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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깊게 읽기 - 시와 철학을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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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7 23:54 조회 6,46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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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철학은 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는 인류 최초의 기록문학이다. 함축된 언어를 통해 인류는 자신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표현했고, 그 창작의 본능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주는 시를 탄생시키고 있다. 철학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시작한 데에서 출발한다. 생각하는 힘을 가진 인간은 자신이 가진사유의 틀을 넓혀 가고, 삶의 원형을 찾아내고자 하는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와 철학은 고대부터 인간의 사유를 밝히고 표현하는 방법에서 출발해서 지금까지 인간의 관념을 다루는 대표적인 장르로 남아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두 가지가 만나 서로를 설명하며 우리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 묘한 감흥을 준다.

이 책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의 후속작품 성격이 다분하다. 작가도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전작의 출간 이후 ‘철학과 시가 부르는 사유의 노래’라는 강연의 내용을 다듬어 새로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이 독자들에게 친숙하지 않고 친절하지 않은 시와 철학을 접목시켜 “진정한 삶을 복원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번 책에서는 남이 보여주는 사유의 흔적을 받아들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시와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자기만의 경험으로 녹여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에 ‘철학적시 읽기의 괴로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이 책은 총 1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문체로 독자들을 시와 철학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각각의 chapter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도 독립성을 가지고 있어 한 chapter씩 읽어나가며 사유의 사치를 누리기에 적당하다. 먼저 시를 소개하고 시인의 삶속에 담겨있는 시의 주제와 철학을 읽어낸다. 그 후 시의 주제를 녹여낼 수 있는 철학자와 그의 사상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시와 사상의 접점을 찾아낸 후, 인용된 책을 소개하는 구조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과 같은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전작보다 사람냄새가 나는 따뜻함이 훨씬 많이 풍긴다.

아마 저자가 강의를 통해 독자와 만나고 느낀 감성이 글에 반영이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사랑, 돈, 기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고, 또 현대사회에서 놓칠 수 없는 대중문화와 미디어, 자유와 역사 등의 주제도 다루고 있다. 첫 chapter에 들어서면 독자들은 낯선 형태와 언어적 표현으로 된 시를 만나면서 불안함을 느낀다. 그 뒤에 이어지는 철학자들의 사상들과 이름들 역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씩 chapter를 넘겨갈 때마다 이 낯설고 불안해 보이는 시인들의 심상과 철학자들의 사상들이 우리 삶의 모습을 투영해 주고 있음을 알게 되고, 삶의 편안함을 유지하려고 애쓰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 준다. 현실이 주는 편안함과 알량한 지식에 만족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책에서 만난 시인들과 철학자들의 세계를 더 깊이 탐구해 보고 싶은 욕구를 마구 느끼게 된다. 저자가 의도한 사유의 괴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두 권의 책에서 만난 저자는 문학과 서양철학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성찰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동양철학을 공부한 학자이다. 저자가 자신이 처음 공부했던 동양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책을 새로이 집필하기 시작했다.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가 그것이다.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한길사)를 통해 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이 시리즈를 통해 동양의 문화와 사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될 만큼 기대가 크다. 총 16권의 시리즈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되어 포문을 열었다. 『철학의 시대』에서는 춘추전국시대로 알려진 사상적 혼란기에 활동하던 제자백가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동양사상이 태동하고 자리 잡아가는 사상적 배경을 설명해 준다.

두 번째 『관중과 공자』에서는 본격적으로 제자백가를 다루기 시작한다. 공자를 제자백가의 시작과 중심으로 생각하는 통념을 깨고 관중의 사상과 그의 정치적 통찰력을 재고하면서 강신주만의 새로운 동양철학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서양철학에 밀려 어렵고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로 여겨지던 동양 사상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로 인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 볼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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