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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서평 _ 교사의 책 - 학교에서 학생은 어떤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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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7 22:48 조회 7,35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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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쯤 YTN 뉴스에 ‘특성화고 30명 방과 후 수업 거부 집단 하교’라는 제목의 기사가 방송되었다. “울산의 한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2학년 1개 반 30여 명이 학교에서 억지로 방과 후 수업을 시켜 단체로 도망갔으며, 다음날 담임교사가 의자를 들고 있도록 하는 벌을 주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학교 측은,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단순히 훈계 차원에서 벌을 주었을 뿐 체벌은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다른 방송사 뉴스에는 벌의 내용이 ‘분필을 입에 물고 의자를 들게 하는 벌’로 바뀌어 실렸다.

이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체로 ‘수업 거부 집단 하교’에 초점을 맞춰 ‘요즘 막가는 학생들’을 성토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뉴스를 타서 골치 아프게 된 그 담임교사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교사들은 담임교사 동정론이 우세할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별일 아닌 사건’이 뉴스를 탔기 때문이다. 여기서 ‘별일 아닌 사건’은 물론 담임교사의 대응 방식을 말한다. 그렇다면 ‘수업 거부 집단 하교’는 우려할 만한 특별한 일인가?  방과 후 수업을 빼먹고 도망가는 학생들이 더러 있으니까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반 전체가 몽땅 도망갔다면…, 괘씸한 일일지도 모른다. 담임교사 입장에서는.

‘짐승’을 길러 낸 장본인은 누구인가
그런데 방과 후 학교 지침 첫 번째 항목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은 방송도, 교육청도, 학교도 언급하지 않는다. 담임교사도 그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이 담임을 무시하고 권위를 짓밟아서 결국은 자신을 무능한 교사로 만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를 물로 보나’라는 말을 실제로 내뱉었을 수도 있다.

『학교의 풍경』에서 만나는 학교 풍경들도 이런 것이다. 파마머리가 아니라 자연산 곱슬머리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그리하여 ‘이 학생은 자연 곱슬머리로 본교의 두발 규정을 지키고 있습니다’라는 확인증을 받기 위해 어머니까지 나서서 미용실을 쫓아다니며 분투해야 하는, 그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학교의 모습이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종합하면 대체로 끔찍한 괴물이 된다. 알몸 졸업식으로 전국 경찰을 총동원시키는가 하면, 잘못을 지적하는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전 같으면 있을 수 없었던 일이라고 난리다. 그러나 글쓴이는 ‘자신의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고, 남의 불행을 외면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교육적으로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시키면서 입시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학교, 성적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부모, 평생 남을 돌보지 말고 경쟁할 것을 주문하는 사회’가 오늘날 언론에서 흉측하게 보도하는 그 ‘짐승’을 길러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딴짓과 태업을 일삼는 까닭
『학교의 풍경』에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학교를 포착하고 있지만 초점은 학생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풍경으로 모아진다. 그중에서도 체벌과 복장 두발 규제가 학생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상징이다. 그러나 어떻게 치장을 해도 체벌은 폭력일 뿐이며, 체벌과 학교 폭력의 뿌리는 같다고 본다. 교사들이 체벌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때인데 이것은 결국 ‘서로 합의되지 않은 의견은 권력자들의 폭력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며, ‘체벌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야 교사가 교육 불능의 상황을 폭력을 통해 감추는 것을 멈추게 될 것’이라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그리고 두발 자유는 더 고차원적인 자유를 알기 위해 일차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자유이기 때문에 두발 자유에 집착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근로기준법’과 같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현재 우리 학교와 학생들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귀담아 들어 볼 필요가 있겠다. “두발 지도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인의 신체적 자유를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체벌의 근본 문제 역시 잘못이 있다면 폭력으로라도 그것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경쟁적인 입시 문제의 근본 문제도 나를 위해 남을 짓밟을 수 있다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질서가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들을 존중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힘센 교사들이 학생들의 잘못을 폭행으로 다스리듯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약한 선생님의 잘못을 폭행으로 다스리는 것이며, 입시에 해당하지 않는 수업 정도는 간단히 무시하는 것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걸 일찍부터 알기 때문에 딴짓과 태업을 일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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