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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우리들의 파랑새, 학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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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4 14:36 조회 8,31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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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과 첫 만남
| 배 진 영 |
사실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3학년 때인가, 언니가 300~500쪽쯤 되는 두꺼운 책을 빌려 와서는 저한테도 같이 읽자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 두꺼운 것을 읽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언니가 책만 읽고 같이 놀아 주지 않으니까 혼자 심심하잖아요. 그래서 언니를 따라 책을 읽게 됐어요. 그때 처음 읽은 책이 『비밀의 도서관』인데 아주 재미있었어요. 그 뒤로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학교도서관을 자주 드나들게 됐지요.
| 소 예 니 | 저는 도서반은 아니지만 본래 책을 좋아해서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신문반 활동을 시작했는데, 기사 작성이나 인터뷰 같은 걸 하려면 여러 분야에 대해 잘 알아야겠더라고요. 사전 조사를 하느라 도서관에 가서 해당 분야에 대해 찾아보았지요. 저는 꿈이 영화감독인데, 시나리오도 직접 쓰고 싶어요. 좋은 시나리오를 쓰려면 다른 시나리오도 많이 찾아보고 소설이나 여러 분야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사회과학 분야 책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신 지 은 | 저는 초등학교 때 전학을 와서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을 보면서, 책이 있으면 친구가 없어도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도서실에 드나들다 보니 나중에는 내 집처럼 편안하게 됐어요.

학교도서관에서는 이런 일이
| 백 화 현 |
책과 학교도서관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이 이렇게 서로 다르군요. 그럼 학교도서관에서 겪은 일들도 갖가지일 텐데, 도서관에서 겪은 일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풀어 놓아 봅시다.
| 유 민 희 | 송곡여고 도서반 서랑에서는 방학 때 여러가지 캠프를 해요. 그동안 선후배가 만나는 캠프, 중학생을 불러 도서관에서 자는 1박 2일 캠프 같은 것을 했어요. 각자 감명 깊게 읽은 시를 발표하는 이벤트도 하면서 중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 소 예 니 | 저희 학교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책을 가장 많이 대출한 아이들에게 다독상을 주는데, 상을 받은 아이들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밤샘 캠프에 참가할 수 있어요. 저희 학교에 책을 내신 선생님이 계시는데, 밤샘 캠프 때 그 선생님을 모시고 책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 배 진 영 | 저는 도서실이 집보다 더 좋아요. 사서 선생님이 퇴근하실 때까지 있는 날이 많아요.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숙제도 하고, 제가 어린이 사서니까 책 정리도 하고 그래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상상력이 발동해서 지금은 책을 쓰고 있는데요. 사서 선생님께도 보여 드리고, 학교에 작가 선생님이 오셨을 때 책 쓰는 것에 대한 조언도 들었어요.

| 정 봄 비 | 부모님과 함께 하는 캠프에서 시 낭송 대회를 했어요. 부모님과 학생이 각각 다른 시를 낭송할 수도 있었고, 시 한 편을 같이 낭송할 수도 있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해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 이 소 영 | 제가 송곡여고에 다닐 때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친구들이랑 몰래 빠져나와서 도서관에 갔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남자친구 얘기가 나왔는데, 마침 도서관에 있으니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봤죠. 그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서 “그래, 이러니까 남자친구랑 싸우지”하며 토론을 한 기억이 있어요. 또 도서반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모두 공감할 텐데, 서랑 활동을 할 때 연말이면 연체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어요. 연체 문제는 도서반의 공통적인 문젯거리잖아요. 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책을 다섯 권씩 빌려 주려면 대출된 책을 모두 거둬 와야 하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다른 학교도서반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연체자가 있는 반에는 책을 빌려 주지 않기로 정했죠. 특단의 조치로 연체된 책들이 모두 도서관으로 돌아왔어요.

학교도서관 행 사 , 꼭 필요할까요?
| 백 화 현 |
사실 우리 학생들은 학교도서관 행사를 통해 도서관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에서는 한 해에 꽤 많은 행사가 벌어지는데, 이 행사를 두고 여러 가지 시각이 있어요. 보여 주기 위한 행사다, 조용히 책 읽기를 장려하지 않고 꼭 행사를 통해서 학생들을 끌어들여야만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지요. 학생들은 이런 도서관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소 예 니 | 학교도서관 행사는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실제로 행사를 해 보면,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미 평소에 책을 꾸준히 읽고 있는 아이들이에요. 물론 행사를 통해 책을 더 읽게 되는 동기 부여를 해 주기도 하지만, 평소에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은 행사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요. 책 읽기를 장려하는 행사에서 책과 거리가 있는 학생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은 학교도서관행사의 맹점인 것 같아요.

| 신 지 은 |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행사를 많이 했어요. 행사를 하고 나면 어김없이 대출량이 늘었죠. 행사를 하면 도서반 학생들은 고생하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어요. 평소 책을 읽지 않던 아이들도 행사에 참여해서 책을 읽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저희 중학교 도서관에는 행사가 워낙 자주 있어서 아이들이 어떤 행사든 한 번은 참여하게 돼 있었어요. 행사를 재미있게 만들면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평소에 책을 읽는 아이들과 읽지 않는 아이들을 모두 끌어들일 수 있게 여러가지 도서관 행사를 벌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배 진 영 | 저희 학교도서관에서는 해마다 여러 가지 독서행사가 벌어지는데요. 도서분류번호따라 책읽기도 있고, 반 대항 도전 9,999쪽 읽기대회, 한 작가 사랑하기 같은 것도 있어요.

| 백 화 현 | 어떤 행사인지 소개 좀 해 줄래요?
| 배 진 영 | 반 대항 도전 9,999쪽 읽기대회는 한 반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빌려 읽은 책 쪽수를 모두 합해 9,999쪽에 먼저 도달하면 이기는 거예요. 이 행사 때는 담임선생님들께서도 ‘한 번 이겨보자’고 반 아이들을 부추기기도 하세요.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면 아이들이 읽지도 않았으면서 읽었다고 거짓말로 쪽수를 적어 다투기도 해요. 도서분류번호따라 책읽기는 방학중에만 하는데요. 날마다 다른 분류번호의 책을 읽는 거예요. 월요일에는 000, 100,200, 300번, 화요일에는 400번, 수요일에는 600, 700번, 목요일에는 800번, 금요일에는 900번, 이런 식으로 요일별로 정해 놓고 책을 읽어요. 한 작가 사랑하기는 마음에 드는 작가 한명을 골라서 그 작가의 작품을 4편 이상 읽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거예요. 도서분류번호 책읽기나 한 작가 사랑하기를 하면 서가 어디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더 잘 알게 돼요. 도서분류번호따라 책읽기를 하면 동화책만 읽는 편식에서 벗어나 과학이나 역사나 예술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지요. 또 동화책을 별로 읽지 않는 남자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고요. 남자아이들은 소설보다 과학 책이나 수학 책 같은 것을 많이 읽더라고요. 제가 생각해 봤는데,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되는 계기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책 잔치 같은 행사를 통해서 책을 읽게 되기도 하고, 학교에서 강제로 책을 읽게 하는 경우도 있죠.

| 소 예 니 | 저희 학교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국어 수행평가로 독후감을 써요. 문학, 인문, 사회과학, 과학, 예술 다섯 분야에서 한 권씩 골라 쓰는 건데요, 책을 읽지도 않고 과제 제출하는 날 아침에 없는 책을 지어내서 독후감을 쓰는 아이들이 있어요. 책 읽기를 강요하면 이런 좋지 않은 모습도 보이는 것 같아요.
| 정 봄 비 | 저희 학교에서는 기간을 정해서 책을 빌리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줘요. 아이들이 사탕을 먹으려고 책을 빌린다고는 해도, 일단 책을 빌려 가면 들추어 보기라도 하잖아요. 이렇게라도 책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학교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가 벌이면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책 , 책 , 책 , 책을 꼭 읽어야 하나요?
| 백 화 현 |
도서관에서 여러가지 행사를 하는 건 결국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서예요. 여러분 이야기를 들으니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책은 모두 꼭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21세기가 지식 정보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실 정보는 반드시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요. 또 운동선수나 가수, 무용가나 사업가 등 아이들의 꿈은 다양한데, 이런 꿈을 이루려고 모두 반드시 책을 읽어야만 하는 걸까요?
| 신 지 은 | 책을 읽어야 하기는 하지만,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억지로 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독서도 본인의 선택에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소 예 니 | 책을 읽을 때마다 독서 노트에 읽은 날짜, 작가, 느낌 등을 메모하는데요, 나중에 다시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부끄러워요.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책을 읽어서 제 사고력이 이만큼 더 자란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여러 사람의 사상을 다양하게 접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요. 인터넷이나 영상 매체 같은 데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가장 오래되고 가장 양이 많고 가장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책인것 같아요.
| 배 진 영 |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책은 꼭 읽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자세히 쓰여있어서 그 덕분에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죠. 언뜻 역사책이라고 하면 지겨워서 손이 가지 않지만, 역사 만화같은 것은 그래도 쉽게 읽을 수 있잖아요. 이런 책들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더라고요. 협박처럼 들리겠지만,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도 책은 꼭 읽어야 해요.
| 정 봄 비 |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워서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잖아요. 반면에 책은 글자만으로 되어 있어서 상상력을 자극하죠.

| 유 민 희 | 학생이라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우리나라는 주입식으로 교육하잖아요. 선생님이 설명해 주시고 학생들은 생각 없이 받아 적기만 하는 교육은 학생들 머리를 굳게 만드는 것 같아요. 책은 굳은 머리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도와줄 수 있어요. 지난번에 학교에서 논술대회를 했는데, 나누어 준 종이의 여백이 너무 넓게 느껴지고 채울 일이 막막하더라고요. 논술대회가 끝나면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죠.
| 이 소 영 | 제 생각에,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논의 자체가 강제성을 띤 얘기 같아요. 책은 문화 코드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답답함을 느끼고 책에서 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유민희 학생처럼, 저 역시 자아가 혼란스러울 때, 걱정거리가 있을 때 책에서 길을 찾았어요. 요즘에는 『철학 에세이』라는 책을 읽으며 인생관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살아가면서 답은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만,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답이 많아요.
| 신 지 은 | 독서가 강제성을 띨 일은 아니지만 도와줄 사람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라톤을 할 때 선수 옆에서 같이 뛰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은 기록을 낼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도 독서 멘토가 있으면 더 나은 책 읽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학교도서관에 이런 책과 자료가 있으면 좋겠어요
| 백 화 현 |
학교도서관에 이런 책이나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점을 이야기해 볼까요? 책 자료나 영상자료 등은 물론 현재 도서관에 있는 책들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하는 다른분야 책도 있으면 좋겠다든지, 그런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해 봅시다.
| 소 예 니 | 숙명여고 도서관은 2층으로 되어 있어 규모도 크고 장서도 많지만 숨어 있는 책이 많아요. 책들은 거의 2층에 있고 1층에는 신간 도서가 조금 있어요. 처음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신간 위주로 읽었는데, 책이 너무 많으니까 무엇을 골라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고전이나 선생님들이 추천해 주시는 책을 읽으려고 해도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아요. 고전이나 다달이 추천하는 책들은 코너를 따로 마련해서 손닿는 두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배 진 영 | 선생님들이 보시는 책을 따로 모아 두는 책장에 읽고 싶은 책이 있지만, 그런 건 학생들에게는 빌려 주지 않아서 읽을 수가 없어요. 또 도서실에서 수업시간에 내준 과제를 하려면 참고서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국어 시간에 어려운 낱말이 나오면 선생님께서 알려주시지 않고 학생들한테 도서실에 가서 스스로 찾아보라고 과제로 내주시는데, 참고서가 없어서 과제를 제대로 하기 어려워요.

| 유 민 희 | 도서실에 비치되어 있는 책과 자료도 중요
하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어떤 책을 추천하시면 그 책을 읽고 어떤 주제로 다 같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나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일은 학생들 힘만으로는 힘들고, 선생님들이 이끌어 주셔야 해요. 상품을 걸면 아이들도 재미있게 참여할 거예요.
| 이 소 영 | 고등학교 때 아이들은 대체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잖아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 교육만할 뿐 학생의 진로나 인생에 대해서 가르쳐 주지 않아요. 학교는 공부만이 아니라 인생도 가르쳐 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찾아가서 질문하기에는 선생님들의 문턱이 너무 높아요. 학교도서관이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잖아요. 고민하는 학생과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연결해 주는 멘토가 있으면 좋겠어요.

| 백 화 현 |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가장 힘들어하는데,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요. 외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해요. 학생들이 직업 현장에 가서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선생님들도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줘요. 그런데 이것은 학교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에요. 학교도서관에서는 먼저 직업과 진로에 관련된 책을 마련해 두고 학생들에게 연결해 주어야겠죠.

학교도서관이 학습 지원 센터라고요?
| 백 화 현 |
외국에서는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달라요.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은 독서 행사가 많고 주로 책을 읽는 독서 문화 공간이지만, 외국의 학교도서관은 독서 행사가 거의 없고 학습 지원 센터 역할을 하지요. 무슨 얘기냐 하면, 외국 학교에는 교과서가 거의 없고 학생들에게 탐구할 과제를 주어 학생들 스스로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 탐구하고 토론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주입식 교육을 하다 보니 학교도서관은 도서 대출과 독서 행사만을 하고 학습 지원 센터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어요. 개인의 취미 독서 쪽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학교도서관이 점차 학습 지원 센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신 지 은 | 외국 사례가 바람직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따라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입시 위주 교육을 하다 보니, 수업이 교과서 중심으로 진행되어 학교도서관이 학습 지원센터가 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거예요.
| 유 민 희 | 학생들이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학생들을 지도해 줄 선생님이 필요해요. 학생들을 도와주실 전문 사서교사가 더 많이 배치되면 좋겠어요.

| 소 예 니 | 지금 현실에서는 학습 지원 센터로서 도서관의 역할이 미미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이 바뀌려면 학생들 힘만으로는 안 돼요.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받고 싶다고 선생님이나 학교에 먼저 제안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선생님들께서 먼저 탐구할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해 주시면 좋겠어요. 선생님들께서 수업 방식을 고민하시고 학생들이 건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시면 학생들도 힘을 실어 드릴 수 있을 거예요.
| 이 소 영 | 외국의 사례가 이상적이고,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학생들도 이미 알고 있지만, 현재 교육 현실에서는 도서관이 제구실을 하기 힘들어요. 먼저 교육 풍토가 바뀌어야 하고, 그이전에 학교도서관은 문화 공간으로서 역할을 먼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백 화 현 |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한다고 하면 도서관이 그 수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거예요.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도서관에 요청하면 사서 선생님이 그 자료를 준비해 줄 수 있지요. 외국의 경우, 과제가 주어지면 도서관에서 과제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해줘요. 이를테면, 환경에 관련된 과제가 있다면 사서 선생님이 관련 자료를 스크랩하고 환경 도서를 비치해둬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은 이런 역할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식 기반 사회라고 하는 21세기에는 취미 독서를 넘어, 여러 분야에 걸친 깊이 있는 독서가 요구될 거예요.

학교도서관에 바랍니다
| 백 화 현 |
긴 시간 여러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이니까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학교도서관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해 봅시다. 좌담회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참관한 송곡여고 학생들도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해 주세요.
| 이 소 영 | 사서 선생님이 책 정리만 하지 마시고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보여 주시면 좋겠어요.
| 김 난 희 정 봄비 학생 어머니 | 저는 학교도서관이 학습 지원 센터여야 한다는 데 동의해요. 교과서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의 여러 가지 풍부한 자료를 활용하여 재미있게 수업을 할 수 있잖아요. 학교도서관의 역할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 학교도서관에 반드시 사서 교사가 필요하고요. 도서관에 책과 자료가 많이 있으면 학생들의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거예요.

| 송 현 정 송곡여고 | 학교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여러 가지 독서 행사를 해야 해요. 저희 학교에서는 책 속 보물찾기 같은 행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책으로 이끌어요. 처음에는 상품에 눈이 어두워 참가하지만, 그렇게라도 책을 만나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 정 봄 비 | 학교도서관은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쉼터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유 민 희 | 저는 쉼터를 넘어서 학생들이 서로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 박 가 림 송곡여고| 공공도서관에 가 보면 영상 자료가 참 많아요. 그런데 학교도서관에는 영상 자료가 많지않고 있어도 빌려 주지 않아요.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책에 관련된 영상 자료는 부담 없이 볼 수 있을테니, 영상 자료를 많이 활용하면 좋겠어요.

| 조 재 현 송곡여고 | 도서반 학생들이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창조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반 학생들에게는 친근한 공간이 되면 좋겠고요.
| 배 진 영 | 학교도서관에서는 주로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하는데, 영상 자료를 보거나 영상 자료를 활용한 독
후 활동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소 예 니 | 학교도서관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면 좋겠어요. 학습 지원 센터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이 학교 공부에서 벗어나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 허 지 영 송곡여고 |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데, 저같이 책을 싫어하는 학생도 많아요. 그러니까 도서관에서 책만 읽게 하지 말고 재미있는 강좌를 많이 하면 좋겠어요.

| 백 화 현 | 여러분이 도서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두번 얘기해 보고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끈질기게 요구하면 좋겠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안주하다 보면 변화는 찾아오지 않아요.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끈질긴 노력이 있다면 희망은 있어요. 교육 현실을 바꾸고 도서관이 제구실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어른들이 나서서 할 일이다, 학생들과는 상관없다 생각하지 말고요. 학생들도 항상 관심을 갖고 잘못된 것을 바꾸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우리 학교도서관이 제자리를 찾는 날이 앞당겨지리라 기대합니다. 좌담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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