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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청소년 과학 깊게 읽기]장수말벌, 그 놀라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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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1-05 17:36 조회 9,99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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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제국』
햐쿠타 나오키 지음|이기웅 옮김|뜨인돌|255쪽
2012.06.12|12,000원|중고등학생|일본|과학소설

어떤 분야의 지식을 소설 형식을 빌려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지식소설이라고 한다. 최근 과학 분야, 특히 청소년을 위한 교양과학 서적에서 과학 지식에 스토리를 입혀 재미있게 읽힐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스타일들을 넘어 완벽한 소설이다. 유전학, 사회생물학 지식이 이야기 속에서 절묘하게 섞여 몰입하게 만든다. 소설로서 완벽하기 때문에 이를 과학 분야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로 이 책을 굳이 과학 분야로 하고 싶다. 첫째, 어려운 과학 지식을 스토리와 함께 전달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둘째, 동물의 심리와 사회에 대한 이해도 과학 분야다. 하지만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없으니 우리로서는 상상력에 맡길 수밖에 없다. 저자는 과학적 근거로 암컷 중심으로 이루어진 장수말벌 사회에서, 암컷과 수컷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가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를 상상하고 있다. 소설 형식으로, 장수말벌에 관한 과학 지식으로 그들의 심리와 사회를 해석하는 즐거움을 준다.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탁월한 소설로서 평가받을 요소도 있다. 이 소설은 두 가지 면에서 긴장감을 준다. 우선 독특한 소재다. 그냥 벌이 아니라 장수말벌, 벌 중에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벌이다. 남학생에게 흥미가 있을 소재다. 또한 『딸들의 제국』이라는 제목에서 여학생들 손이 가게 하는 책이 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40일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 마리아의 이야기라는 것에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허망한 시간인가?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마리아는 정말 열심히 딸들의 제국을 위해 살아간다. 여자라고 하기엔 잔혹한 사냥을 하면서 제국 또는 여왕벌을 위해서 사냥을 한다. 그러나 그냥 그대로 살다가 죽은 이야기라면 독자들이 허무할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품을 수 있는 의문, 즉 왜 딸들만 있을까? 전사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도 있다.

학명, Vespa mandarinia Smith. 여왕벌은 4.5~5센티미터, 워커(일벌)는 2.5~4센티미터. 큐티쿨라라는 단단한 외골격으로 전신이 덮여 있어 방어력도 우수하지만, 강력한 턱은 갑충류의 단단한 껍질까지 씹어 부술 수 있다. 또한 한 번 침을 쏘면 내장과 연결된 침이 빠지면서 죽는 일벌과 달리, 여러 번 쏠 수 있는 침에서 분비되는 타액은 돼지나 사람 같은 대형 포유동물을 죽일 수 있다. 최고 비행 속도가 시속 30킬로미터가 넘고 하루 최장 100킬로미터 이상 비행하고 열 시간이 넘게 사냥을 한다. 곤충을 만나면 잔혹하게 찢어발겨 죽여버리고 살점을 돌돌 말아 경단을 만들어 동생들에게 먹이는 고마운 언니다. 그리고 자신은 유충인 동생들의 입을 물어 즙을 빨아 먹는다. 그리고 40일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

암컷 장수말벌도 사실 새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여왕벌이 분비하는 페르몬 때문에 산란이 억제된다. 마리아는 사냥 중에 막 우화한 수컷 녹색부전나비를 만난다. 그는 우아한 날개로 평생을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살아간다. 마리아는 평생을 저렇게 지리한 삶을 살아가는 곤충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장수말벌 수컷 베발트는 마리아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왜 우리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 걸까?”

이 의문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풀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나면서 먹을 것은 귀해진다. 장수말벌들은 다른 말벌 집을 공격하여 번데기와 유충을 잡아 동생들의 먹이로 삼는다. 잔혹한 생존의 현장이다. 그런데 가을 끝자락에 여왕벌이 수벌을 낳기 시작한다. 이는 일벌들이 더 이상 여왕벌을 모실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 된다. 여기서 사회생물학적인 해석이 이용된다. 여왕벌에게서 태어난 동생들은 자신들과 게놈을 75% 이상 공유한다. 하지만 일벌들이 아기를 낳으면 50%밖에 공유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기 낳기를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왕벌이 낳은 수벌은 일벌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게놈을 25% 공유하지만 일벌들이 수벌을 낳으면 공유하는 게놈이 37.5%가 되어 자신이 수벌을 낳는 것이 더 많은 게놈을 물려주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자, 일벌들은 여왕벌을 물어 죽여버린다.
‘지식’과 ‘재미’ 그리고 ‘공감’은 이 책을 표현하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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