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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아이들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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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0:36 조회 6,87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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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만화영
화다. 이 영화 속에는 가오나시라는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우연히 신들의 세계에
들어간 센이 신들이 피로를 푸는 온천장에서 만난 인물이다. 가오나시는 가면을 쓰지
않으면 형체도 없고 남의 목소리를 빌리지 않으면 목소리도 없는 존재다. 늘 온천장
주변을 떠돌지만 아무도 그를 눈여겨 봐주지 않는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아귀처럼
가오나시는 사랑과 관심의 갈증에 허덕이고 목말라하는 존재다. 가오나시는 사람들
이 좋아하는 금을 만들어 환심을 사려하지만, 센에게 거절당한다. 거절로 인해 좌절
을 견디지 못한 가오나시는 점점 폭력적인 인물로 변해간다. 이런 가오나시는 현대사
회에서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외로운 존재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있어도 없는 것 같은 아이들, 부모와 선생님과 친구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열등감과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 외로움 때문에 떼로 몰려다니며 자
신들이 지닌 내면의 어둠을 발산하는 아이들, 부모의 억압적인 태도 때문에, 성적 때문
에 힘든 아이들, 이들은 사춘기의 불안한 가면을 쓰고 사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다



작가 노경실, 십대의 마음을 보듬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들은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도 그 소리는 사춘기 특성인반항과 질풍노도의 시기의 특징으로 간주되어 잘 들리지 않는다. 대학입시와 학벌에 눈이 먼 사회는 불안한 십대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한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마음을 살피고 위로하는 두 권의 에세이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다.

『사춘기 맞짱 뜨기』(노경실 지음)는 십대의 눈높이에서 십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십대가 고민하는 외모, 성적, 사랑, 성공 등의 상황들을 청소년 동화처럼 감각적인 문체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어른들이 알기 힘든 청소년의 심리와 아이들이 모르는 어른들의 심리를 함께 담고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본다면 서로 무릎을 치며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이 바로 이거라니까!’ 하고 소리 지를 만하다.

이 책의 장점은 십대를 향해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그 소리에 가식과 교훈이 없다는 점이다. 공부를 못하면 할아버지 칠순잔치에도 못가는 현실, ‘할아버지도 공부 잘하는 손자가 좋으실거야! 할아버지한테 최고의 선물은 훌륭한 성적표니까 효도하려면 공부나 잘해!’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은 요즘 부모의 자화상이다. 공부를 못하면 효자도 될 수 없는 현실, 이것이 요즘 아이들이 느끼는 삶의 현실이다. 경쟁! 경쟁! 미래의 모습! 꿈! 아이들은 지치고 힘겹다. 아이들이 누릴 삶의 즐거움의 권리는 뒷전이고 삶의 진실도 공부 앞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이처럼 억압과 모순 속에서 되물어 오는 아이들의 질문에 어른들은 밑줄을 치고 별표를 해야 한다.

‘선생님들은 애들이 잘못하면 바로 지적하면서 칭찬에 있어서 왜 그리 인색할까요?’,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다른 부모와 그렇게 비교하지 않는데 왜 부모들은 항상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까요?’

작가 고정욱, 십대의 어깨를 두드리다
『사춘기 맞짱 뜨기』가 공감과 소통으로 십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는 책이라면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들까지 독자의 대상을 넓히면서 다가오는 진지한 한 편의 청소년 에세이가 있다. 『깍두기 인생론』(고정욱 지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깍두기’ 인생을 살았던 작가가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를 진정성 어린 목소리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글의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너는 누구를 사랑하니?’, ‘진짜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고 싶니?’, ‘너의 행복을 세상과 나누지 않을래?’ 이 네 가지 큰 주제 아래 긍정과 따스함의 시선으로 방황하는 젊은 세대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주고 있다.

언제나 자신이 정한 기준과 목표보다 밑돌고 있어 스스로가 깍두기 같을 수밖에 없는 사춘기와 젊은 세대들에게 ‘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고 명품사과가 탄생하듯’ 삶의 고난을 스스로 감당해야 값지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해준다.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삶이 아니라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 행복한 삶을 위해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차근차근 들려준다.

외로움에 사로잡힌 가오나시의 허기진 배를 어떤 기름진 음식으로도 채울 수 없었듯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만으로 정신적 방황을 해결할 수 없다. 무지개 같이 다양한 욕망을 품고 있는 아이들을 한 가지 색으로 평가하고 통제하기 이전에 그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는 데서 청소년의 접근과 이해가 시작되어야 한다. 『사춘기 맞짱 뜨기』가 사춘기의 아이들이 겪는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 아이들의 공감을 살 만하다면 『깍두기 인생론』은 따스한 애정으로 젊은 세대에게 삶의 진실과 지혜를 들려주는 정신적 멘토를 만난 듯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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