의 의미를 중심으로 190번대, 814번대, 818번대 서가를 직접 돌며 목차 읽기 또는 훑어 읽기를 활용한 책 읽기를 통해, 상징물과 부합하는 글들이 담겨 있는 수업에 적합한 자료들을 뽑아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선정된 책 중 어떠한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은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도서관 협력수업을 시작합니다
수업자료에 대한 협의가 끝난 후, 미술선생님과 아이들의 작품 제작을 돕기 위한 상징과 이론에 대한 개념정리, 발췌문구 정리, 아이디어 스케치 등이 가능한 간단한 활동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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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시–도서관 협력수업 안내 및 상징과 의미 이론 수업
먼저 미술선생님이 수행평가와 관련한 과제 및 평가기준을 설명하고, 사서선생님이 도서관 협력수업 진행에 대해 설명하는 수업을 시작하였다. 아이들에게 미술선생님이 선정한 다섯 가지 소재인 닭, 잉어, 까치, 모란, 포도가 가지고 있는 상징과 의미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PPT자료로 제작하여 상징물들을 표현한 실제 전통회화 작품들을 예시로 보여 주며, 상징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의미에 대한 이론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2차시–독서전략, 좋은 글쓰기 및 독서 수업
1차시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별도서가에 비치한 수업자료 중에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을 자료를 선택하게 했다. 이후 독서수업과의 연계를 위한 독서전략 중 목차 또는 훑어 읽기를 활용한 발췌독(적독)에 대한 이론 수업을 실시하고, 이론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본인이 선택한 책의 목차나 훑어 읽기를 활용한 발췌독을 5분 정도 직접 실습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예시와 함께 글쓰기에 대한 수업까지 진행하였다.
이론 수업 후 본격적으로 발췌독을 활용한 독서를 하며 전통회화 표현에 사용할 적합한 글귀들을 찾아내고 그 내용들을 활동지에 정리하도록 하였다. 수업과정에서 미술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의 질문에 대해 지원했다.
 
3차시–독서 및 글쓰기, 그림과 글의 배치 스케치하기
지난 차시에 이어 발췌독을 활용해 전통회화 표현에 사용할 적합한 글귀들을 찾아내고 정리한 후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본인의 작품에 사용할 글귀를 작성해 보도록 하였는데,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는 아이들에게는 글귀를 패러디하거나 그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안내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역시 본인만의 글귀를 만들기 위하여 고심하는 모습들이 역력했고, 제법 멋진 글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하며 작성한 활동지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상징물 중 본인의 전통회화 작품에서 사용할 상징물을 선정하고 글의 문구를 정리하며 전통회화라는 큰 틀에서 그림과 글의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간단한 스케치 작업을 진행했다. 2차시 수업과 마찬가지로 미술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의 질문에 대하여 지원했다.
 
4~5차–화선지에 밑그림 그리기, 전통회화 표현하기
지난 차시에 작성한 스케치 아이디어 활동지를 활용하여 화선지에 밑그림 그리기를 완성하고 전통회화 표현 기법에 대한 이론 수업 후, 먹과 붓 그리고 한국화 물감을 이용하여 본인이 사용하고 싶은 전통회화 표현 기법을 사용하여 전통회화 그리기를 진행했다. 그림이 완성된 후 붓글씨를 이용해 책을 읽고 발췌한 문구 또는 본인이 작성한 글귀를 쓰는 활동을 했고, 마지막으로 이전 수업시간에 제작했던 전각 중 성명인을 찍어 작품을 완성했다.
 
6차시–전통회화 최종 평가
아이들이 완성한 전통회화 작품은 책상 위에 전시하여 학급 전체 학생들이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평가항목은 창의성, 표현 기법과 재료의 특성 이해, 완성도로 나누어 두 교사가 함께 실시했다. 아이들이 전통회화의 상징과 의미를 잘 이해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그림과 글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는지, 협력수업 과정에서 목표로 두었던 역량들을 잘 성취했는지 등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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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놀라운 일로 가득하며, 매일매일의 삶은 기적이다.”
아이들이 완성한 글과 그림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전통회화 작품을 감상하면서 아이들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다섯 가지 소재는 제각각의 색채를 띠고 작가의 개성까지 보여 주는 상징물로 탈바꿈하고, 그림 옆에 자리한 글귀들은 작품을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화선지에 퍼진 먹의 그림자에서 우리 전통회화의 예술적인 멋 또한 엿볼 수 있어서, 그 어떤 전시회보다 훌륭했다. 아이들은 본인 또는 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음미하며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림책에 이어 완성된 작품을 보며 나는 다시 한 번 우리 학교 미술선생님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에 밝은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서로의 주제에 적합한 내용을 추천해 주거나 수업이 끝난 후 수업시간에 미처 읽지 못했던 부분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아이들은 도서관과 책을 저희들의 놀이터로, 삶의 충전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책을읽는다는 것은 아주 낯선 광경이 되었고, 많은 통계자료는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도의 지적인 사고가 작용하는 활동이므로 공부와 별개로 생각하며 멀리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의
게임을 즐기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책을 손에 쥐기 시작했고 서로에게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추천해주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서 삶은 놀라운 일로 가득하며, 매일매일의 삶이 기적이라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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