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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깊게 읽기]저기 희망의 끈이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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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8:36 조회 7,02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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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
린다 수 박 지음_공경희 옮김_개암나무_128쪽
2012.04.30_9,000원_높은학년_미국_동화

얼굴에 붙은 파리를 쫓아낼 힘도 없는 아이, 뼈에 가죽만 붙은 아이, 흙탕물을 먹는 아이. TV 다큐멘터리에 종종 등장한다. 그럴 때면 먹먹해진 가슴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에, 할 수 있는 일은한숨 한 번 쉬고 채널을 빠르게 돌리는 것뿐이다.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한다.
1985년 남부 수단. 열한 살 소년 살바의 탈출은 수업 중 들린 총성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지속된다. 고향 룬아리익에서 나일강, 아코보 사막, 에티오피아 이탕난민캠프, 케냐 카쿠마난민캠프, 이포난민캠프로 이어지는 고난의 여정은 한마디로 끔찍하다.

수단내전은 북부 이슬람교를 믿는 정부군과 남부 비이슬람교 간의 싸움. 1984년부터 시작된 2차 내전으로 200만 명이 죽고, 400만 명의 난민이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어린이다. 수단의 잃어버린 소년들(the lost boys)은 죽음, 기아, 질병에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다. 살바는 왜 ‘잃어버린 소년’이 되었는가? 수단, 기니,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권력, 부정부패, 종교 갈등으로 야기된 전쟁 속에 내몰린 아이들의 고난이 동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너무 충격적이어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지않다.

에리히 캐스트너는 말했다. “시종일관 재미있는 이야기만 만들면서 아이들을 기만하고 재미로 아이들 정신을 홀리려 애쓰는 아동서 작가들에게 분개한다.”고. 그렇다.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고, 이들의 슬픈 역사를 알게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이런 현실에 처하지 않을 방법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물 파는 아이들』은 1985년부터 시작된 열한 살 살바의 인생경로와 2008년, 열한 살 니아의 삶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니아의 하루 일과는 마실 물을 얻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연못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더위와 가시밭길을 견디며 오가는 것. 살바와 니아의 걷기는 생존이다.

삼촌은 아코보 사막을 건너는 데 사흘 걸릴 거라고 말했다. 살바의 신발은 뜨겁고 돌 많은 사막의 땅을 견디지 못했다. 고무 타이어로 만든 뒤축이 갈기갈기 갈라져서, 살바는 너덜대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중략) 무더위 속에서 걷자니 1분이 한 시간 같았다.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58~59쪽)

물을 뜨러 갈 때는 무겁지 않았다. 다만 더위가 힘들었다. 정오가 되려면 멀었는데도 벌써 무더웠다. 도중에 쉬지 않아도 아침나절의 절반이 꼬박 걸릴 터였다. 더위, 시간, 거기에 가시밭. (6쪽)

집에는 밥 먹는 동안만 머물렀다. 이제 다시 연못으로 가야 했다. 연못에서 집으로, 다시 연못으로 하루 종일 걸어 다녔다. 이것이 니아의 하루 생활이었다. 일 년의 일곱 달을 그렇게 살았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27쪽)

극한의 걷기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동반하지만 걷기를 멈출 때 찾아오는 것은 죽음뿐이다. 살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삼촌은 살바가 사막을 건너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말했다. “수풀이 모인 곳이 보이지? 저기까지만 걸어가면 돼. 할 수 있겠지. 살바 마위엔 더트 아리익? 그 다음에는 아카시아 나무까지…, 다시 바위더미…,” 삼촌은 살바를 이렇게 이끌어주고 죽임을 당한다. 살바는 삼촌이 자기가 사막을 건너게 한 방법으로 에디오피아에서 케냐까지 1,500여 명의 아이들을 이끈다. 그리고 한 번에 한걸음씩, 한 번에 문제 하나씩을 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살바 두트는 미국에 와서 ‘수단을 위한 물’ 재단을 설립, 우물 파는 사업으로 50여 곳에 우물을 팠다. 살바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나라에 대한 원망보다 수단 국민을 위한 배품과 포용으로 승화시킨다. 부족 간 다툼은 포용으로 얻을 수 있는 삶의 희망에 흡수되어 버린다.

린다 수 박(52)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고려청자의 비밀을 소재로 한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2002년 동양인 최초로 뉴베리상을 받았다. 린다 수 박이 거주하는 뉴욕주 로체스타는 살바가 새 삶을 찾아온 곳이다. 이를 인연으로 살바를 만나 『우물 파는 아이들』을 쓰고, 요즘은 살바와 함께 수단 문제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중학교 세계사 교재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못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더위와 가시밭길을 견디며 오가는 것. 살바와 니아의 걷기는 생존이다.
삼촌은 아코보 사막을 건너는 데 사흘 걸릴 거라고 말했다. 살바의 신발은 뜨겁고 돌 많은 사막의 땅을 견디지 못했다. 고무 타이어로 만든 뒤축이 갈기갈기 갈라져서, 살바는 너덜대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중략) 무더위 속에서 걷자니 1분이 한 시간 같았다.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58~59쪽)

물을 뜨러 갈 때는 무겁지 않았다. 다만 더위가 힘들었다. 정오가 되려면 멀었는데도 벌써 무더웠다. 도중에 쉬지 않아도 아침나절의 절반이 꼬박 걸릴 터였다. 더위, 시간, 거기에 가시밭. (6쪽)

집에는 밥 먹는 동안만 머물렀다. 이제 다시 연못으로 가야 했다. 연못에서 집으로, 다시 연못으로 하루 종일 걸어 다녔다. 이것이 니아의 하루 생활이었다. 일 년의 일곱 달을 그렇게 살았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27쪽)

극한의 걷기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동반하지만 걷기를 멈출 때 찾아오는 것은 죽음뿐이다. 살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삼촌은 살바가 사막을 건너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말했다. “수풀이 모인 곳이 보이지? 저기까지만 걸어가면 돼. 할 수 있겠지. 살바 마위엔 더트 아리익? 그 다음에는 아카시아 나무까지…, 다시 바위더미…,” 삼촌은 살바를 이렇게 이끌어주고 죽임을 당한다. 살바는 삼촌이 자기가 사막을 건너게 한 방법으로 에디오피아에서 케냐까지 1,500여 명의 아이들을 이끈다. 그리고 한 번에 한걸음씩, 한 번에 문제 하나씩을 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살바 두트는 미국에 와서 ‘수단을 위한 물’ 재단을 설립, 우물 파는 사업으로 50여 곳에 우물을 팠다. 살바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나라에 대한 원망보다 수단 국민을 위한 배품과 포용으로 승화시킨다. 부족 간 다툼은 포용으로 얻을 수 있는 삶의 희망에 흡수되어 버린다.

린다 수 박(52)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고려청자의 비밀을 소재로 한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2002년 동양인 최초로 뉴베리상을 받았다. 린다 수 박이 거주하는 뉴욕주 로체스타는 살바가 새 삶을 찾아온 곳이다. 이를 인연으로 살바를 만나 『우물 파는 아이들』을 쓰고, 요즘은 살바와 함께 수단 문제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중학교 세계사 교재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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